나는 1994년생이다. 고등학생 때 국회의원이 꿈인 친구와 함께 짧은 얘기들을 나누었었다.
문과였던 우리반은 소위 '정치무관심'한 청년들도 있었지만,
그보다 더 훨씬 많은 수가 정치에 관심이 있고, 투표를 해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지난 대선때 투표권이 없었다. 여러 얘기를 나누었지만, 투표권도 없었고, 결론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후보와 다른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다.
부모님과 치킨 먹으면서 개표방송을 본 날을 잊을 수가 없다.
나는 대선토론도 저렇게 못하고, 독재에 찬동한 과거에 대한 철저한 반성없는 사람이 이렇게 쉽게 대통령이 될 줄은 몰랐다.
그리고 지금, 나는 내가 얼마나 순수하고 멍청한 생각을 갖고 있었는 지 반성하게 된다.
나는 김영삼이 대통령 하던 시절에 태어났다. 그리고 기억속에 있는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 때부터다.
그 때 한창 '웰빙' 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그러다 탄핵 얘기가 떠돌다 대통령이 자살했다.
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기사를 보았다.
솔직히 말하면, 그 때의 나는 대통령이란 털끝 만큼의 의심할 만한 거리조차 하면 안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우리나라가 그렇게 발전된 민주주의 국가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나는 아무것도 몰랐음을 직면한다.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굴러가는게 없다.
국정원은 영화와 다르게 컴퓨터 앞에 앉아 왜곡된 말로 여당을 위한 여론조작을 일삼고
정치인들은 '성완종' 리스트에 휘말리고,
언론이 필리버스터 내용을 제대로 다루는 걸 본적이 없다.
나는 한국근현대사를 공부했다. 우리나라가 겪은 일제의 식민통치와 여러 독재정치를 잊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햇다.
근데, 지금 멀쩡한 교과서를 북한 수준의 후진적인 국정교과서화시켰다.
수많은 필리버스터 속에서 지적한 내용과 다르게,
대통령은 테러방지법, 사이버테러방지법을 밀어붙이며 지금 우리나라 경제가 살만하다고 하고 있다.
이정도면, 다른 나라에 살고 있는게 아닌가 의심된다.
내가 겪은 그리고 내가 알고 있는 우리나라는 다르다.
우리나라는 살만하지 않다.
어렵다 어렵다 하는 얘기는 들어봤어도, 웰빙이니 하는 얘기는 요새 들은 적이 없다.
개성공단 공장사람들에게도 적절한 보상대신 대출받으라고 한다. 그사람들? 팔 구십 잘린다고 기사났다.
이걸 정쟁이라며 왜곡하는데, 사실은
책임과 원칙 없이 전체를 위한 하나, 하나를 위한 전체를 외치고 있는 듯하다.,
대선조작, 세월호 사건 조작은 처음에 음모론인가 하고 이건 좀 아니다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은 우리나라가 충분히 그럴만한 미친나라임을 믿고 있다.
마우나 리조트 사건을 기억하는가? 그때 마침 내 동생이 오티를 가있을 때여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나는 거기에 있던 사람을 알고 있다. 그때 그 친구는 원래 먼저 강당에 들어갔어야했는데, 순서가 뒤바뀌어 참사를 피했다.
만약 그 친구가 원래대로 거기에 들어갔다면 나는 그 소중한 친구와 알 일이 없었을 것이다.
대한민국을 부실 공사하고, 거기에 국민들을 몰아넣고 있는 자가 누구인가? 누가 안전하다고, 이만하면 살만하다고 외치는가?
대통령이 여당이, 필리버스터를 밤새도록 이어가는 야당 목소리가 무엇인가 귀기울였다면 그딴 개소리는 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시끄러운 민주주의를 정쟁이라고 비판만 하는 우리나라는 일당독재를 외치는 파시즘 국가가 아닐까?
그리고 나는 연임 4년제 개헌, 그리고 사사오입개헌 그리고 체육관 선거를 생각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23살인 나는 취업난에 허덕이는 선배들을 똑똑히 보고 있다.
그리고 취업 걱정을 맨날 하고 있는 나를 잘 안다.
국민이 아니라는데, 대통령이 맞다고한다.
그럼 누가 틀린건가? 민주주의에서는 국가의 주인인 국민의 말이 맞다고 하는데,
여기는 왕정이라서 대통령이 맞다고 할것이다.
우리나라는 그런 미친 나라가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