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저희 집은 가난했었기에 , 학원은 커녕 학교 교납금도 내기 벅찼습니다. 그래서 초등학교때부터 오로지 학원의 도움 없이 혼자 힘으로만 공부했으며, 성적도 나쁘지않게 잘 나왔습니다. 하지만 중학교에 입학하자, 수학과 영어의 성적이 미친듯이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수학과 영어만큼은 암만 혼자서 해봐도 쉽게 오르지 않았습니다. 기본이 부족해서였겠죠. 단과라도 학원을 다니고 싶었지만 , 매달 내야하는 학원비는 저희 가정경제에 주는 타격이 매우 컸기에 그럴 수 없었습니다. 열심히 해도 안되는 답답한 심정이 들기 시작할 때 부터 저는 그냥 아예 영수 공부를 포기해버렸습니다. 하지만 제 이러한 사정을 잘 알고 계시던 당시 담임 선생님 께서는 교육청에서 주관하는 한 교육봉사 프로그램에 저를 추천해주셨습니다. 그 프로그램은 현직 경찰관 분들이 집안이 가난해 달리 사교육을 받지 못하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영수 과외를 해 주던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처음엔 별 기대 없이 갔던 그 교육 봉사 프로그램은 제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습니다. 경찰관분들은 두분 모두 그렇게 나이가 많진 않으신 형같은 분들이었는데, 수업을 잘 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너무 착하고 재밌는 분들이었습니다. 경찰형들과 친해진 이후부터는 학교보다 그 과외가 더 재밌었으며 , 주 3회의 수업이 너무 짧아 아쉽게 느껴졌습니더. 그렇게 즐가운 분위기 속에서 모르는 것은 자발적으로, 편히 물어보며 실로 "재밌게 " 공부하다 보니 어느샌가 제 성적은 차츰 향상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놀라운 변화는 제게 뚜렷한 꿈이 생겼던 것이었습니다. 저도 멋있는 경찰이 되어 사회 정의에 일조하는 한편, 재능 기부를 통해 가난한, 저보다 더 어려운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희망을 주고 싶었습니다. 중학교를 졸업함과 동시에 우리의 과외는 끝이 났으며 저는 시내에 중상위권 고등학교에 장학생으로 입학했습니다. (당시 저희 시는 비평준화) 고등학교에 입학해서 처음으로 경찰대에 대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경찰대는 진짜 경찰이 되고 싶은 저와 같은 학생들에게 있어서는 꿈과 같은 학교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합격의 문이 높죠. 그래서 저는 고등학교 1학년 때 부터 경찰대라는 확고한 목표를 먼저 세워놓고 그에 맞춰 미친듯이 노력했습니다. 힘에 부칠때 마다 항상 제 꿈을 다시금 상기시키며 노력하고 , 또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8월 2일 남춘천고등학교에서 대망의 경찰대학 1차 시험을 치르게 되었습니다. 예상했던대로 정말 문제의 수준이 높더군요. 정식 발표는 8월 18일에 나지만, 저는 우선 확실히 떨어진 것 같습니다. 후회는 없습니다. 정말 진짜 열심히 노력했으니까.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꼭 경찰대에 가야만 경찰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하하. 저를 믿어주시고 응원해줬던 친구, 선생님, 부모님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더 크고 괴로운 것 같네요. 필력이 좋지 못해 글이 다소 재미가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오늘 겪은 이 좌절과 상실감, 아쉬움등을 잊고 싶지 않기에 지금 강릉으로 내려가는 버스 안에서 적어 봤네요. 언젠가 꼭 서울 마포 광역수사대의 형사가 되어 오유 자랑게시판에 인증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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