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동안 방송국에서 스태프로 알바를 한 적이 있다.
당시 내가 속한 곳은 기괴한 일이 일어나는 장소나 흉가 혼은 폐가 등에 찾아가서 미스테리한 일들을 취재하는 그런 방송을 하는 프로였다.
그런 방송 취재를 나서며 진짜로 무서웠던 곳은 거의 없었고 대부분 겉보기에만 그럴듯한 가짜 심령장소였다.
그 취재를 나간 그 날도 나는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다. 우리가 찾은 곳은 어느 낡은 아파트였다.
뻔하게도 층수는 4층...아 정말로 지겨울 정도로 틀에 박힌 괴담이 있을 법한 그런 곳
지금껏 취재했던 가짜 심령장소보다도 오히려 못해보이는 그런 곳이었다.
402호 우리가 취재할 장소로 이 집의 주인이 직접 제보했다. 피디님은 집의 문앞에 서서 초인종을 눌렀다.
그러나 오래된 아파트라 초인종은 울리지 않았고 결국 피디님은 노크를 했다.
똑 똑 똑
"계십니까? 방송취재하러 왔습니다."
그러나 역시 아무 반응도 없었다. 우리는 그곳에서 약 30분간 기다렸고 아무래도 허위제보 정도로 생각하고는 그냥 아파트를 나왔다.
그날 방송국에 돌아온 우리는 방송장비를 점검하다 취재에 실패했던 아파트가 녹화되어 있는것을 알게 되었다.
혹시나 뭔가 찍혔다면 다시 가봐야 하기에 우리는 작업실에서 그 파일을 재생했다.
띵동
놀랍게도 녹화된 영상에는 '소리'가 났다.
"누구세요?"
똑똑똑
"계십니까? 방송취재하러 왔습니다."
"들어오세요"
영상에는 피디님의 목소리 뿐 아니라 무척이나 갈라지고 쇠를 긁는 듯한 목소리도 녹음되어 있었다.
놀라움에 할말을 잃은 팀원들은 서로 얼굴을 바라보며 자신의 기억이 틀렸었는지를 확인했고 우리는 영상에 심령적인 무언가가 녹화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우리로서도 기이한 일이고 섬뜩하였고 매우 찝찝했다.
방송의 피디님 역시 안색이 질려있었고 굉장히 꺼리는 듯 하였다.
"이건 못본걸로 하고...지웁시다. 기분이 좋지 않아요"
피디님의 그 말에 모두가 동의하는 순간이었다.
갑자기 다른 동영상이 재생되었다.
영상은 우리의 모습을 비추고있었다.
"이건 못본걸로 하고...지웁시다. 기분이 좋지 않아요"
피디님이 하신 말이 그대로 다시 영상에 담겨있었다.
공포감에 등골을 타고 소름이 올라왔다.
싸한 기운이 퍼지며 등뒤가 식은땀으로 축축해짐을 느꼈다.
모두가 얼어있는 그때 영상으로부터 소리가 들렸다.
쇠를 긁는듯 갈라진 듣기 싫은 목소리가 고막을 찢을듯 강렬하게 울렸다.
"지우지 마!!!!!!!!!!!!!!!"
"다 죽여버릴거야!!!!!!!!!!!!!!!!!!!!"
그 아파트를 벗어나 방송국에 들어온 것은 우리뿐만이 아니었나보다.
그 일 이후로 그 방송은 폐지되었고 나 역시 그 알바를 그만두었다.
그때의 기억은 공포스러운 기억으로 내 머리속에 남았다. 그러나 아직까지 내가 무사한 것을 보면 아마 그렇게 강한 귀신은 아니었던게 아닐까?
띠리리링
전화가 울린다.
발신자는 그때 그 피디님이었다.
"피디님?"
".........지?"
"네? 뭐라고요?"
"죽여버린다고 했잖아!!!!!!!!"
듣기싫은 갈라진 목소리가 핸드폰 스피커를 통해 귀를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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