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차 박근혜정부 평가, 정치·외교·안보·경제 모두 '낙제점'…"총체적 위기"
"개성공단 폐쇄는 자충수"…"사드, 전략적 판단 실패"
외신 기자들이 박근혜정부의 경제정책을 33점(100점 만점)으로 혹평했다. <뉴스토마토>가 국내에 상주하는 국외 언론 특파원들을 대상으로 '박근혜정부의 경제정책에 몇 점을 줄 수 있는지' 물은 결과, 44.4%가 30점, 34.4%가 50점, 21.1%가 10점을 줬다. 평균으로는 32.6점이다.
재벌 의존도와 빈부 격차, 불평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국정과제인 창조경제마저 제대로 구현되지 않는 등 마땅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개성공단 폐쇄는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자충수라는 분석도 함께 제기됐다. 외신 기자들은 우리정부의 개성공단 폐쇄 방침에 대해 76.7%가 부적절했다고 답했다.
이들은 또 박근혜정부 3년간 한국의 민주주의가 후퇴했다고 진단했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 지난 3년간 한국의 민주주의는 어떠했는지'에 대해 응답자의 84.4%가 "후퇴했다"고 답했다.('조금 후퇴했다' 72.2%, '매우 후퇴했다' 12.2%) "보통"은 15.6%였으며, "진보했다"는 대답은 전무했다.
외신은 이와 관련해 정부의 소통 부재를 꼬집었다. '정부가 국민과 얼마나 소통하는지' 묻는 질문에 91.1%가 "소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조금 소통하지 않음' 74.4%, '매우 소통하지 않음' 16.7%) 이 역시 "소통한다"고 답한 기자는 단 1명도 없었다.
민주주의의 척도인 언론 자유도 또한 낮게 평가됐다. 외신 기자들은 한국 언론의 자유도(5점 만점)에 2.3점을, 정부가 외신을 대하는 태도에도 중간값(3점)에 못 미치는 2.8점을 줬다. 한국 역대 정부 가운데 유일하게 외신 기자들과 공식 만남을 가진 적이 없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외교 역시 낙제점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12월28일 한·일 양국이 타결한 일본군 위안부 합의에 대해 외신 기자 77.7%는 피해자인 위안부 할머니들과의 협의와 사회적 동의가 필요했고, 정부의 대처도 매끄럽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한·미 양국이 논의에 착수한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서는 "전략적 판단을 잘못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사드를 통해 북한을 억제할 명분과 실효성이 떨어지는 데다, 한·중 관계 악화 등 한반도에 새로운 긴장관계만 불러온다는 지적이다.
한편, 이번 조사는 <뉴스토마토>가 지난 15일부터 20일까지 서울외신기자클럽에 등록된 국내 상주 외신기자 286명을 대상으로 이메일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진행됐으며, 취재에 응한 기자는 90명(응답률 33.5%)이다. 설문 문항은 정치와 경제, 두 분야에서 각 12문항씩 24문항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