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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 다행이(그레이트 피레니즈 대략 1살 추정)가 가족에 합류한지 1년(하고도 조금..)이 되었습니다.
다행이가 인터넷을 할리가 없지만.. 1주년 축하 겸 저희 식구를 소개하고자 고녀석이 우리집에 오게 된 드라마틱한 사건부터 최근까지의 모습을 정리해 보았어요.^^
※깁니다.
---------------------------→당시 다행이 2개월 추정.
어느날 밤, 대학생 딸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엄마, 부모님이 절 참 잘 키워주셨잖아요. 아낌없이 사람도 주시고" 이렇게 뜬금없이 말을 시작하더니..
갑자기 훌적거리며
"엄마, 제가 개를 하나 샀어요......머리에 피가 나고 ,그냥 지나칠수 없었어요....근데요..좀 커요. 훌쩍, 훌쩍 앙앙..."
일단은 데리고 오라 했습니다. 어쩌겠어요. 샀다는데 ...
조금있다 도착한 우리딸 손에 분홍색 철장이 들려 있었고 여기에 흰머리에 뻘건 피를 묻힌 개가 비집고 앉아 있었습니다.
"엄마 두 달 정도 됐데.." 새끼지만 오킬로가 넘는 큰 개를 전철 타고 들고 오느라 우리 딸 얼굴이 시뻘개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크셔, 푸들...이런개만 길러봤는데..이건..2개월 되었다는데..우리 푸들보다 더 큰
것이..워낙 개를 좋아해 그레이트 피레니즈라는 건 한눈에 알아보았는데(순종인지 아닌지..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딸이 대책없는 아이 같았습니다.
이렇게 '다행'이가 우리집에 온지 2주정도 되었네요. 병원에서 꼼꼼히 검사받고 1차 접종 마치고
머리 치료도 꼼꼼히 하고 사상충 약도 먹이고 사료는 일단 급한대로 퍼피용으로 먹이고 있습니다. 잘 먹고 활발합니다.
길에서 구조된것이 일단은 다행이라 이름도 '다행'으로 지었습니다. 머리 상처는 이제 얼추 아물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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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다음 모 애견 카페에 올린 어머니의 글입니다. 사실 저 개를 데려온 것은 저의 언니로, 저는 지하철역에서부터 저녀석을 같이 데리고 왔지요..엄청 무겁더군요;; 언니 왈 거리에서 어떤 아저씨가 개들을 팔고 있었는데 유독 이녀석만 좁은 케이지 안에 머리에 피를 칠한채 가만히 있는 모습이 안
쓰러워서 아무도 안 데려갈것 같은 이녀석을 3만원만 쥐어주고 데려왔다고....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대형견을 대책없이 사오나 싶어서 저도 언니를 처음엔 많이 원망했지만... 다행이가 언니의 눈에 안 띠었다면 지금쯤 개고기집에 팔리거나 상처때문에 죽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수긍이 가더군요. (그러나 나중에 (다행이가 아니라 나에게)대참사가 일어남) 지금은 너무 귀여운 녀석이어서.. 고마운 수준은 아니지만 원망 또한 전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래부터는 다행이의 어린시절..
데려온 당일 사진.
어머니가 이 개가 피레니즈라고 알아보실 수 있었던 것은 뒷발가락이 6개였기 때문이었습니다. 피레니즈는 뒷발가락이 6개라는 것을 저도 다행이를 통해 알게 되었지요.. 사실 처음엔 이 멍뭉이를 분양보낼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많이 다친데다가 상태도 안좋은 녀석을 무턱대고 분양을 보낼 수는 없었기에 밍기적밍기적 같이 시간을 보내다 보니, 벌써 1년이 지나갔네요^^
며칠뒤 상처가 조금 아문뒤 찍은 사진. 이때부터 엄청나게 먹고, 자고, 물고, 갉고, 찟고, 씹고,뜯고... 도저히 혼자 둘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한때는 강아지용 울타리를 처서 활동범위를 제한시키려 했는데 그마저도 씹다가 울타리에 주둥이가 껴서 큰 사고가 날뻔한 적도 있었죠..
하지만 정말 이녀석은 다행이었던게(아마 전생에 나라를 구한듯..) 아버지는 개를 싫어하시지만 잠시 출장중.. 그리고 당시 일을 나가시던 어머니, 바쁜 대학생인 언니 대신에 한가하게 대학을 다니던 저(주3..)가 있었기에 깽판을 치는 다행이를 감시할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다행이는 유년을 그나마 편하게 보냈죠.. 저는 물리고 피나고 멍들고 똥치우고 오줌 치우고...
→6개월 정도 때 훈련소에서 찍은 사진 입고 있는것은 수영복입니다.
많이 자랐어요..
그러나 큰 개를 아파트에서 기를 수는 없는법.. 결국 다행이는 저희가족이 이사를 좀 큰 집으로 하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주게 되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10분 거리에 할아버지 댁이 있었고, 그 집을 증축해서 다행이와 저희 가족 모두가 함께 살기로 기약을 하고, 다행이는 6개월간 훈련소에 보내져서(군대감..) 사회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기간동안 저도 한시름 덜었습니다 ㅎㅎ
훈련소에서 기본적인 소양을 배운뒤, 저희집에 돌아온 다행이.
그래서인지 사람을 매우 따르고 좋아합니다. 가끔은 부담스러울 정도로..
집 마당에서 기를 예정이었던 다행이는 현재 집안에서 실내견처럼 지내고 있습니다. 다행이의 켄넬은 마당 한켠에 오도카니 위치하고 가끔 어머니가 매우 화가 나신 경우에 나가서 숨어있는 용도로 쓰이게 되었습니다.(다행이 하우스
!! 하면 쏙 들어갑니다.) 그래도 얼추 인간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을 알고 돌아온 것 같아 뿌듯하더군요.. 배변도 밖에서 보고.. 착한 녀석입니다 진짜..
'불좀 꺼주세요' 하는 표정→
그러나 문제는 다행이가 정말 저질 체력과 저질 몸뚱이를 갖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훈련소에서 돌아와 집에서 지내게 된 다행이가 털이 뭉탱이로 빠지는 사태가 일어나서 온갖 약을 다쓰고, 온갖 오가닉 사료를 다 먹이고, 생식도 해보고 별 짓을 다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지금은 털도 꽤 자란 상태지만 다른 피레니즈와 비교하면 정말 안습적인 모습이네요.(털이 너무 적게 나요..) 아마도 새끼때 어미 젖을 적당히 먹고 자라야 면역력이 좋아진다는데 다행이는 어미젖을 잘 못 먹고 자란 것 같습니다. 불쌍한 녀석..
그래도 지금은 새집에 많이 적응을 해서 응접실을 제 침실로 쓰고 있습니다. 사진에서 보듯이 다행이는 응접실 쇼파를 제자리로 잡은듯. 맨날 누워있습니다.. 그리고 저와 함께 텔레비전을 시청하곤 하죠 ㅎㅎ
큰 개는 저도 다행이가 처음이기 때문에 많이 힘들었고 힘든것은 지금도 진행중입니다.. 이 개가 뭐이리 털이 빠지는지 알레르기성 비염인 저는 정말 힘들어요.. 그래도 애정이 있으니 다행이지.. 산책도 매일 안시켜주면 밤새 끙끙대고 산책을 나간 후에도 힘이 뭐이리 센지 꽉 잡지 않으면 본견이 사람을 리드를 하려는 상황까지 발생을 해서 초긴장 상태에서 산책을 시키곤 합니다. (매일 같이 산책을 나가는 언니! 고생이 많아.. 손이 많이 아프다며.. 힘내.^^b) 사료값과 피부병, 거기에 치주염까지 있는 다행이의 진료비는 한달에 3,40만원에 이르고.. 그나마 다행이가 예전처럼 말썽도 안피우고, 얌전한 개인게 다행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너무 예뻐요..(콩깍지..)
다행이가 오기전 저희집에 거주하던 쇼코(Ang칼진 푸들), 미뇽이(육구시타리아)는 다행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적잖이 받은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럭저럭 서로 잘 지내는 듯 해서 다행입니다. 많은 일들이 있었고, 앞으로도 최소 9년 동안은 다행이와 2마리의 개들과 함께 살아가야 하겠지요.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평온하고 즐겁게 생활할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4개월의 다행이&작성자
현재 1년 된 다행이&작성자→
PS.아직도 너무나 아쉬운 점: 이름을 ‘봉’아니면 ‘봉칠이’라고 하고 싶었는데.... 큰 개는 촌스러운 이름을 붙여줘야 정감이 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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