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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movie_65902
    작성자 : 소리조각
    추천 : 15
    조회수 : 1634
    IP : 210.90.***.125
    댓글 : 45개
    등록시간 : 2017/03/30 11:05:05
    http://todayhumor.com/?movie_65902 모바일
    1995년 극장판 공각기동대 원작 간단한 배경해설
    옵션
    • 창작글

    어제 공각기동대 극장판을 보고, 그냥 원작 팬 입장에서 원작이나 한 번 더 보는게 남는 거다... 라는 생각으로 써봅니다.



    어차피 실사판 공각기동대의 줄거리는 일본 여고생이 남자친구와 함께 거대기업의 음모에 맞서서 정의를 실현하는 그런 내용이니까...

    킬링타임용 액션 영화를 원하신다면 뭐 나름 괜찮습니다. 영화야 어쨌든 스칼렛 요한슨은 이쁘니까요...



    하지만, 원작에 대한 향수로 보실분들은 굳이 안 보셔도 됩니다. (심하게 말하자면 모욕당한 느낌이 듭니다.)

    원작의 위대함이야 뭐 따로 설명이 필요하지않을 것 같아서 말을 아끼고, 그냥 영화에 대한 이야기만 해보고자 합니다.





    1. 배경설명 텍스트


    공각기동대의 전체적인 줄거리는 쿠사나기 소령과 인형사와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주변의 배경설명이 매우 불친절합니다. 게다가 등장인물들이 계속 거짓말까지 하기 때문에 정확한 배경을 알기가 어렵습니다.

    한번 본 사람은 영화초반에 쿠사나기 소령이 암살한 인물이 누군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고, 

    몇번 본 사람도 후반부의 고스트해킹에 대한 내용이나 인형사의 간지나는 대사에 몰입되서 전반적인 배경은 잘 이해를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공각기동대의 첫번째장면은 유명한 텍스트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기업의 네트워크가 별을 뒤덮고
    전자와 빛이 우주를 흘러다니지만
    국가나 민족이 사라질 정도로 정보화되어 있지 않는
    가까운 미래

    (95년도에 이정도로 근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했다는 것 자체가 소름돋긴 합니다)

    어쨋든 여기서 중요한건 기업이 강조되지만, 국가와 민족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계가 네트워크로 통합되어도 외교적인 문제가 아직 남아있다는 뜻입니다.

    이 외교적인 문제는 영화내에서 매우 중요한 떡밥입니다.





    2. 암살장면


    일단 쿠사나기 소령이 있는 국가의 이름은 정확히 나오지 않습니다만, 실제 배경은 일단 홍콩으로 보입니다.

    일단 지금부터는 편의상 이 나라를 H국가라고 부르겠습니다.

    이 나라의 정부에는 외무성이 있으며, 우리나라의 외교부와 비슷한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쿠사나기 소령이 위치한 공안 9과가 등장하는데, 정확하게는 안나오지만 공안 1과부터 존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영화상에서 나오는 부서는 공안 6과와 공안9과인데, 공안 9과의 별칭이 공각기동대입니다.

    공안 6과에 대한 설명은 아래에 하겠습니다.



    영화초반에 쿠사나기 소령이 광학미채위장복을 입고 빌딩에서 뛰어내리는 유명한 장면이 나오는데

    이때 쿠사나기 소령의 임무는 바로 어떤 요인 암살입니다. 뛰어내리면서 간결하게 사격 몇발로 임무를 완수하죠.

    이 암살이 이루어질 때 상황이 매우 복잡한데, 영화에서는 상당히 짧게 지나가기 때문에, 무슨 상황인지 알기가 쉽지 않습니다.



    일단 H국가의 주변에 가벨공화국이라는 나라가 있는데, 

    이 나라는 군사정권을 몰아내고 민주화를 이룩한 상태로 현재 그 군사정권의 독재자였던 마레스라는 인물이 망명신청을 한 상태입니다.

    과거에 이 나라는 가벨공화국을 착취한 전력이 있기 때문에 가벨 공화국에서는 재정원조와 마레스의 송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 때문에 H국가의 외무성은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입니다.


    (상당히 일본과 한국의 예전 상황이 떠오르는 설정입니다.)


    하여간 이 외무성에는 외교적 문제를 전담하는 공안 6과가 있는데, 

    이들이 적절하게 해결을 못할 경우 암살이나 불법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전문부서가 바로 공안 9과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영화초반의 암살장면은 가벨공화국의 외교관(주일 한국대사 정도 생각하시면 되겠네요)이 어떤 인물을 포섭하여 망명시키려고 하는 장면입니다.

    여기서 가벨 외교관이 망명시키려는 인물은 프로그래머로 H국가의 프로젝트 2501의 기술자입니다.

    프로젝트 2501은 공각기동대 내애서 상당히 중요한 프로젝트인데, 쉽게 말해서 인형사를 만들었던 프로젝트입니다.

    즉 인형사는 외무성에서 골치아픈 외교문제를 불법적인 고스트해킹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만든 비밀 프로그램인 셈입니다.

    그리고 가벨공화국은 그 프로젝트의 존재를 알게되어서 그 기술자를 빼내가려고 하는 겁니다.



    이때 공안 6과가 들이닥치는데, 무력으로 진압하려다가 가벨공화국의 외교관이 면책특권을 들고 나옵니다.

    골치아픈 상황이죠. 이대로 프로젝트 2501의 기술자를 가벨공화국으로 내보내면 당연히 국제적인 비난에 직면할게 뻔하니까요.

    그래서 불법으로 공안 9과의 쿠사나기가 빌딩에서 뛰어내리면서 외교관을 암살한 겁니다.

    당연히 공안6과는 거기에 대응은 하겠지만, 굳이 쿠사나기를 추적하지 않겠죠. 한통속이니까요...




    3. 외무장관 통역관 해킹사건



    여기서 참고로 알아두셔야 할것은 공안9과는 이미 1년전부터 인형사를 쫒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시점에서 인형사는 외무성의 비밀병기입니다. 

    다만 공안9과는 외무성에 속하지 않기 때문에 공안6과는 인형사의 존재를 비밀에 부치고 있었고, 

    공안9과는 인형사의 정체는 모르고, 고스트 해킹이 테러에 이용될 우려 때문에 인형사를 쫒고 있었던 겁니다.



    여기서 외무장관 통역관이 고스트해킹당하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공안9과의 쿠사나기는 이 해킹을 한 범인을 쫒기 위해서 추격전을 펼치다가 청소부를 붙잡지만, 

    청소부도 이미 고스트해킹을 당한 상태로 이용당한 거였죠.(개인적으로 공각기동대 내용중 가장 무서웠고, 충격적인 장면이었습니다.)

    인형사는 청소부를 해킹해서 아내와 별거중이라는 가짜 기억을 심어놓고, 

    청소부는 아내의 실제 의중을 알아보기 위해서 계속 공중전화로 아내의 고스트를 해킹하려고 시도를 한겁니다.

    물론 그가 해킹한것은 가상의 아내가 아니라 외무장관의 통역사였죠.



    여기서 청소부를 해킹하여 외무장관의 통역관을 해킹한 사건의 배후는 당연히 인형사입니다.

    다만 이 시점에서는 인형사는 아직 외무성 소속입니다. 

    당연히 이 통역관 해킹의 배후는 외무성이고, 

    외무성은 가벨공화국과의 회담에서 통역관을 이용하여 회담을 망쳐서 가벨공화국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조성하려고 한 겁니다.

    (공안9과의 과장인 아라마키와 외무성 장관의 대화에 외무성의 고민이 잘 나타납니다.)





    4. 인형사의 망명신청과 습격

    어쨌든 이때까지는 공안6과가 속이긴 했지만 두 부서의 협력이 비교적 잘 이루어졌다고 한다면, 

    인형사의 탈출이후 일이 복잡해집니다.

    인형사는 외무성의 프로젝트 2501의 프로그램입니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이 자의식을 가지게 되고 그것이 실제로 고스트로 나타난 겁니다.(영화에서는 거의 실제의 영혼으로 취급합니다)

    당연히 외무성에서는 이러한 존재를 인정할리가 없고, 

    이 인형사가 자신의 존재목적을 발설하면 그간의 외무성의 불법적인 조작들이 모두 들통나게 되는겁니다.



    공안 9과가 인형사를 수거해서 인형사의 고스트에 접속하려던 순간, 폭팔이 일어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공안6과의 나카무라 부장은 프로젝트 2501을 회수하기 위해서 직접 공안9과를 방문했지만 

    인형사가 생명체로서 정치적인 망명을 시도하자 무력으로 탈취를 시도한 겁니다.

    (인형사가 프로젝트 2501을 입에 담기 전까지 나카무라가 한 말은 대부분 거짓말입니다.)

    즉 이때 공안9과를 습격한 장본인은 공안6과이고, 끈질기게 쿠사나기를 추적해서 인형사를 탈취하고자 합니다.





    5. 쿠사나기와 인형사의 접속


    영화의 마지막에 쿠사나기 VS 탱크의 액션 명장면 이후 

    너덜너덜해진 의체로 쿠사나기는 인형사와 접속을 시도합니다.

    이때 인형사는 사실상 실제 두뇌가 없이 보조전뇌만으로 고스트를 유지할 수 있었고,

    쿠사나기도 실제로는 두뇌의 반쪽만이 살아있는 상태였습니다.

    이때 둘이 누워서 서로를 쳐다보는 장면이 있는데, 자세히보면 피부색과 머리카락 색깔은 다르지만, 

    이목구비가 완전히 똑같습니다. 둘이 같은 모델이라는 것을 나타내는 장면입니다.

    결말에서 쿠사나기와 인형사가 융합항 상태인지에 대한 명확한 워딩은 나오지 않지만, 

    여러가지 비유와 상징을 보면 인형사가 쿠사나기와 융합한 상태인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6. 마무리

    물론 공각기동대는 이런 배경지식 없이 봐도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느 중요한 내러티브 전달이 어렵진 않습니다.

    그리고 이런 배경설정은 사실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닐수도 있구요.

    다만, 프로젝트 2501에 대한 배경지식을 가지고 영화를 보시면 인형사라던가 

    중간의 청소부에 대한 내용이 훨씬 잘 이해가 될겁니다.

    그리고 왜 갑자기 습격이 일어난건지, 쿠사나기가 마지막에 싸우는 대상이 누구인지 등의 정보도 알 수 있구요.




    끝으로 이 영화가 1995년에 만들어졌다는 걸 감안해보면, 정말 시대를 앞서서 바라보는 사람이 있다는 게 실감이 나네요.

    여러분 공각기동대 원작 보세요. 두번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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