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년 생으로 알려진 김종인 위원장은 지금 76세이다. 약관, 불혹, 지천명, 이순을 다 넘어 고희를 바라보는 나이인데 요즘의 김종인 위원장을 보면 지금이야말로 인생 최고의 전성기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그는 아주 간결한 언어와 이해하기 쉬운 짧은 메세지를 전달해서 새누리당과의 싸움을 가볍게 제압한다. 자신의 불리함은 인정하고, 정당함은 확실히 주장한다. 그러면서도 그 내용이 매우 설득력이 있다.
과거 국보위 전력, 박근혜 선대본에 있었던 전력 등으로 인해 아무리 문재인 대표께서 추천을 했다고 하더라도 처음에 의구심을 가진 나같은 사람에게조차 요즘은 점차 신뢰를 얻어가고 있다. 새누리당이 까면 깔수록, 국민의당이 비아냥거리면 거릴 수록 오히려 그것이 더 신뢰를 더 두텁게 해준다.
내가 김종인 위원장은 아니지만 그 분의 속마음을 추측해보건데 "요즘 일이 재밌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 왜 안그렇겠는가? 경제민주화라는 평생의 신념을 가진 분인데, 그 신념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정치적 파워가 필요하다. 그것을 새누리당에서 실현을 해보려고 했지만 사기 당했다는 것을 알고 그 부분에서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이번에 문재인 대표를 통해 더불어민주당 선대위원장으로 영입되면서 본인의 책임하에 권한도 함께 가지며 그 뜻을 실현하려는 의지가 매우 뚜렷하다. 그리고 그분은 더불어민주당에서 본인이 평생을 이루고자 했던 그것, 즉 경제민주화의 구체적인 실현을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진 것 같다.
왼쪽부터 김종인 선대위원장, 김상곤 혁신위원장, 문재인 대표
요즘 김종인 위원장의 행보를 보면서 정동영의 조급함을 비교하게 된다. 정동영은 말로는 매우 진보적인 듯 하고, 일부 그런 액션도 취한 바는 있지만 실제로 그 능력이나 자질면에서 매우 부족하다.
그는 늘 조급해서 일을 그르친다. 정동영 같은 이를 보면서 말로만 진보적인 주장을 하는 것보다 오히려 완고한 보수주의자라고 알려진 김종인 위원장의 느긋하지만 자기 소신이 뚜렷한 행보가 훨씬 더 믿음감이 간다.
만약에 사상의 진보성만 갖고 평가를 한다면 김위원장은 문재인 대표를 지지했고,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고자 하는 우리 같은 사람들의 성에 차지 않는다. 하지만 어떤 뚜렷한 목표를 갖고 실행에 옮기면 좌고우면 하지 않고 밀어부치고 해결하는 그 일처리 능력을 볼 때 굉장히 역량있는 지도자라는 생각이 든다.
처음 김종인 위원장을 영입했을 때에는 문재인 대표가 선택을 했기에 그분을 존경하고 존중하는 마음에 이해하려고 노력했었다.
그리고 이제 불과 20여일이 지났지만 새누리당이나 국민의당의 흠집내기 공세를 큰 힘들이지 않고 가볍게 말 한마디로 제압하는 모습이라든지,
어제 이종걸 원내대표의 실기를 가볍게 제압하면서 되돌려 놓는 그 일처리하는 과정 등 일련의 일들을 지켜볼 때, "역시 문재인의 선택은 옳았다."라는 생각과 더불어 김종인이라는 지금까지 야당에서 보기 힘들었던 인물을 새롭게 다시 보는 계기가 되었다.
내가 보건데 김종인 위원장은 그분 인생을 통틀어서 지금이 최고의 전성기이다. 모든 권한을 맘껏 누리고, 모든 책임을 다 진다는 것은 배포가 큰 사람입장에서 매우 흥분되고 매력적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본인이 평생 이루고자 하는 '경제민주화'의 과업을 본인의 힘을 보태어 수권 정당이 될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이뤄나간다는 것은 오히려 지금 밥그릇이 다 차려져있는데도 못가져가고 있는 새누리당에서 그 일을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짜릿하고 보람있을 것이다.
역사에 큰 획을 긋는 큰 일을 하는데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조화로움, 사람과 조직의 조화로움이 무척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문재인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과 김종인은 참 잘 조화를 이룬다. 문재인 대표의 김종인 선대위원장 영입은 참으로 신의 한수다. 정말 최고의 선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