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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isa_655868
    작성자 : 샌즈미
    추천 : 19
    조회수 : 1160
    IP : 59.149.***.142
    댓글 : 56개
    등록시간 : 2016/01/28 01:27:35
    http://todayhumor.com/?sisa_655868 모바일
    노무현과 다크나이트.. 오늘 JTBC 보도에 대하여..
    낼 아침 일찍 나가야 된다는 아내와 더불어 잠들려 침대에 누웠다가.. 괜히 분한 마음에 이렇게 컴퓨터 앞에 다시 앉은 1인입니다..
     
    막 열 받는다.. 이런 거라기 보단.. 그냥 한 마디 해야겠다.. 싶었습니다.
     
    다크나이트를 보면서 오랫동안 했던 생각인데... 어딘가 쓸 기회가 없었는데... JTBC 보도가 게으른 저에게 계기를 만들어 준 거 같습니다...
     
    먼저, 자기 고백을 좀 해야될 거 같습니다... 전 나름 TK부모 밑에서 태어나 (파티마병원).. 강남에서 교육받은 새누리키즈였습니다..
     
    친가, 외가.. 모두 TK는 당연하고.. 제 태몽이 박정희 대통령이었답니다...
     
    (어머니가 시냇물에 도끼를 빠뜨렸는데, 박정희 + 육영수 여사가 저를 안고 나타나서 이 아이가 니 아이냐?.. 이랬다는데... 이거 뭐.. 무슨 우화 짝퉁같죠?... )
     
    암튼.. 그렇게 부모님 밑에서 자라고 육군에서 2년을 보낸.. 저는 당연히 확고한 삶의 철학을 지닌 올바른(!!) 청년으로 자랐습니다. 
     
    그것은 바로 '반칙, 기회주의, 특권의식'입니다...
     
    저 보다 약한 사람 짓밟고 강한 사람한테 아부했습니다... 약한 사람 괴롭히고, 강해지려고 발버둥쳤습니다..
     
    흠.. 그래서인가요 스무살이 되어 치뤄진 두 번의 선거 모두 이회창, MB에게 투표했더랬죠....
     
    성장환경이 그래서 그런지... 제 주변에도 온통 새누리뿐이었습니다.... 도저히 제가 변할 일은 없어보였죠.....
     
    그런데.. 그 일이 있었습니다.
     
    5월 23일.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셨죠. 그리고 변하기 시작했던 거 같습니다.. 마침, 썸(?)을 타던.. 지금은 아내가 된 당시의 여친이 각성을 시켜준 덕분도 있지
    만 말이죠..
     
    '저 사람.... 왜 죽었지????', '돈 좀 받을 수도 있지..... 세상 다 그런 거 아니야?', '몇 억짜리 금시계 없는 정치인 어딨나?', '너도 똑같잖아..'..
    며칠을 끙끙데는 저에게 여친은 한번 보라며 동영상을 링크해 주더군요..
     
    너무나 유명한 노무현 대통령님의 '대통령후보수락연설'입니다..
     
    "조선왕조 600년 이래, 우리는 단 한번도 권력을 교체하지 못했다..." 보는데... 가슴이 뛰더군요.. 그리고...
     
    참... 비열하고 치사하게 요리조리 이득만 취하며 잘 살아왔는데....... 마음 속에 깊숙히 숨겨둔 질문들을 대통령님이 던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오바스럽지만.... '나 같은 사람 때문에 돌아가셨구나...... 당신도 똑같구나.... 하고 나같은 인간이 영원히 이렇게 살까봐....'
     
    결국.. 지지않으려고.. 마지막 '승부수'를 던진 거였구나 하고 말입니다.
     
     
    짧게 써야되는데... 너무 길어졌습니다.. 죄송합니다..
     
    암튼 그리고..
     
    약간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경향신문을 구독하기 시작했고, 노무현재단 후원회원이 되었습니다.
     
    회사에서 제 정치적성향을 밝히기 시작했죠... 물론, 저는 어느새 민주당 지지자가 되어 있었구요.. (지금은 정의당이지만.. 암튼..)
     
    그리고 시간이 지나 보게 된 영화 '배트맨 다크나이트'..
     
    쪼금 특별한 블록버스터라고 생각하고 본 이 영화.. message가 상당하더군요.. 미국인들도 부시정권 8년의 악몽이 상당했던 거 같습니다..
     
    결국 영화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그거였죠.
     
    선 vs 악을 얘기하지만.. 사실 그것은 우리 마음 속에 함께 있다.. 우리는 매순간 선택을 하는 것 뿐.
     
    그리고 마지막.
     
    하비덴트가 고든의 아이를 납치해서 협박하다가 죽습니다.. 이미 경찰관들을 죽인 상태였죠...
     
    시민들이 존경에 마지 않는 정의의 사도인 그가.... 이렇게까지 타락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 그것이 바로 '조커'의 마지막 필살기였죠.
     
    배트맨은 질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자신을 버리기로 하죠.
     
    "하비덴트는 내가 죽인거다. 나머지 경찰관들도"
     
    "괜찮겠어?"
     
    "괜찮아.. 난 그걸 견딜 수 있으니깐"
     
    그리고.... 배트맨은 그를 뒤쫓는 경찰과 경찰견들을 피해서 외롭게 오토바이를 타고 도망갑니다......
     
    고든은 독백을 하죠.... "그는 영웅이 아니야.. 어두운 밤을 지키는 어둠의 기사일뿐"
     
     
    이야기를 너무 벌려놓아서... 수습을 잘 할지 모르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이런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오늘 JTBC 보도 때문입니다..
     
    오유를 일베, 메갈과 같은 선상에 놓아서 매도하더군요..... 3개월 밖에 안된 초보이용자이긴했지만 아주 분했습니다....
     
    여러 의견들이 있습니다...
     
    여러 갤러리가 있는데 싸잡는 건 아니다.. (분열파)
     
    이것을 우리가 너무 지나치지 않았는지에 대한 경종으로 생각해야 된다. (순수파)
     
    JTBC도 결국 종편이다 (혐오파)
     
    등등...
     
    다 좋습니다.... 근데 우리가 너무 편향되었나?? 하는 식의 '자성'이 옳을까 하는 것입니다..
     
    일베, 메갈이 비난받는 것은 그들이 '일반이 생각하는 보편적 상식'의 범주를 벗어나는 행위들을 하기 때문입니다..
     
    '오유'가 그런가요? 제 생각엔 그렇지 않습니다. 그리고 딱 그것이 저들이 오유 이용자들에게 생각하길 바라는 그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유 시사갤에서 올라오는 글들.. 대부분은 간단합니다...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자' 입니다.
     
    그 방법이나 표현이... 지나칠 순 있지만...
     
    어디.... '전라도 죽이자.. 빨갱이 죽이자.. (일베)', '남자도 여자처럼 XX해라 (메갈)' 따위의.. 사이트들과 같은 취급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한편으로는 오유를 이용하는 모든 분들께 이런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누가 굳이 알아주지 않아도.... 사이트 내부에 침투한 세작들이 어떤 분열공작을 펼쳐도.....
     
    흔들리지 않고 우리들의 의견을 피력하고.. 세상을 바꿔갔으면 한다는 말입니다...
     
    '좌절이 계속되면 일베가 된다'는 말이 있죠. 일베와 메갈유저들의 공통점은 그들이 자신의 불행이나 풀리지 않는 욕구를 인터넷을 통해서 배설한다는 데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겪은 오유는.... 오히려, 정의, 희망에 대한 열망을 풀어놓는 장이었습니다...
     
    그러니... freak으로 욕먹으면 어떻습니까....
     
    '민주당은 선거준비만 해라.. 공작은 우리가 맡는다'고 했던 나꼼수 김어준 총수의 각오처럼...
     
    괜찮지 않습니까? 음지에서 묵묵히 싸우는 다크나이트가 되어도...
     
    쓰고 나니... 낯뜨겁네요.... 적지 않은 나인데..... 하늘에 계신 노무현 대통령님 편히 주무세요.. 해철이 형님도..
     
    여러분도 모두 편한 밤 되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전 내일도 네이버 다시 사랑해 주러 가겠습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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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1/28 01:31:07  175.223.***.237  지나가는문과  438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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