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대한민국은 왜?>라는 책을 낸 성공회대학교 신영복 석좌교수와 프레시안과의 인터뷰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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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사회의 틀을 짓는 중요한 대립 구도는 기독교와 공산주의. 대한민국 국가 이념이 한국의 전통문화에서 기원한 것도 아니고, 서구의 자유·평등·민주·공화의 가치와도 상관없는 기형적인 어떤 것으로 형성됐는데, 그 두 축이 기독교와 공산주의의 대립이다."
"우리가 자유민주주의, 자유민주주의 하지만 애초 지켜야 할 자유민주주의 같은 건 없다. 왜냐하면, 자유민주주의는 단지 허울뿐인 이름뿐이고 유일한 정체성은 '반공'뿐이니까. 그래서 자유민주주의가 취약한 것이고, 일거에 무너질 수 있다. 자유민주주의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없다."
"식민지와 냉전, 분단 때문에 굉장히 비뚤어진 형태의 기독교, 비뚤어진 형태의 공산주의가 한반도에 들어와서 한국식 기독교, 한국식 공산주의가 되었고, 그것이 아직까지도 우리를 지배하는 국가 이념으로 기능하고 있다."
"극우 반공 이념으로 무장한 기독교 세력, 당장 해방 직후의 서북청년단(해방 직후 월남한 우익 청년들이 주축이 되어 미 군정 당시 조직된 극우 테러 단체. 제주 시민의 10%를 포함해 전국에서 30만 명에 달하는 국민을 좌경 분자 처단이라는 명목으로 탄압 혹은 살해했다. 서북청년단 소속의 안두희는 이승만의 친위대 역할을 했으며 김구를 살해했다)이 지금도 대한민국 체제를 떠받치는 세력으로 (기독교 세력을) 봐야 한다."
"기독교(정확히는 개신교죠)는 한국 지배 엘리트에 의해 엄청나게 과대 대표되고 있다. 국회의원 구성이라든지, 엘리트 구성이라든지 이런 부분에서 타 종교나 일반인과 비교하면 종교 인구 이상으로 훨씬 과대 대표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특히 제1공화국 같은 경우는 기독교 국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당시 교회가 정권의 엄청난 특혜 속에서 성장했다."
"한신대학교처럼 일부 남아있는 개혁적인 흐름이 있고, 이분들이 민주화 운동에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전체 교세로 보면 극소수에 불과하다."
"'남한은 월남자들이 만든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1공화국의 전체 엘리트 구성이라든지, 이데올로기라든지,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특히 월남자 중에서 엘리트층은 법 위의 권력자였다. 서북청년단을 포함한 월남 세력은 남한 사람을 남한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빨갱이 취급 했다."
"월남자들의 힘과 영향력이 지금 이 순간까지도 계속 작동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교회 다섯 개 중 네 개가 한국에 있다. 그 교회의 담임 목사나 창설자들이 다 월남자들이다. 그리고 우리의 제1신문인 <조선일보>, 전형적인 월남자들의 신문이다. 거기에 사학들, 사립학교 중에서 상당 부분이 월남자들이 세웠다. 물론 제3공화국까지는 경찰, 군부 엘리트도 반 이상이 다 월남자들이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나중에 국가정보원으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