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에는 수많은 무기들이 존재해왔습니다. 무기는 태고부터 사용하던 생활 도구나 사냥도구에서 시작해 보다 인간끼리의 전투에 적합한 형태로 가다듬어져오며 발전합니다만, 그 발전의 속도도 느렸고, 또 세계적인 진부한 트랜드또한 존재했습니다.
시대가 바뀌며 세계의 무기는 분명 발전하지만, 대부분의 집단은 해당 시대의 진부한 트랜드의 무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무기들을 사용합니다. 칼, 활, 창, 방패, 갑옷, 노, 투석기, 군함, 대포, 소총, 장갑함, 전차, 비행기같이 분명 시간이 지나며 발전하지만, 동시대에 같은 카테고리에 속하는 수많은 무기들이 성능의 차이는 있지만 다 거기서 거기인 발상에서 나온 비슷한 유형의 흔한 무기인거죠.
예를들면 성능의 차이는 분명 존재하지만 원시 목궁이나 발전된 합성기병궁이나 결국 활은 활이죠. 탄창식 연노정도는 되어주어야 틀을 벗어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볼트액션계의 명가라 불리는 마우저 소총과 문제많은 아리사카 소총도 엄청난 차이가 있는것 처럼 보이지만 결국에는 "수동으로 5발의 탄환을 발사하는 보병 휴대용 중장거리 화기"라는 프레임안의 같은 무기입니다.
그렇지만 그 속에서도 각 시대에는 분명 도드라지는 사기적인 무기들이 존재했습니다. 단순히 강력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틀을 깨는 새로운 방식으로 위력을 내거나, 프레임을 깨지는 못했지만 기술력의 한계를 넘어서 불가능한 스펙을 보여주는 무기들을 말합니다.
따라서 이 시리즈에서는 보편적인 기술력과 발상으로 단순히 체급을 늘려 예상 가능한 강력한 위력을 발휘한 무기들은 제외합니다.(예를들면 티거전차나 구스타프 열차포)
이러한 무기들의 설계상의 혁신성을 엿보거나 기록된 무용담을 접하는 것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작성자가 저 시대에 직접 있을 수도 없었기 때문에 간접적인 매체를 통해 얻은 정보만으로 개인적 판단을 해 편집한 글이므로 적당히 걸러들으실 필요가 있습니다.
화차-조선
요약: 다연장 로켓발사기+산탄 기관총+시대를 초월한 모듈화
국뽕이래도 어쩔 수 없는, 도저히 안빨수가 없는 무기.
로켓은 중국에서 처음 발명. 그러나 화려한 교란용 병기나 불꽃놀이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던 로켓을 혁신적이고 강력한 무기 수준으로 끌어올린 장본인.
다연장화와 방열 사격이 가능한 발사 플랫폼을 갖추므로써
"그냥 대충 노리고 날리는것=>가야할 곳에 가서 설치, 쏴야할 곳에 쏴서 쑥대밭을 만드는것"으로 만듭니다.
총통기 화차. 일종의 오르간건인데, 1단인 오르간건과 다르게 여러단이며, 각 총이 산탄총.
모듈화: 화차의 진정한 혁신성. 화차는 그대로 두고 발사부만 교채하여 탄창 갈듯이 재장전을 하거나, 무려 차종간 모드변경이 가능합니다. 악세서리 탈부착도 합니다-장갑이나 방어용 장창을 붙여서 진지용 바리케이트로 만드는것도 가능합니다.
그야말로 중세 화포계의 MG42
좌측이 신기전기, 우측이 총통기용 발사기.
화차의 강려크함은 행주대첩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그리스의 불-비잔티움 제국(동로마제국)
요약: 최초의 화염방사기+함대함무기 수준+네이팜
실로 무시무시한 위력과 운용비용을 보여주는 괴물병기. 인력펌프로 연소제에 불을 붙여 발사하며, 해전에 사용할정도로 강력했습니다.
사실 최초 사용은 그리스시대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이름의 유래). 그러나 사용되지 않다가 실질적으로 다시 운용하는건 동로마제국시대. 또 그리스의 불은 그 연소재 자체를 의미하며, 우리가 아는 화염방사기 형태로 제대로 운용하는건 역시 동로마제국시대입니다. 이때도 병에 담아 던지거나 투석기로 날리기도 했다네요.
이렇게.
징기즈칸(도자기 화염병 사용): 나니?!! 혼또?
강력한 파괴력과 잔인함으로 현재는 국제협약에서 대민간사용이 금지된 네이팜탄의 시초. 물을 부어도 불이 꺼지기는 커녕 더 번졌다고합니다. 극비기술이어서 제조법은 로스트테크놀러지가된지 오래. 석유나 송진등이 들어갔을것으로 추정합니다.
동로마는 이슬람의 침공에 맞선 해전에서 해당 무기를 사용, 4배의 적을 격퇴합니다.
연노-고대 중국
요약:쇠뇌+탄창식+연발(!)
고대 중국에서 발명된 연발식 쇠뇌. 제갈량이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그가 만든것은 한번에 여러 화살을 쏘는 대형 노의 형태로 다른 물건입니다.
사진은 조선이 만든 개량형인 수노로써, 탄창 배치구조등을 개량하여 연사력과 장탄수를 희생하고 사거리와 명중률을 올려 산악 척후병으로 운용합니다. 반면 원조 연노는 레버의 왕복거리가 더 짧고 조작하기 편하며 탄창용량이 더 크고 휴대하기 편하다는 장점이 있었죠.
후방의 개머리판(?)을 복부에 거치하고 한손으로 총 잡듯이 잡고 다른 한손으로 레버를 조작, 방아쇠 없이 왕복운동중 장력이 한계에 달하는 지점에서스스로 발사됩니다. 사거리는 짧아 다수의 운용병으로 전선에 신속하게 탄막을 펼치는 용도로 사용되었습니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연사력에 집중한 "화살 분무기".
고대의 숙련된 궁병은 현대에 생각하는 근접전에 약하고 후방에서 지원사격하는 궁수대와 달리, 뛰어다니면서 서너발의 화살을 들고 연사할 수도 있었지만, 갓 징집한 죽창이나 쥐어줄만한 비숙련병에게 무려 열발 이상의 연사능력을 부여할 수 있다는것은 혁명이었습니다. 활과 달리 사용자의 능력에 영향을 덜 받는 쇠뇌 형태의 무기이기에 가능한 장점이었죠.(실제로 비용은 있는데 숙련병이 없어 병력을 대거 징집할 경우, 흔히 훈련시키기 좋다고 생각하는 창보다도 먼저 고려되던것이 쇠뇌였음.)
일반 활과 합성기병궁, 일반 쇠뇌, 중국식 연노, 조선의 수노. 이 5가지를 이해하기 쉽게 양차대전급 총기 장르에 빗대어 비교하면, 볼트액션 보병 소총, 볼트액션 카빈 소총, 단발 대전차 소총, 대용량 드럼탄창식 기관단총, 저용량 박스탄창식 경기관총이라 할 수 있겠습니.
(예를 들면, Gew98, Kar98k, PTRD-41, PPSH-41, ZB vz.26)
대장군전-조선 요약: 날개안정 대함 미사일
오해의 소지가 있어 글 수정눌러 추가합니다. [붉은색]
대장군전은 포 이름이 아니라 저 포(천자총통)에 장전된 화살모양 포탄 이름입니다. 포 안쪽으로는 포신과 맞게 나무기둥의 연장선입니다. RPG-7처럼 앞에 날개달린 탄두가 있고 뒤로 기둥이 연장선으로 있어 뒤의 발사관(포신)과 맞물려서 발사시 발사관(포신)을 따라 날아갑니다. 즉, 긴 막대기 한쪽끝에는 머리가 있고 중간에는 날개가 달리고 반대 끝은 평평하며 날개가 달린 절반정도의 길이가 포 안으로 들어가는 형상입니다.
전에부터 쓰이던 천자총통 전용 신형탄으로 개발된 탄입니다.
뛰어난 무기이긴 하지만 몇몇 사람은 글머리에 언급된 혁신성에 의문을 품을 수 있겠습니다. 사실 발사체에 날개를 달아 탄도를 안정시키고 사거리를 연장한다는 개념은 이전부터 존재해왔습니다. 화살과 투창등이 그러하며 발리스타같은 무기도 대형 화살을 쏘는 노 형태의 무기였죠.
그러나 장군전은 두가지 이유에서 혁신적입니다.
1.날개안정된 화살형태의 발사체를 최초로 화포를 플랫폼으로 운용하였습니다. 단지 화포라는 새로운 발사수단에서 쏘았다는 점이 아니라 이미 철환등을 쏘던 기존 화포를 그대로 운용하면서 위력증가를 가능하게 하는 특수탄을 채용했다는점에 주목해야합니다. 마치 시대에 뒤쳐져 위력이 부족해진 전차포를 신형으로 교체하지 않고 분리철갑탄이나 성형작약탄을 보급하여 운용하는것과 비슷합니다. 따라서 기존 화포를 도태시키지 않아도 됩니다.
그런데 이때 위력증대를 위한 신형탄 설계시 발사체에서 발사관인 화포 바깥에 드러나는 부분에 개량을 가했다는 점이 기존화포를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2차대전중 발사관 밖에 탄두가 드러나는 독일의 판처파우스트는 단순히 탄두 구경을 키우는 방식으로 위력증대가 가능했지만, 발사관 내에 로켓이 들어가는 미군의 바주카는 로켓 구경을 올려 위력 증대를 하자 기존 발사관은 무용지물이 되고 발사관 자체를 새로 설계, 생산해 슈퍼바주카를 만들어야만 했던것과 같은 이유입니다.
또, 특수상황에서만 상황에 맞는 특수탄을 발사하면 되므로 여러 사용목적을 위해 두가지 이상의 다른 화포를 동시에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철환 발사용 기존 화포와 대함용 신형 화포를 동시에 쓰지도 않을거면서 탑재량이 제한된 배에 비효율적이게 수량도 줄여가며 실을 필요가 없다는것입니다. 예를들면 언더바렐 유탄발사기에서 대전차 로켓도 발사가 가능하다면 대인 공격용 유탄발사기에 추가로 별도의 대전차 로켓발사기를 휴대하지 않아도 되므로 사용도 편리하고 더 많은 탄약을 휴대할 수 있겠죠.
2.최초의 현대적 개념으로의 대함 공격수단이라는 점입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고대부터 발리스타, 불화살, 투석기, 대포, 투척폭탄등의 해전용 무기가 존재했지만, 위에 언급한 그리스의 불 정도를 제외하고는 이들은 모두 돗대를 망가뜨리는 정도의 손상을 주거나 적함 갑판 위의 전투원을 공격하는 수단이었다는 것입니다. 즉, 적함 자체를 부수는 대함 무기개념이 아니었고, 여전히 해전의 양상은 이러한 무기들로 적함을 전투불능시킨 후 도선하여 근접전을 벌이고 적함을 장악, 노획하거나 불을 지르고 귀환하는 형태였습니다.
반면 대장군전은 적함 자체를 파괴, 격침시키는것을 목표로하는 무기로써 배 자체에 큰 손상을 주거나 침수를 일으킬 수 있는 관통파괴위력이 있었고, 이를 수행하기 위한 명중률과 사거리도 확보한 특수탄이었습니다. 놀라운건 "그냥 멀리 날리려고 구상해서 만들고 쐈는데, 관통력이 효과적이었다"가 아니라 처음부터 "배를 관통하는 무기를 만들어서 배 자체를 파괴하거나 가라앉힐 무기를 만들자. 이 때문에 명중률과 사거리또한 확보해야 하니까 그렇게 만들자"해서 만들었는데 진짜 만들어진 무기라는겁니다.
이로써 조선은 구시대적 화포를 기반으로 서양세계보다 한 시대 앞서 "원거리 함대함 포격전"이라는 개념을 시도할 수 있었습니다.
작성자 曰
긴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최근 밀리터리게시판의 게시판 분리또는 세부분화이슈에 대해 밀게와 게시판 신청게에 글을 올렸습니다. 각각 베오베와 베스트에 갔더군요.
찬성하시는 분들 중에는 게시판내 세부분화를 제의하시는 분들이 주로 계셨는데, 반대로 밀리터리 관련글이 얼마나 수요가 있는지, 수요가 생길때까지 기다리자는 분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밀리터리글이 적다는 이유로 유령게시판이 될것을 우려해 반대하시는분부터, 지지는 하지만 수요가 생긴다는 상황에 한정해 지지한다는 분까지 다양한 분들이 게시판내에서 밀리터리글이 먼저 늘어나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밀리터리글이 늘어나고 거기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생기기를 바라며 글을 써보았습니다. 게시판내 흥미로운 주제가 늘어나면 밀리터리게시판 전체의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앞으로도 제 역량하에서 가능한 계속 흥미로운 글을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많은 관심 가져주세요!
"역사속의 밸런스 붕괴 무기들-현대 무기편"으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