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표가 히딩크 감독으로부터 배워야 하는 것] (첫번째 편)은
아래 링크로 들어가면 읽으실 수 있습니다.
히딩크 감독 선임에는 다음과 같은 비화가 있습니다.
2002 월드컵을 2년 안 되게 남겨둔 상태에서 한국 대표팀은
비상이 걸립니다.
전임자인 허정무 감독이 시드니올림픽 조별 예선 탈락,
아시안게임 태국전 패배 탈락,
아시안컵 졸전 등 최악의 성적을 거둔 상황이었거든요.
월드컵이 코 앞에 다가왔는데 당시 축구 대표팀의 경기력은
정말 절망적인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허정무 감독은 사퇴하고,
축구 협회는 새 감독을 선임하기 위해 몇 명의 이름난 유럽 감독들과 접촉을 시도합니다.
그 중에는 프랑스의 월드컵 우승을 이끌었던 에메 자케도 있었는데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축구 협회의 제안을 거절합니다.
그리고 축구 협회가 접촉한 게 바로 히딩크였습니다.
사실 히딩크 감독은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하기 전
유럽에서 이미 명장으로 인정받던 감독이었습니다.
그는 챔피언스 리그의 전신인 유로피안 컵에서 우승을 할 정도로
실력이 있는 감독이었죠.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과 레알 마드리드의 감독을
맡았을 정도로 경력도 화려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당시 히딩크가 한국 같은 축구 변방국으로 갈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당시만 해도 아시아 축구를 높게 평가하지 않던
시절이었습니다. 유럽에서 뛰는 아시아 선수도 드물었죠)
하지만 발렌시아에서 경질된 뒤 실업자 상태였던 히딩크는,
월드컵을 통해 자기의 경력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한국행에 동의합니다. 아무래도 한국의 홈에서 열리는 월드컵이었다는
점이 그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협상의 과정에서 한 가지 조건을 내겁니다.
팀을 개혁할 코치들을 자기가 아는 사람들로 데려가겠다고 말이죠.
자기가 원하는 각 분야의 코치들, 전문가들을 함께 데려가게 해 달라고 했습니다.
물론 당시 한국 대표팀에는 감독을 보좌할 코치부터 골키퍼 코치, 심지어 물리치료사까지
전부 셋업되어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은 자신을 보좌할 코치들과 전문가들을
자신이 아는 사람들로 직접 골라서 데려가길 원했습니다.
히딩크 감독은 자기 혼자서는 팀을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자신을 보좌할 적절한 코치진, 적절한 전문 인력들이 있어야만
자기가 원하는 개혁 작업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던 축협은 이를 허락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한국 대표팀에 새롭게 합류하게 된 인물들이 바로
핌 베어벡 코치,
고트비 비디오 분석관 (비디오 분석관이란 직책은 당시만 해도 한국에는 전혀 없는 것이었습니다),
레이먼드 베르하이옌 피지컬 트레이너,
얀 룰프스 기술 분석관 (사실 이 사람의 진짜 직책은 히딩크 감독의 비서 역할이었다고 합니다),
필립 아노 물리 치료사 였습니다.
이들은 히딩크 감독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히딩크 감독의 수족이 되어
히딩크 감독이 구상하는 개혁을 차근차근 진행하도록 도왔습니다.
물론 대표팀에는 여전히 한국인 코치진들이 있었습니다만,
그러나 의사 결정의 가장 중심부에서 히딩크 감독을 보좌한 것은
바로 히딩크 감독이 직접 데려온 코치진들과 전문 인력들이었습니다.
덕분에 히딩크 감독이 개혁을 위해 무언가를 밀고 나갈 때
그를 주변에서 흔들거나 무조건 반대하는 일은 전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히딩크 감독은 이들 코치진들과 함께 대표팀에 승선할 선수들을 하나 하나 체크하고
옥석을 가려내기 시작합니다. 물론 기존의 축구 협회에서 준 자료들이나 코치들의 의견은 참조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데려온 코치진들과 함께 직접 모든 선수들을 맨눈으로 보고 확인하고 나서야
대표팀 승선 여부를 결정했습니다.
덕분에 인맥과 연줄이 없어서 대표팀에 들어올 수 없던 재능있는 신인들도
여러 명 대표팀에 새로 들어오게 됩니다.
그리고 히딩크와 코치진들의 그 놀라운 콜라보레이션은
한국을 상상할 수도 없던 4강에 오르게 만드는 역할을 했습니다.
저는 문재인 대표님을 보면 가끔 이런 생각을 합니다.
자기 주변에 자기의 사람을 두는 것을 너무 결벽증적으로 경계하는 것 같다고 말이죠.
히딩크가 자기의 개혁을 소신있게 추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자신이 데려온 코치진들이 주변에서 자신의 수족 역할을 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히딩크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지지해 주고
그의 달성을 위해 온힘을 다해서 보좌해 주었습니다.
대표팀의 감독은 자신이 원하는 코치들, 전문가들을 선임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래야만 자기가 원하는 개혁을 소신 있게 추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대표님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문 대표님이 추진하는 개혁,
그것은 문 대표님 혼자의 힘으로는 절대
달성할 수 없습니다. 주변에 문 대표님을 보좌해주고 지지해 줄
코치진들, 전문가들이 있어야 가능한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문재인 대표님의 주변을 보면
문재인 대표님의 개혁을 보좌하고 도울 사람들 보다는
반대하고 비난하는 사람들만이 보입니다.
그들은 합리적인 반대가 아니라
그저 반대를 위한 반대만을 하고,
수시로 문 대표님의 퇴진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물론 문 대표님이 '인사 탕평책'을 내세워
비주류 계열의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지도부에 기용했다는 사실은
모든 사람이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인사 탕평책이라는 것은 취지에 있어서만은 참 좋아 보입니다.
오직 취지에 있어서만 말이죠.
문제는 지금 문 대표님을 반대하는 입장인 비주류 사람들이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사람들이 아니라는 부분이죠.
아무리 취지가 좋은 '인사 탕평책'이라 하더라도
이런 사람들이 문 대표님을 보좌하는데
어떻게 문 대표님이 원하는 개혁을 소신있게 추진할 수 있겠습니까?
문 대표님!
대표팀 감독에게는 자기가 원하는 코치진을 선임할 권리가 주어집니다.
그렇게 해야 자기가 원하는 바대로 팀의 체질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코치진이 감독의 말에 매번 반대를 하고
감독 물러나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면
어떻게 팀의 체질 개선을 할 수 있겠습니까?
마찬가지로 문 대표님도 민주당의 체질을 바꾸기 위해서는
대표님이 원하는 사람들을 대표님 주변의 코치진으로 앉혀야만 합니다.
문 대표님이 알고 문 대표님을 아는 사람들을
주변 요직에 앉히는 일을 주저하셔서는 안 됩니다.
그건 대표님의 '권한'입니다.
그럴 만한 여러 사람들이 있지 않습니까?
제갈 공명처럼 책사 역할을 해줄 윤여준부터 떠오르네요.
또한 친노라는 이유 때문에 하차한 정치 9단 등등
정말 많은 사람들, 전문가들이 있습니다.
문 대표님은 이들을 적극 기용하시고 활용하셔야 합니다.
물론 이렇게 한다면 비주류 의원들의 격심한 반대가 있을 겁니다.
그러나 그들은 문 대표님이 어떻게 하건 애초부터 반대만을 하는 자들입니다.
반대하는 그들을 보지 마시고
문 대표님의 개혁이 성공하기를 바라마지 않는 수많은 국민들을 바라보아 주셨으면 합니다.
잡음이 있더라도 과감하게 밀고 나가셨으면 합니다.
국민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은
문 대표님이 원하는 개혁을 막힘 없이 소신 있게 추진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최고 지도부는
문 대표님에 무조건 반대를 하고
무조건 문 대표님 물러가라는 주장만 하고 있는데
그걸 지켜보는 국민들은 참 피곤합니다.
마치 고문을 당하는 심경이에요.
문 대표님 본인이 아니라
국민들을 위해서
문 대표님의 사람들을 핵심 요직과 지도부에 앉혀주시기 바랍니다.
정말 문 대표님이 원하는 소신 대로 후회 없이
개혁을 추진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것은 절대 '권한의 남용'이 아닙니다.
그것은 개혁을 추진해야만 하는 대표의 '최소한의 권리'입니다.
([문재인 대표가 히딩크 감독으로부터 배워야 할 것] 세번째 편에서는
이동국과 고종수 선수에 관한 비화들을 함께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