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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틱한 군생활 중 기억에 남는 걸 꼽으라면 단연 이 사건을 떠올림. 정말 군대가 ㅈㄹ같고 ㄱㅅㄲ들이 난무하는 곳이란걸 알게 해준 고마운 사건
임.
때는 바야흐로 2월, 나는 혹한기 훈련이 연대RCT훈련과 통합하여 한번만 치루면 된다는 천사의 나팔소릴 접함. 전역 전까지 이 훈련만 하면 큰 훈련은
계획되지 않았었음. 물론 하루에 80KM를 걷는 행군 같은 짜잘한 훈련은 많이 있었음. 명불허전 오뚜기.
군대라는 곳이 사실 훈련이 잡히면 그 훈련보다 준비하는 기간이 훨씬 힘든거 아니겠음? RCT때도 마찬가지였음. 훈련 한달여를 앞두고 지형정찰을 매일같이 실시함.(이때 훈련지역은 백골사단 경계지역, 북한과 몇KM 안떨어진 지역이었음)
참 힘들었던게 아침에 지형정찰 나가서 저녁 늦게 복귀하면 대대장실에 모여서 정찰내용을 보고하고 작전을 수립했기 때문에 항상 퇴근을 12시 넘어서 했던 걸로 기억함...하..
각설하고,
우리 중대가 정찰 할 섹터는 지뢰가 제거되지 않은 지역이라는 무시무시한 얘기가 돌던 이름을 밝힐 수 없는 어떤 산임.
중대장은 선임 소대장이었던 나에게 그곳의 정찰임무를 내림. 사실 간부, 특히 장교씩이나 되서 쪽팔리기도 하고 다른 선후배들에게 미안하기도 하지
만 나는 이 임무에 대해 적극 반대했음. (이는 중대장이 대대에서도 포기한 인물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인데, 당시 중대의 모든 업무는 대부분 행보
관과 내가 도맡아 했었음. 전역의 해가 밝았는데.. 다리하나 없어시면.... 나랑 같이 갈 우리 전령 죽으면.. 별 생각이 다 들었음.)
그러자 중대장은 야 3소대장, 중대장도 갈거야! 너는 뒤따라 오기만 하면 되! 이러는 거임. 거기 대고 그래도 저는 못갑니다. 할수도 없는 노릇.. 이건 정
말 대대장님이 오바하는거였음.. 백골사단 모 대대의 대대장님께서 거긴 절대 위험지역이니 들어가지 마라고 하셨셨었는데.. 거길 들어가라니..
그리하여 명령을 받고 다음날 문제의 산으로 감.
눈이 소복히 쌓인 거대한 산 아래 모인 중대장, 중대통신병, 본인, 본인의 소대전령 이렇게 넷은 이제 막 능선을 따라 정찰을 막 시작하려 하였음. 근데.. 중대장이 안가는 거임. 앞장설테니 따라오라며....
어물쩡 거리던 중대장이 한 대사,
"어차피 3소대장 너희 소대가 가장 앞에 갈거니까 니가 제일 앞에 가라"
이 ㅆ#$%@#$@#$@#$@#$놈...
어쩌겠음? 거기까지 갔는데.. 전쟁 이후 반백년이 흘렀는데.. 설마 진짜 있겠어? 라는 마음 반, 중대장 개갞끼 마음 반. 선두에 서서 정찰을 시작함.
좀 올라가다가 뒤를 보자 중대장이 안보임. 와..시발.. 또 낙오했나보다(중대장은 유격, 기타 여러 훈련에서 낙오한 경험이 풍부한 자였음).
그럴줄 알았다며 본인은 소대전령과 함께 대대가 기동할 길을 개척하며 산 반대편까지 내려가게 됨. 역시.. 지뢰는 헛소문이었나 라는 기쁜마음으로 내
려옴.
그곳에는 3사단 수색중대의 막사가 있었고 위병소까지 설치 되 있었음.(단독중대도 위병소를 운영하는구나..)
나는 길이 너무 험한 관계로 걔네들 사용하는 좋은 길이 없나 싶어 물어보려고 위병소로 향했음.
그런데.. 산을 넘어 위병소로 온 나와 내 전령을 본 3사단수색대 근무자 애들 표정이... 귀신 보는 듯한 표정...-0- 간첩인 줄 알았나? 보고가 안됐나?
"나 인접사단 소대장이야 지형정찰하러 왔는데 저 산이 너무 험하네. 니네 중대 다니는 통로 없냐?"
"저.. 간부님, 저 산은 지뢰가 제거되지 않은 산이라 저희 중대도 절대 오르지 않는 산입니다. 저도 상병 달 동안 한번도 저 산 근처에도 안가봤습니다.."
?????
???????????
???????????????????
뭐시발?
그랬음. 그 산은 혹시나역시나 소문대로 위험지역이었고 나와 우리 전령은 하늘의 도움으로 지뢰를 안밟고 무사히 내려온거..ㅠ_ㅠ 아 지금 생각해도 떨린다.
이후 대대로 복귀한 나는 대대장님께 그 산 지뢰지역임 나 죽을뻔함. 이라고 어필하였고 대대장님께선
"어, 그래? 진짜였네..."
이러심. 이러심 이러심!!!!!! 진짜 딱 저 말만 하심!!!!
하...
이래저래 다사다난했던 군생활이었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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