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 노조때문에 나라 경제가 발전이 안된다"
어느 자본가의 말이 아닙니다. 동네 상인이나 택시 기사들의 말이이죠.
그리고 그들은 노동자입니다. 상공인 노조나 택시기사 노조도 엄연히 존재하죠.
이렇게 노동자들로부터 버림받고 욕먹는 노조니 누가 가입할까요?
그래서 우리나라의 노조 가입률은 OECD 최하위이고,
꾸준히 낮아지고 있습니다.
경제 교과서에 나오는 얘기가 있지요. 87년 민주화 이후 노조 운동이 활발히 제기되었다..라고
여기에 가끔 덧붙이지요. "그래서 경제 개발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었다"
경제 발전에 저해되었는지 몰라도, 90년대는 실질 임금 상승률이 5%대를 찍었던
노동자들의 전성기였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저 위의 노조 조직률하고도 궤를 같이하지요.
그덕분에 모두들 무임승차로 월급이 두둑해졌습니다. 파업을 하던 노조를 조직하던 상관없이
전체 임금이 상승한거죠.
그런데 97년 IMF 때 무너져버린 이후, 기업은 돈주머니를 틀어쥐기 시작했고,
한번 무너져버린 임금 체계는 다시 복귀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올해는 실질 임금 상승률이 -를 이루는 상황이.
그래도 노동자들은 울어대지 않습니다. 여전히 "노조가 없었으면 3만불 갈수 있었는데"라면서
얼마 남지 않은 귀족 노조를 욕할 뿐인지요. 정치는 냉정하죠. 힘을 안주고 짖어대지 않으면 뺏어갑니다.
결론은 "쉬운 해고"입니다.
어짜피 반대할 세력은 없습니다. 원래 노조 자체가 10%대 조직이고,
그나마도 절반이 어용노조인 한국노총. 여기는 돈줄만 쥐면 알아서 굽신거립니다.
남은 5%의 노동자의 힘은 별게 아닙니다.
그리고 이걸 반대하기 위해 파업하면 불법이라는 좋은 구실도 있거든요.
이미 비난하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법적으로는 맞죠. 우리나라 법이 그모양이니. 노동법은 안지켜져도 신경 안쓰지만 불법 파업은 잡아갑니다.
저기에 버틸수 있는건 일부 대형 노조들에 불과한데, 이들은 소위 "귀족노조"지요.
"귀족노조가 청년 일자리를 위해 자기 밥그릇 양보 안한다!"라고 외치면 다 넘어갈겁니다.
유시민씨의 "후불제 민주주의론"이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민주주의를 너무 손쉽게 얻었기 때문에
그 댓가를 나중에 치르고 있다는 거지요.
노동자들도 그렇습니다. 일부의 노조가 파업해서 얻어낸 노동자의 권리를,
마치 당연하다는듯이 누리면 안되는거였죠. 소년공이 19시간씩 일하다 쓰러지던 지옥의 자본주의를 거쳐서
노조의 소중함을 알게된 다음에 제대로된 노동자 관계가 정립되었어야 하는데
그냥 압축성장에 무임승차해서 부풀려졌을 뿐입니다.
노동자들 주제에 노조가 사라지면 자기 밥그릇이 두둑해지는줄 착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성장이 끝난 이후, 제일 먼저 뺏기는건 울지도 않고 투표도 안하고 연합도 안하는 나약한 노동자부터입니다.
그렇게 해서 열린 지옥과 같은 노동 시장에, 웃기는건 대통령부터 해서 일부 자본가들은
자기 덕분에 노동시장이 좋아졌다고 착각할거고,
밑바닥부터 상당수의 노동자들은 경제상황이 나뻐져서 어쩔수 없다고 납득할겁니다. 다수가 행복해지긴 하겠군요.
뭐 이제 먼 미래 얘기할필요도 없습니다. 당장 쉬운 해고가 결정되고, 대기업 이윤이 줄어드는 내년부터
손쉽게 해고당한 노동자들이 넘쳐날테니. 그런다고 해서 노동자들이 생각이 달라질리도 없고
대오 각성해서 대선과 총선을 좌파가 독점한다 하더라도 돌아가기까지는 긴 세월이 필요할겁니다.
이런 결정적인 순간에 살고 있는건 재미있는 일이긴 하군요. 다만 여기에 같이 고통받을 후손들에게 미안해지네요.
요약.
1. 우리나라는 노동자가 노조를 욕함, 그래서 노조 가입률 최하, 더군다나 더 낮아짐
2. 성장 끝남, 이미 실질 임금 상승률 -대
3. 거기다 쉬운해고 -> 노동자의 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