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사는 징어라, 스타트렉을 봤어요.
스타트렉 팬이라 드라마고 영화고 나오기만 해봐라 봐줄터이다! 하고 있는 터라 이번 영화도 엄청 기다려서 봤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재미있었습니다.
내용을 이야기하면 안되니까 감상만 말하면,
일단 감독이 분노의 질주 3~6편의 저스틴 린 감독이라 그런가 액션신이나 전투신이 호쾌합니다.
속도감있고, 너무 질리지도 않고 그렇다고 지루해질틈도 없이 적재적소에서 빵빵 터뜨려 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았던 건, 캐릭터&배우들을 골고루 보여주고, 어떻게 이 캐릭터&배우를 멋있게 보여줄까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는 거였습니다.
감독의 머리속에 네가 들어가봤냐, 그걸 어떻게 아냐라고 하시면 할 말 없지만 제가 느끼기에는 그렇습니다.
주인공인 커크 선장이 물론 최종보스(?)로 일을 해결하지만, 그 과정에 이르기까지
스팍&본즈 커플(?) 잉? 브로맨스 커플이라고 해두죠. 이성적이고 합리적이지만 의외로? 음흉한 스팍과 뭔가 늘 뭔가 억울한 본즈 박사 ㅋㅋㅋ
그 외에 우후라, 술루, 스카티, 체코프, 새로운 캐릭터인 제이라까지 주요 조연들도 골고루 분량과 카메라빨(?)을 줘서
모든 캐릭터에 골고루 정이 가고 몰입할 수 있게 연출한 게 좋았습니다.
전 원래 스팍 팬이라 스팍 보러 갔는데, 정작 보고 나니 제이라 보고 걸크러쉬 일어났다는건 함정 ㅋㅋㅋ
크랄인가 암튼 나쁜 놈하고 일대일로 붙는데 쫙쫙 뻗는 발차기 동작 보고 혼자 오호~~를 연발~~ 엎어졌다가 다시 일어날 때 눈빛보고 다시 환호성.
네 뭐 그렇습니다.
그리고 술루, 커크 선장 대신에 선장석에 앉을 때 자세에서 멋짐이 우수수~ 조종할 때 심각한 표정에서도 멋짐이 우수수~~
체코프와 조종하면서 알콩달콩 나누는 대사에서는 둘 다 귀여웠는데 이걸 다시 볼 수 없게 된게 슬플 뿐입니다. ㅠㅠㅠ
영화 끝나고 "레너드 니모이를 추억하며, 안톤을 위해" 나오는데 가슴이 뭉클...
그리고, 전작들에 비해 술루가 카메라 노출도 대사도 눈에 띄게 많았고 가족관계도 밝혀지는 등 조명을 많이 받았고,
그냥 지나가는 장면에서도 동양인 남성 크루와 백인 여성 크루가 눈이 맞아 키스를 한다든지,
크루 중에 흑인, 동양인 남녀가 꽤 눈에 띈다든지 하는 점이 눈에 들어오더라구요.
(이게 쓰고보니 별 거 아닌 거 같은데, 헐리웃 영화에서 화이트 워시가 워낙 심각하다보니 이런거 찾는 눈이 예민해지더라구요.)
그래서 찾아보니, 저스틴 린 감독이 대만계 미국인이고 전작에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삶을 다룬 영화가 다수 있더라구요.
또한, 초기작 "Better Luck Tomorrow" (2002년 작품)에 존 조가 주요 배역으로 출연한 인연도 있었습니다.
물론 술루 캐릭터도 좋은 캐릭터고 연기한 존 조 배우도 연기도 잘하고 멋있으니까 감독덕만으로 조명받았다 이런 건 아닙니다. ^^..
충분히 조명받아야 할 캐릭터고 배우에요.
암튼, 전 좋았습니다. 전작에 비해 분위기가 가벼워져서 실망했다는 의견이 인터넷에 있는 걸 봤지만
저는, 그냥 분위기가 달라진 거지 뭐가 잘 만들고 못 만들고 한건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끝을 어떻게 내야 할지 모르겠지만, 스타트렉 시리즈에 대해 잘 모르는 남편도 재미있게 봤다고 하니 전작을 안 봤다고 걱정할 필요 없으시겠고
저는 그저 스타트렉 드라마도 2017년 1월에 시작한다는데 그 날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니 이러고보니 스타트렉 홍보대사인듯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