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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무살에 턱걸이로 들어간 서울 4년제 대학에서 밴드동아리 활동을하다 여태 군대도 못갔다. 1학년때는 연습,2학년때는 공연을 하는 시스템이라 학교생활과 병행하기에는 꽤 빡빡한 스케줄이었다. 동아리활동중 너무힘이들어 동아리를 탈퇴하고 싶었으나 여태 해온것이 아까워 포기하지못하고 작년말 정기공연을 끝으로 나의 밴드생활이 끝이났다. 이제 남은것은 남들보다 늦게시작하는 22살의 군입대. 나는 심란한 마음을 다잡기위해 6년 알고지낸 한살아래 친한동생과 일본여행을 준비한다..
여기는 부산 중앙역. 날씨가 풀린건지 서울과 기온차이가 있는건지 입고온패딩이 두텁게 느껴졌다. "나이런거 원래 잘모르는거 알지? 나 형만믿고 진짜 여권하고 돈하고 옷만챙겨나온거야" 같이 여행가기로한 동생이다. 대학도안가고 중고등학교 나온 동내에서만 지내다 낯선곳에나오니 나한테 의지하나보다.
사실나도 부모님없이 여행가는것이 처음이라 아는것이 거의 없었지만 동생보다는 잘아는척을 해야 이녀석이 여행내내 잘따르겠다라는 생각이들어 몇일간 인터넷으로 알아보았다. 일단 비행기보다는 싼 배로 결정했고 일본에서 머물곳,갈곳,할일 등등을 알아보았다. "횽이 일어는못해도 영어는 좀 하잖아. 일본은 발음 구리게해야 알아듣는데ㅋㅋ 맥도날드를 마쿠도나루도 라고 해야된데ㅋㅋㅋ" 농담을 하며 긴장하지 않은척하는건 내전문이다. 이 성격이 장점이 많아보이지만 단점이 더많다. 내 상태를 숨기고 반대의 말을 한다는것이 얼마나 정신적 스트레스를 주는지 아직까지는 알지 못했다.
부산국제여객터미널까지 일본에서 뭘할지, 간단한 일본어들도 알려주며 긴장되지만 들뜬마음으로 걸어갔다.
이미 승선권은 예약했고 승선권 교환과 출국수속을 알아보기위해 안내데스크로 갔다. "어?? 너 병식이아니야??""오 동욱아!!!" 몇년전 일본으로 유학간다던 고등학교 같은반 친구를 만났다. 페이스북으로 사진을 몇번 봐서 이친구가 일본으로 공부 하러간게 아니라 놀러간것 같다는 생각을 했던적이 있었던것 같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는듯이 실내인데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고 옷도 연예인 여객패션을 보는듯했다. 친구는 우리나라와 일본을 자주 드나들어서 자기가 다 알아서 해주겠다고 했다. 승선권 교환은 7시부터 8시까지라며 아직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저녁이나 같이 먹자고 자기가 아는 조용하고 분위기있는 곳으로 가자며 우리를 이끌었다.
꽤 근사한 레스토랑이었다.이름은 Silence Restaurant. 입구에서부터 웨이터가 자리를 안내해주었고 우리는 음식을 주문했다. 그친구와 동생은 잘 알지는 못하는 사이였지만, 일본여행 이라는 하나의 주제를가지고 있으니 우리 셋은 친한 여자들처럼 이야기를 주고받기 시작했다. 여행할만한곳, 교통, 날씨, 여자 등등 일본의 궁금한 모든것들을 물어보느라 정신이 팔려있었다. 음식을먹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가 불현듯 승선권교환해야할 시간이 다가왔음을 느꼈다. 시계를보니 7시 50분. 갑자기 촉박해졌다. 승선권교환을 하고 다시 시간을 때워야하니 동생한테는 자리를 지키고 있으라고 한다음 친구랑 같이 교환해주는곳으로 달렸다. 정말 열심히달렸다. 거의도착할때쯤 시간은 55분.충분했다. 어라? 교환데스크에 사람이없었고, 그위에는 <교환마감> 이라는 푯말이 있었다. 엄마지갑에 손대는 장면을 들킨 그것과 같은, 발끝부터 온몸을 바늘로 찌르는듯한느낌이 들며 시야가 좁아졌다.
아무것도 할수가 없었다. 내친구는 옆데스크의 교환원에게 다급하게 무엇을 말하고 있었고 나는 그것을 멍하게 바라보기만 할뿐이었다. 친구가 다가온다. 친구의 입에서 미안하다는말이 나왔다. "하는수없지뭐.." 화가났다. 마음에도 없는말이었다. 하지만 욕해도 달라지는건 없다 없기때문에 난 참고 화를 가라앉히고 터벅터벅 다시 레스토랑으로 돌아간다. 평소 장난끼 넘치는 내성격때문인가, 동생이 내말을 믿지 않는다. 장난치지말라며 웃는다. 동생에게 너무나 미안했다. 돈과 시간을 나를위해 흔쾌히 허락해준 동생에게 알수없는 죄책감과 미안함에 눈물보다 저친구에게 화가 치밀어올랐다. 하지만 나를 도와주려는 마음으로 한 행동이었음을 알고있었고 난 그를 용서하기로한다. 친구를 용서하겠다고 마음을 먹자 온몸이 바늘로 찌르는듯한 느낌이 없어졌고 다시 시야가 넓어졌다. 주위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레스토랑이 아까와는 다른느낌이었다.손님들도 많아졌다. 분식집에서 라면을먹는듯 한손으로 신문을들고 게걸스럽게 먹는 아저씨, 시끄렇게 떠들며 입에 스파게티 소스를 뭍히면서 먹는 아이들......특히 초등학교 1~2학년 처럼 보이는 아이들이 부모님없이 떠들면서 먹는모습이 제일 눈에 띄었다. 평소같으면 그러려니 하고 넘길수 있을텐데 나는 화가나있었고 억지로 화를 참는 중이었다. 아이들이 거슬리기 시작했다. 내가 인상을쓰고 아이들을 보니 한아이가 나를보며 놀리기라도 하는듯 웃음을 지었다. 마치 리그오브레전드 게임을 지고있는데 옆에서 초등학생 아이들이 시끄럽게 웃고 떠드는 pc방의 그것처럼. "좀 조용히좀 해!!" 정적이 흘렀다. 게걸스럽게먹던 아저씨,시끄럽던 아이들은 모두 나를보고있었고 우습게,혹은 무섭게 미소를 지었다. 그들의 얼굴이 달라진다. 마치 좀비영화에 나오는 좀비들처럼.. 이상황이 뭘까..내가 미친건가..친구와 동생을 보았다. 변해가는 사람들과 나를 보지 못하는 눈치였다. 말을걸어보았다. 돌아오는건 동생과 친구의 대화도중 살짝올라가는 친구의 입꼬리였다. 동생은 나를 까마득하게 잊은것처럼 행동했다. 나란존재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것처럼...
옆에서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유릿잔에 비친 내모습이 점점 그들과 같아진다.
그들이 옆에서 말을걸어왔다.
"Welcome to Silence Restaur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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