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
열심히 글을 쓰고 있었는데 픽 하니 노트북 전원이 나가서 멘붕을 수습하고 온 와츄고나두입니다.
아... 무슨말부터 해야 하지....
아... 그러니까.... 대학 들어와서 사귄 친구 중 가장 친한 애 동생이 고삼이래요.
(전에 여행게에 내일로 후기글 연재한 적 있었는데 거기 나오는 S)
무엇을 챙겨줄까 하고 물으니 S가 말하기를 자기 동생이 견과류를 좋아한다고 하더라구요.
아몬드 쇼콜라라는 게 있는데, 이를 만들어보는 것이 어떻느냐 하여 만들게 되었습니다.
(사실 처음에 '아몽 드 쇼콜라' 로 듣고 와 쩔어 엄청난 요리인가보다 도전정신을 만족시켜줄거같아 하고 생각했는데
지금까지 만들었던 것 중 가장 쉬웠습니다)
※전편
- 커스타드푸딩 http://todayhumor.com/?cook_49354
- 발렌타인 기념 파베초콜릿 http://todayhumor.com/?cook_30289
사실은 S랑 J랑 다같이 S네 집에 가서 만들려고 했는데... S네 집이 멀기도 오지게 멉니다. 모이기도 힘들고요.
그래서 그냥 집에서 혼자 뚝딱뚝딱 아몬드 쇼콜라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S네 동네 가면 S가 엄청나게 맛있는 칼국수 사준댔는데....... 보고있지? 믿는다
재료는 위와 같습니다.
설탕은 1kg짜리 2400원에 사서 계속 쓰고 있구요
가나초콜릿 저거 하나에 500원 하던 시절이 엊그제같은데; 동네 마트에서 두 개 묶어서 할인해서 파는 게 천원이에요.
아몬드는 7~8천원 정도 한 것 같고.
무가당코코아가루('무가당' 중요)는 8천원인가 비싸게 주고 사서 잘 쓰고 있습니다 ㅎㅎ
우선 아몬드를 한 번 볶아줍니다.
어차피 구운 아몬드니까 사실 안 볶아줘도 상관 없는데, 저렇게 하면 수분이 날아가서 더 고소해진다고 하더라구요(?)
잠깐 뒤적거리다가 먹어보니 약간 색이 어두워지고 따끈해진 것 말고는 별 차이를 모르겠어서 관뒀습니다.
아참, 기름 안 두르고 그냥 데우듯이 볶아줍니다.
챔기름 한 번 둘러서 닦아주긴 했는데, 어제 먹은 삼겹살의 흔적이 여실히 드러나더군요 ㅡㅡ 잘 닦았는데 ㅡㅡ
싹싹 닦아서 삼겹살과 기름의 흔적을 지우고 볶습니다.
따끈해진 아몬드를 한 쪽으로 치워 두고 설탕시럽.
전에 커스타드푸딩 만들 때 캐러맬시럽이랑 비슷해요. 다만 물양이고 뭐고 신경 안 쓰고 그냥 대충 부음ㅋㅋㅋㅋㅋㅋ
아빠수저로 '햇반 광고할 때 밥 이만큼 한 술 뜨면 예쁘겠다 싶은 정도'로 서너 숟갈 넣고 물은 소주잔으로 70~80퍼정도 부어 넣었습니다.
아이쿠 끓는다! 할 때 아몬드 우수수.
열심히 뒤적이며 섞어줍니다.
기포가 올라오는데 좀 무섭습니다.
바글바글한데...
'안녕! 자두야?' 에피소드 중 국자에 그 설탕과자 이름 뭐였죠?; 그거... 그거 해먹다가 국자 태워먹은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엄마는 낮잠 주무시고 계셨습니다.
태워먹으면 어떡하지.
아니 어차피 엄마 새 후라이팬 산다고 하셨으니까 괜찮겠지.
물론 저렇게 한다고 해서 안 탑니다.
요런 느낌?
하다보면 설탕물->설탕시럽->설탕결정 느낌이 날 때가 있습니다.
설탕알갱이가 다닥다닥해보이면 옮겨서 한 번 식혀줍니다.
주무시는 엄마를 보며 이 후라이팬은 어떻게할까 하다가 우선 물 담아 뒀는데... 설거지하다가 저놈만 안 건드리고 까먹었습니다.
엄마 부탁해잉.
여튼 좀 식혀줍니다.
이 과정에서 두어 개 집어먹었는데 약간 달달할락말락합니다. 엄청 달 줄 알았는데;
요거 말고도 저거 반 좀 덜되게 한 그릇 더 있습니다.
이제 이런 느낌으로 중탕할 겁니다.
아, 저 정도 아몬드 분량에 3개 쓰면 약간 많습니다.
초콜릿 묻히고 나서 긁어먹었는데 아이 마시쪙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분이 좋으면서도 나쁜 순간입니다.
초콜릿을 보고 있어서 기분이 좋긴 한데... 그릇에 묻어서 어떻게 할 수 없는 아까운 것들이 보여서 슬프기도 하고...
참고로 두 개 먼저 중탕해서 녹인 후 세 번째 걸 넣다가 한 조각만 먹어야지~ 했는데 그걸 중탕용 물로 빠뜨렸습니다.
울 뻔했네요.
수저로 떠서 급하게 먹었습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중탕을 한 후 초콜릿을 한수저 한수저 떠서 고이 옮긴 후 살살 섞어줍니다.
다 잘 묻었다 싶으면 적당히 옮겨서 대충 좀 굳어봐라 하고 내비두구요.
남은 초콜릿은 긁어 먹습니다.
예쁘네요 호호
좀 더 떨어뜨려서 굳히고 싶었는데 큰 그릇도 잘 안 보이고 초콜릿 여기저기 묻히는 것도 아깝고 해서(?)
굳었든 말았든 좀 덜 굳은 게 코코아가루 묻히기엔 편하겠죠 뭐
가루같은걸... 끼얹습니다
은근히 안 묻네요;
초콜릿 코팅 벗겨질까봐 걱정해가면서 슬슬 굴립니다.
어느 정도 굴린 후에는 한 놈씩 잡아서 본격적으로 가루를 묻힌 후 완성!을 외치고 포장용기로 옮기면 편하더라구요.
코코아가루 어느 정도 썼더라.. 대충 8스푼 정도?;;;;
위 사진은 가루 묻히려고 비벼주는 도중의 사진이에요.
완성 후 보면 생각만큼 못생기진 않았어요(?) 저게 뭐 모양 잡아주는 절차가 없어서 걱정했는데 이상해 보이진 않아요.
그리고 멀쩡한 용기에 옮겨 두면... 포장빨 잘받음 ㅋㅋㅋㅋㅋ
맛은 나름 괜찮아요. 볶은아몬드 막 사서 뜯어서 한 번, 살짝 볶아서 한 번, 설탕물에 굴리고 한 번, 초콜릿만 묻혀서 한 번, 코코아가루까지 다 묻히고 완성해서 한 번 이렇게 단계별로 다 먹어봤는데 맛이 급격하게 변하진 않는데 완성품이 맛있긴 맛있어요. 중간에 집어먹지 마세요.ㅋㅋㅋㅋㅋ
쁑
포장끗!
이렇게 해서 쪼끄마한 카드 하나 써서 갖다주려구요
얼굴도 본 적 없는 친구동생 ㄱㅅㄹ야
언니랑 그만 싸우고 수능 잘치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