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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movie_59601
    작성자 : ultracapsong
    추천 : 2
    조회수 : 1028
    IP : 125.136.***.250
    댓글 : 8개
    등록시간 : 2016/07/08 08:14:41
    http://todayhumor.com/?movie_59601 모바일
    영화 곡성, 오컬트로 위장한 사회 전근대성의 비판
    옵션
    • 창작글
    이 글은 제가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kuku1)에 올린 글을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
    우선 영화 곡성은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는 영화라는 것을 이해하고 이 글을 읽기 바란다.
    사실 나는 이런 무책임한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영화로서 기본이 덜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의 한 씬 한 씬은 기차길의 침목과 같은 역할이다. 종착역을 향해 놓여진 침목은 어느 하나 남거나 모자라는 법이 없다.
    또한 기차를 한 방향으로 보내기 위해 철로를 받치는데 한 치 오차도 없다. 오차가 있으면 기차는 종착역으로 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말을 향해 가는 영화의 장면 하나 하나가 영화의 결말과 다른 방향으로 놓여 있다면 관객의 혼란만 불러 일으킬 뿐이다.
    정해진 결말이 없다고? 관객이 알아서 상상 하라고? 너무 무책임하다. 만약 영화가 아니라 소설이나, 만화를 그렇게 만들었다면 
    책을 다 읽기도 전에 던져버렸을 것이다. 영화는 표를 사서 극장에 들어간 순간 2시간여를 꼼짝 없이 희생할 수밖에 없다.
    언제나 던질 수 있는 책과는 다른 것이다. 

    어쨌거나 나는 잘 짜여진 하나의 빈 틈도 없는 영화를 좋아한다. 마지막 결론을 보며 "아~ 그 장면은 그것을 의미하는구나! "라고 
    이해가 되는, 감독이 정말 많이 고민하고 한 씬 한씬을 촬영하고 편집한, 그런 영화가 좋다.

    곡성은 빈 틈이 많은 영화다 여러가지 해석이 많이 있다. 일본인과 일광을 악으로, 무명을 선으로 보는 해석이 대부분이다.
    나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다. 일본인이 마지막에 악마로 변신하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보기엔 미심쩍은 부분이 너무 많았다.
    한마디로 기계장치의 부품을 설계도 대로 조립하고 보니 톱니바퀴들이 서로 맞물려 돌아가지 않는 것이었다. 

    필자 나름대로 해석한 영화 곡성은 다음과 같다.
     
     
    1. 일본인
     
    일본인은 악마인가? 일반적으로 일본인을 악마로 보는 증거는 다음 두가지이다.
     
    가. 전라도 사투리로 "깨 벗고" 훈도시만 입은 채 짐승을 날것으로 먹는 장면. 이것을 봤다는 사람은 건강원 주인인데 뇌진탕으로 기절했다 깨어나며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꿈인지 사실인지 모르는 것을 본 것이다. 환상인지 제대로 본 것인지 알 수 없다. 만약 사실이라면 일본인의 공격을 받아 상처를 입었다던지 해야 됐을 텐데 붉은 눈의 일본인이 다가오는 장면에서 진술은 멈춘다. 또한 주인공인 종구가 화재로 타버린 두번째 살인 현장에서 본 외지인의 식육 현장은 놀라 소리치며 잠에서 깨어나는 것으로 보아 꿈이 확실하다.
     
    나. 일본인이 두번째 살인자인 미친 여자를 강간했다는 소문. 종구의 친구가 그 강간 사실을 설명하는 씬을 보면 불과 2~30미터 정도의 
    거리에 여러명인 성인들이 낚시를 하는 것이 보인다. 일본인이 여자를 덮치는 순간 여자는 크게 비명을 지른다. 한마디로 말도 안되는 
    상황이다. 
     
    이렇 듯 일본인에 대한 소문은 모두 증거로서 능력이 부족하다. 그러면 소문 말고 일본인이 보여주는 행동을 분석해 보자.
     
    가. 일본인이 범죄를 저지를 마음으로 무대가 되는 마을을 찾는다고 생각해 보자. 곡성처럼 외부와 단절된 마을에(일광이 곡성에 들어오는 장면을 떠올려 보자 상당히 험한 고개를 넘어 오는 것으로 곡성이라는 마을이 외지와 단절된 곳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자리를 잡을까?
    이런 마을일수록 외지인에게 너그롭지 못함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 또 너무나도 쉽게 외지인이라는 것이 발각된다. 한마디로 행동이 자유롭지 못하다. 곡성은 외지인이 범죄를 저지르고 숨을만한 곳이 못된다.
     
    나. 일본인은 깊은 산에 살고 있다. 일반적으로 산신을 모시고 수도를 하는 사람의 행태이다. 영화 중반에 일본인이 폭포에서 몸을 닦고 
    기도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수행자의 흔한 행동이다. 일본인은 산신 또는 수호신에게 역행하는 존재가 아니다. 일본인이 산신과 싸운다면 산신의 나와바리에 들어가 살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일본인은 마을과 떨어진 산 위에 살면서 마을의 문제를 조망하고 관찰하는 제3자의 모습이다.
     
    다. 일본인의 집에 종구와 동료 경찰이 왔을 때 일본인은 아무 동요도 보이지 않았다. 종구와 동료 경찰이 재단과 희생자의 사진이 붙은 방을 봤음에도 말이다. 이 방이 범죄의 장소라면 이렇게 담담한 모습을 보이지는 못했을 것이다. 종구가 두번째로 일본인의 집을 방문하여 행패를 부릴 때 일본인의 대답은 "내가 여기에서 뭘 하는지 말해도 믿지 못 할 것이다" 였다. 보통 범죄를 숨기려는 사람은 범죄를 숨기기 위한 거짓말을 하려 하지 이런 식으로 대답을 하지 않는다. 또한 종구가 개를 죽이고 재단을 훼손했을 때 일본인이 보인 행동은 체념한 사람의 모습이었다.  툇마루에 앉아 해가 저물때까지 개의 시체를 까마귀가 파먹어도 아무 움직임 없는 일본인의 모습은 선의를 행하려다 오해를 받아 매도당한 사람이 맨붕에 빠진 모습이었다.
     
    라. 일본인의 옷차림, 밥상, 물건 값을 깍고, 버스를 타고 다니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그는 금전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가 만약 이 모든 것을 꾸민 악마이고 일광과 한패라면 그렇게 쪼달리며 살지는 않을 것이다.
     
    마. 일본인이 종구와 그 일당들에게 쫓겨 달아나는 장면을 보면 그저 힘 없는 노인일 뿐 아무런 초월적 힘이나 술수를 보이지 않는다. 자기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말이다.
     
    바. 일본인의 사진 촬영을 영혼을 빼았는 것이라고 해석하는 분들이 많은데. 사진이 발명되고 초기에 비문명 국가에서 원주민들이 그런 생각을 가졌다는 이야기는 있어도 현대 저작물이나 영화에서 사진을 이용한 영혼 탈취는 거의 들어보지 못 한 이야기다. 일본인은 악귀에 들린 사람이 정상이었을 때 사진과 범죄를 저지른 후(또는 사망 후) 사진을 찍어 그 악귀에 대해 분석을 하려는 용도 및 사진을 재단 위에 붙이고 원혼을 달랬던 것으로 보인다. 제사상이나 장례식에 망자의 사진을 올리는 것은 흔한 것이 아닌가?
     
    사. 일본인이 조류도감을 가지고 있었다던지 일본인 집으로 가는 길에 까마귀가 많이 보인 것으로 보아 일본인은 새를 가까이 두고 조종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 사람이 까마귀를 죽여 종구네 집 장독에 넣어 저주를 했으리라고는 생각하기 힘들다.
      
    이상의 증거들로 미루어 볼 때 일본인은 이 모든 혼란을 초래한 원인이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저 주술에 능하고 호기심이 많은, 이 마을 풍습과 다른 행동으로 마을 사람들의 분노를 일으킨 외지에서 온 사람일 뿐이다.
     
     
    2. 일광(무당)
     
    일광의 정체는 무엇일까? 
     
    가. 일광은 집에 들어올 때 항상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대문 밖에서 안쪽을 세심히 관찰 한 후 자기를 해하는 것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들어온다. 처음 종구 집에 왔을 때에도 그랬고, 영화 끝부분에 들어 올 때에도 그랬다. 일광은 조심성이 많은 사람으로 보인다.
     
    나. 일광은 이름이 의미하는 것이나 훈도시를 입고 있었던 것으로 봐서 일본 신을 모신다던지, 일본에서 수행을 했던지 일본과 관계 있는 무당이다. 물론 현대의 일본인들은 훈도시를 입지 않는다.  현대 일본에서는 민속 공연이나 축제 등 행사에서 훈도시 입는 것을 겨우 볼 수 있는 정도다. 하지만 무당이라는 것이 우리나 일본이나 전근대적인 유물이라 복장도 과거의 것을 따르고 있다고 보면 문제는 없어 보인다. 
     
    다. 일광과 일본인은 협력 관계인가? 사실 영화를 처음 볼 때 일광의 훈도시를 보고 너무 노골적으로 일광과 일본인의 관계를 노출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는데 영화의 후반으로 갈수록 일광과 일본인이 협동하고 있다는 어떤 증거도 찾을 수 없었다. 훈도시와 동일한 모델의 미놀타 카메라를 쓴다고 해서 협력한다는 증거로 보기엔 약하고, 둘의 행동으로 공동의 이득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아무것도 없다. 하는 행동을 봐도 그냥 각자 자기 할 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일광의 말로 인해 일본인이 위험해진다. 따라서 일광과 일본인은 협력 관계가 아니다. 
     
    라. 일광은 효진에게 살을 날렸는가?  일반적인 굿은 살을 날리는 것이 아니라 살을 푸는 것이다. 살풀이라고 하지 않던가.
    남을 저주하는 행위는 그 반대급부(나도 그만큼의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가 무섭기 때문에 무속에서도 금기처럼 여기고 있다.
    어쨌거나 일광이 보는 효진이의 상황은 악귀로 인한 병이기 때문에 퇴마가 필요했을 것이다. 일광이 살을 날린다, 또는 위험하다고 종구에게 설레발치는 것은 천만원이라는 큰 돈을 받아내기 위한 수작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일광이 한 굿은 퇴마를 위한 굿이고 그것은 효진이 육체 안의 악귀와 싸워 물리치는 것이므로 효진이가 괴로워 하는 것은 당연하다. 정확하게는 효진이가 괴로워 하는 것이 아니고 그 안의 악귀가 괴로워 하는 것이다. 그래서 퇴마 영화의 효시인 엑소시트를 보면 귀신들린 소녀를 퇴마하는 방에 소녀의 엄마는 안들어간다. 그만큼 퇴마의 과정은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일광의 정체는 그저 무당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모든 것을 무당의 시선으로 보고 해결하려는 아니 어쩌면 무당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그 직업의 본분에 충실한 사람이라고도 할 수 있다. 덕분에 마을사람들 여럿이 죽어나가게 된다. 
     
     
    3. 무명
     
    무명이야말로 선인가 악인가?
     
    가. 무명은 인간인가? 여러 증거로 보아 무명은 인간이 아니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출몰하는 것도 그렇고 희생자의 옷이나 물건을 가지고 있는 것도 이상하며, 순식간에 사라지기도 하며 이동하기도 한다.
     
    나. 무명은 신인가? 신 또는 수호신이라면 막대한 힘으로 이 지방 사람들이 악귀에 의해 고통받는 상황을 막으려 할 것이다. 하지만 멀리서 방관하기만 할 뿐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않는다.  어쩌면 신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속세에 관여하지 않는 신. 그러나 무명은 종구에게 일본인에 대한 소문을 들려주며 종구를 의심에 빠지게 했고, 영화 후반부에 종구를 집에 들어가지 못하게 함으로서 효진으로 하여금 엄마와 할머니를 살해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주었다. 
     
    다. 무명이 인간도, 신도 아니라면 무얼까? 악귀인가? 악귀로 보기엔 사악함이 부족하다. 곡성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보고는 있지만 조종하고 있지는 않다. 나쁜 소문을 퍼트려서 사람을 현혹하지만 직접 능력을 발휘하지는 않는다. 

    필자는 무명을 곡성이라는 마을 그 자체로 본다. 곡성이라는 마을을 인격화 한 것이다.
    외지와 단절된 시골 마을의 모습. 그것이 곡성이라는 마을의 특징을 만들었다. 외지인을 경계하고, 나쁜 소문은 증폭되어 쉽게 퍼지며, 다른사람의 험담을 좋아하는, 과학적으로 분석된 결과(버섯 중독 등)보다 흉흉한 소문을 더 신뢰하는, 병원보다 무당의 힘을 믿는, 법과 공권력보다 지역 주민의 폭력이 더 가까운, 이런 모습들이 외지인인 일본인을 악마로 몰아 죽음에 이르게 하고 주민들의 과학적 치료를 지연시켜 연쇄살인을 만든 것들이 아닌가?  
     
     
    4. 독버섯이 광기의 원인이라는 증거들

    필자는 모든 사건들이 악귀에 의한 것이 아니라 독버섯의 환각상태에 빠진 사람들이 벌린 일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전반에 걸쳐 독버섯이 원인이라는 증거가 나오는데 무명, 일광, 소문에 현혹된 관객은 이 증거들을 무시한다. 곡성 주민들과 마찬가지로..

    가. 첫번째 살인의 범인에 대한 국과수의 혈액 감정 결과 독버섯 성분이 검출되었다.

    나. 마을 피부과에 독버섯에 의한 피부병 환자가 진료를 받았다.

    다. 부제가 좀비에 물려 병원에 누워있을 때 TV에서 독버섯으로 건강식품을 만든 업체가 적발 되었다는 뉴스가 나온다.

    라. 효진이 병원에 입원하고 하루만에 호전되어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마. 성당 신부는 직접 확인하지 못한 괴소문보다, 병원을 믿고 치료받으라고 종구에게 충고한다.

    바. 살인 사건이 났던 집들은 모두 병원 치료보다 무당에 의지하여 치료를 하려고 했다.

    사. 양이삼 부제가 삼촌의 살인 현장에서 경찰에게 들은 말 "아무래도 삼촌이 약을 먹은 것 같소. 온 마을이 그거 때문에 난린데." 경찰은 이미 이 모든 사건을 독버섯으로 인한 사건이라 결론 짓고 있는 것을 이 말에서 알 수 있다.
     
     
    결론은 다음과 같다.
    어느 마을에 먹으면 환각 상태에 빠지게 하는 독버섯으로 인해 가족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다. 어떤 건강식품 회사는 이 버섯으로 건강식품을 만들어 파는 것이 적발되기도 하였다. 경찰은 독버섯 중독이라는 결과를 발표하였다. 그런데 마침 이 살인사건이 발생할 즈음 이 마을에 외지인이 들어온다. 이 사람은 마을 사람과 어울리지도 않고 낚시를 즐기며 산 속에 혼자 살고 있다. 외지인에게 너그롭지 못한 마을 인심은 마침 벌어진 살인 사건을 외지인의 탓으로 돌린다. 소문은 증폭되어 "외지인이 강간범이다", "깨벗고 야생동물을 날걸로 먹는다"며 확대 재생산 된다. 비슷한 살인사건이 계속 일어나고 참다 못한 마을 사람들 중 몇 몇 대표가 외지인의 집에 가서 보니 희생자의 사진을 붙여 놓고, 짐승 머리로 재단을 만들어 놓은 모습이 소문과 맞아떨어지는 것 처럼 보인다. 마을 사람들 중 희생자가 계속 나오자 희생자의 가족이 주동하여 외지인을 죽인다. 허나 외지인이 죽었다고 아무것도 바뀐 것은 없다. 버섯의 중독자는 또 그렇게 가족을 살해하고 영화는 마무리된다. 
    출처 http://blog.naver.com/kuku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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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7/08 18:21:41  110.175.***.247  보검이모  12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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