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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59357
    작성자 : 우키부깅깅
    추천 : 12
    조회수 : 2890
    IP : 222.109.***.22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3/10/26 01:03:32
    http://todayhumor.com/?panic_59357 모바일
    시체소굴 1~4
    보시기 편하라고 합쳐서 다시 올립니다.
    많은 관심 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천천히 써 나갈 생각이고, 분량이 조금 길어질거같아서. 생각도, 연구도 , 더 해야 할것 같습니다.
    정리되는 대로 더 올리겠습니다.
    다시한번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

    시체소굴

    그날은 무척 비가 많이 내렸다.

    아침부터 내린 비는 저녁이되서도 멈출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두꺼비집이 타는 냄새를 보이더니. 이내 덜컥하고 집이 어둠속에 잠겨버렸다.

    디아블로2를 열심히 하고있던 나는 갑자기 컴퓨터가 픽하는 소리와 함께 꺼져버리자. 짜증이 낫다.

    엄마 

    엄마!!!!


    대답이 들리지 않았다.

    원래대로라면. 큰방에서 티비를 보고있어야할 엄마다.

    아니 그것보다 정전이 됐음에도, 집안이 이렇게 조용할수 있는가.

    장대같이 쏟아지는 빗소리외에 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엄마


    엄마!!!!!

    난 무서운 마음에 방문을 향해 크게 소리질렀다.

    대답은 없었다.

    1층엔 할아버지가 있을테고.

    2층방엔 엄마, 아니면 아빠라도 있을텐데.

    왜 아무도 대답이 없지.


    난 2층내방문을 열고 나가. 복층 계단을 마주보고 섰다.


    새까맣다.

    고개를 돌리자  꾹 닿힌 엄마방문이 눈에 들어왔다.

    당연한일이겠지만. 불빛은 없었고. 문밖으로 어떤 소리도 새어나오지 않았다.


    문을 열고 들어가려던 나는 아. 소리를 짧게 뱉고는 발을 멈추었다.


    다 죽었지.

    저방을 열고 들어가면. 시커멓게 썩어가는 시체들이 이불에 돌돌말린채, 붙박이장안에 들어있다.

    내가 죽인 사람들. 

    문을 열면 냄새가 새어나오겠지.

    한여름이라 시체에는 구더기도 가득하겠지. 문틈을 문풍지로 꾹꾹 다 메꿔놓았으니 문을열면 그냄새가..


    그때였다. 계단밑에서 인기척이 느껴진것은.


    누고!


    버럭소리지르며 계단밑을 보자. 할아버지가 후레쉬를 들고. 서있다.


    아 할아버지.


    할아버지. 정전이네예


    말이없으신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바닥을 응시한채.계단밑에 우두커니 후레쉬를 들고 서 계신다.


    할아버지. 우짜까요. 촛불이라도 킬까요


    할아버지는 대답대신, 두꺼비집으로 걸어가 배전반뚜껑을 여신다. 


    딸깍 딸깍 


    집안의 온갖 수리를 도맡아 하는 할아버지도 고치기 어렵나보다. 


    “저. 가가꼬, 퓨즈 한개 사온나.”


    내 얼굴에 싫은티가 확 


    난 대답대신 소파에 원투펀치를 먹였다.


    ‘아뿔싸. 할아버지한테 또 회초리..’


    6.25상이용사 출신이신 할아버지는 어릴때부터 그렇게 날 때렸다.


    유치원에 들어가기전에도. 엄격하게, 군대예절을 가르쳤다. 


    할아버지에게 , 진지드셨어요? 라고 하면 맞았다. 진지드셨습니까?가 예의에 맞는 말이라고 배웠다.


    심부름은 칼같이 해야하며. 쉽게말해서. 우리집에서는 할아버지가 가장 고참, 내가 가장 쫄병이다.


    내가 태어나기전에는 할머니도 많이 때렸다고 하는데..

    본적은 없는데 가끔 내 다리에서 피가 철철날때까지 때리시는거보면. 그랬을거같다. 


    아무튼, 나는 뭔가 날라오겠지. 라는 생각에 움찔하고 있는데.

    의외로 할아버지는 아무 대꾸가 없으시더니. 

    아무말없이 우산을 펴고 밖으로 나가신다.

    죄송한마음에. 

    “할아버지 제가 가께예. 비마이 옵니더.”



    “아이다 쉬라.”


    죄송한 마음이 자꾸들어서 불안하기도 하고 .

    빗소리외엔 고요한 집안에 홀로있는것도 싫다. 


    장마가 끝나면. 본격적인 여름이 될텐데...

    저 시체들.. 어떡하지...


    하아..

    땅이꺼져라 한숨을 쉰다. 


    ...



    맨처음 살인은 우발적이었다. 


    기억도 좀 희미한데. 누군가 날 죽이려고 우리집에 침입을 시도했었다.


    그러니까 물론 그사람도 첨부터 날 죽이려고 한건 아니고. 


    내가 혼자 집을 보다가 강도를 당한거다.


    쬐깬한 초딩5학년, 

    그것도 살쪄서 디룩디룩한 애가  눈물콧물범벅이되서. 살려달라고 연신 콧물을 들이키고 있는데. 

    그사람은 첨부터 우리집을 털러온건 아니고. 날죽이려고.. 아니 누군가를 죽이려고 온거같다.

    암튼 어릴때 할머니가 쓰던 부엌칼을 들고.  나를 어떻게 죽일까 고민하던 그사람은 



    ..근데 왜날 죽이려고 했을까...



    공교롭게도 내가 찌른 칼에 죽었다. 죽었던가. 


    내 기억에는 죽인 기억은 잘 없고.,아니다. 죽였구나. 


    내가 엄마방에 무릎을 끓고 덜덜덜 떨고 있다가, 만년필로 정확하게 눈을 찔렀다.


    초딩돼지새끼가 또 힘은 좋아가지고, 비틀거리는 사람을 눞혀서 다시 부엌칼로 몇번 더 찔렀다.


    움찔하다가 조용해졌다.


    엄마아빠는 여행중이었고. 저녁이 되어 주차장에서 일을 마치고 온 할아버지는 2층까진 잘 올라오시지 


    않았기때문에 난 시체를 이불에 돌돌말아. 엄마방 티비밑 붙박이 장에 넣었다. 


    엄마아빠는 제주도를 가셨고. 결혼후 첫 부부여행이라 한 삼박사일은 걸린다고 했다.


    그날밤 학원을 다녀온 형이. 엄마아빠방에 들어가는걸보고 난 굉장히 당황했다.


    다행히 형은 아빠가 빌려 놓은 에로비디오를 보는지, 방에서는 여자의 신음소리만 흘러 나왔다. 


    잠시후 형이 벌개진 얼굴로 방 밖으로 나왔지만. 시체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깨끗히 치워놨으니까 모르는게 분명했다.


    내일은 수학경시대회라 일찍 자기로 했다. 


    학원선생님인 아빠는 형과 나의 성적에 매우 민감해 하신다. 


    내일도 ,분명히 ,많이 틀리면, 엄청 혼날거다. 그것도 공개적으로.


    난 일치감치 불을 끄고 누웠다.


    자기전에 엄마랑 통화를 했는데 별다른 이야기는 하지않았다.  

    걱정시키는 건 좋은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다음날.


    형과 아침부터 부엌에서 햄을 부치고 밥을 하고 난리를 쳤다. 부엌에 대장이 사라졌으니

    오늘은 우리가 요리사, 엄마가 찬장에 숨겨뒀던 햄을 귀신같이 찾아내어 지지고 태우고 난리를 한바탕,

    한솥가득히 엄마가 끓여놓고간 미역국도 다시끓이고, 할아버지와 함께 아침을 먹었다.


    학교에 도착했다. 학교에서의 나는 

    소위말하는 왕따..일지도 모르지만, 독서를 열심히하고, 나름 첫시험에서는 일등도했다,

    단 아이들과 그닥 교류가 없는아이, 점심시간에 남들이 피구할때, 혼자서 책보는 아이, 뭐 이정도.

    엄마가 촌지를 뿌려서일까. 선생님들은 사람에 따라. 날 무척 이뻐하기도, 혹은 성격에 결함있는 돌봐줘야할 아이, 이렇게 분류했다. 


    책상에 앉아서 수업을 듣는둥 마는둥, 머리속엔 한가지 생각뿐이었다.


    ‘어떻게 하면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할수있을까.?’


    경찰에 신고해야한다는 생각은 들지도 않았다.

    조용히 없던일로 만들어야한다, 안그러면 엄마아빠가 날 감옥에 넣을것이고. 형은 날 살인자라고 평생 괴롭힐것이고, 학교에서는 더러운잘난체하는돼지살인자. 이정도..


    그리고. 며칠전부터 계속되었던 생각.

    ‘만약에  우리 가족이 죽으면 우짜노, 그 일당이 찾아와서 보복하고 우리가족을 다 죽이면 으뜩카노. 내가 지켜내야지. 내가 다 지킬기다

    내가. 다 지킬기다.’


    수학경시대회가 어떻게 끝났는지도 모르겠다.

    점심시간에 밥을 먹는둥 마는둥

    같은반놈이 똥침을 하고 놀리면서 달아낫지만, 눈길조차 주지않았다. 


    불안한 마음은 가시지 않았고. 집에오면서는 더더욱 주위를 잘 살폈다.

    미행하는 사람은 없을까. 누군가 우리집을 지켜보고있을지도 모른다.

    큰길을 피해, 늘 가던 떡볶이 집도 들르지 않고, 골목으로 후다닥 뛰어왔다.


    집앞은 조용했다. 적어도 지금은 누군가 있는거 같지는 않았다. 

    늘그랬듯 신문배달통에 손을 넣어 열쇠를 꺼내 문을 열었다. 

    진달래가 양쪽으로 곱게핀 길을 조금 따라 걸으면, 현관이 나오고, 현관앞에는 작지만 정갈한 잔디밭이 있었다. 연못도있는데 비단잉어들이 몇마리 들어있다.


    할아버지는 주차장으로 출근하신거같다.  평소같으면, 집에 있는 에로비디오를 몰래 틀어볼생각을 했겠지만. 지금은 생각도 들지 않았다. 난 조용히 2층 내방 창문 한구석에 얼굴을 디밀고, 주변을 관찰했다.


    잠시후.

    누군가 현관을 여는 소리가 들린다. 심장이 쿵쾅쿵쾅 뛴다.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빨리 올줄은 몰랐다. 

    그때 그새끼는 역시 조직에서 보낸게 분명하다. 엄마아빠가 여행가는걸 알고 돈을 털어오거나 어린아이를 납치하라고 시켰겠지. 누가봐도 난 잘사는집 애같이 살도 찌고 ,어디서들었는데 어린아이기름을 짜서 팔면 에이즈치료약으로 쓴다고했다.

    한놈을 보내고 나머지는 기다리고 있을텐데 소식이 없지, 그래 무슨일이 생긴걸 알고, 확인하러 온다

    그리고 왔다. 

    .

    난 미리 챙겨놓은 부엌칼을 한손에 쥐고,  귀를 기울였다. 

    삐그덕삐그덕, 마루를 밟는 소리가 들린다. 난 살금살금, 책상밑에 숨었다.

    그래 내가 차라리 나혼자 있어서 다행이다. , 우리가족이 해를 입을 필요도 없고, 내가 해결하면 된다

    겁은 낫지만, 사명감에 초사이어인이 된듯한 기분이다. 

    전에 그새끼도 눈을 찌르니까 한번에 가더라. 급소, 급소가 중요하다.


    한참을 삐그덕 거리며, 1층을 배회하던 발소리가 갑자기 조용해졌다.

    ..

    난 모든신경을 1층에 쏟았다. 

    지금 내 머리속엔 게임의 미니맵마냥, 큰 네모안에 놈의 위치가 빨간점으로 찍히길 기다린다.


    쿵.


    계단을 오르나보다.... 



    미칠듯이 심장이 뛰었다. 

    다리에 힘이 풀려서 아무것도 할수없을거같았지만, 난 엉금엉금 기어서 문앞까지 갔다. 



    쿵.


    .


    쿵..


    올라온다. 



    아는 사람 일수도 있다. 

    엄마가 여행동안 고모에게 할아버지랑 우리 밥을 챙겨달라고 했으니 .고모일수도 있다.

    지금이라도 밖에대고


    ‘고모 왔심니꺼!.’ 


    차마 용기가 나지않았다.

    만약에 고모가 아니라면....

    아니다. 이런생각할때가 아니다. 일단은.   곧. 올라온다. 

    발소리는 천천히 계단을 타고 오른다.


    나는 열린 문뒤에 몸을 숨기고, 밖의 동태를 살폈다.


    고요하다. 바깥은 숨소리조차 나지 않았다. 오직. 발소리 뿐이다. 


    쿵.


    쿵..


    ..


    발소리가 멈췄다. 

    머리속의 미니맵에, 빨간점이 소름끼치게 찍힌다.

    그사람은 닫힌 엄마방 앞에 잠시 서 있는다. 

    고개를 돌리면 바로 내 방.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인기척이 느껴진다.

    남자다. 그것도 모르는 사람의 숨소리.

     


    나는 두 손으로 부엌칼을 꽉 잡으며, 당장이라도 상대방을 먼저 덥칠 기회를 노린다.

    불쑥 오토바이헬멧을 쓴 얼굴이 방안으로 들어온다.


    아아아악

    난 소리를 지르며 부엌칼을 헬멧 바로밑.목부분에 쑤셔넣었다.

    우우웁

    깊게 박힌다. 피가 콸콸콸 칼자루를 타고 흐른다


    헬멧이 소리지른다.


    “태훈..아.. 태훈아..이게 우짠....”



    ‘아.. 고..고모부..’


    덜덜덜.


    ‘고모붑니꺼..’

    ‘고모붑니꺼..’


    땡그랑.


    고모부 손에서 쇠파이프가 떨어진다.

    쇠파이프가 계단을 타고 구른다.

    고모부는 헬멧안에다 피를 울컥울컥 토해낸다.

    헬멧을 벗으려고 하지만 내가 꽂은칼이 헬멧끈에 박혀서 벗어지지 않는다.


    머리속이 새하얘진다.


    “고모부... 여는... 우짠..일입니꺼..”

    눈물이 터져나왔다...


    “11..9.. 11..9 불러라...”


    전화기..

    전화기 찾아서 ..

    빨리 119를 .. 불러야하는데..


    고모부가 이시간에

    쇠파이프를 들고..

    우리집을..

    왜 하필..

    이시간에..


    설마.



    한패.


    차분해진다.

    고모부가 범인인걸. . 알게되자.. 오히려 차분해진다.

    택시기사하다 도박에 빠져 집까지 날리고, 고모한테 빌붙어서 갈비집 주차장관리나 하는 .

    나를 유괴해서 돈좀 뜯어내서. 또 도박이나 하려고 했겠지.

    평소에도 나를 별로 안좋아했고.

    식구들 다있는데서 날 놀리고.

    한번은 발바닥 굳은살을 떼서 쥐포라고 나한테 먹이고. 낄낄댔고.

    자기아들 내가 때렸다고 , 날 정신병자처럼 보던 그 눈빛.


    패거리를 먼저 보낸다.

    그리고 돈좀털어보려고 했는데 소식이 없었고

    본인이 직접와서 날 유괴하려고 했다. 

    유괴했더라도 내가 아는얼굴이니까 돈만 받고. 날 죽였을꺼야.



    전화기를 놓았다.

    대신 계단으로 떨어진 쇠파이프를 집어들었다.

    계단이 좀 미끄러웠지만 목에꽂힌칼을 내리쳐서 목을 뚫어버리는데까지 5분도 안걸린거같다.

    이불로 둘둘싸서 엄마방 붙박이장에 넣는데까지 한시간. 

    여기저기 튄 피를 구석구석닦는데 두시간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고 모든 정리는 다끝났다.



    다 끝난거다.


    이제 정신차리고,  숙제나 하자.

    어차피 학원은 못간다. 또 누군가 올수도 있고. 시체도 지켜야한다.

    엄마아빠가 돌아오기까지 이틀남았다. 그사이에 어떻게든 시체를 버려야한다.


    물론 찰나지만 

    고모부는 그냥 들린거일수도 있을거라고.. 한패는.. 아닐거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아니 맞다.

    그런새끼다. 그럴만한 놈이다

    충분히 그럴수있는 사람이다.

    저번에 도박하다 걸렸을땐 고모 머리채를 쥐어뜯고 갈비집 식탁도 다 부셨다고 했다.

    고모를 위해서도 잘 죽인거 같다고 생각했다

    사실 고모도 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아깐 좀 무섭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그래서 울었는데

    이젠 잘 모르겠다. 난 이미 두 사람이나 죽였고.

    나는 소중한 내 가족을 지켜냈다.

    좀 더 강해져야 할것같다. 

    운이 좋아서 두명 다 내가 이겼지만. 

    여러명이 동시에 날 덥치면 난 질거다. 아까도 분명히 운이 좋았다.

    그리고 내가 지면 우리 가족도 다 죽는다.

    특히 우리엄마가 다치면 안된다. 우리엄마는 ..정말 너무 소중하니까.

    ..

    ..

    .

    !



    집에다 덫을 설치하자.!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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