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 13년차 결혼 7년차 여자 입니다.
오유를 보게 된지는 얼마 안되었는데 눈팅만 하다가.
요새 부쩍 그런 것인지 여자 남자 결혼이나 돈문제에 관해 글들이 많이 올라 오길래.
열받아서?
여자 입장에서 글 올립니다.
맞벌이 이야기 (살림하는 여자는 찌질이)
정말 짜증납니다.
살림 해보셨어요? 해보고 그딴 소리가 나옵니까?
삼시세끼 밥차리는게 장난으로 보입니까?
맨날 해도 해도 티도 안나는 청소는요? 빨래는요? 다림질은요?
게다가 시댁 경조사는 왜 남자가 안챙기고 여자가 챙기는데요?
남편은 우리 엄마 생일도 아니 심지어는 자기 부모님 생일도 몰라서 내가 알려줘야 하는데요?
왜 모든 일가 친척들 안부전화를 며느리한테 하라고 하는데요. 전 작은고모님 얼굴도 본적 없는데요?
이것까지 다 살림 입니다.
뭐 그래도 여기까진 애가 없다면 솔직히 할만 합니다.
애 태어나봐요 독립할때 까지 묶입니다.
정말로 삼시 세끼 + 간식 매일매일 고민하고 만들고 장보고
애는 들러 붙어서 떨어지지도 않고 밥도 못먹게 하고 이건 내가 있는건지 없는건지.
애는 자꾸 놀아달라고 하고 내 체력은 바닥이고 뭘하면서 놀아줘야 될지도 모르겠고.
우울해지고 이게 뭐하는건가 싶고...
애가 학교가면 괜찮지 않냐구요?
회사에 초등학생 아들을 둔 언니가 있는데 하루는 밥먹다가 서럽게 울더이다.
학교에서 학부모 오라고 하는데 계속 못가다가 한번 갔는데
어쩜 그렇게 다른 엄마들이 따돌리는지 모르겠다고.
자기들은 빈번히 찾아와서 청소하고 애들 챙기고 선생님 챙기고 하는데 이제 겨우 한번 찾아온거냐고.
화낸다고..
내가 이러면서까지 회사다녀야 되는지 모르겠다고...
그 언니도 힘들겠지만 언니 이야기를 들어보니 살림 하시는 분들 장난 아니더이다.
요즘 세상 흉흉해서 아이 등하교 시켜주시는 분들도 많고 학교에서는 뻑하면 불러대고.
아이들 숙제 도와주고...
거기다가.
맞벌이 하는 분들은 애 둘 낳을 엄두도 못냅니다.
그 언니 아들은 매일 정말 시도 때도 없이 심심하다고 전화 합니다.
"엄마 나 뭐했어. 이제 뭐 할 껀데." 등등.
회사가 자유로워서 언니가 전화를 잘 받을 수 있으니 다행이지 그런 환경의 직장이 아니라면
아이한테도 정말 안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직장 13년차 출산한지 3년차로써 느끼는건
직장다니는게 살림에 비해 10배는 쉽습니다.
자기성취도도 있고 틈틈히 쉴 시간도 있고 다른 사람하고 대화도 할 수 있고 체력적으로도 훨씬 쉽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를 보고 있으면
나 초딩시절 학교에서 돌아오면 엄마가 도너츠도 만들어 기다려 주시고 매번 따뜻한 밥 해주셨는데.
친구들이 놀러오면 간식 다 챙겨 주시고 놀아주셨는데..
얘는 그걸 못느끼고 살겠구나...
내가 어릴 때 목에 열쇠걸고 다니는 친구 안타깝게 보던 것처럼 얘도 그렇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돈이고 자기 성취고 뭐고 다 때려치고 살림이나 할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사실 남편도 그걸 원하고 있습니다.
직장 다니는 대부분의 결혼하신 분들도 (남자나 여자나 모두) 그놈의 돈 아니면 맞벌이 원하시는 분
거의 없습니다. (100%란 소린 아닙니다.)
도대체 살림하면 빌 붙는거라는 발상이 어디서 나오는건가요?
얼마전 베오베에 간 만화 중에 여자가 "시댁에 용돈 20만원 드리면 친정에도 20만원 드려야지"
라는 대사에 남자가 움찔 하는거 보고...
아 이게 남자들 생각이구나 싶었습니다.
여자가 살림 하는게 일도 아니라고 생각하는구나...
장난해요? 그런식으로 직접 눈에 보이는 돈의 가치 가지고 따지고 차별 둘꺼면.
솔직히 니가 살림해라 내가 돈 벌께 라고 하고 싶습니다.
가정부랑 보모 써봐야 '아~ 살림 하는 일당이 대충 이정도네' 하실껀가요.
거기다 +쏟는 애정까지 돈으로 환산 하실껀가요?
솔직히 미혼 여성 분들 중 멋모르고 결혼하면 회사 때려치고 살림해야지 하는 분들이 있는것도 사실 입니다.
그리고 결혼해서 힘들다고 찡찡 거리다가 적응해 가는거죠.
살림이 적성에 맞으면 정말 정말 행복한 겁니다. 여자나 남자나 둘 다요.
계기야 어찌 됐던 살림 무시하지말았으면 좋겠습니다.
게다가 살림은 휴일도 없습니다.
애 보고 찡~ 한것만 아니면 평생 살림 안했으면 좋겠는데
모성이란게 무시 못하겠더군요. 하루 열두번도 더 흔들립니다.
그리고 결혼시 집문제랑 혼수 문제.
이건 여자분들께.
대한민국 통념상 '남자가 집해와야지.' 라고 생각하는 분들 많은거 사실 입니다.
이건 뭐 이유도 없고 그냥 '다 그런거 아니야?' 인 개념인데.
그건 예전에 정말 '시집' 을 갈 때 이야기죠.
결혼하고 친정하고 눈물 흘리면서 안녕~ 하고 시댁에 들어가 살아야 하니까 남자가
'따님 감사히 받겠습니다.' 하고 집 마련 하는거 아닌가요?
남자 분이 정말 능력 있어서 혼자 벌어 번듯한 집 마련했다면 그걸 마다 하라는게 아닙니다.
첫 출발 번듯한 집에서 하면 좋죠.
헌데. 제발 부모님까지 끌어들이지 마세요.
그 분들도 힘들게 모은돈 노후자금 하셔야지 그것까지 등꼴 빼서 자식들한테 집 사줘야 겠습니까?
시부모가 엄청 부자여서 턱턱 내어준다고 해도.
솔직히 받지 말라고 하고 싶습니다.
그게 팔려가는거랑 뭐가 다른가요?
물론 아주 아주아주아주 착하고 착해서 그렇게 다 내어주시고도 시집살이 안시키는 분들도 있습니다만.
대한민국에서 그게 쉬운일 아닙니다.
만약 그런 시댁 만난다면 전생에 나라를 구하신 겁니다.
당장 집하나 얻고 그 후 모든걸 시댁에 다 내어 주실껀가요?
시댁 갈 때마다 찍소리 못하고 모든 일정 시댁 먼저 챙기고..
전 서로 돈 모아서 대출끼고 집마련 했습니다.
친정에서 돈 보태 주신다는거 그럼 받는게 아니라 갚겠다고 하여 빌려서 갚고 있습니다.
시댁 형편 정말 안 좋아서 변변한 예물도 못받았지만 저희 부모님 그래도 딸 시집보내는데
다 해주고 싶다며 예단이랑 혼수도 다해갔습니다.
그래도 시댁에 맞추고 삽니다.
위에서 살짝 이야기 했지만 달력에 시댁 경조사 다 체크하고 챙기고.
일주일에 두번씩 전화 드리고.
(여기서 불만인게 남자들은 왜 전화 안하는건데요?
어머님한테도 남편시키는 처가댁은 물론이고 왜 지 집도 전화 안한데요? 라고 투덜 거리면
'사내들이 다 그렇지 오호호호' 하십니다. 솔직히 울화통 터집니다.
우리 부모님도 귀있거든? 니 전화 받으면 엄청 좋아하시면서 나한테 자랑하러 전화하거든?
근데 그 전화 한통이 그리 힘드냐?)
당연히 명절날 시댁에서 보내고 차례 다 지내고 친정 가고.
언젠간 시부모님 모셔야겠지 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까지...
그래도
명절날 어머님이 "시집간 시누이 차례 지내고 온다는데 보고 가야지 않겠니?"
라고 했을 때 "어머님 시누이도 차례지내고 바로 오는건데 전요? 저도 친정 가봐야 되는거잖아요."
라고 대놓고 이야기 할 수 있는것도.
아직 건강하신 아버님이 '다들 시집 장가가니 적적하다 같이 살고 나 일안하고 싶다~'
라고 합가 하자고 할 때도.
"나중에 두분이 나이들어 힘드시면 모시겠지만 지금은 저희 기반도 안만들어 놨을 뿐더러
제 자식 뒤치닥거리 할 돈도 없어 막막합니다. 이 상황에 두분 당장 모시는거 무립니다.
그리고 딸자식도 자식입니다.
전 솔직히 어머님 아버님, 그리고 우리 부모님 좌,우 옆에 집 마련해 드리고 가까이서 모시고
살고 싶습니다."
라고 이야기 할 수 있는 것도.
처음엔 멋모르고 시댁 갈 때 마다 어머님 힘드시니까 음식 만드는거 도와드리고 설거지 알아서 다하다가.
'내가 이걸 왜 하고 있나? 어른 도와드리는건 당연한데 남편놈은 처가댁 와서 놀고 먹는데.
이건 아니잖아. 하지만 그렇다고 울엄마가 남편 설거지 시킬 위인은 절대아니지..'
라는 생각이 들어 시댁에서 태연히 남편한테 설거지 시킬 수 있는 것도.
결혼 할 때 공평하게 해서 입니다.
맞벌이를 하라는게 아닙니다.
살림은 위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위대합니다.
진짜 진짜 힘들어요.
결혼할 때 빌붙지 좀 말고 있는대로 하세요.
그리고.
남자여자 편갈라서 좀 싸우지들 마세요.
다들 솔로로 죽을꺼에요?
같이 안살것도 아니면서 왜 들 못잡아서 안달인지..
제 주변엔 그런 사람 없는데 다들 결혼하고 개과천선 하는건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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