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아들만 둘인 집의 장남이고(시동생 아직 미혼) 우리 시댁은 일년에 명절 두번, 제사 두번의 노말한 집입니다
결혼 이후 늘 제사는 남편과 같이 준비했어요 시어머니 70% 남편 20% 작성자 10% 정도의 지분; 이놈의 쓸데없는 제사 언젠간 없애버리고 말겠다는 욕을 중얼중얼 시전하는 것은 옵션ㅋㅋ
결혼 초반에는 시어머니와 작성자 사이의 주방의자에 가로막듯 앉아서 시어머니가 심부름 시키려 제 이름을 부르면 바로 발딱 일어나서 본인이 해치웁니다...
몇번 그러니 저 또한 차라리 심부름이라도 하는게 낫지 하는 일 없이 멍하니 서있는게 넘나 눈치보여서 왜 그러냐 제발 그러지 말라고 애원했죠
엄근진 빨며 내게는 공주님인 내 마누라가 종년처럼 부림당하는건 참을 수 없답니다 너희집 조상도 아니고 우리집 조상인데 내가 하는게 맞는 거고
어머 심쿵!!!♥♥♥
그리고 너희집은 제사 없잖아 우리집만 제사 있어서 매번 동원당하는 것도 미안하고 염치없는데 처가에서 장모님이 나한테 심부름시키는 것은 상상이 안된다 며느리라고 부림당하는 건 옳지 않고 비합리적이다
고맙다 울여보 최고다♥ 그치만, 일년에 겨우 네번..이고 아직은 우리 사회의 관습이니 앞으로 날 생각한다면 그러지 말아달라고 좋게 설득? 하여 더이상 주방 의자에 앉아있진 않네요ㅎㅎ
지난 추석에는 시어머님이 많이 편찮으셔서 남편과 저 둘이서 9:1의 비율로 차례 준비했었죠 (그냥 넘기고 싶었는데... 아버님의 고집으로ㅜㅜ)
(맛도 없는 ) 음식준비 및 무한설거지에 체력이 엥꼬난 남편은 친정가는 차 안과 친정에서 1시간 동안 명절 노동의 부당함봐 시댁욕..을 한바탕 쏟아내더니 마음이 한결 후련하다며 이게 바로 며느리 명절 스트레스인가 보다고 대한민국 며느리들에게 묵념한 후 맘편히 낮잠 시전ㅋㅋ
예나 지금이나 작성자는 요리를 참 못하죠ㅜㅜ
결혼 첫해 시아버지의 첫생신! 저의 스트레스는 극에 달하게 됩니다
시부모님의 첫생신이란 새댁 며느리에겐 거대한 퀘스트와도 같은 인식이 있죠ㅠ 평생 생신상은 못해드려도 첫생신만은 해드려야 한다는..
어떻게 하면 요리존못인걸 들키지 않고 욕먹지 않고 뭔가 있어보이고 무난하게 해낼 수 있을까 고민하다 탈모 현상이 온 작성자는 남편에게 sos(징징)를 시전해봄
본인 : 오빠오빠 아버님 생신 곧임 남편 : ㅇㅇ 본인 : 고민고민하다 월남쌈 해볼까 하는데 어떰? 손도 덜가고 있어보인다는 제보받음 사랑하는 오빠오빠 도와줄거임? 남편 : ??? 본인 : 도와줘 도와줘 자신이 엄씀ㅠㅠ 남편 : 외식해 그냥. 상을 왜 차림? 본인 : 원래 시부모님 첫생신은 며느리가 차리는 거야ㅠㅠ 남편 : 법에 써있음? 본인 : ㄴㄴ... 남편 : 그럼 하지마 본인 : 사람이 법으로만 사냐? 이 사회는 윤리와 도덕과 충효란 것들이 살아있다!!!
남편 : 기특한 생각 응원하기 전에 하나만 묻자 근데 너 장인어른 생신상은 차려본 적 있는 거지? 본인 : ......... 남편 : 우리 아버지 생각해주는 마음은 고마운데, 그래도 순서가 그게 아니지 꼭 해야 한다면, 너를 낳고 키워주신 장인어른이 먼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