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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언론홍보학을 전공했습니다.
좀 추상적일 수가 있는데요...
언론학 + 광고홍보학이라고 보시면 이해하기 쉬울 겁니다.
요즘 유행하는 PR이라는 말이 언론홍보학을 가장 단적으로 표현한 말입니다.
이 두 학문의 기초가 되는 학문이 커뮤니케이션 이론입니다.
커뮤니케이션 이론은 인간이 어떻게 소통을 하는지부터
공중이나 대중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
나아가 대중을 어떻게 선동할 수 있는지 까지도 배울 수 있습니다.
이명박 정권과 새누리당이 눈에 뻔히 보이게 개판을 치고 있는데도
새누리당과 박근혜의 지지율은 여전히 고공행진 중입니다.
여기에 대해 의문을 가지시는 분들이 많을텐데요...
커뮤니케이션 이론에 입각해서 설명을 좀 해보겠습니다.
먼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유명인의 얘기를 들어보시죠.
"대중은 거짓말을 처음엔 부정하고 그 다음엔 의심하지만 되풀이하면 결국에는 믿게 된다."
"분노와 증오는 대중을 열광시키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대중은 여자와 같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자신을 지배해 줄 강력한 지도자가 나타나길 기다린다."
"선전활동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의 사상을 자연스럽게 침투시켜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게 해야 한다."
눈치 채신 분들이 있겠지만 위의 말들은 모두 나치의 선전장관인 "괴벨스"가 한 말입니다.
여러분, 선전이 무엇입니까?
선전(Propaganda)은 설득 커뮤니케이션의 대표적인 형태입니다.
해럴드 라스웰(H.D.Lasswell)은
선전이란 '의미 있는 기호(Symbol)의 조작을 통하여 대중의 태도를 통제'하는 것이라고 정의했습니다.
퀄터(T.H.Qualter)는
선전이란 '개인 또는 집단이 어떤 주어진 상황에서 그들이 바라는 반응을
다른 사람들로부터 얻을 의도로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사용해서 다른 집단의 태도를
형성, 통제, 변화하기 위한 조직적인 기도'라고 정의했습니다.
라스웰과 퀄터의 정의에 따르면 선전은 현실의 관행에 있어 사실을 은폐하기도 하며, 허위 정보를 유포함으로써
여론을 조작하는데 이용되는 사악한 기술이라는 의미가 내포돼 있습니다.
이러한 선전을 정치적으로 가장 잘 이용한 사례가 바로 나치입니다.
오늘날 정치가 대중을 선동하는 방법들은 대부분 바로 이 나치의 선전기법을 응용한 것들입니다.
나치는 크게 7가지 선전기법을 사용했습니다.
여기서는 명칭과 개념에 대해서만 얘기하겠습니다.
1. 비방적 명명기법 (Name Calling)
어떤 대상에 대해 부정적인 명칭을 부여한 것으로 이는 증거에 대한 명확한 분석 없이 그 대상을 비난하거나 반박하는데 이용됩니다.
2. 미화기법 (Glittering Generality)
어떤 대상을 좋은 말로 미화하는 것으로 이 역시 분명한 증거 없이 대상을 인정 또는 수용하도록 하는데 이용됩니다.
3. 연상기법 (Transfer)
기존의 권위나 명성 등을 특정 대상에 전이시키는 것으로 그 대상에도 그와 유사한 권위나 명성을 느끼게 하기 위해 이용됩니다.
4. 증언기법 (Testimonial)
존경을 받거나 인기 있는 인물이 등장하여 특정 대상을 평가하게 함으로써 호의적인 반응을 얻어내거나, 유관 인물이 특정 대상을 비난하게 함으로써 부정적인 견해를 갖게 하는 기법을 말합니다.
5. 서민적 기법 (Plain Folks)
특정인이 자신과 자신의 견해가 서민적인 소박성을 지니고 있다고 수용자를 설득하는 기법입니다.
6. 왜곡선택 기법 (Card Stacking)
어떤 입장을 지지하는 주장만을 선택하고 그것을 부정하는 증거나 주장을 무시해 버리는 기법을 말합니다.
7. 부화뇌동 (Band Wagon)
밴드왜건은 선거에서 "될 놈 찍어 준다"라는 말로 흔히 쓰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더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다른 모든 사람이 하니까 당신도 무조건 따라하라고 강요합니다.
수용자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습니다.
어떠세요?
재미있으신가요?
전 이 이론들을 아주 재미있게 공부했답니다^^
제가 이렇게 이론들을 장황하게 늘어놓은 것은 이제부터 할 얘기를 이해하기 쉽게 하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다음부터 할 얘기도 우리 현대사에 대한 얘기입니다.
지루하시더라도 읽어두시면 이 글의 궁극적인 목적인 새누리당 지지율이 높은 이유에 대해
아주 쉽게 이해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쉽게 이해시킬 수 있을 겁니다.^^
아시다시피 자유당 정권은 친일파를 제거하기는 커녕 국가 요직에 중용을 합니다.
친일파 입장에서는 광복이 되고 일본에서 진행되는 전범재판을 보면서 자기들은 모두 죽었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그런데 이승만과 미군정에서는 그들을 숙청하는 대신 중용하는 선택을 하죠.
친일파 입장에서는 이 얼마나 고마운 일입니까?
이승만의 야심과 친일파의 이익이 결합하자 아주 재밌는 일이 일어납니다.
마침 양반 출신에 "이씨"이기까지 한 이승만을 "국부"로 추대를 하고
이도 모자라 초대대통령에 한해 3선(중임) 제한 예외 조항이 들어간 개헌을 시도합니다.
이게 그 유명한 1954년 "사사오입 개헌"입니다.
그리고 1960년에 3.15 부정선거가 일어납니다.
사실상 이승만을 종신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벌인 사건이었습니다.
그래야 친일파들이 대대로 안전할테니까요.
당시 이승만의 정치적 경쟁자들은 민족주의자들이 대부분이었거든요.
이들이 집권하면 친일파들은 숙청을 당할 게 뻔했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시도는 3.15 부정선거로 인해 촉발된 4.19 혁명에 의해 처참히 무너집니다.
그리고 독립운동을 하던 윤보선 대통령이 취임합니다.
그러나 윤보선 대통령이 무언가를 해보기도 전에 듣보잡 장군 박정희가 쿠데타를 일으킵니다.
윤보선 대통령은 군부의 요구를 모두 묵살하고 끝가지 저항했지만 결국 8개월여만에 강제 하야합니다.
이제 박정희로 넘어갑시다.
박정희는 잘 아시다시피 부일(附日) 전력자입니다.
일제에 붙어서 빌어먹은 자가 감히 친일파 제거?
말도 안되는 얘깁니다.
게다가 정치적 기반이 약했던 박정희는 친일파와 손을 잡게 됩니다.
다시 친일파의 세상이 온 것입니다.
친일파들은 과거를 반성하기 시작합니다.
자신들의 시도가 왜 실패했을까?
바로 국민들의 지지를 얻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아주아주 정확한 판단이었습니다.
일제시대에 고통 받던 사람들이 보기에 당연히 죽었어야 할 친일파들이
국가의 요직에 앉아 승승장구하는 꼬라지는 더 이상 보기 싫었겠죠.
친일파와 박정희는 민심을 얻는 대신 자신들에 대한 국민들의 태도를 변화시키는 전략을 세웁니다.
가장 먼저 언론을 장악합니다.
그리고 위에 말씀드린 나치의 선전기법을 적극 활용하기 시작합니다.
반공을 국시로 내세우고 자신들에게 반대하는 사람들은 모두 빨갱이로 몰아버립니다.
괴벨스의 말 기억하시죠?
"대중은 거짓말을 처음엔 부정하고 그 다음엔 의심하지만 되풀이하면 결국에는 믿게 된다."
"분노와 증오는 대중을 열광시키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엊그제까지 독립운동을 같이 하고 4.19 혁명을 같이 했던 사람들을 빨갱이라고 하니 누가 믿겠습니까?
그러나 반복된 거짓말에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실제로 당시 야당들은 별의별 시덥잖은 이유로 사분오열이 되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전쟁을 겪은 지 얼마되지 않은 사람들은 빨갱이라는 말에 치를 떨게 되죠.
이게 바로 비방적 명명기법입니다.
다음엔 이미 장악한 언론을 이용해 자신들의 치적을 선전하기 시작합니다.
아주 작은 일도 침소봉대해서 뭔가 대단한 일이 일어난 것처럼 떠들어대죠.
그리고 이게 다 위대한 령도자 박정희 대통령 덕분이라고 선전합니다.
이렇게 해서 박정희는 위대한 산업화의 영웅이고 빨갱이로부터 우리를 지켜줄 구국의 영웅으로 인식되기 시작합니다.
바로 미화기법입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모자랍니다.
각종 영상매체를 이용해 박정희의 청와대 생활이 생중계 되기 시작합니다.
박정희, 육영수, 박근혜, 박근령, 박지만...
이들의 소박하고 서민적인 모습들이 TV를 통해 보여지자 대중들은 열광하기 시작합니다.
"아니 우리의 영웅이 저런 소박한 삶을 사는 분이었다니"
"저 분은 저렇게 검소하게 살면서 오로지 우리 국민들이 잘 먹고 잘 사는 방법만을 생각하시는 분이구나"
이게 바로 서민적 기법입니다.
언론이, 학생이, 양식있는 정치인이 아무리 박정희의 어두운 면을 얘기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그냥 "너 빨갱이지?" 하면 그만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인혁당 사건"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영웅이 덜컥 죽어버렸습니다.
여대생 납치해다 옆에 끼고 술 마시다 총 맞아 죽었습니다.
뭐 이런 엿같은 경우가???
제가 어릴 때, 그 때는 학교에 들어가기 전이었는데,
제가 살던 아파트 입구 놀이터 모래밭에서 놀고 있는데
학교에 갔던 우리형이 초등학교 5학년이나 돼 갖고 질질 짜면서 돌아오더군요.
왜 그러냐고 했더니 대통령이 죽었답니다.
나도 울고, 형도 울고, 엄마도 울었습니다.
그 당시 국민들의 마음을 한마디로 대변한 이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박근혜입니다.
"휴전선은 괜찮은가요?"
이제 희대의 Strongman(독재자)이 죽었으니 대한민국엔 민주화 바람이 불 것입니다.
하지만 그 꿈은 얼마 가지 않아 여지없이 무너집니다.
박정희의 총애를 받으며 그의 통치스타일을 열심히 공부하던 전두환이 쿠데타를 일으킨 것입니다.
전두환은 박정희 미니미라고 보시면 됩니다.
박정희가 했던 거 똑같이 합니다.
친일파 숙청은 커녕 그대로 중용했고, 언론통폐합해서 장악하고...
그리고... 그 유명한 땡전뉴스를 만듭니다!!!
대중들은 열광합니다.
TV에 비친 전두환의 모습이 정말 멋있어서???
아닙니다.
여기서 괴벨스의 명언을 하나 더 인용하죠.
"대중은 여자와 같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자신을 지배해 줄 강력한 지도자가 나타나길 기다린다."
그렇습니다.
우리의 구국의 영웅께서 불시에 돌아가셔서 황망하던 차에 그와 비슷한 강력한 지도자가 나타난 것에 열광을 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알아서 동조하기 시작합니다.
"감히 우리 각하께 덤벼??? 이 빨갱이 새끼들!!!"
이게 바로 부화뇌동입니다.
"그때는 그때고, 지금처럼 정보가 발달한 시대에 저런 게 먹혀?"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네!!!" 먹힙니다.
박근혜의 지지율이 50%에 육박하는 것을 보십시오.
이는 바로 연상기법에 의한 효과입니다.
아무것도 한 것이 없고 할 수도 없는 박근혜라는 인물에 아버지인 박정희의 이미지를 대입함으로써
박근혜 또한 산업화의 영웅, 구국의 영웅으로 인신되게 하는 것이죠.
인터넷을 조금만 뒤져봐도 박정희와 전두환이 얼마나 나쁜 놈인지,
박근혜가 얼마나 무능한지 알 수 있을텐데 왜 이런 현상이 생길까요?
여기서 페스팅거의 인지부조화라는 게 나옵니다.
사람은 자신의 태도간에 혹은 태도와 행동간에 일관되지 않거나 모순이 존재할 때, 이러한 비일관성이나 모순을 불쾌하게 여겨 이것을 감소시키려고 합니다.
따라서 사람은 태도나 행동을 바꾸려고 시도하는데, 태도는 다른 사람들이 모르지만 행동은 이미 다른 사람들이 알고 있으므로 행동에 맞게 태도를 바꾸게 됩니다.
복잡하죠?^^
지난 2007년을 상기시켜 봅시다.
이명박의 비리가 속속 드러남으로써 이명박은 크나큰 위기를 맞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지지자들은 아주아주 해괴한 논리를 들고 나옵니다.
"무능보다 부패가 낫다"
부패는 나쁜거라고 배웠고, 자식들에게도 그렇게 가르치던 사람들이
어느날 갑자기 태도를 싹 바꿔서 부패는 용서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명박을 지지했던 명분이 무엇이었습니까? 바로 경제입니다.
이명박 지지자들이 그동안 보였던 행동은 "경제를 살릴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뽑자"였습니다.
이명박은 경제를 살릴 거라는 "확증편향"이 있었기 때문이죠. (스키마라고도 합니다)
확증편향이랑 사람들은 일단 무언가를 믿게 되면 그러한 믿음이나 기대를 쉽사리 버리지 못하는 경향을 말합니다.
나아가 그러한 믿음에 반대되는 정보가 나올 경우 그것을 받아들여 자신의 믿음을 바꾸기보다 그 정보를 무시하게 됩니다.
네, 그렇습니다.
바로 이 확증편향에 의해 사람들은 이명박의 부패상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쉽게 자신의 태도와 신념을 바꿔 버린 것입니다.
그런데 이명박이 경제를 살렸나요?
새누리당이 경제를 살렸나요?
절대로 아닙니다.
그런데도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떨어질 줄 모릅니다.
아무리 확증편향이 어쩌고저쩌고 하더라도
이명박과 새누리당이 이렇게 개판을 치고 있는데...???
이건 "집단극화"라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집단극화란 집단에 속한 각 개인들의 의견이 집단토의를 거치면서 극단적으로 변하게 되는 현상입니다.
집단토의에서 나오는 새로운 정보가 자신의 의견을 지지해주는 것이 많기 때문이죠.
결과적으로 자신의 믿음에 더욱 확신을 갖게 하는 것이 바로 이 집단극화라는 것입니다.
여기서 또 하나 생각해야 할 문제가 "필터버블"이라는 것입니다.
필터버블은 원래 인터넷에서 출발한 용어입니다.
정보의 바다에서 정보를 효율적으로 찾아주는 검색엔진 같은 지능형 에이전트 개발은 당연한 것입니다.
또한 필터링 서비스를 통해 모든 인터넷 정보는 개인화된 서비스가 되고,
어떤 특정 방향이나 이슈, 분야 등으로 유도됩니다.
따라서 그 반대되는 의견을 찾기란 쉽지 않게 됩니다.
결국 정보선택의 권한이 대폭 줄어들고 자신이 검색한 정보의 바다가 무슨 성격의 어떤 바다인지도 모르고 표류하게 됩니다.
즉, 필터링 서비스가 너무 지나치게 발달한 나머지 거품현상이 생김으로써
오히려 정보 탐색을 방해하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 필터버블입니다.
아주 대표적인 예가 트위터입니다.
트위터의 팔로우 시스템은 내가 원하는 정보를 가진 사람만 선별적으로 팔로우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내 타임라인에는 내가 지지하는 의견에 대해 우호적인 의견들로만 넘쳐나게 되는 것입니다.
뜬금없이 뭔 이렇게 복잡한 얘기를 하냐면...
인지부조화 이론에 따라 인간은 정보에 대해 스스로 필터링을 하게 됩니다.
이 필터링을 통해 확증편향이나 집단극화 같은 현상이 생기게 되는데요...
이건 계속해서 악순환이 됩니다.
결국 필터버블 효과에 의해 반대의견이나 새 의견을 구할 시도조차 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다른 것은 배제하고 하나에만 집중하는 "과다집중"현상이 생기게 됩니다.
많이 복잡하고 어려울 수있는 얘기들인데요...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박근혜와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하는 것입니다.
조류가 태어나서 처음 본 것을 제 어미라고 여기는 각인효과처럼 한 번 각인된 것은 쉽사리 바뀌질 않기 때문입니다.
긴 글 읽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