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예상치 못한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행성의 조건이 아니라, 인간이 안정적으로 거주하며 살 수 있는 조건입니다.
중요한거 몇 가지만 보기로 하지요.
참고로, 진성 문돌입니다. 자잘하게 틀리게 쓴 용어나 개념은 가차없는 수정을 부탁드... 때리긴 없기.
1. 중심 항성의 나이가 너무 늙거나 너무 젊지 않아야 할 것.
- 즉 태양의 나이가 청년기는 넘어야 하고 노년기도 아니어야 한다는 겁니다.
- 활동이 너무 활발해도, 이제 사그라드는 단계라도 안된다는 겁니다. 욱 해서 폭주할 수 있는 에너지도, 언제 끊길지 모르는 효율성 떨어지는 에너지도 안된다는 말이죠.
- 역시 중장년기가 멋있.... 아, 예. 분란을 목적으로 쓴 말 아닙니다.
2. 중심 항성으로부터의 거리가 적당해야 할 것
- 태양풍으로 대기가 날아가지 않을 정도로 멀리 떨어져야 하는 조건을 만족하는 동시에 평균기온이 15도 정도로 유지될 정도의 거리에 있어야 합니다.
- 평균기온이 2도만 높아져도 온실효과가 걷잡을 수 없는 단계로 들어간다고 하지요. 조금만 가까워지면 금성 꼴 나는거고, 조금만 멀어지면 화성처럼 얼어버립니다.
2. 중심핵이 철 또는 조금 더 무거운 금속이어야 할 것.
- 근데, 그 중심핵이 굳어있으면 안됩니다. 살아있어야 해요. 쉽게 말하면 고온의 액체금속핵이라는 말입니다. 모항성에서 평균기온 15도를 유지하는 에너지를 받으면서도 태양풍을 방어할만한 자기장을 만들어 내려면, 이 조건은 무조건 맞아야 합니다.
- 그러면서 동시에 터를 잡아 시설물을 올리고 살기 위해서는 외핵이 고속으로 돌아도 살 수 있도록 내핵, 외핵, 암석 멘틀 구조가 자리잡은 안정된 행성이어야 합니다.
3. 물이 있어야 하죠.
- 액체 상태의 물이 대량으로 존재할 수 있는 조건을 볼까요? 액체금속이 요동치는 핵을 만들고 각종 물질을 빨아들여 식어가면서 암석형 행성이 만들어지는건데, 그 과정에서 액체로 된 물이 존재하려면 외부에서 어떤 원인으로건 물이 공급되어야 합니다.
- 액체금속핵이 만들어지고 외핵이 덧씌워진 후 마그마같은 암석이 서서히 식어 굳어가면서, 그 인력으로 행성물질이 되지 못한 가벼운 잔해 - 수소 뭐 그런 친구들 - 를 적당히 잡아 이끌어 대기를 만들어야 하고 그 상태에서 외부에서 액체 물을 만들기 위한 재료가 더해져야 합니다. 해품달... 아니 물품운, 물을 품은 운석을 말하는 거죠.
- 물이 필요해질 시점에 외계에서 운석같은 재료들이 더해져야 하는데, 그 후에는 안정적인 환경이 되기 위해 그런 위험이 급격하게 없어져야 하죠. 공룡처럼 되도 상관없다면 괜찮습니다만....
4. 그래서 목성 형 같은 보디가드가 필요합니다.
- 형성 초기에 많은 잔해들이 있을 땐 어짜피 생지옥이지만, 우연히 금속핵과 외핵을 가진 암석형 행성이 적당한 크기로 만들어지고 - 지구보다 많이 크면.... 그 중력으로 어짜피 못살아요 - 나면 외계의 위험을 엄청나게 높은 확율로 제거해 줄 보디가드가 필요합니다.
- 외부에서 들어오는 잡상인들을 모두 끌어 들일 정도로 큰 힘을 가진 깡패 하지만 내 동생에겐 따듯하겠지.
- 태양계에선 목성입니다. 질량이 조금만 더 컸더라면 목성에서 핵융합이 시작되어 쌍성계가 될뻔했다지요. 두개의 태양을 가진다는 말입니다. 동생은 망했어요. 기껏 모항성에서 적당한 위치에 까다로운 조건 만족시키며 태어났더니, 형이 아니라 작은아빠였다네요. 막장 드라마스럽죠? 사랑한다며 열을 더해주네요. 아이, 뜨거라.
5. 목성형을 만족했으면, 대기구성도 적절해야 합니다.
- 금성이 왜 저 꼬라지가 되었을까요? 네. 온실가스 때문입니다. 끓어오르는 유황과 이산화탄소. 그 꼬락서니 안되려면 행성이 자신의 중력으로 잡고있는 대기의 구성요소가 적당해야 합니다.
- 뭐, 어렵지는 않아요. 음... 산소농도 높았다가 21% 정도에서 고정될 정도...? 쉽네요.
- 하나만 더 더하죠. 이산화 탄소 농도가 200~300ppm 정도로만 유지되면 뭐, 적당히 열도 가둬주고 필요없는 열은 복사해주고.
- 거기에 유해한 가스성분만 없으면 됩니다. 참 쉽죠?
6. 고인물은 썩습니다.
- 뭔가 요동치며 흐르고 파도치면서 썩지 않아야 해요. 물은 고여있으면 썩거든요. 조석간만이 필요합니다.
- 근데, 조석간만이 있으려면 뭐가 있어야 한다? 인력이 필요합니다. 외부에서 요람을 흔들어주는 수준의 적당한 인력.
- 이것도 어렵지 않아요. 행성이 형성될 때 조금 더 작은 초기 행성이 와서 부딫쳐 적당한 거리에 가서 멈춰주면 됩니다. 근데, 너무 가까우면 해변에 수십미터 짜리 파도가 칠거에요. 와우, 인터스텔라. 너무 멀면? 조석간만이 미미해서 실패. 그냥 적당한 거리에 잘 세우면 됩니다. 당구치는 것처럼요. 가야시 봐야해요.
이 외에도 자잘한 조건은 많습니다만, 인간이 기지를 건설하는 정도가 아니라 숨쉬며 살고 번성하기 위한 기본 조건은 저 정도 되겠네요.
이런 어마어마한 우연이 겹쳐 지금의 지구가 있습니다만, 현대 과학은 인간이 살 수 있는 행성이 만들어지는 게 과학적으로 불가능한게 아니라는 결론을 낼 정도로 발전해 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면 지금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지구가 참 고맙기도 하고, 언젠가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행성을 찾는 모습을 꼭 보고싶다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P.S : 사족입니다만, 저런 조건을 만족하는 거주가능 구역을 "골디락스 존" 이라고 합니다. 그 골디락스 존에 지구처럼 살아있는 무거운 핵을 가진 암석형 행성에 물이 더해지고, 적당한 크기의 위성을 가져야 한다는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