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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oda_5817
    작성자 : 미대개구리
    추천 : 31
    조회수 : 4860
    IP : 175.223.***.197
    댓글 : 37개
    등록시간 : 2017/07/12 11:37:12
    http://todayhumor.com/?soda_5817 모바일
    헬직장에서 이직 후 소소한 사이다
    더워죽겠는데 에어컨이 고장나고 선풍기가 음슴으로 음슴체 쓰겠음.

    본인은 아버지가이상해의 이유리 씨를 참 좋아함.
    어릴때부터 TV는 잘 안보던 버릇해서 드라마를 직접 본건 아닌데 변혜영의 명대사들이 너무 좋아서 좋아함.
    이유리씨 이쁘기도하고ㅋ

    그런데 변혜영 명대사중에 직장에서 괴롭힘 당해서 힘들어하는 동생에게 부모님 고생하는거 생각안하냐, 누구는 행복한 직장인인줄 아냐, 나는 안 힘들었는줄 아냐, 무조건 참고버텨라 하는 말은 개인적으로 별로임.

    물론 저 말이 무조건 틀렸다는 말이 아니라는건 앎.
    하지만 본인은 괴롭힘당해서 힘들어하는 누군가에게 참고버티라는 말을 해줄수 있을 정도의 위인이 못됨ㅋㅋ

    그리고 본인은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을 되게 싫어함.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일을 왜 피해자가 견뎌내야하는건지 도통 이해를 못하겠음.

    아무튼 나 역시 매일같이 눈물을 삼키던 사회초년생 시절이 있었고
    특히 직딩생활의 암흑기라고 생각하던 전 직장을 나오면서 겪은 소소한 사이다를 얘기해보려 함.



    전 직장에 대해서 먼저 간단히 얘기하자면,
    모 대학병원 외과계열 진료과PA 집단이고, 이곳의 PA는 신환 받는것부터 수술, 입원은 물론 환자가 퇴원하는 순간까지 진료과 업무보조를 함.
    본인은 학생때부터 그 곳을 희망했고 경력직으로 지원하여 두번째 직장으로 들어갔음.
    * PA = 수술실 또는 진료과 업무보조

    첨에 거기 간다니까 첫직장 병동일하던 동료들이 거기 태우는거(갈구는거) 장난아니라고 뜯어말림. 동료중에 그 병원의 타과 병동일을 하다가 3개월만에 도망쳐나온 사람도 있었음.

    하지만 본인은 병동이 아니라 진료과가는거니까 괜찮을거다하면서 이직함ㅋ

    그리고 입사한지 일주일만에 울었음ㅋㅋㅋㅋㅋ 

    경력직으로 들어와봤자 늦게 들어오면 개막내라면서 시녀취급을 당함ㅋㅋ
    선임들 심부름꾼, 화풀이대상, 시녀로 살아야했음.
    언어폭력은 당연히 기본으로 따라오는거고ㅋㅋㅋ
    진짜 거기 썰도 풀거 되게 많은데ㅋㅋㅋㅋ 
    여긴 멘붕게가 아니니 참겠음.

    아무튼 난 개막내시절을 꿋꿋하게 버텨내었고 어느덧 후임들이 생기게 되었음.

    그런데 내가 막내시절일 때엔 참고 버텨냈던 일이
    후임들의 눈물과 어두운 얼굴들을 마주하니 그게 바른 길만은 아니었음을 깨닫게 됨.

    일이 힘든건 프라이드로 버티겠는데 
    사람이 힘들게구는건 진짜 버티기가 힘든거 같음.

    그리고 본인은 태움문화를 굉장히 혐오하기때문에 학창시절 꿈이었던 직장의 그림자에 실망하게 되었고, 나까지 나가버리면 후임들이 더 힘들어할걸 알았음에도 그만두려했음.

    그런데 좀 억울한거임.

    일도 빡세기로 유명한 곳이긴했지만 그래도 본인은 굉장히 보람있게 착실히 일했단말임. 그래서 몇몇 뜻을 함께하던 분들과 함께 고발하여 개혁을 시도했음.

    그리고ㅋㅋ 

    뭐, 결론적으로 개혁 실패해서 린치가 시작되길래 미련없이 떠났음.
    비전없는 곳에서 더 이상 이름뿐인 커리어를 쌓고싶진 않았으니ㅎㅎ

    다행히 본인이 사고치고 나간 이후로 간호부 감시가 심해져서 대놓고 태우고 그런건 못하게 되었다고 함. 
    계속 모른척하던 교수들도 신경 많이써준다하고.

    암튼 본론은 지금부터임.

    개혁 실패하고 린치당하는 주제에 당당하게 나왔던 나는
    바로 대학원 복학하고(전직장에선 개막내주제에 대학원 다닐 생각하지말라그래서 휴학함) 다시 취업전선에 뛰어들었고 지금의 직장에 면접을 보게 됨.

    꽤 유명한 대학병원의 의학연구소였고 일대일 면접을 보는데 책임교수님이 내 전직장이 어딘지를 보더니, 여기 되게 유명한곳인데? 그쪽계열에선 우리나라 탑 아니야? 왜 그만뒀어?ㅋㅋ 이러셨음.

    그래서 걍 둘러말하면서 본인의 직업관이랑 맞지않아 나왔다고했더니 막 웃으시면서 내가 거기 교수들 다 안다고, 여긴 건너건너면 다 알아볼 수 있으니 말하라함...ㅋㅋㅋ 

    그래서 에라이 그냥 지르자싶어서 둥글게둥글게 얘기했음. 
    비전없어서 나온거라는 말은 쏙 빼고.

    그런데 굉장히 흥미로워하면서 결론은 비전없어서 나온거다 이거네? 이러셔서 멋쩍게 웃음ㅎㅎ.. 

    이러면서 자기가 거기가 어떤곳인지 잘 안다면서, 사실 이미 너가 이력서내고 자기가 거기에 친한 동생(교수)한테 연락을 해봤다고..ㅋ 

    하 병원사람들은 건너건너면 다 아는 사이라는건 알았지만 후ㅎㅅㅎ.. 

    매우 당황했지만 여전히 웃는 얼굴로(전직장에서 혼날때 안 웃으면 혼나는거라 이런거 잘함) 그러셨어요~? 했음ㅋㅋㅋ

    그랬더니 책임교수님이 막 장난스러운 얼굴로 

    너 일 잘했다며? 너한테 잘해주라고 하더라?ㅋㅋ 하긴 너 말도 잘하고 싹싹해보인다ㅋㅋ 일 잘할거 같아. 학부생일때 논문도 쓰고 난 네 이력도, 자소서도 마음에 들고 이미 너 뽑을려고 결정하고 부른거야! 라고 했음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면서 우리는 네가 노력하는 만큼, 바라보는 만큼 네 미래에 투자를 아끼지않을거야 라고했음ㅜㅜ..ㅋ

    그렇게 본인은 헬직장을 탈출했음!!!!
     
    일이 쉽지만은 않은데 상근에 빨간날 다 쉬고 한달에 2번 월차도 가능한데 월급이 전직장과 동급임..! 
    전직장도 월급은 많이 줬지만 3교대에 월 오버타임(초과근무)50시간은 기본이었음ㅋㅋㅋ 
    물론 막내들은 빡센 듀티(업무시간, 보통 3교대에선 데이,이브닝,나이트)에만 들어감ㅋㅋㅋㅋ
    게다가 막내라고 여름휴가도 안보내줬음ㅜㅜ

    여기는 연구원들끼리 워낙 가족같기도하고, 교수님들도 많이 가르쳐주시고 참 행복한 생활을 하고있음.

    그리고 소소한 사이다는ㅎ 

    지난 학회때 전직장 선임들과 선임들 편만 들어주던 교수님을 만났음.
    전직장은 학회에 선임들만 다님ㅋㅋ 공가받으면서ㅋㅋㅋㅋ

    그리고 내 옆엔 우리 연구소 교수님들과 연구원들이 있었음.
    우리는 학회 참석하고싶은 모든 연구원들에게 교통비 숙박비 다 지원해줌ㅎㅎ

    내가 전직장 교수님한테 인사하자 그 교수님이 우리 책임교수님께 인사했고, 그 교수님이 전직장 사람들 앞에서 얘 거기 다녔었지~? 어휴 얘 일 너무 잘해~ 얘없으면 우리 안돌아가지~~ 라고 오버하면서 내 칭찬을 마구마구 해주셨음ㅎㅎㅎ

    그때의 전직장 선임들 표정이란^~^ ㅋ

    여기까지가 바로 내 소소한 사이다임.


    물론 나도 나이가 있기때문에 이직이 쉽지만은 않은 결정이었음.
    하지만 하루하루가 괴롭고 의미없는 커리어만 쌓을 바엔 당당하게 이직하기를 권유함.

    무조건 두려워 할 필요는 없음.
    불행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불행의 힘은 강해짐.

    당신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존중받아야 할 사람임을 잊지마시길..!
    출처 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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