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 게시판 |
베스트 |
|
유머 |
|
이야기 |
|
이슈 |
|
생활 |
|
취미 |
|
학술 |
|
방송연예 |
|
방송프로그램 |
|
디지털 |
|
스포츠 |
|
야구팀 |
|
게임1 |
|
게임2 |
|
기타 |
|
운영 |
|
임시게시판 |
|
무한도전-패밀리가 떴다-런닝맨으로 이어지는 유재석류 예능 프로들의 특징은 캐릭터 중심이라는 겁니다. 기존의 예능 프로와 다른, 마치 시청자들이 하나의 시트콤을 보는듯한 착각하게 만드는 이 포맷들은, 무한도전에서 연구되고 패떴에서 꽃을 피웠으며 런닝맨으로 완성되어 가는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중심에는 당연히 유재석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출연자 한 사람으로서의 유재석이란 인물은 대중의 생각처럼 그렇게 착한 캐릭터라거나 혹은 배려를 많이 하는 스타일은 아닙니다. 무한도전 초창기에 얼굴이 크다거나 키가 작다거나 출연자들의 컴플렉스... 어눌한 발음, 이상한 말투를 흉내내어 그것을 끄집어 낸 사람이 유재석이었습니다. 유재석은 그 사이에서 진행을 했던 게 아니라, 마치 보이지 않는 손처럼 캐릭터를 드러내고, 웃음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조절하고 재미를 유발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패떴에서 그 능력이 만개 했다고 할 수 있지요.
하하는 얼마 전 무한도전에서 예능이 캐릭터 싸움화 되었다고 말한바 있는데, 그것이 바로 유재석류 예능의 본질입니다. 캐릭터 싸움... 아이러니하게도 시청자들의 반발감을 통해서 그것이 직접적으로 드러나고 있는데, 타 예능과 다르게 유재석류의 예능에선 논란이 굉장히 많습니다. 출연자들이 비난을 넘어서 욕을 먹고 안티를 생산하고, 마치 드라마에서 악역 연기자들이 욕을 먹는 거처럼 출연자들의 연기가 시청자들로부터 불쾌감을 초래하거나등등의 이유로 반발감을 나타내지요. 캐릭터가 두드러지는 예능에서 출연자들의 연기?는 호불호가 극도로 갈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소란들이 유재석류 예능의 특징을 보여준다고 할까요?
패떴이야말로 유재석류 역사상 유재석의 능력이 가장 만발한 예능으로 기억될 겁니다. 매번 바뀌는 게스트들의 특징을 잡아내 즉흥적으로 캐릭터화해서 희극으로 용해해내는 그의 능력은, 거의 뭐... 예능 역사상 가장 빛나는 재능임이 분명하게 드러났다고 봅니다. 패떴은 많은 평론가나 시청들에게 시트콤 같았다는 의견을 들었습니다. 일반 농촌 가정에 방문해서 하룻밤 먹고 잔다? 이 단순한 포맷이 캐릭터들의 화학작용으로 재미를 빚어내는 과정들은 뭐랄까.. 획기적이었다고 할까요? 당시 유재석은 김종국-이효리, 이천희-김수로같은 톰과 제리를 연상시키는 관계들부터 덤앤더머, 깐족 형제까지.. 무수한 관계들을 만들어내는 보이지 않는 손의 역할을 합니다. 누군가 저녁밥을 짖고 있으면 그 곁에서 깐족대거나 혹은 해설을 하면서 관계를 형성하고, 나중에는 그 각자가 스스로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역할까지 하게 될 정도로 달인들이 되었지요.
이 프로그램들에서 유재석의 독특한 화술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그는 출연자들에게 정확히 말하자면 '연기'를 요구합니다. 타 MC들이 1차원적인 리액션을 끌어내기 위한 화술에 머문다면, 유재석은 캐릭터를 부여하고 그것을 출연자가 받아들이게끔 무엇인가 요구합니다. 그것은 단순한 리액션이 아니라 시트콤에서 자주보는 어떤 희극적인 '캐릭터'를 창조하는 과정에 속합니다. 바로 이런 화술이 유재석류들을 진행하며 유재석이 갈고 닦은 부분이며, 바로 이 부분에서 유재석의 빛나는 재능이 드러나게 됩니다.
솔직히 토크쇼에서 유재석의 재능은 타 MC들을 압도한다 할 수 없을 겁니다. 위트라는 부분에서는 남희석-신동엽이 더 뛰어날 것이며, 게스트들의 이야기를 끌어내는 것은 강호동이 더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유재석은 남희석-신동엽-강호동이 가지고 있는 장점들을 모두 섭렵한 MC이지만, 저 세명은 위트나 이야기를 끌어내는 방법등에서 특화된 장점을 가진 사람들이고, 리얼 버라이어티에서의 유재석의 강점은 제 세명이 가지지 못한 독보적인 것이라서 특출나게 보이는 것입니다.
예를들면 X맨이나 동거동락에서 유재석은 과도한 리액션과 깐족대는 스타일로 강호동에게 보여지는 진행 방식과 비슷한, 아니 원조라고 할 수 있나요? 여하간 그와 같은 능력을 보여줬고, 예전 쟁반노래방 시절(해피투게더)에서 보여준 유재석의 위트나 재치는 남희석-신동엽에 꿀리지 않는 것임을 입증한바 있습니다. 하지만 리얼 버라이어티에서의 유재석은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아우라를 가지고 있습니다.
밤밤인가요? 몇달 전 종영된 박명수-탁재훈-김제동 3 MC의 토크쇼 기억들 하십니까? 어떤 법정같은 배경에 게스트를 모셔놓고 서로 피고와 원고로 나눠져 재미를 유발하는 토크쇼였는데, 이거 무한도전의 레젼드편인 '죄와 길'에서 영감을 받은 토크쇼였죠. 근데 1년도 채 안 되서 종영되고 말았습니다. 왜? '죄와 길'에서 재미를 유발하는 장치들은 모두 캐릭터에서 쏟아져 나왔습니다. 오랫동안 함께한 무도 멤버들이 어우러져 캐릭터 쇼를 통해 웃음을 극대화 시킨 것인데, 단지 개그감이 좋은 3MC들을 세워 놓으면 개그가 발생한다는 안이한 생각들이 그렇게 만든 게 아닐까요? 밤밤의 종영은 유재석류의 예능이 어떻게 구축되는지 그 빛과 암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런닝맨에서도 유재석은 진가를 발휘하고 있습니다. 어김없이 수 많은 캐릭터들 인팔라-기린으로 시작해 하로로, 에이스 송지효, 능력자, 유르스윌리스등.. 관계들이 빚어내는 캐릭터들이 포맷과 어울려 재미를 유발하고 있습니다. 물론 유재석류에 익숙한 하하나 김종국등은 스스로 캐릭터를 구축하는 경지에 이른 사람들입니다. 그러므로 모든것이 유재석의 손에서 만들어진다고 할 수 없겠지요..
유재석류의 예능은 어느 누구도 할 수 없는, 그의 가장 빛나는 업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캐릭터'..... 그래서 그의 예능은 마치 하나의 협동조합 혹은 예능 공동체로 보입니다. 진짜 프로페셔널한 사람들이 모여서 끈끈하게 뭔가 만들어내고 있다는 느낌 말입니다. 저는 그 느낌을 좋아합니다.
오늘 런닝맨 보니 하하 욕 많이 먹겠네요..ㅎㅎ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