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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isa_579201
    작성자 : 구름체꽃
    추천 : 4/2
    조회수 : 3699
    IP : 121.188.***.148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5/03/02 10:03:20
    http://todayhumor.com/?sisa_579201 모바일
    제가 황당하게 일간베스트 일베 먹은 사연
    오늘은 제가 좀 자랑하여야 쓰겠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작년 말부터 정치, 시사에 관한 제 나름의 생각을 담아
     
    티카페 정치사회 게시판, 일간베스트 정치 게시판, 오늘의 유머 시사 게시판에 각각 올려왔는데,
     
    제 글이 일간베스트 일베를 먹었기 때문이지요.
      
    남들은 일간베스트 일베를 먹기 위해 옥내 집회장에서 사제 폭탄을 터트리고,
     
    시장에 가서 한번도 가보지 않은 고등학교 교복을 사다가 사진 찍어 감옥 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데,
     
    몇십 분 투자하여 간단한 글 하나 올리고 영광의 일간베스트 일베에 오르다니
     
    이것이야말로 경제학에서 말하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거둔 일이 아니겠습니까?
     
    더욱이 정치적 포지션이 반대되는 커뮤니티 사이트에 글을 올려
     
    대문글이나 일간 베스트로 선정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지요.
     
    제가 그래도 젊은 시절에는 제 글이 중앙 언론사, 월간 잡지, 포털의 대문글에 올라간 적도 있었으니
     
    그 가라꾸가 아주 녹슬지는 않았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에헴.
      
     
    일베에 오른 글은 다름 아니라
     
     
    이 기사는 "권은희 의원이 용기 있게 박근혜 정권의 집권 과정의 부정선거 범죄를 폭로한 덕분에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가치를 되새길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민주시민은 권은희의 용기에 빚을 졌다.
     
    그런데, 현 정권에서 정치 보복 차원에서 그를 기소하려고 하니 그의 변호인단을 조직하자."는
     
    사실에 치중한 오마이뉴스 기사였습니다.
     
     
    물론, 제가 이 기사를 펌한 것은 그 기사의 논조에 공감하고,
     
     
    아래와 같이 언급한 적이 있어서 관심이 컸기 때문입니다.
     
     
    "일베의 많은 분들은 권은희 의원에 대해 진영 논리의 관점에서 비난할 것입니다.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이라면 경찰 간부의 신분으로 대통령 선거가 끝난 시점에서도
     
    계속해서 국가 권력을 잡은 세력의 부정선거 의혹을 폭로할 용기를 낼 수 있겠습니까?
     
    최근, 아르헨티나에서는 현직 대통령을 비리 혐의로 기소하려던 검사가 피살되었습니다.
     
    권은희의 행동은 파면은 물론이고, 감옥 내지 어쩌면 죽음까지 각오한 행동입니다.
     
    그런 용기를 보였기에 그녀는 제1야당의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이 되었습니다."
     
     
    근데, 어제 저녁 이 글을 올리고 한 시간쯤 지나자 일베로(추천)이 11개 되었습니다.
     
    민주화(비추천)은 -1개로 아주 적었습니다.
     
    왜 그런가 생각해 봐도 도저히 감이 안 잡혔습니다.
     
    그래도 어렴풋이 짚히는 것은 다중 계정을 가진 누군가가  제 글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 아닌가 하는 거였습니다.
     
    일베 정서에 배치되는 오마이 기사를 펌한 게시물에 추천을 많이 주어
     
    일베추웅들의 관심을 일으켜, 저를 한껏 이지메하려는 의도가 아닐까 헤아려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의도야 어떠하든 추천 많이 준 거니까 그냥 모른 체하기로 하였습니다.
     
    아침에 와서 제 글을 확인해 보니까
     
    추천수가 30이 넘어섰고, 일간베스트에 올라서 수정도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은 정치 일베로 90, 민주화가 -28입니다.
     
     
    아무리 장난치기로서니 이럴 수 있는가 싶어 댓글을 하나하나 읽어 보았습니다.
     
    그 중에 감이 잡힐 만한 댓글이 있었습니다.
     
    "일게이들 정신차려라.
     
    골수 통진당 빨갱이 분탕 알바년글을 일베로 올려 주다니
     
    이게 조국 까는 글인 줄 알고 일베 줬냐?"
     
    바로 제 글에 관심을 많이 보이는 '노부엉두부무현'이라는 일베 회원의 댓글인데, 
     
    이분은 티카페 정사게에서도 활동하는 일베추웅 같습니다.
     
    이 댓글을 읽고 일베 회원들이 착각해서 제 글에 추천했다고 결론을 내리기에 이르렀습니다.
     
     
    제목에 "조국 우리는 빚졌다"는 표현은 조국이 지지하는 우리 야당 진영이 졌다로 오독하기 딱 좋고,
     
    '권은희 변호인단' 제안'이라는 표현은 '권은희가 감옥 가게 되었으니 변호인을 모집하자.'는 의미로
     
    과장하여 해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일베추웅들이 게시판에 야당 쪽 사람들에 모욕, 폄하하는 글을 올려 감옥 가게 되었을 때 변호사를 구해 주자며
     
    호들갑을 떨던 일이 떠올라 더더욱 권은희 -> 감옥으로 연상되었을 겁니다.
     
    결국, 수많은 일베추웅들이 이 제목을 보고서
     
    "우리 야당쪽이 졌다. 권은희는 감옥 가게 생겼다. 하루라도 급하니 빨리 변호인을 구해 주자."로 이해하고서
     
    기사의 내용을 보지 않고 냅다 추천을 때렸다는 추정이 가능합니다.
     
    우리가 남의 글을 읽거나 어떤 정보를 접할 때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만 취하고 싶어하는 속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 정보의 습득 및 판단을 자기가 이제까지 가지고 있던 신념, 지식, 경험을 뒷받침하려는 의도 하에 하기 때문에
     
    어떤 생각이 굳어지면, 반대되는 새로운 사실이 나타나도 그것을 배척해 버립니다.
     
    다윈이 아프리카에서 진화론을 연구할 때
     
    자기 이론을 뒷받침하는 근거, 현상들은 가볍게 체크하는 정도로 끝냈지만,
     
    자기 이론을 부정하는 근거, 현상들에는 반드시 메모하고 채집하였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학자로서의 그러한 냉철함 때문에
     
    다윈은 그 당시 진화론이라는 정교한 이론을 구축하고 인정받을 수 있던 것이구요.
     
     
    이번 일이 자신의 확신이 얼마든지 틀릴 수 있다는 점을 깨닫고
     
    서민 수탈 박근혜 정권의 실상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자기 반성의 계기로 삼았으면 어떨까 생각해 보는데...
     
    그게 될까? 안 될까? 설마 안 되겠지. 아냐 그래도 사람인데 이렇게 정성들여 썼으면...
     
    에라 모르겠다. 뭐 좋으실 대로 맘편히 생각하다가 죽으셔도... ㅋ
     
     
     
    ps. 제가 일베 먹은 영광스러운 글 링크, 이거 캡춰해서 액자로 걸어놓을까 싶기도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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