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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l_577603
    작성자 : 낡은시계소리
    추천 : 15
    조회수 : 726
    IP : 182.224.***.185
    댓글 : 20개
    등록시간 : 2014/12/16 10:40:30
    http://todayhumor.com/?lol_577603 모바일
    [브금]봇에는 버스 정차장이 없었다.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5rmM1


    흔한 플레3의 랭겜이었다.

    5픽이 주구장창 [탑미드정글]을 달라고 외쳤으나

    123픽이 연달아 탑미드정글을 픽했으므로, 그리고 4픽인 내가 소라카를 픽햇으므로

    그에게 남은 것은 원딜이었다.

    그리고 5픽은 칼리스타를 골랐다.


    서포터가 소라카인데 칼리스타가 나왔다.


    어째서? 한타때 내가 적진으로 날아가야 하는건가? 정말로?

    하지만 나는 마음을 다스렸다. 설마 나랑 계약 맺진 않겠지. 우리팀 정글러는 워윅이었다. 우리팀 탑은 나르였다.

    나르든 워윅이든 계약해놓으면 순수 라인전 자체는 힘들지라도 그 후의 상황에 대해서는 유용한 콤보를 만들어 낼 수 있으리라 믿었다.


    그리고 칼리스타는 게임 시작하자마자 소라카인 나한테 계약을 걸었다. 이 미친놈이


    소라카 왈, "왜 나랑 계약함? 궁쓰면 나보고 적진으로 개돌하라는 소리임?"

    칼리스타 왈, "내가 너한테 궁 왜씀? ㅋㅋ 워윅이나 나르한테 해야지."

    소라카 왈, "계약은 나한테 해놓고 워윅이나 나르한테 궁 어떻게 씀. 등신아."

    칼리스타 왈, "어 진짜? 뭐야 칼리스타 후졌네."


    네, 다음 랭겜에서 처음 하는 챔프 고르는 놈


    라인전 자체는 힘들었다. 

    라인을 팍팍 밀던 칼리스타는 빠른 신짜오의 갱킹에 녹아내렸다.

    상대는 쓰레쉬 코그모였고 한번 킬을 내준 이후로는 계속 손해봤다.

    칼리스타가 무빙샷 날리든 말든 코그모는 말뚝 W딜 날리는데 이길리가


    초반 킬 스코어는 0 : 7로 벌어졌다.


    탑에서 나르가 이렐리아에게 3데스 했다.

    봇에서 칼리스타가 3데스 했다.

    소라카인 내가 1데스 했다.

    적 정글이 신짜오였던 만큼, 워윅이 6렙찍기 전까지 많은 이득을 챙겨간 것이다.

    봇은 희망이 없었다. 4킬 먹은 코그모랑 2:1로 싸워도 못이길 판이었다. 나는 문득 버스를 타고 싶었다. 하지만 이런 깡촌에 버스가 와줄리 만무했다.


    그래서 나는 괴나리 봇짐을 메고 고향을 떠났다. 어딘가에 있을 버스 정차장을 찾아서


    흐르는 강물을 거꾸로 오르는 동안, 나는 지나간 자리에 표식을 남겼다. 녹색 부쉬에 분홍색 와드를 박으니 그럭저럭 색채감이 돌아 마음에 들었다.

    미드 라인에서 제라스와 아지르가 누가 더 먼 곳까지 스킬을 날릴 수 있는지 시합하고 있었다. 나는 제라스에게 새참을 가져다주었다. 

    원기왕성해진 제라스는 흥에 겨워 춤을 췄고 아지르는 이를 부러워했다. 

    그래서 아지르는 쓰레쉬를 구박했다. 쓰레쉬가 여행을 떠난 나를 따라 미드까지 쫓아왔던 것이다.

    쓰레쉬는 투덜대며 깨알같은 보호막을 걸어준 뒤 여기저기 널려있는 영혼들을 수집했다.

    제라스는 만족해하며 내게 감사를 표했다. 나는 다시 어딘가에 있을 버스 정차장을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났다. 

    반면 쓰레쉬는 아지르의 잔소리에 묶여 계속 미드라인에 남아있어야 했다.


    높은 산악지대까지 오르자 숨이 차올랐다. 이곳은 탑 라인이다. 


    마침 워윅이 6렙이었다. 야생동물을 사냥하고 탑을 향해 가는 도중에 나와 마주쳤다. 나는 반갑게 인사를 했지만 워윅은 거들떠도 보지 않았다.

    데스로 더럽혀진 내 KDA와는 상종하고 싶지 않았나보다.

    탑 라인은 3뎃을 하고 있는 나르를 상대로 이렐리아가 기세등등했다.

    워윅과 내가 도달할때쯤 이렐리아는 나르와 눈이 마주쳤다는 이유로 돌진하고 있었다.


     나르는 제압 킬을 먹었고, 나는 어시를 먹었다. 늦었지만 첫 공격포인트의 성공이었다. 


    나르는 "슈파나나 냐르 갸갸" 라고 외치며 춤을 췄다. 그가 춤추자 나도 기뻤다. 축하 기념으로 근처에 녹색 와드를 박았다.

    그 와중에 고향에서는 칼리스타의 곡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마음은 편치 않았으나 접어두기로 했다. 나는 아직 버스를 타지 못했다.


    3킬 1뎃을 하던 이렐리아는 분명 방심하고 있었다.

    한번 죽었지만, 아직까지도 자신이 유리하다고 믿고 있던 그녀는 탑 라인에 와드를 박지 않았다. 

    내가 박은 와드 주변에 다른 와드가 뿌리를 내리는 것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렐리아는 또다시 나르와 눈이 마주쳤고 덤벼들었다.

    마침 나는 6렙을 찍어 궁힐이 있었다.

    이번엔 워윅이 없었지만 내게는 탈진이 있었다. 

    나르에게 도망치지 말 것을 요구하며 열심히 뛰었다.


    나는 두 번째 공격 포인트를 먹었다.  

     
    그 후부터 나르가 이렐리아를 연달아 3연 솔킬을 내기 시작했다. 나는 버스 정차장을 찾은 것이다. 

    분명 나르는 초반에 빌빌대는 똥쟁이었지만, 지금은 훌륭한 버스 기사가 되어 있었다.

    탑 라인에 버스 차량이 배차되고 운행이 시작된 것을 확인한 나는 미드로 내려왔다.


    우리 미드는 공격 포인트가 없었지만 손실 포인트도 없었다. 


    제라스는 한 번도 죽지 않았다. 이는 분명 희소식이었다. 미드가 잘 버텨줬기 때문에 게임은 할만했다.

    내가 오랫동안 탑향살이를 하는 바람에 봇은 1차가 터지고 용까지 뺏긴 상황이었지만 나쁘진 않았다.

    다음 용 싸움에서 좋은 포인트를 따내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바람은 이루어졌다.


    용 한타에서 대승을 했다. 

    나르는 폭탄이 설치된 버스를 청와대에 박듯이 적진을 향해 달려들었다. 

    워윅도 옆에서 한몫 했다. 

    제라스가 프리딜을 넣었고

    칼리스타가 킬세탁을 하기 시작했다.


    뜻 밖의 바론오더가 성공했다.

    바론 근처 와딩을 하던 중 혼자 돌아다니던 이렐을 잘랐다.

    마침 코그모는 봇 2차타워를 밀고 있었다.

    우리 팀원은 서로 질세랴 바론을 찍었다. 한 마음이 되어 있었다.

    기세를 몰아붙여 결국 승리했다.


    통계창으로 넘어가보니 상대팀은 서로 분열되어 헐뜯고 있었다.

    0 : 7 의 기분 좋은 스코어로 시작했음에도 패배할 수밖에 없었던 원인을 남에게서 찾고 싶었던 모양이다.

    가장 멘붕한 것은 봇라인을 터트렸다고 믿었던 쓰레쉬였다. 

    그는 분명 버스기사가 되는 꿈을 꾸고 있었을 것이다.

    다들 다음 게임을 위해 자리를 떠났으나 쓰레쉬 혼자만이 미련이 남았는지 통계창을 하염없이 올려다보며 한탄을 했다.

    나는 3수(3데스)끝에 결국 버스운전면허를 취득하게 된 나르와 덕담을 나누며 그 자리를 뒤로했다. 

    기분 좋은 게임이었다.

    버스를 타자.png



    PS : 칼리스타 개객기. 킬 세탁 하기전 0/6/0이었음. 레알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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