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반대를 받을지도 모르겠지만, 답답한 마음에 글을 씁니다. 아직 배울것이 많은 학생이기에 부족한 점은 있겠지만, 제가 아는 한 써보려고 합니다.
'동성애 차별 금지' 로 비롯된 인권헌장문제. 이로 인해 벌어진 논쟁들 중 대다수는 제대로 요점을 파악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현재 베오베에 가있는 박원순시장 글에서는 '박원순이 동성애를 지지하지 않는게 무슨 잘못이냐'를 중심으로 이야기 하고 있죠. 요점도 제대로 잡지 못했을 뿐더러, 표현이 과격할 지 몰라도 전체주의적 발상이라고 생각됩니다.
우선 '동성애 지지'라는 것 자체의 문제점에 대해서 말하려 합니다.
동성애는 누군가 지지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차별금지는 지지와는 다른 개념입니다.
그들의 사랑에 우리가 지지하고 말고가 무슨 문제입니까? 이런 발상 자체가 폭력이며, 동성애자가 소수이기때문에 다수의 입장에서 나오는 권력이 있기에 나오는 발상입니다. 동성애자들이 이성애자들에게 '우리는 이성애를 지지해!'라고 말하는 것은 볼 수 없습니다.
인권헌장에서는 분명 '동성애 지지'가 아닌 '차별금지'를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를 반대할 이유가 대체 무엇인가요?
또한, 이것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박원순이란 사람이 '시장'이기 때문입니다.
한명의 개인이 말하는 것과는 다른 파급력을 지녔습니다. 그런 만큼 발언에 있어서는 신중해야 하며, 특히나 인권 관련 문제에서는 더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 나를 곤경에 처하게 하느냐"와 같은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지금, 이는 '시장'으로서 박원순씨가 정확한 해명을 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150명의 시민위원들이 마련한 인권헌장 초안은 9월, 10월 두 차례 권역별 토론회를 통해 일반 시민에게도 공개됐다. 이 토론회에 일부 개신교, 보수 단체 회원이 대거 참석했는데 인권헌장의 차별금지 사유 중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을 지우기 위해서였다. 이들은 에이즈 감염에 대한 편견과 공포를 조장하면서 성소수자를 혐오할 권리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인권헌장이 없는 게 낫다는 식의 발언들을 쏟아냈다.
성소수자 인권보호를 논하는 자리면 어김없이 재현되는 이런 난동은 성소수자 인권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더 필요하다는 변명거리를 제공한다. 실제로 혐오세력들은 차별금지법을 발의한 국회의원들을 ‘표’ 앞에 무릎 꿇리곤 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이들의 눈치를 보느라 성소수자가 캠페인을 열 장소조차 승인하지 않고 있다. 서울시도 이번 인권헌장 제정과정에서 방관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런 사회에서 성소수자는 더욱 존재를 드러낼 수 없으며 ‘인권을 누리는’ 시민으로 인식될 수 없다. 다른 시민들이 성소수자 차별을 제대로 이해할 길도 멀어지고 만다.>
그리고 이 글을 쓰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베오베의 그 글이 제겐 폭력으로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박원순 시장을 노무현대통령처럼 잃고싶냐, 는 이 말은 협박입니다.
비약일지는 몰라도 " 박원순시장이 그래도 잘해왔는데, 이거 하나때문에 왜 그렇게 난리냐. 그마저도 잃고싶냐? " 로 저는 받아들였습니다.
이번 일로 문제제기를 하는 사람들은 박원순이란 사람 자체를 무너뜨리자는 것이 아닙니다. 문제가 있는 상황이고, 그에 관하여 논의되어야 할 사안임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베오베의 글은 전체주의적인 발상으로 반대하는 사람들을 '노무현을 죽인 사람'들로 매도하고 있습니다. 어째서 문제에 대해 비판 하는 것이 박원순을 쫓아내려 하는 것이고, 정신차려야 하는 것입니까?
정신차려야 하는 것은 바로 당신들입니다. 제발 문제를 비판 하는 것을 그 인물 자체를 매도하려 한다 생각하지 마세요.
"이번에 박원순이 동성애 지지 안한다고 하는게 그렇게 섭섭하고 실망입니까?" 라니요.
이 사안을 그렇게 가볍게 말씀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는 많은 사람들의 인권이 걸린 일입니다. 그들이 차별을 받아도 되느냐 는 문제입니다.
법적 효력이 없더라도, 이 사회가 그들을 보호하려 하느냐는 의지를 볼 수 있는 문제입니다.
인권변호사였던 박원순 시장님이, 소수자들의 인권을 외면하려 하는 것 같아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베오베의 그 글에 찬성을 누른 수많은 사람들이 소수자의 인권에 대해 가볍게 생각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소수자들은 어떻게 될까요? 계속해서 차별이 불법이 아닌, 사회분위기조차도 차별에 반대하지않는 그런 사회에서 살아가야합니다.
제발 '박원순'을 변호하기위해서만 생각하지 마시고, 인권헌장에 대해, 소수자들에 대해 한번만 더 생각해주시길 바랍니다.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공론화도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무엇에 만족을 해야 하는 것인가요. 만족? 절대 할 수 없습니다.
계속해서 끊임없이 우리는 우리의 권리 획득을 위해 나아가야합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것입니다.
지금이 그 시행착오라고 생각됩니다.
잘못된 점은 논의되어야 하고, 그래야만 개선되는것입니다.
분명 베오베에 오른 글에 때문에 저 말고도 불편했을 분들이 계실 것이라 생각됩니다. 진영논리로 시작되어 전체주의로 끝나선 안됩니다.
우리는 문제를 직시하고 비판할 줄 알아야합니다. 비판을 막기위한 협박은 민주주의를 저해하는 폭력입니다.
정말 마음아픈 밤이네요. 그냥 반대 의견도 있다는 것을 보이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