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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story_55704
    작성자 : 구경꾼
    추천 : 12
    조회수 : 314
    IP : 61.75.***.9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04/03/10 15:44:29
    http://todayhumor.com/?humorstory_55704 모바일
    군대에서 겪은 아찔한 얘기...
    어느분이 올리신 군대얘기를 보고 재미있기에 저도 한번 올려봅니다.
    1986년도에 제가 직접 겪은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당시 우리부대에는 여름방학때 근처 여중고생중에 학도호국단, 학생회간부들이 부대 견학을 오곤했었다.
    견학코스는 정신교육장에서 반공영화관람, 사격장에서 사격시범관람, 총기조작, 실제사격으로 이어진 후, 점심식사(짬밥..) 그런후에는 자기들끼리 놀다가 간다.

    약 2주전부터 전 부대원이 들뜬 분위기에 휩싸이고 자발적?(실은 고참순...)으로 행사에 참여하였다.
    각자의 임무를 정리하면 고참순으로 학생인솔, 사격 부사수, 사수, 사선통제 순으로 역활을 차지하는데,
    학생인솔은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스러운 여학생들과 함께 다니니 말로 표현하자면 환상 그 차체고,
    사격부사수는 빈소총을 들고 여학생들에게 만져보고 조작하게 한 후, 실제사격시 여학생옆에서 자세등을 교정하는 역활,
    사수는 여학생들 앞에서 멋진 폼으로 온갖 총을 신나게 쏠 수 있고,
    사선통제는 뻗치고 서서 여학생들이 광분하거나 혼절 할지도 모를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는 일이다.

    이때 내가 맡은 역은 A,B사수중에 A사수였다.

    우리는 일주일전부터 훈련에 들어갔는데 실탄을 아끼기위해 4일동안은 입으로 총소리를 내면서했다.
    예를들면 단발은 '땅!'  연발은 '따따따따따......' 이런식으로 했고 이틀전부터는 실탄으로 신나게 쏘아댔다.

    순서는 A사수 단발, B사수 단발, A사수 연발, B사수 연발, A사수 나머지 연발 ,B사수 나머지 연발....
    훈련과정은 힘들었지만 그날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모든 것을 이겨냈다.

    드디어 D-Day!!!
    A조와 B조로 편성된 우리와 여학생들....
    사격장에서 기다리는 우리앞에 의기양양, 위풍당당하게 여학생들을 인솔하며 나타난 최고선임은 입이 귀밑까지 찢어진 채 
    우리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었다.

    중대장 : "이곳까지 오시느라 수고가 많았고.. 어저고 저쩌고........
              첫번째로 보실 소총은 M-1소총입니다. 이것은 625 때... 어쩌고 저쩌고... 
              그럼 화력시범을 보시겠습니다. 사수위치로!"

    사수AB : "위치로!!"

    중 : "준비된 사수로부터 단발 사격 개시!"

    A  : '타--앙!'
    -- 꺄-----------악------
    (이건 내 뒤에있던 30 여명의 A조 여학생들의 비명소리다. 실제로 M-1소총소리는 엄청크다. 일부는 주저 앉기도 했단다.)

    B : '타--앙!'
    --꺄---악----
    (이건 B사수 뒤에 있던 여학생소리다. 약하다...항상 나보다 뒤에서 쏘기 때문에 탄성이 적다.)

    중 : "이번에는 칼빈소총입니다. 이것은...어쩌고 저쩌고......연발도 가능하나 단발만
          보시겠습니다. 준비된 사수로부터 단발 사격 개시!"

    A : '타--앙!'
    -- 와 --------- (여학생들이 조금 여유를 찾았다.)

    B : '타--앙!'
    -- 와 --- ( 역시 약하다.)

    중 : "이번에는 M-16A1소총입니다. 이것은 최근...어쩌고 저쩌고......단발과 연발 모두 보시겠습니다.
          준비된.......사격 개시!"

    A : '타--앙!'
    -- 짝짝짝....---( 어쭈... 이젠 박수로...)

    B : '타--앙!'
    --짝짝....---


    중 : "이번에는 연발 사격입니다. 준비된......개시!"

    A : '드르르르르륵!' (순식간에 10발이 날라갔다.)
    --와아아아---짝짝짝----(반응이 괜찮다. 얘들아 다음번을 기다려라. 반쯤 죽여주마..)

    B : '드르르르르륵!'
    --와아--짝짝짝---


    중 : "이번에 보실 화기는 M-60 입니다. 영화 '람보'에서.... 어저고 저쩌고....
          막강화력을 보시기바랍니다. 준비된....사격개시!"

    여기서 나는 큰 실수를 저지르고만다. 원래 시나리오에는 M-60에 걸어놓은 50발중에 10발 정도씩 2회를 A, B사수가 번갈아서 쏜 후,  마지막 30발을 모두 날려버리는 것이었다.

    A : '두두두두두두.....!'
    ---와아아아아아아아-- 짝짜짝-------(폭발적인 반응이다...그래 이거야.^^)

    B : '두두두두두두.....!'
    ---와아아아아아--짝짝짝------(괜찮은 반응...)

    여학생들의 열광적인 환호와 박수.....그것은 나의 이성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A : '두두두두...........................................................'

    걸레가 되는 표적지....그 뒤로 날라오르는 흙먼지...여학생들의 환호.....나는 계속 당겼다.

    A부사수 : "그만 쏴!! 미쳤어?"

    A : '두두두두...........'

    같은 호 안에 있던 선임 부사수가 발로 차지 않았으면  아마 모두 날려버렸을텐데 정신차려보니 남은 총알은 보이지않고 
    약실과 덮개 밑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한 두발정도...ㅠ ㅠ

    B : '두두두........'

    정말로 난리가 났다. 나는 한 두발 남았는데 B사수 녀석은 전혀 흔들림이 없이 시나리오대로 쏘고 있었다.
    이 사태는 여학생들을 제외하고 모든 행사 참여자들은 알수 있었다.

    이제 내가 쏠 차례다. 머리 굴릴 여유가 없었다.

    A : '타당-----'

    두발이 나갔다. 더 이상 없다. 개망신, 좆됐다. 후회해도 소용없다. 

    B : '두두두두두두두두두..................................................'

    많이도 남았네... 총알이 내 가슴에 박히는 것같다......ㅠ ㅠ 

    -----와아아아아아아------짝짝짝짝------------

    박수와 환호는 부대를 떠나갈듯 울려퍼졌다.
    하늘을 보니 참 맑은 날씨였다. 


    아...그 날 그 이후의 얘기는 글로써는 표현이 안되네요. 요즘은 구타 많이 줄었다죠..
    어쨌든 지금 저는 몸 건강히 오유에 글을 쓰고 있습니다.
    조잡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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