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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대치동 **여고에 다녔습니다.
언젠가 쉬는 시간이었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화재경보가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다들 무슨 일인가 이벤트인가 하고 웅성거리다가 도저히 화재경보가 그치지 않아서 진짜인가 하고 아이들이 복도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잠시 뒤 아무 일도 없었다는 선생님들의 발표가 나오고 모두 실망한 채로 교실로 들어갔습니다.
수업시간이 되서 저희는 무슨 일인가 하고 선생님께 물었습니다.
선생님은 이 일이 처음이 아니라고 그러셨습니다.
재작년 즈음 저희 학교에서 수능을 치고 있었고 외국어영역 시험시간이 되어 듣기평가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중간 즈음에 라디오가 몇 초 나왔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사람들이 모두 크게 당황했고 얼마 뒤 방송은 제대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수능이란 시험이 국가적이고 중요한 시험인지라 이 일을 그대로 넘어갈 순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 자리에 계셔서 직접 확인하러 가 보신 선생님은 방송실은 굳게 잠겨 있었고 자물쇠 뿐 만 아니라 비밀번호도 눌러야 들어갈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게다가 수능 시험을 칠 때엔 그 어느 누구도 방송실에 있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모든 여고에는 괴담이 있지만 저희는 그 이야기를 듣고 소름이 쫙 돋았습니다.
또 한 가지 덧붙이자면 학생들이 모두 빠져나간 늦은 오후였습니다.
저희 학교는 중학교랑 연결되어 있는데요. 교문을 들어오면 오른쪽이 고등학교이고 왼쪽이 중학교입니다. 중학교로 들어가는 왼쪽 샛길이 있는데 그쪽으로 경비실이 있고 경비실 옆으로 작은 계단을 내려가면 매점이 있습니다.
수위 아저씨는 중학교 둘레를 한 바퀴 순찰하시고 매점 옆 계단으로 올라오시던 길에
한 여고생이 앉아서 훌쩍거리는 걸 보셨다고 합니다.
"학생, 여기서 왜 울고 있어?"
하지만 여고생이 아무 대꾸도 하지 않자 아저씨는 어쩔 줄 모르고 여고생을 지켜보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그 여고생이 잠시 뒤 울음을 그치고 갑자기 고개를 번쩍 들어 아저씨를 쳐다봤습니다.
아저씨는 그 여고생의 뚫린 눈을 통해 건너편 고등학교를 보실 수 있었다고 합니다.
*출처-무서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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