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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552810
    작성자 : 메르세대수
    추천 : 131
    조회수 : 8693
    IP : 115.22.***.193
    댓글 : 9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10/27 07:52:59
    원글작성시간 : 2012/10/27 06:12:35
    http://todayhumor.com/?humorbest_552810 모바일
    25살 오유인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25살 먹은 오유인 입니다.

    제가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는

    저에게 비밀이 있기 때문입니다.

     

    제 비밀을 아는사람은 저를 포함해서 제 동생, 아버지 그리고 제 친한 친구 이렇게 넷만압니다.

    어머니께는 죄송해서 아직도 말 못했습니다..

     

    이런 제 비밀은 바로 성선기능저하증입니다.

    저는 성선기능저하증을 앓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남성호르몬이 나오지 않는병입니다.

     

    제가 성선기능저하증인것을 처음 안것이 대학교1학년때였습니다.

    남들보다 너무도 느린 2차성징 때문에 고민하다 병원을 찾게 되었고

    의사선생님께서 저에게 남성호르몬이 정상인에 비해 아주 극소로 나온다고 하셨습니다.

    그렇다고 여성호르몬이 많이 나오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남성호르몬이 적게 나올 뿐이다.

     

    그냥 남성호르몬이 적게 나오는 까닭에...

    저는..저는... 고자입니다.

     

    개콘 감수성에서 내시가 개그를 할때 사람들을 웃지만 전 웃을 수 없었습니다.

    심영의 고자라니 짤을 볼때 사람들은 ㅋㅋㅋㅋㅋ하고 댓글을 달았지만 저는 ㅠㅠㅠㅠ하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절 보는 것 같았으니까요..

     

    저는 수염이 안납니다. 고환도 작습니다.

    몽정도 안해봤습니다.운동을 해도 근육이 잘 붙지 않습니다.

    아이도 못가집니다.

    남자로서 굉장히 작아지고 자괴감에 가끔은 제자신에 대해 수치심마저 듭니다. 

    이런제가 불쌍했는지 신은.. 신은 감사하게도 저에게서 키만큼은 남들보다 크게 해주셨습니다.

     

    아 그리고 또 감사하게 군면제도 주셨습니다

    비꼬는 말 아닙니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제 친구들은 2년동안 24시간 내내 군생활을 해야했지만

    저는 사회에서 일년에 단 몇시간만 민방위를 받았으면 됐으니까요.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사실 전 군대를 가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병무청에 두번이나 글을써서 보냈지만

    돌아온 답장은 완치가 되면 입대 할 수 있다는 말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전 신의 아들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24살이 된 어느 날..

    아버지와 저 단둘이 집에 있게 된 날이 있었습니다.

    그때 아버지께서 제게 조심스레 물어 보셨습니다.

    '너... 아빠랑 동생이랑 같이 목욕탕 안간 것도 오래 됐고... 군대도 면제 받았잖아.. 근데 아빠는 그 이유를 몰라.

    사실대로 말해줘. 병원에서 무슨 말을 했엇니?'

    드디어 올것이 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저는 고등학교때 부터 대중목욕탕에 가본 적이 없습니다.

    저는 남들과 달랐으니까요...

    남들과 다르다는 건 저에게 엄청난 창피함과 수치심이었습니다.

    제 남성성에 대한 컴플렉스의 시작이였죠...

     

    아버지는 이때 부터 아마 절 걱정하고 계셨을테죠.

    아버지도 남자니까 제가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알고 계셨을겁니다.

    자신의 아들인데 누구 보다 사랑하는 아들인데 모를리가 없으셨겠죠...

    물어보고 싶은데 아들 가슴 다칠 까봐 몇년을 삭히고 묵혀 두신거였겠죠..

    저도 언제가는 부모님께 말을 해야한다고 생각을 했었지만 막상 부모님 얼굴을 뵈면 입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우물쭈물 거리고 있던 차에 아버지께서 수년간 열지 못했던 입을 먼저 떼신거였습니다.

    아버지의 질문이 끝나고 그 짧은 몇초동안 저는 이 모든것을 느낄수 있었기에 저는 거짓말을 할 수 없었습니다.

    '아빠 저.. 아이를 가질 수 없대요...'

    눈물이 났습니다.

    아버지께 너무 죄송해서.....

    아버지는 한 동안 말씀이 없으셨습니다...

    그 침묵속에서 저는 알수 있었습니다.

    그간 보듬어 주지 못해 미안해서 아버지는 속을 울고 계셨습니다.

    그때는  죽을 병에 걸린 것도 아닌데 질질 짜고 있는 제가 쪽팔리기도 했고 참 별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그렇게 또 시간을 흘러 스물다섯이 됐습니다.

    요즘 주위에서 너는 좋아하는 사람 없냐며 여자친구 안사귀냐는 말이 자꾸 들립니다.

    그럴 때면 허허 하고 웃어넘깁니다.

     

    친구들은 저에게 조만간 흑마법사가 될거라고 놀립니다.

    그럴때면 저는 내년 부터 공중부양으로 학교에 올거라고 맞받아치죠

    그럼 친구들은 미친놈이라며 껄껄 웃습니다.

    제 비밀을 아는 친구만은 웃질 못하죠...

     

    저라고 좋아했던 사람이 왜 없겠습니다.

    지금도 좋아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하지만 고백을 할 수 없습니다.

     

    '좋아한다고 고백 할까? 그러다가 사귀게 되면 어쩌지?

    시간이 흐르다 보면 분명 플라토닉적인 사랑을 넘어 에로스적인 사랑을 할때가 올텐데.

    그때 사실을 말하면 나에게 실망하지 않을까? 그런 나를 사랑해 줄까?

    그러다 결혼을 한다면,.. 나는 아이도 못낳는데... 내 여자친구평생 아이없이 살아야 할텐데.. 그건 여자친구에게 너무 가혹한 일이잖아..'

     

    참 사귀기도 전에 별걱정을 다한다고 생각 하실 수 있겠지만

    저에겐 그만큼 중요하고 신중한 일이 되버렸습니다.

     

    앞으로 저에겐 어떤 변화가 필요 할까요..

    저는 뭘 어떻게 해야 할까요..

    2월이면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졸업을 해서 이제 영영 못볼지도 모릅니다.

    그생각만 하면 가슴이 터져버릴것만 갔습니다.

    그런데...고백은 하고프나 고백을 할 수 없습니다.

    한편으로는 차라리 이렇게 못보고 땡하는 것이 나은 방법인것 같기도 합니다.

     

    오늘 따라 제가 한층더 한심해 집니다..

     

    아 술을 처먹고 글을 썼더니 끌맺음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제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냥 제글을 읽어 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진짜 속에만 담아두고 말하지 못했던 것을

    이렇게 글로라도 쓰니 속이 좀 풀리는 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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