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롯데라면으로 다시 이슈화되고 있는 MSG 안전성 논란을 보면서 아직도 우리 사회가 이슈에 대해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접근보다는 감정적이고 정서적인 접근이 강함을 느낍니다. 주변 분들께 먼저 MSG에 대한 진실과 오해를 짚고 넘어가야 될 필요성이 있어 제가 알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고자 합니다.1
MSG의 정식 명칭은 Mono Sodium Glutamate(글루탐산에 나트륨이 1개 붙은 구조)입니다. L-Glutamic Acid(이하, 글루탐산)는 우리 몸을 구성하는 필수 아미노산의 한 종류이며, MSG는 88%가 글루탐산이며 12%가 나트륨으로 되어 있습니다.
아미노산은 3가지 생산방법이 있는데, 첫째가 발효균의 대사로 생산하는 발효법이고, 둘째가 닭털이나 오리털에서 추출하는 가수분해법이며, 세째가 화학적으로 합성하는 합성법입니다.
MSG의 첫 개발은 일본에서 했습니다.
일본의 한 학자가 다시마의 감칠맛만 뽑아내어 조미료로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무엇이 감칠맛을 내게 하는지를 연구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다시마에 있는 글루탐산이라는 아미노산이 감칠맛을 내게 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최초에는 다시마에서 추출해서 글루탐산을 생산하다가 60년대 잠시 MSG를 화학합성법으로 생산한 적은 있었으나 이 두가지 공법은 원가가 매우 높아, 60년대 중반 발효법이 개발된 뒤 현재 식품첨가용 글루탐산은은 모두 발효법으로 생산하고 있습니다.
발효법은 발효균을 원당 등으로 배양을 해서 이들이 대사한 물질(쉽게 배설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에서 필요한 성분만 정제해서 만드는 것을 말합니다. 된장,고추장,치즈도 이러한 발효균이 대사하여 고소하고 감칠 맛을 내는 것입니다.
건강보조제나 식품첨가제로 널리 사용되는 모든 아미노산이 이러한 발효법에 의해 생산되고 있으며, 천연조미소재로 알려져 MSG대체용으로 현재 라면스프나 천연조미료에 널리 사용하고 있는 Yeast Extract(효모추출액)도 글루탐산과 같이 발효법으로 생산하고 있습니다.
MSG의 위해성 문제의 쟁점은 아래 다섯가지로 보입니다.
1. 화학합성조미료다
위에서 말씀드린 것 처럼 60년대 일부 화학합성법으로 글루탐산 생산 있었다고는 하나, 지금은 전 세계가 모두 발효법으로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글루탐산은 용해성이 떨어지고, 입자화가 안되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 나트륨을 첨가하는데, 나트륨을 첨가하면 ''-''기를 띤 글루탐산에 ''+''기를 띤 Sodium(나트륨)이 자연스럽게 붙게 되며, 이를 활성탄 등으로 정제하고 농축, 결정화하고 건조시킨 제품입니다.
2. 글루탐산의 위해성
글루탐산은 우리 인체를 구성하는 필수아미노산으로 콩과 밀, 치즈에 대량으로 함유되어 있고, 모든 동식물에 일정량 함유되어 있습니다. 모유에도 함유되어 있고요. 글루탐산은 음식물을 통해 우리가 매일 섭취하고 있는 아미노산으로 안전한 단백질입니다.
설탕, 비타민, 칼슘 등 아무리 몸에 좋은 물질도 과다섭취시 오히려 역효과가 있듯이 MSG도 마찬가지라 봅니다. 그러나, 강한 감칠맛으로 조금만 많이 첨가해도 느끼해지기 때문에 과다섭취 할 수가 없습니다. 설탕은 한 스푼 모두 먹을 수 있어도 MSG는 그렇게 먹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미국 FDA나 세계보건기구, 일본 후생성 등에서도 MSG의 일일 섭취량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습니다.
3. MSG무첨가 라면이나 천연조미료는 안전하다.
앞서 말씀드린 것 처럼, MSG무첨가 라면스프와 천연조미료는 지금 MSG대체제로서 Yeast Extract(효모추출액)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효모추출액도 10-20%의 글루탐산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오히려, 효모에서 추출하여 정제하지 않고 그대로 농축 건조한 추출물에는 확인하기 어려운 많은 물질의 복합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다른 동식물추출물도 마찬가지이고요. 이 보다는 발효균에서 필요한 물질만 순수하게 정제해낸 MSG가 더 안전할 수가 있습니다. 즉, 천연이라고 해서 결코 안전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식품소재의 천연소재화 추세는 기업의 차별화 마케팅적 측면이 크며, 안전성과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4. 나트륨 과다 섭취에 대한 우려
앞서 말씀드린 것 처럼 MSG는 소량만 첨가해도 강한 감칠맛을 내기 때문에 나트륨 함량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합니다. 일례로 MSG 무첨가 농심 너구리 라면의 경우 나트륨 함량은 1940mg으로 일일 권장 섭취량의 97%가 들어있습니다. 나트륨 함량은 MSG가 이슈가 아니라 국물의 간을 맞추기 위해서는 나트륨을 사용할 수 밖에 없는 한국의 음식문화가 문제인 것입니다.
5. 알러지 문제
알러지 유발 인자는 수없이 많습니다. MSG도 주성분이 단백질인 아미노산이기 때문에, 콩이나 계란, 우유 처럼 알러지를 유발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콩, 우유, 계란 등도 알러지 유발한다고 해서 위해성 있는 식품이라 여기지 않습니다.
진실과 소비자들의 선택은 별개라는 대표적인 예가 오겹살과 삼겹살입니다.
오겹살이 삽겹보다 비싸거나 적어도 같은 가격으로 팔리고 있습니다. 저는 삼겹을 사지 오겹살을 안삽니다. 왜냐하면, 오겹과 삼겹의 차이를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겹은 돼지 도축할 때 뜨거운 물에 털만 깍기 때문에 지방 겉껍질이 붙어있고(탕박이라고 합니다), 삼겹은 돼지 도축시 털붙은 겉지방껍질을 통째로 벗겨내기 때문에 겉지방이 없습니다(박피라고 합니다). 한마디로 오겹살은 부산물로 처리될 싸구려 겉지방을 비싼 삼겹살 값으로 사먹는 것과 같죠. 기업마케팅적으로는 성공했을 지 몰라도 엄밀히 보면 소비자를 농락하는 것과 다름 없다고 봅니다.
40대 중반을 넘어서는 저의 농촌 경험에 비추어보면, 우리 부모님 세대는 가난함속에서 고기를 많이 구할 수없었기 때문에 주로 MSG로 음식의 맛을 내었습니다. 국, 나물무침, 된장찌게, 김치 등에 하루 세끼를 MSG로 맛을 내었고, 저 역시 MSG 라면스프에 밥 비벼먹고 자란 세대입니다.
그리고, 지금도 중국, 아시아, 일본, 미국,유럽, 남미,아프리카 등 전 세계에 걸쳐 연간 22억킬로그램(인당 340g)의 MSG를 널리 소비하고 있는보편적인 소재입니다.
저는 이러한 저의 경험과 지식에 비추어, MSG 위해성 문제는 일부 소비자 단체들이나 언론 기자들의 정서적이고 감정적인 논리보다는 WHO와 미국 FDA나 일본 후생성 그리고 대한민국의 식약청을 믿는 것이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판단이라 봅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MSG 무첨가 논쟁은 소비자들의 정서에 기반에 기업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지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인 판단은 아닙니다.
과학에 대한 믿음과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 및 합리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