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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movie_55132
    작성자 : Lynn
    추천 : 10
    조회수 : 1226
    IP : 61.73.***.253
    댓글 : 30개
    등록시간 : 2016/04/05 15:37:40
    http://todayhumor.com/?movie_55132 모바일
    다크나이트 트릴로지는 아예 DC 세계관이 아니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옵션
    • 창작글

    배트맨 v 슈퍼맨의 세계와 다크나이트의 세계는 아예 다른 세상입니다. 



    다른 히어로물과 달리 놀란의 다크나이트 트릴로지는 심지어 DC 세계관에서 분리해서 생각해도 틀리지 않아요. 


    배트맨이라는 캐릭터와 성격, 가문 이야기, 캐릭터로써의 빌런만 빌려왔을 뿐 나머지는 거의 완전하게 DC와 분리된 세계입니다. 

     

    배트맨이라는 "히어로"를 빌려 "시민사회"를 들여다 본 영화라 판단하는게 더 자연스럽거든요. 



    시민사회의 발전에서 "시민"은 어떤 존재인가?


    어떤 포지셔닝인가?


    어떻게 발전하고 타락하며 자기정화를 하는가?



    아마 놀란이 고담을 그릴 때 옆 도시에서 슈퍼맨이 날아다니는 세상은 생각도 하지 않았을껄요?


    초인같은 건 안중에도 없었을거구요. 



    다크나이트 트릴로지에서는 영웅도 빌런도 아무리 육체적으로 단련하고 최신 병기로 무장해봐야 사실 총이나 칼 한번 제대로 들어가면 죽어버리는 인간일 뿐입니다. 


    총칼도 안들어가는 히어로나 악당이 판치는 세상이라면 웨인이 그렇게 스스로를 사지로 몰아넣고 수련한 행위 자체가 의미가 없어지는거죠.  



    놀란의 히어로는 초인이 아니라 철인(哲人, 사회적 히어로)입니다. 



    다크나이트 트릴로지를 통해 흐르는 주제는 결국 모든 권력은 오롯하게 시민에게서 나와 행사되어야만 정당하다는 것입니다. 


    다크나이트란 그저 일반 시민이 상대하기 어려울 정도의 빌런을 상대하는 도구일 뿐 결국 모든 권력에 대한 정당성은 시민에게서 나오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죠.



    웨인의 부모가 비명에 가면서 주인공은 많은 고민을 합니다. 


    다 망해나갈 것 같았던 고담시를 그렇게 살리려 노력했던 부모님이 왜 저렇게 비명에 갔어야 했나. 


    대체 웨인의 부모는 무엇을 지키려 한 것일까.


    고담시가 생명을 바쳐 지켜야 할 가치가 있는 것인가?


    이 고민에 대한 얘기가 비긴스입니다. 



    활동을 시작한 웨인은 고담같은 거대한 도시 - 시민사회 - 가 정상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법으로 통제할 수 없는 사회를 위협하는 빌런에 대항할 수단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를 위한 다크나이트가 되어 밤을 지배합니다.   


    그러면서도 결국 다크나이트는 도시전설이 되어야 할 뿐 결국은 법과 제도가 모든 것을 해결한다고 믿음을 시민들이 가질 수 있어야 한다는 확신을 갖고 움직입니다.  


    웨인은 그런 생각으로 배트맨 활동을 하며 화이트나이트를 찾다가 하비에게서 그 모습을 보게 된 겁니다. 


    나아가 배트맨이 벌이는 모든 도시정화 활동의 공은 온전하게 법을 제대로 집행하는 화이트나이트가 받아야 한다는 결론에까지 도달하게 되지요. 


    그렇지만 빛과 어둠의 공존이란 결국 기만일 수 밖에 없다는 파국을 맞습니다.


    마치 하비의 동전처럼.


    이 이야기를 위한 영화적 장치로 수인선과 시민선에 설치된 폭탄 기폭스위치 이벤트와 결국 타락해버리는 화이트나이트 투페이스 하비의 이야기를 사용했습니다.  


    결국은 시민의 선택이 - 바르던 그렇지 않던 - 정당한 결정이고 권력이 시작되는 유일한 권위여야 한다는 것을 인지하게 된 웨인은 모든 오명을 뒤집어 쓰고 올바른 법의 집행자로써 죽어버린 하비를 남긴채 잠적하게 됩니다.  



    그 하비가 남긴 것으로 알려진 하비법이 위력을 발휘하고 다크나이트가 없어진 시점에서 라이즈가 시작됩니다. 


    라이즈는 대체 시민이란 어떤 존재인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절대적인 힘으로 압제당하고 희망도 미래도 보이지 않는 절망적인 상황이 되면, 시민사회는 마치 죽은 듯 순한 양처럼 순종하는 존재가 되어버리는 듯 보입니다. 


    모든 공권력이 마비되고, 아무도 그들을 이끌어 줄 이 없어져 사회는 혼돈의 나락으로 한없이 빠져버리는 것 같아지지요.


    그러나 작은 희망만 있어도 시민사회는 결국 다시 살아나 바르게 살기위한 발버둥을 치며 자정하고 단 하나의 정당한 시민권력으로 오롯하게 된다는 주제의식을 숨가쁘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가정으로 숨어버린 경찰서장이 결국에는 자발적으로 총으로 무장한 죄수들의 앞을 맨몸의 경찰과 함께 막아섭니다. 


    가진 힘이 미약해도 시민의 합의에서 시작되어 조직된 경찰이라는 기관이 시민의 자유와 권리를 자구할 정당한 권력일수 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죠.  


    그리고 시민들도 자각하고 자정하는 싸움터로 뛰어듭니다. 


    정당하고 유일한 자신들의 권리를 되찾기 위하여. 



    최후에 웨인은 배트맨으로써 최후의 임무를 수행하고 세상에서 자신을 공식적으로 지워버립니다. 




    영웅담으로써의 배트맨과 시민권력의 형성, 발전, 타락, 자정이라는 중의적 주제를 세 편의 영화로 풀어낸 이야기가 다크나이트 트릴로지 입니다. 



    배트맨 v 슈퍼맨 세계관이 왜 다크나이트에서 이어지지 않는가라는 글을 종종 봅니다만, 뭐, 안될거야 없지만 정말로 그리 했다면 앞뒤 모두 뜬금없이 이어지는 시리즈가 되었을 겁니다. 


    개연성이 부족한 정도가 아니라, 개연성을 일부러 떼어내 버린 정도라고 장담할 수 있어요. 


    다크나이트 트릴로지에 슈퍼맨이나 외계인 같은 존재를 넣어보세요. 


    얼마나 웃긴 얘기가 되는지. 




    놀란과 베일의 배트맨을 계속 보지 못하는 건 안타깝지만 서로 너무 달라서 연계 하려해도 할 수 없었을 겁니다. 



    출처 월도의 키보드. 이러면 안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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