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을 전부 보셨다고 전제하고 글을 쓰겠습니다.
사실 기자들이 계속 "이번엔 없다"고 떠들어왔던 '혁신'도 what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애플에 열광하고 애플의 제품이 지금까지도 잘 팔리는 이유는 아이폰의 혁신적인 기능이 좋다고 이성적으로 판단해서가 아닙니다. 애플에서 제공하는 '가치=Why'가 나의 '가치'와 맞아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겉으로는 "아이폰은 디자인이 이뻐", "화면이 커졌대", "iOS가 좋아" 라고 할 수 있으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자기의 마음이 움직인 거에 대한 합리화나 다름없습니다.
그럼 3.5단자가 없어진 것에 대해서 사람들은 왜 반발을 할까요?
애플은 자신의 '신념'에 따라 새롭게 생각하는 방식으로 컴팩트하고 유려한(?) 에어팟을 만들었습니다.
왜?
너무 오래되서, 그리고 너무 많은 공간을 차지해서.......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 그 공간에 새로운 무엇을 넣었느냐, 더 얇아졌냐를 따지기 전에 일단 납득이 가능하신가요?
기존에도 무선 이어폰을 쓰시던 분들은 가능할겁니다. 왜? 난 어차피 안 썼으니까
그런데 저도 블루투스 이어폰을 쓰고 있지만 그럼에도 "뭔가 아닌거 같은데...." 라는 생각이 계속 듭니다.
유선 이어폰을 쓰시던 분들은 납득이 안 가시겠죠. 무선이 더 편하다, 음질이 좋아졌다, 아무리 들어도 그건 What에 불과합니다.
Why가 내 가치와 맞지 않으니 동영상에서 말한대로 말로 표현하기는 어려운데 아무튼 나랑은 안 맞게 느껴질겁니다.
애플이 이어폰 구멍을 없앤 진짜 이유 중 하나는 이거라고 생각합니다. (단정짓는게 아닙니다. 토론의 여지는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새로 인수한 비츠의 수익 극대화라는 거죠.
그동안 계속 욕먹어왔던 메모리 장사와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메모리는 처음부터 그래왔던 거니 이해해줄 수 있지만 이어폰 단자 제거는 내가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나를 위하지 않는 가치를 추구한 방법입니다.
한마디로 줄이자면, 애플의 골든 서클 한가운데에는 더이상 '새롭게 생각하기'가 아니라 '그냥 애플'이 자리잡고 있는것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그냥 애플'을 Why로 생각하는 분들에게는 매력적일 수 있겠지만, 그 외의 분들에겐 점점 설득력을 잃으리라 생각합니다.
못난 글솜씨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