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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명절이 너무나 싫어
명절에는 맛있는 것도 먹고 시골도 가고 가족들도 보는 날인데
난 맛있는 걸 먹을 일도 없고 갈 시골도 없고 가족을 만나지도 않고 오로지 집에 혼자 있으니까
가는 곳도 없으니
예전에 보다가 다 못 본 웹툰 유토피아를 오늘 다 봤는데
그 여 주인공이 마치 과거의 나와 너무 똑같아서 눈물이 나더라
눈물 닦아가며 보는데 갑자기 내 과거랑 지금을 생각하게 됐는데
오빠에게 너무 고맙더라
가족 친구 애인 모두에게 버림받는게 너무나 익숙한 나에게
어릴적 기억이라곤 모두 상처로 얼룩져서 트라우마만 남은 나에게
명절이든 생일이든 아무 갈 곳 없이 혼자 집에서 눈물로 보내는 나에게
항상 절망적인 어둠 속에 갇혀서 살았던 나에게
오빠라는 사람은 정말 시궁창같은 현실에서 한줄기의 따스한 빛 같더라
죽을만큼 혼자 있는 걸 싫어하면서도
결국에 모든걸 포기하고 집 안으로 들어가 외부와 단절이라도 된 듯
항상 불 끄고 어두운 집 안에서 빛을 보려고 하지 않을 때
그 따뜻한 손으로 내 차디찬 손을 잡아주며 밖으로 꺼내준 오빠에게 너무나 감사해
오빠를 만나기 전에 난 이유도 없이 불안해하며 늘 불행한 삶을 살아왔는데
죽을 생각만 하며 겨우겨우 하루를 버티며 살았는데
지금은 너무 행복해 그냥 오빠가 있어줘서 행복해
오빠라면 얼마든지 더 좋은 가정에서 자란 성격도 밝고 상냥하고 착하고 이쁜여자 만날 수 있을텐데
나 있잖아
비싼 레스토랑, 비싼 선물 다 필요 없어
오빠랑 먹는 음식이 제일 맛있고 오빠가 제일 비싼 선물이야
둘 다 돈이 없으면 어때? 없으면 없는대로 삼각 김밥에 컵라면으로 때우면 되지 뭐
그리고는 천원짜리 편의점표 에이드와 커피하나 사고 바람 선선하게 부는 날 같이 홍제천을 따라서 설렁설렁 걷는거야
걸은지 얼마 안 돼서 분명 내가 다리 아프다고 칭얼대긴 하겠지?
그렇게 밤이 되면 하늘 한 번 쳐다보면서 오늘은 별 몇 개가 보이나 한 번 세어보기도 하고
지나가는 고양이들한테도 한번씩 인사하고
이것만으로도 지금 충분히 행복해
오빠가 이 글을 볼 수 있을까?
베스트는 커녕 베오베만 보니까 볼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물어볼래
비록 반품하고싶은 하자 투성이겠지만 이런 나를 계속 좋아해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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