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울시 교육감에 대한 관심의 필요성
글은 별로 쓴 적 없고 주로 베오베를 눈팅하거나 리플만 달아 왔는데 서울시 교육감 선거가 별로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는 듯 보이고 민주진보단일후보일 조희연 후보가 오늘의 유머에서조차 대안으로 여겨지지 않는다는 것에 문제의식이 있어 조희연 후보를 알려보고자 글을 씁니다.(제가 딱히 조쌤 제자라서 그런 건 아님 흥흥)
기사를 보시면 알겠지만 교육감 선거에서 '민주진보단일후보'인 '조희연' 후보가 맥을 못추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교육감 선거가 정당이 기본 경쟁구도가 되는 것이 아닌 것으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인지도 면에서 많이 부족한 탓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오유에서 베오베 간 아래의 두 자료의 리플들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듯 보입니다.
특히 조희연 후보가 문용린 후보에 비해 교육쪽에서 무언가를 해오거나 알려진 바가 없다는 이유로 문용린에 대한 지지 경향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조희연은 교육에 대해 아는 바가 없고 문용린은 어쨌든 간에 교육 전문가라는 논리지요. 하지만 우리는 보수/진보가 단지 제도정치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교육과 핵심적으로 직결됨을 다시 한 번 인지해야 합니다. 보수적 교육관을 가진 전문가는 더욱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보수가 역사왜곡 교과서인 교학사 교과서를 끊임없이 들이밀어 아이들에게 가르치려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는 일입니다. 특목고를 늘려 돈 있는 유복한 집 아이들만 들어갈 수 있는 특별한 공간들을 계속해서 만들어내는 것 또한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한 사회를 살아가면서 사람들은 '사회화'됩니다. 사회화의 핵심수단은 바로 '언론'과 '교육'입니다. 수구세력이 방송을 장악하고 통제하려고 그렇게 생난리 치는 이유이지만 언론은 여기서는 패스하겠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이 교육입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우리는 학교에서 배웁니다. 그것도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을 배운다기보다 생각된 것을 주입식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다시 말해 수능중심의 교육은 학벌을 내면화하도록 하고 이는 삶의 핵심 양식으로 무한경쟁을 내면화 하도록 합니다. 이는 사회에서의 불평등에 대한 내면화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1등에서 꼴등에서 서열화 되며 어린 시절을 보내고, 스카이-인서울-지잡대의 서열화 속에서 청년 시기를 보내고, 백수-계약직/비정규직-정규직-대기업 정규직 등의 서열화 속에서 사회를 살아가고 학교는 이러한 구조를 받아들이게 하는 핵심적인 메커니즘으로 작동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는 합리적인 상식에 기반을 둔 민주주의 사회의 건강한 시민으로 살기보다는 법이나 윤리를 무시하면 이윤지상주의의 목표 하에 권력에 아첨하고 주위 사람을 짓밟고 올라서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기적 대중을 (재)생산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교육감 선거는 아주 중요하며, 서울시의 교육감은 말할 것도 없을 것입니다.
이 게시글에서 확인할 수 있는 조희연 후보에 대한 여러 가지 내용들은 문용린 후보나 고승덕 후보와 같은 보수 후보에 비해 이러한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할 수 있는 사람임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조희연 후보를 알리는 것이기 때문에 다시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맛보기로 유명하신 분들의 소개를 살짝 보면...
2. 조희연 후보 공식 홍보
"국가권력과 재벌의 횡포에 맞서 참여연대를 만들고 희망제작소를 이끈 사람. 민주화를 위한 교수 협의회 의장을 하면서 고질적인 학벌사회 폐단을 없애려 한 사람. 늘 아이들 편에 서서, 늘 약자 편에 서서 잘못된 세상을 바꾸려 노력해 온 사람"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말 잘 듣는 우리 아이들 그게 걱정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우리 아이들을 부탁합니다. 친구가 이겨야 할 적이고 지면 인생의 패배자가 되는 아이들. 우리 아이들을 부탁합니다. 다시는 우리 어른들이 부끄럽지 않도록 우리 아이들을 지켜주세요"라는 홍보 동영상2의 문구는 경쟁지상주의와 획일성의 교육을 비판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조희연 후보는 최근 방송 연설을 두 차례 진행하였습니다. 못 본 분이 있으면 보시기 바랍니다. 조희연 후보의 현 교육 실태에 대한 진단과 대안적 방향에 대한 단초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교육은 누구에게나 공평해야 합니다. 태어난 집은 달라도 배우는 교육을 같아야 된다, 이것이 저의 신념입니다. 저는 이미 그 목적을 상실한 자사고를 재검토하고 일반고 전성시대를 열겠다고 공약했습니다. 또한 유아교육을 공교육으로 확충해서 부모님의 걱정을 덜어드리겠습니다. 일반교사의 잡다한 업무를 대폭 줄여 선생님들이 교과를 연구하고 아이들과 어울리시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야 폭력과 왕따가 없는 즐겁고 안전한 학교가 될 수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SBS 방송 연설 中)
‘자사고’로 인한 교육의 양극화, 신분제도화를 반대하여 ‘일반고 전성시대’를 열겠다는 점을 주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공교육 확충, 일반교사 행정업무 간소화, 친환경무상급식 확대 등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습니다. KBS 연설은 더욱 자세하니 확인 해보시기 바랍니다. 공식적인 광고 및 연설은 이 정도로 하구요. 다음은 조희연 후보의 삶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3. 조희연 후보의 삶
영상에서 조희연 후보는 "현재 한국의 교육은 과열 경쟁을 넘어 미친 경쟁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경쟁은 경쟁이 가지는 유효한 합리성을 파괴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며 한국의 교육의 문제를 경쟁지상주의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대안적인 방향으로 "국제경쟁 강화 인한 규제 완화가 아니라 생명과 안전을 위한 착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 눈여겨 봐야 할 것은 조희연 후보가 군부독재 시절 민주화 운동을 했고, 사회학 석박사 과정을 밟으면서 학술운동을 주도하고, 90년대에 들어와서 시민운동을 주도하는 지식인이었다는 것입니다.(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 참여연대를 만들었죠.) 다음은 조희연 후보의 삶을 한 눈에 보여주는 후보 공식 홈페이지의 소개입니다.
위키피디아에서도 조희연 후보의 삶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조희연 후보의 인격을 옅볼 수 있는 주목할만한 일화가 있습니다. 학생들을 위한 선생님이심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진보적인 대학교로 이름을 날리고 토론/시사 프로그램에 수많은 교수님들이 출현하는 대학교, 성공회대의 분위기를 만들어내는데 핵심적으로 기여하시기도 하셨습니다.
이 정도면 조희연 개인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확인하실 수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4. 조희연 후보의 교육 문제에 대한 진단과 대안의 방향
가장 최근의 저작인 <병든 사회, 아픈 교육>이 조희연 후보의 교육 문제에 대한 진단과 대안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텍스트입니다. <병든 사회, 아픈 교육>의 머리글을 나름대로 요약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조희연, 2014, <병든 사회, 아픈 교육>, 한울아카데미 中
머리글 <‘병등사회, 아픈 교육’의 악순환을 넘어> 발제
조희연 후보는 다음의 문장으로 책을 시작합니다.
“병든 사회는 아픈 교육을 낳는다. 교육의 아픔은 다시 사회의 병을 심화시키고, 이 두 가지는 서로 악순환의 관계를 형성한다.”
조희연 후보는 우리 사회가 수능이 끝나면 몇 명은 반드시 자살하는 사회이지만 우리는 이를 반복되는 일상의 일로 간주하고 무덤덤하게 살아가고 있으며, 이는 우리 사회가 ‘위기의 감수성’을 잃어버린 사회임을 의미한다고 진단합니다. 너무 많은 사고가 우리를 무뎌지게 하고 세월호 사고는 위기의 감수성의 무뎌짐 끝에 온 충격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조희연 후보의 대책의 방향은 “‘과잉경쟁’과 ‘왜곡된 후진국형 경쟁’ 구조를 혁신”하는 것입니다. 이는 1960년대의 초기 산업화 단계의 후진국형 교육경쟁 모델이 고착되고 왜곡되어 더욱 치열하게 관성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진단에 따른 것입니다. 선진국 근처에 다다르게 되었다면 교육 모델 또한 변화되어야 하는 것이지요.
핵심은 ‘경쟁’에 있습니다. 조 호부가 보기에 현재의 경쟁은 “부모의 재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참여할 수 없는 ‘그들만의 경쟁’”이고 “사회적 안전망마저 취약한 한국 현실에서 교육을 통해 학력이나 학벌이라는 ‘개인적 안전망’이라도 마련”하지 않을 수 없어 하게 되는 “과잉경쟁”으로써 ‘학교폭력’이나 ‘신체적 파괴’, ‘자살’을 끊임없이 야기합니다. 미친 과잉경쟁이 교육을 망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까지만 보면 안됩니다.
초중등고등교육에서의 이러한 미친 경쟁의 이면에는 “학벌특권 질서, 대학서열 질서”가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질서가 존재하는 한 아이러니컬하게도 “미친 과잉경쟁은 ‘미친 사회구조에’에서 말미암은 ‘합리적 경쟁’”일 수밖에 없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러한 경쟁을 선택하고 경쟁 안에서 살아갑니다. 20대가 스펙경쟁에 매몰된 개새끼들이라는 비난조의 한탄은 이러한 맥락을 바탕으로 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근본적인 원인들은 그러한 개인들이 아니라 경쟁지상주의적인 사회구조에서 찾아져야 합니다. 이러한 구조적 원인은 노무현 정부의 시도였던 “중고교 평준화 체제”의 사수를 부족하도록 만들고 진보 교육감의 내적 노력과 성과들을 궁극적으로 불완전하도록 만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학학벌 체제의 혁신과 대학입시제도 자체의 근원적인 변화”로써의 “평등한 재편”이 요구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는 다음과 같은 이중의 실천이 필요함을 의미합니다.
“초중등교육을 ‘외부로부터’ 왜곡하는 학벌체제와 대학체제를 혁신하는 것과, 그러한 왜곡된 영향을 받으면서 작동하는 초중등교육을 내부로부터 혁신해내고 그러한 왜곡영향을 상쇄하는 것은 함께 이루어져야 하는 과제이다.”
제가 보기에 전자는 교육감의 실천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제도)정치의 영역이라 할 수 있을 것 같고, 후자는 교육감의 실천 영역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양자는 동시에 시민사회와 사회운동의 영역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이러한 투 트랙의 실천의 결합만이 교육체제를 바꿀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교육감 선거는 이 중에 후자의 영역에서 핵심적인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인식하고 있는 조희연 후보야말로 교육감으로 적합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조희연 후보는 지금까지의 진보교육감들의 실천을 ‘혁신교육 시즌 1’로 규정하며 “혁신학교, 무상급식, 학생인권조례”을 그 내용으로 한다고 언급합니다. 조 후보는 혁신교육 시즌 1의 내용을 계승하면서 “학교 혁신을 넘어 교육일반, 행정혁신, 교육과 학부모의 관계혁신, 교육과 사회의 관계 등을 포괄하는 것으로 확장”하는 혁신교육 시즌 2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다시 한 번 조 후보의 교육문제에 대한 진단을 요약하자면 초중고등교육의 핵심 문제는 [1] 과잉경쟁, [2] 불평등, [3] 자살과 학교폭력입니다. “자살과 학교폭력을 우리 사회의 적대적인 과잉경쟁이 낳은 ‘내면성 파괴’ 현상”으로 이해한다는 점에서 [3]은 [1], [2]에서 파생되는 문제입니다.
더욱 구체적인 내용이 궁금하다면 책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 읽기 힘드시면 앞에서 링크를 걸었던 연설 영상을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교육감 세 후보의 공약을 간단히 비교하는 자료를 참고로 올려드립니다.
5. 조희연 후보를 더욱 자세히 알 수 있는 다양한 자료 모음
1) 영상, 팟캐스트
2) 추천사
6. 조희연 후보와 관련한 웹, SNS 주소
교육감 선거'도' 아주 중요합니다.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많은 관심 부탁드리며, 조희연 후보에게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