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편은 다소 잔인하고 거친 표현이 나옵니다.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음....응??"
기철은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철컥, 철컥"
사지를 움직어려 해봤지만 사지가 각각 쇠사슬에 매달려 자신이 누워있는 테이블 각 구석에 연결되어 있었다.
"뭐..뭐야!! 이건!!"
'뭐.. 뭐야.. 이건.. 누구.. 누가 이런짓을??'
기철은 기억을 떠올렸다. 분명히 자신은 얼마전에 꼬신 여대생을 불러내 뿅가는 술을 먹이고.. 모텔에 들어갔었는데...
그 이후의 기억이 없었다.
"누구 없어요??? 도와주세요!!!!"
"위잉~"
어디선가 기계음이 들리자 기철은 흠칫 놀랐다. 이내 앞쪽 벽에 빛이 비치더니, 어떤 화면이 보이기 시작했다.
기철은 다시금 놀랄수 밖에 없었다.
벽면에 비치는 화면에는 동영상이 재생되고 있었고, 지금 나오는 인물은 기철 자신이었다.
"낄낄.. 야!! 내가 지금부터 재~밌는걸 할거거든? 어때?"
카메라 앵글이 돌아가자 어느 앳된 소녀가 화면에 잡혔다.
옷은 벌거벗겨져 있있고, 얼굴은 이미 상처투성이에 부어올라서 예뻣을 거라고 예상되는 얼굴은 이미 엉망이었다.
"흐..흐흑..."
소녀는 그저 눈물을 흘리며 흐느끼고 있었다.
"야!! 이년아!! 어떠냐고!! 내가 좋은걸 해준다는데 말야~ 앙??"
"퍽..퍽..퍽..."
기철은 소녀를 가차없이 때리기 시작했다.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차고.. 화면으로 보기에도 눈살이 찌뿌려질 정도였다.
"내가 항상 뭐라고 했어.. 앙? 웃어..!! 웃으라고 했지??"
기철은 소녀의 머리채를 잡아서 휙 들어올렸다.
소녀는 눈물을 흘리며 씨익 웃었다. 듬성듬성 빠진 치아가 살짝 보였다.
"크하하하~~~ 봤어? 이 병신같은 년이!! 그렇게 좋아? 크하하하~ "
주위에선 모두 낄낄 대며 웃어댔다.
"알았어~ 그렇게 좋아하니까.. 재밌는걸 해주지!!"
기철이 외침과 동시에 동영상은 뚝 끊어졌다.
"뚜벅.. 뚜벅..."
기철은 발소리가 들려오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모르는 얼굴의 사내가 자신 쪽으로 천천히 다가오는것을 보았다.
사내의 표정은 마네킹처럼 아무 감정없어 보였지만, 기철은 직감적으로 자신을 해하려는 것을 알았다.
"저기요!! 이게 무슨짓이에요!! 예!!?"
"...."
의문의 사내는 기철앞에 서서 빤히 바라볼 뿐이었다.
"당신이 누군지는 몰라도.. 김지영때문에 그러는거에요?? 미안해요.. 정말 죄송해요.. 다신 안그럴테니까..
이것좀 풀어주세요...!!"
기철은 쇠사슬을 철컹철컹대며 말했다.
"....오랜만에 추억의 영상을 보니 어때?"
사내는 오랜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아.. 아..!! 저.. 저건 철이 없을때 실수로 한 행동이라구요!! 예?? 다신 안한다니까요!! 살려주세요!! 제발!!!"
"하하, 그래? 사실믄 말야.. 지금 재밌는걸 할 생각인데.. 어때?"
지훈은 씨익 웃으며 주머니에서 주사기 하나를 꺼냈다.
"뭐..뭐야!! 이 개새끼야!! 으악!! 사람살려!!!"
지훈은 다시한번 씨익 웃었다. 그리고나서 기철의 허리를 꽉 누른뒤 둔부에 주사기를 콱 찔러 눌렀다.
"악!! 뭐야!! 나한테 무슨짓을 하는거야!!!"
"음.. 말했잖아. '재밌는 걸' 한다고.. 흐흐..."
"이런 미친새..하하.. 하하하.. 이건 뭐야!! 하하하...."
"호오.. 벌써 약빨이 도는건가? 이건 말야 어떤 버섯에서 추출한 물질이라고 하더라고.. 어때?"
"하하.. 하하핳.. 이.. 개.. 새끼.. 하하하...."
"어이쿠, 근데 이게 문제가 좀 있단말야.. 사실 마약성분이 많이 있어서 말야.. 정신이 좀 휘까닥- 하거든? 그래서 서두르는걸 이해해.."
지훈은 옆에 놓여져 있던 통을 꺼내 뚜껄을 열었다. 그 안에는 어떤 액체가 들어있었는데, 기철의 발부터 허벅지까지 천천히 뿌렸다.
"하하.. 하하하.. 무.. 무슨짓을.. "
"응? 킁킁.. 냄새가 안나나? 이건 휘발유야..너도 이런걸 참 좋아하는것 같아서 말야.. 웃으면서 즐겨보라고 이 쇼를 마련했지."
지훈은 씨익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성냥을 꺼내 불을 붙였다.
"아하하.. 하하.... "
"이런.. 벌써 정신이 나가고 있나보네. 자~ "
지훈은 성냥을 휙 던졌다. 기철의 하반신은 휘발유를 태우며 맹렬히 타들어 갔다.
"어때? 재밌지? 웃는걸 보니.. 참 재밌어 하는거 같아서 나도 기분이 좋네"
"하.. 하하하..."
"쉬이~익~~"
지훈은 소화기를 가져와 기철의 하반신에 붙은 불을 껐다.
"지금은 아무 고통도 못 느꼈을거야.. 동시에 고통도 느끼게 해주고 싶었지만 뭐.. 사람일이라는게 그렇게 쉽게 풀리는거 겠어?
대신.. 이렇게 살려두고 가는거니까, 정신이 돌아왔을때 고통을 충분히 느껴보도록해. 뭐 .. 이미 들리지 않는건가.."
지훈은 희미하게 웃으며 경련하는 기철을 뒤로 한채 창고를 나와 육중한 쇠걸이를 잠궜다.
.
.
.
.
.
"꺄아- 축해하~~ 너무 이쁘다~
지선은 신부 대기실에서 친구들에게 둘러쌓여 행복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호들갑을 떠는 친구들이 오바스럽긴 했지만, 기분은 점점 좋아졌다.
"한지선씨? 계신가요?"
대기실 입구쪽을 보니 어떤 남자가 편지 하나를 들고 서성거리가 있었다.
"예 전데요~ 왜 그러시죠?"
"아.. 이 편지를 전해드리라고 하셔서요"
지선은 편지를 뜯어 열어보았다.
"어머어머, 그건 뭐니??"
이내 지선은 편지를 접었다.
"호.. 호호.. 오빠가 보낸거야.."
"어머, 우리도 좀 보자 얘~"
두근두근..
지선의 심장이 갑자기 미친듯이 쿵쾅거렸다.
'누구지..?'
그때의 일은 절대 비밀로 했을 것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발설했다간 자신들도 엮여 들어가는 일이었기 때문에..
"호.. 호호.. 얘들은, 부끄럽게 뭘 또 보려고 하니."
귀찮게 하는 친구들을 힘들게 떼어놓고 지선은 편지에 써있는 곳으로 향했다.
편지엔 결혼식을 망치고 싶지 않으면 지하에 있는 제어실로 오라고 적혀 있었다.
그때의 모든것을 알고 있다는 사람에게..
.
.
"...??"
지선은 정신이 들었다.
"철컥, 철컥"
부자연스럽게 올라가 있는 팔이 움직이질 않았다. 위를 살펴보니 두 팔을 묶은 사슬이 천정까지 올라가 있었다.
지선은 갑자기 겁이 나기 시작했다.
"누.. 누구 없어요??"
지선은 필사적으로 기억을 떠올려 보았다.
그 편지를 받고.. 제어실로 들어가고 나선.. 기억이 없었다.
너무나 큰 공포에 지선은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컹!! 컹컹!!!"
지선은 깜짝놀라 고개를 돌려 소리가 나는곳을 쳐다보았다.
저 구석에 커다란 철장이 있었는데, 그곳엔 커다란 개들이 꾸역꾸역 모여있었다.
"히..히익..."
"아, 정신이 들었나보네"
소리가 나는쪽은 위쪽이었다. 지선이 고개를 올려 살펴보니, 어떤 사내가 2층에 서서 자신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뭐.. 왜... 왜이러는 거에욧!!"
"하하.. 왜 이러는지는 본인이 제일 잘 알거라고 생각하는데?"
"아.. 아니에요.. 사.. 살려주세요... 흑흑"
언제부터인지 눈물은 신부 화장을 타고 흘러내려 아름다운 지선의 얼굴을 추하게 물들이고 있었다.
사내는 들은 척 만척 가지고 있던 파일을 열며 말하기 시작했다.
"흐음.. 지선씨는 개를 참 좋아하나봐? 사실 너희들이 한 모든짓을 다 읽어보고 동영상도 다 봤는데 말이지.
네가 한 짓은 동영상으로 찍지 않은게 참 다행이라고 생각이 들어. 그걸 봤으면 나도 미쳐 버렸을지도 모르는 일이거든"
"살려주세요..."
지선은 이미 고개도 들지 못한채 빌고만 있었다.
아랑곳 하지 않고 지훈은 말을 이어갔다.
"후우.. 너희들도 일말의 양심이 있어서 찍지 못한건지, 아니면 단순히 실수로 안찍은건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개랑 관계를 맺게 강요하다니.. 너네도 참 사람의 범주를 넘어섰구나."
"아.. 아니에요!! 전 애들이 억지로 시켜서 거기 있었을 뿐이라구요!!"
지훈은 비웃듯 갸우뚱 하며 말했다.
"음.. 믿고 싶어도 말이지.. 카톡 내역을 보면.. 니가 한걸로 나와있어서 말이지..
그것도 니가 직접.. 의견까지 내서 말이지. 사실 안봐도 상상은가. 다른 영상들을 보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지"
"아.. 아니에요!! 오해.. 오해라구요!!"
"하하, 오해해서 미안하군, 하지만 개를 좋아하는건 오해가 아니길 빌어. 아, 저 아이들은 식용견 들인데.. 지금 아사하기 직전이거든? 먹히기 위해
억지로 큰 개들과 교배를 당한 불쌍한 종들이지.. 그렇게 좋아하는 개들을 이대로 방치할수는 없겠지?"
"사..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지훈은 씨익 웃으며 주머니에서 버튼을 꺼내 눌렀다.
"컹!! 컹!! 타다다닥..."
짖는 소리와 함께 맹렬하게 뛰는 소리가 동시에 들렸다.
"꺄아아악-"
지훈은 시끄러운 와중에도 수첩을 꺼냈다.
그리고는 '한지선' 이라고 되어있는 곳에다 X 표시를 했다.
"이제.. 남은건 둘인가..."
지훈은 조용히 뇌까렸다.
남은 둘은 지금까지보다는 좀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일들을 생각해보면
이 단체가 자신을 뒷받침 해주는 한은 절대 실패할것 같지 않았다.
"후후.. 하하하하... "
지훈은 일그러진 얼굴로 웃기 시작했다.
이미 활은 시위를 떠나갔고, 그 화실은 맹렬하게 날아가고 있지만. 그 끝은 지훈 자신도 알지 못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