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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menbung_51489
    작성자 : 어딜빠니?
    추천 : 17
    조회수 : 2339
    IP : 117.111.***.218
    댓글 : 127개
    등록시간 : 2017/08/08 11:26:28
    http://todayhumor.com/?menbung_51489 모바일
    베오베 간 `재래시장에 안가는 이유` 를 보고
    옵션
    • 창작글
    저는 여수에서 태어나 쭈~욱 여수에서 사는 사람입니다
    해양엑스포 열었던... 맞습니다 그 여수!
     
    여수는 지금 매우 핫 합니다
    핫하다 못해 뜨거워 죽을거 같습니다
    여수에 거주중인 여수시민이나 여수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1년중 가장 관광객이 많이오는 여름, 지금이 정말이지 정말 정말 싫습니다
    여수는 2012년 해양엑스포 이후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1. 물가상승(서울 강남보다 더 비싸다고 하더군요)
       - 엑스포 이전보다 집값(특히 아파트), 음식점, 재래시장등 모든게 다 비싸졌습니다
         (신기 하게도 월급만 그대롭니다. 정말 신기 합니다. 그래서 여수사람들 에게는 물가상승률이 더 높겠죠)
    2. 교통체증(여수는 단일도로 구조라 밀리기 시작하면 대책 없습니다)
       - 여수 엑스포역 진입하는 자동차 전용도로는 병목이 됩니다(그 많이 차량들이 여수 어디로 어떻게 들어가는지...)
       - 주차, 돌아 버립니다(심지어 아파트 단지내 주차장도 낮밤없이 주차할곳 없습니다)
    3. 재래시장 상인들의 불친절 및 바가지(특히 할매상인들 조폭 뺨 칩니다)

    서두가 길었지만 저도 베오베 간 `재래시장에 안가는 이유`에 꼬리를 붙잡아 볼까 합니다

    여수는 2012년 해양엑스포 전,후로 시의 사정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주말에 어디로 차량을 가지고 나가도 한가했던 도로가 지금은 전쟁터가 되어버렸고
    한가롭게 재래시장(서시장, 남산시장, 풍물시장)에서 장을 봐왔던것이 마트 행사코너보다 더 복잡해졌습니다
    특히 남산동에 위치한 시장은 해.수산물과 농산물등 여러물건들을 저렴하게, 한가롭게, 친절하게 구매할수 있는
    주말마다 다니는 재밌는 외출장소 였습니다

    하지만!
    2년여 전부터는 저도 재래시장엔 거의 안가고 있습니다 아니 가기 싫습니다
    여수에도 대형마트가 몇개 있는데 그곳에 가면 친절한 직원들에게 대접 받아가며 시원하게 쇼핑할수 있는데
    왜? 덥고, 욕먹고, 바가지 써가며 재래시장에 가겠습니까

    제 경험담 입니다

    1. 싱싱한 해산물좀 사볼까해서 시장을 한바퀴 돌아보고 있었습니다
       "할매 홍합 저거 어떻게 해요?"  바로 비닐봉지에 주섬주섬 담습니다
       "아뇨 할매 가격이 어떻게 되냐고요"  다시 바로 날아옵니다
       "뭘 물어봐! 한봉다리에 만원!"  엄청 비쌉니다
       "머그리 비싸다요 됐소 할매 놔두쑈"  뒷통수에 짱돌을 박아넣습니다
       "씨벌놈이 사지도 않을람서 머더러 물어보고 지랄이여"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시장인심이 이러지 않았습니다 싸우지 말자며 그냥 못들은체 돌아섭니다

    2. 서울에서 게임동호회 회원들이 내려와 수산시장에 갔습니다
       제가 주차를 하는동안 서울애들이 먼저 시장에 가서 활어가격을 물어보고 있었습니다
       "머여 느그들끼리 사시미 산겨? 월매 주란디? 나가 안는디로 가잔께"
       "싸게 준다고 저기 저 큰고기 한마리에 십이만원 달라는데요 자연산 이랍니다"  돌아버리는줄 알았습니다
       "머여! 저 참돔을 십이만원썩이나 주라 근다고?"  아줌마를 불렀습니다
       "아줌마! 참돔저거 십이만원 맞소?"
       "서울서 왔다길래 나가 겁나게 싸게 준거요 바로 잡아주껀게 맛나게 묵어부쑈!"
       "아줌마!!! 나가 여수 토박이에 낚시경력만 40년이 다 되가요 먼소리 하고 있소 시방! 저거이 자연산 이라고라?"
       "아따 그요! 그람 6만원만 주고 묵으쑈!"
       어디에다가 신고를 해야 합니까? 역시 그냥 돌아 섭니다

    3. 제가 아는 지인이 수산시장에서 활어회 장사를 합니다 낚시를 못간 주말에 하모사시미를 뜨러 갔습니다
       쌀때가 Kg당 3만원, 평상시 4만원, 비싸면 5만원 정도 갑니다 당시는 Kg당 3만원, 아주 쌀때 입니다
       주문하고 좀 기다리고 있는데 옆집에서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하모사시미를 주문하고 있습니다
       "아주머니 하모사시미 어떻게 하나요?"
       "싸게 줄께다 Kg당 5만원 이요 얼마 떠주까다?"
       바로 옆에서 제가 Kg당 3만원에 사시미를 뜨고 있습니다 정의의 사자가 제 뒷통수를 후려 갈깁니다
       "에?~ 나는 Kg당 3만원인디 거그는 왜 5만원 이다요?"  관광객의 시선이 바로 제쪽으로 날아옵니다
       "똑같은 하몬데 그집은 Kg당 3만원 이에요?"
       "예 요즘 시세가 Kg당 3만원 이단디요"  광광객들 내가 서있는곳으로 와서 바로 5Kg 주문 넣습니다
       옆집 아줌마 저를 겁나 째려보면서 말없이 씨발 거리며 입술욕 날립니다

    4. 야채거리를 살려고 천천히 돌아보고 있는데 방풍이 보입니다(최불암 나오는 프로에서 금오도 방풍 나왔더랬습니다)
       "할매 방풍 겁나 싱싱하그마 만원어치만 봉다리에 담아주쑈 딴거 사가꼬 오께다"
       먼저 돈을 지불하고 다른물건을 산뒤 돌아와 봉다리를 받아들고 집으로 왔습니다 꽤 양이 됩니다
       봉지를 까보고 짜증이 폭발 합니다 봉지에서 쏟아져 나온 방풍은 한 일주일은 햇볕에 곱게 말린듯 합니다
       봉지 윗쪽은 싱싱하고 좋았는데 안쪽에서 바짝 말라비틀어진 시레기 같은 방풍이 나옵니다
       몇일뒤에 다시 찾아가 따졌더니 나몰라라 입니다 자기를 무슨 사기꾼 취급하냐며 절대 그런적 없답니다
       눈물 나옵니다 이런곳이 여수라니..

    5. 회사 직원들과 퇴근후에 사시미가 땡겨서 수산시장으로 갔는데 마침 제가 아는 지인이 쉬는날입니다
       하는수 없이 건너편 다른 회센타로 가서 5만원 짜리 농어를 주문하고 저울에 달고 도마에 올라가는것을 보고
       이층에 있는 식당으로 올라가 있었습니다 잠시후에 주문한 농어사시미가 나왔고 접시를 보는순간 돌아버립니다
       주문한 키로수에 훨씬 못미치는 아담한 싸이즈의 사시미가 온것입니다 평소 4인기준으로 사시미를 먹으러 가면
       자연산을 제외한 어느고기든 5만원이면 떡을 치고 소주에 멱을 감고 옵니다 바로 달려내려가 들이댔습니다
       "머요 이거 농어를 시켰드만 깔따구(농어새끼)를 썰어 주요?"
       "먼소리다요 아까 도마에 올라간거 봤슴시롱, 빼따구 썰어내고 나믄 그만큼 밖에 안나온당께 딴거하나 더 뜰라요?"
       "이 아짐탱이가 여수토박이한티 바가지를 쪼개부요?"
       "아 모르것소 나는 아까 골른거 썰어줬씅게 알아서 해부쑈!"
       억지에는 장사가 없습니다 시장에서 싸우면 상인들 협동심 겁납니다 여수토박이도 동네 양아치 수준 됩니다

    6. 여수 남산시장에는 연등천 옆으로 시장상인들이 여러 생물들을 팔고 있습니다
       저는 사시미 못지않게 해산물을 너무나 좋아해서 해삼, 멍게, 낙지, 전복, 소라등을 주말마다 먹는편입니다
       10여년을 단골로 다니는 집이 있는데 그 할머니는 주말이면 제가 사갈걸 미리 챙겨놓기도 합니다
       "오늘은 해삼하고 멍게만 묵어 딴거는 사지마"
       "아따 할매! 소라가 묵고 잡은디 딴집에는 있드만 왜 안가따 놔따요?"
       "오늘 소라가 상태가 안좋드라고 묵고 탈날수도 있을거 가타서 안가따 놨어 딴디서도 사지마"  할머니는 제게 너무도 솔직하십니다
       건너편 할매가 갑자기 욕을 합니다
       "저 X벌년이 넘 장사 망칠라고 지랄을 허네 저런 문X이 같은 년이~~~"  하더니 소라를 집어 던집니다
       "아따 할매 관광객도 많구만 욕허지 말고 기분좋게 장사하쑈 동네 챙피허요!"
       "야이 X벌럼아 니는 먼디 주댕이를 놀리고 지랄이여 니 이리와!"
       네 맞습니다 흔한 여수 재래시장 풍경입니다

    여수에 살면서 한번도 타지로 가보자 맘먹은적 없습니다
    평화롭고, 고요하고, 한가롭고, 재밌고, 여유있는 여수 재래시장이 그립습니다
    여수에는 원래 재래시장이 몇개 있었습니다
    역전시장, 동정시장, 서시장, 남산시장, 중앙시장, 회센터등 어디를 가도 살아있는 느낌이 물씬 풍겼었는데
    지금은 역전시장, 동정시장이 없어지고 남은 시장들이 정겹게 꾸려지고 있었는데 엑스포 이후에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시장인심은 돋보기를 들고 찾아야봐야 할지경이고 그나마 바가지만 안씌워도 감사할 지경입니다

    그러니 재래시장에 발걸음이 줄어드는건 당연한 이치 입니다
    대형마트는 갈수록 세일에, 친절에, 시원하고 주차장까지 넓혀서 지갑을 열게 하는데 재래시장은....
    지인한테 들으니 시장상인들도 친절교육을 받는다고 합니다
    수업만 들으면 뭐합니까 성적이 나와야지요
    시에서도 관광객 유치에만 혈안되지 말고 여수를 지키는 상인들과 시민들의 의식변화에도 신경써야 할것입니다

    여수에 관광오시는 대다수의 분들이 블로그나 기타 광고를 통해서 여수맛집들을 검색해서 온다고 들었습니다
    여수 토박이가 단연코 말씀드립니다 검색해서 나오는집, 그집들만 빼고 다니십시요 좀 돌아다녀보면 진짜 맛집 많습니다
    여러분들이 검색해서 나오는 식당중에는 락스로 게 손질하고 중국산 냉동게로 장담아서 팔고있고
    단체 식중독 문제를 일으키고도 버젓이 장사하고 있는 식당들이 여럿 있습니다
    의하하게도 그런 식당들이 대문에 시 지정업소, TV에 나온집, 모범식당등 다양한 현판들을 걸고 있더군요

    마무리는
    "국민 여러분~ 여수에좀 오지 마쑈~ 바가지에 교통혼잡에 땡볕에 케이블카 탈라고 머한다고 이 먼곳에까지 온다요~" 
    출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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