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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불과 얼마 전인데도 먼 과거의 일 같네요.
제가 썼던 글들을 찾아보니, 아버지께 사랑하다고 말하고 싶어했었고, 아버지의 췌장암 소식에 괴로워했었던 흔적이 있네요.
이제 몇주 버티지 못하실거란 소식을 받았습니다.
그저께까지만 해도 멀쩡하셨는데, 이젠 대소변도 못가리시고 거동도 못하십니다. 식사도 못하시고... 기억력도 거의 없어지셨고...
온 정신일 때가 거의 없다고 하시네요... 작년에 돌아가신 할머니가 보인다고도 하시고... 시간 관념도 없으시고...
이제 정말 정리할 때가 다가온 거겠죠. 괴로워 하시는 아버질 보고있으니, 차라리 편안해지셨으면 하고 바라게 되네요...
정작 아버질 보내고 나면 전 괴로움에 사무치겠지만요.
어려서부터 몸이 약해서 사랑도 보살핌도 받지 못하고 자라신 제 아버지, 병원에 입원해계실 때 오유의 재밌는 글 몇개 읽어드렸더니 웃으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오유분들께 부탁 하나 드립니다.
이미 어머니와 얘기는 해뒀습니다. 아버지 가시고나면 화장하기로, 화장해서 돌아가신 할머니 옆에 모셔드리기로.
리플로나마, 제 아버지의 명복을 빌어주실 수 있을까요? 내일 고향 내려갈 때, 그 글들을 프린트해서 아버지 보내드리면서 같이 보내려고
합니다.
아버지께 좋은 웃음 드렸던 그 곳의 좋은 분들이 아버지 명복을 빌어주셨다고, 아버지 가셔도 외롭게 쓸쓸하게 가시진 않을거라고 그렇게 말씀드리면서 보내드리려고 합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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