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헌다입니다.
요즘에 막일을 좀 하느라... 통 글 쓸 시간이 없었네요.
뒤늦게나마 다시 여행기를 진행하겠습니다.
기다리셨던 분들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얼른 출발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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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지난 첫 날의 여정은 이랬습니다.
스트라바의 기록이 있네요.
도쿄에서 출발해서 하코네유모토 까지의 지도 입니다.
지난 2016년 처음 일본 자전거 여행을 할 땐,
하코네까지 내륙 루트로 해서 갔었고,
작년 여름에는 후지산-하코네-요코하마-도쿄 코스로 돌아올 때 이 길을 그대로 이용했었습니다.
그래도 한 번 봤던 길이라 그런지 익숙했던 것 같네요.
다음날 아침,
7시 반인가, 조식을 먹기 위해 일어났습니다.
오랜만에 100킬로미터 정도 넘게 탔는데도,
몸이 그렇게 힘들지는 않더군요.
아무튼 계획된 이날의 코스는 그냥 하코네 업힐이 끝이기 때문에,
길어봐야 30킬로미터 정도 밖에 되지 않아 느즈막히 출발하기로 했습니다.
가기 전에 온천에도 좀 들어가고.
조식은 뷔페와 일식, 양식, 이렇게 선택을 할 수 있던데,
형이 쌀밥을 먹어야 한다며 일식을 먹자고 해 일식을 선택했습니다.
원래 생선을 그리 즐기진 않는데,
일본에 여행하다보면 숙소에서 내주는 음식이 생선인 경우가 많더군요.
메인의 저 생선구이가 아마 연어 아닌가- 제가 생선을 잘 몰라서요.
아무튼 무척 맛있었습니다.
밥도 두 공기나 먹었네요.
어우, 맥주 좀 비싸네.
원래 밥먹으면서 맥주를 한 잔 정도 하지만,
아침이고 자전거 타야해서 아침은 패스.
물론 아침 7시 반에 맥주를 주문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대충 밥을 먹고,
다시 온천에 들어갔다가 숙소에 누워서 시간을 좀 보냈습니다.
모처럼 괜찮은 호텔에 왔으니 그리 급하게 갈 필요는 없지 않냐는 형제의 암묵적 동의.
한 9시 무렵까지 그렇게 있다가 슬슬 준비를 해서 나가자고 했고,
한 10시 반 즈음부터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 하코네를 오르기 시작합니다.
하코네 유모토에서 조금만 올라가도 보이는 철제 다리.
아, 기억난다.
처음엔 좀 자신감이 있었어요.
하코네 업힐은 거의 한 2년 만에 리벤지 매치 정도 되는... 그런 일정이었거든요.
2016년 처음 형제가 한 100킬로미터 넘게 달려서 하코네 도착,
그 상태로 24킬로미터 거리를 돌파하다가 산에서 조난당할뻔 한 이후로,
2년 만에 다시 하코네 업힐을 하게 되었으니까요.
뭐, 작년엔 후지산도 올랐겠다.
하코네도 가뿐히... 는 아니겠지만 아무튼 2년 전보단 오르기가 좀 낫지 않을까 했습니다.
자신감도 있었어요.
100킬로미터 달리고 하루 쉬면서 온천도 하고 밥도 잘 먹었으니까.
근데, 출발하자마자 뭔가,
엌- 싶더군요ㅋㅋㅋㅋ
야... 이거 쉽지 않겠는데.
물론 나름 괜찮긴 했습니다.
2년 전에 끌바하던 구간을 이젠 그냥 올라갔으니까.
근데 한 번에 오를거란 기대를.. 하지도 않았지만 역시 못오르더군요.
한... 1킬로미터 업힐 후 바로 보이는 철제 다리로 올라가서 쉬었습니다.
마치 사진을 찍기 위해 올라온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힘들어서 왔어요.
하코네에 올 때마다 이 다리에서 사진을 찍는데,
계곡이 참 깊긴 합니다.
사진을 찍는 동안,
대체 왜 이렇게 힘들까- 분석을 해봤는데.
1. 일단 날씨.
날씨가 꽤나 더웠습니다.
산 속이고 아침 10시 반 정도 밖에 안되지만,
더위에 땀이 줄줄 나더군요.
썬크림이 녹아서 눈 안으로 들어와 눈물이 흐르네...
2. 아침을 너무 많이 먹음.
생선 구이가 맛있다고 아침을 너무 많이 먹었습니다.
형은 원래 아침을 안먹고,
저는 좀 챙겨먹는 편이긴 한데,
아, 그래도 좀 과했어요.
3. 정신 상태.
이번 여행을 기획할 때 뭐가 가장 힘들까 했었거든요.
물론 하코네 업힐이 쉽지 않을거라고 예상은 했는데,
좀 건방지게 자신있었던 것 같아요.
근데 막상 와보니,
이게 생각보다 쉽지 않아서 좌절을 좀 했습니다.
아마 요런 요소들 때문에,
하코네 업힐이 또 어렵게 느껴지기 시작하더군요.
하코네 아시 호수까지 오르는 길은 사실 그리 좋은 편이라곤 할 수 없습니다.
오르는 길이 몇 곳 있긴 한데,
도쿄 방향에서 유모토로 와서 오르는 길은 일단 이 길을 거치긴 할겁니다.
일단 도로가 좁고,
차들도 많이 다닙니다.
특히 관광객을 싣고 달리는 큰 버스들이 꽤 됩니다.
하지만 그나마 좀 괜찮은 건,
일본의 운전자들은 일단 자전거에 그리 적대적이지 않아서,
좀 아슬아슬하다 싶으면 뒤에서 우선 기다리거나 합니다.
물론 버스는 일단 경적을 울리면서 지나가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그런데 워낙에 도로가 좁고 하니 이해는 합니다.
개구리 폭포?
올라가는 길에 좀 힘들어서 쉴겸 주변을 보다보니
별 것 아닌 도롯가 작은 폭포에 표지판이 있길래,
형에게 물어봤습니다.
형이 읽어보더니, '개구리 폭포'라고 하더군요.
표지판을 읽어본 형의 말에 따르면,
아주 오래 전에 무슨 전염병이 돌았는데,
사람들이 이 폭포수를 맞으면? 아니면 마시면?
몸이 낫는다고 해서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이 많았다는 식의 내용이었다고 합니다.
당시 들려준 이야기에 기억나는 부분만 떠올려 적다보니,
대체 이게 개구리랑 무슨 상관있나, 생각이 드네요.
아무튼 여기서 개구리 폭포 보고 있는데,
산 아래쪽에서 로드를 탄 2인조가 맹렬히 올라오고 있는 걸 봤습니다.
보니까 앞에는 3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예쁜 여자,
뒤에는 숀코넬리처럼 수염을 기른.. 한 40대 초반 남자였습니다.
우리를 지나갈 때 둘 다 우리에게 인사를 하는데,
둘 다 자신의 허벅지를 톡톡 두드리며 미소를 보이고는 빠르게 올라가더군요.
"지 다리를 왜 두드리지?"
내 물음에 형은,
"우리 보고도 힘내라는 뜻으로 인사한 걸거다.
자기들은 여길 쉽게 올라가고 있지만,
좀 쉬고 있는 다른 사람들 보면 괜히 자기들도 힘들다는 식으로...
티를 낸다고 하긴 좀 그렇고,
약간 겸손해하면서 그냥 힘내라고 하는 인사 같은 거지.
일본에서 자전거 타는 사람끼리 업힐하다가 보면 종종 저렇게 하더라고."
그런가-
저야 모르죠 뭐.
그런데 저 두 사람은 부부일까.
좀 선남선녀들이라서 궁금히여겼는데,
형은 부부라기보단 무슨... 모델과 트레이너 정도 아닐까 생각한다고 하더군요.
딱히 그렇게 여기는 이유가 있냐고는 묻지 않았습니다만,
세상엔 신기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코네 정상까지 가는 전철역을 다섯 개 정도 지나가면 하코네에 도착한다고 하더군요.
역시 초반에는 좀 힘들고,
오르다보면 계속 힘드니까 힘든 지도 모르고 그냥 오르는 겁니다.
중간 중간에 휴식좀 취해주고,
하코네를 오르다보면 한... 중반 즈음? 작은 마을을 지나게 되는데요.
거기엔 자판기가 많으니 수분 보충을 해줘야 합니다.
그 후로는 자판기를 보기가 힘들었습니다.
이것도 하코네 올라가면서 찍은 사진이겠죠?
이거는 어딘지 모르겠네요.
산 속은 워낙 비슷비슷해서.
형을 버리고 도망가는 저의 뒷모습입니다.
보통 평지는 형이 앞장서고,
업힐을 할 땐 제가 앞으로 갑니다.
이유는 제가 형보단 업힐이 좀 더 나은 것 같아서요.
세 살 어리니까.
그나마 형보단 체력적으로 조금은 나은 게 아니었을까.
하코네 한... 중후반부 즈음에 나타나는 오와쿠다니로 가는 길.
하코네의 아시 호수가 있는 곳이 하코네 정상이 아니라더군요.
하코네의 정상은 '오와쿠다니'라고,
유황이 퐁퐁 솟아오르는 곳이 있답니다.
여기서 6킬로미터 정도 더 업힐을 해야 한다기에,
대체 왜 가야 하는가?! 에 대해서 형과 논하다가 결국 설득 당해서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지금 안가면 언제 가볼래?" 라는 말은 정말 이길 수 없네요.
확실히 지금 안가면 언제든 안 갈거니까요.
오와쿠다니까지 이어지는 업힐은 하코네의 연장선입니다.
그렇게 편안하지는 않고 경사가 좀 있어요.
하지만 생각보다 차량 통행량이 많지 않고,
정상까지 6킬로미터 정도 밖에 안되는 짧은 거리라서,
생각보단 오를 만 합니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가면 아시 호수로 내려가는 내리막,
왼쪽은 오와쿠다니로 올라가는 길.
저는 여기서 뜬금없이 착용하고 있던 1회용 렌즈 한 쪽이 빠져서,
급히 새 렌즈로 갈아끼웠습니다.
왼쪽으로 진입할 때 오와쿠다니 정상까지 한 1킬로미터 정도 된다고 표지판에 있었던 것 같은데,
어떤 노부부께서 여기서부터 걸어 올라가고 계시더군요.
위에 주차장이 있는데 굳이 왜 여기서 차를 세우고 올라가시는지 모르겠습니다.
경사가 꽤 있어서 1킬로미터도 꽤 올라가시기 버거우셨을텐데.
아마 오와쿠다니 가는 길이었을 겁니다.
사진이 워낙 많아서,
정리할 때도 대체 여기가 어딘지 모르는 곳이 많았어요.
하지만 일단 좀 황량한 나무들이 있고 하면 고도가 꽤 높으니,
아마 정상 부근에 다 와서 찍은 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오와쿠다니는 마지막 주차장까지 가는 업힐이 최악이었습니다.
길이 구불구불하고 경사도 살짝 부담스럽습니다.
무엇보다도 이상한 냄새가 나기 시작하는데,
이게 유황 냄새 같더군요.
따란-
오와쿠다니에 도착.
유황 광산? 이라고 해야 하는 건지,
무슨 유황이 땅에서 퐁퐁 나오는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저 노란 분필가루 같은 게 유황인 모양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꽤나 많았어요.
대부분 중국인 관광객 분들이시더군요.
남미에서 온 사람들도 봤고.
기억나는게 약간 남미... 아마 남미가 맞을 겁니다.
오신 여성분이셨는데,
아직 10대 같던데 키가 한 190은 되던..?!
실제론 한 180대 정도겠지만 정말 엄청나게 큰 사람이라 깜짝놀랐네요.
과장 좀 보태면 무슨 허리가 거의 내 어깨까지 오던...ㄷㄷㄷ
아무튼 이곳에선 특산물로 유황으로 구운 달걀에 유명합니다(...)
유황은 어디다 쓰이는지 몰라도,
일단 계란 굽는데는 쓰는 모양이네요.
근데 이게 좀 최악인데요.
저는 먹어보진 않았습니다만,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이 다 계란을 드시고 있어요.
껍질도 바닥에 막 버리는 분들도 있기는 있는데 그래도 깔끔한 편이긴 합니다.
문제는 냄새.
유황 냄새 + 유황으로 구운 계란 냄새는...
어, 머리가 어지러울만큼 별로였습니다.
이런 유황 연기가 폴폴나는 산 정상에서,
사진을 찍어볼거라고 중국 사람들과 눈치싸움 하면서 건진...
저의 이 우람한 철인 28호와 같은 뒤태입니다.
제가 꽤나 단신이기도 하지만,
이 사진에선 좀 심하게 단신 같네요ㅋㅋㅋㅋ
왜지?!
오와쿠다니 정상에 있는 매점 겸 휴게소.
대부분 중국분들이라고 보시면 될듯.
오른쪽 하단에 사람들이 좀 모여있는 곳,
저기가 포토 포인트 입니다.
노란 분필가루같은 유황이 퐁퐁-
이런 연기가 폴폴나는 풍경 속에서,
자판기를 찾아 콜라를 빼마셨습니다.
옆에서 어떤 분들이 계란 까드시는데,
유황이랑 계란 냄새 때문에 토할 것 같았어요ㅠㅠ
대충 사진만 찍고 탈출했습니다.
정말 이번에 안왔으면 평생 안와봤을,
그래도 유명한 관광지이긴 하니 한 번쯤 유황이 퐁퐁 하는 풍경을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형제는 왔던 길로 다시 돌아내려와,
아까 아시호수 쪽 방면으로 달리기 시작합니다.
쭉 내리막이 이어지는 곳인데다 차량통행이 거의 없다시피 해서,
편안하게 내려왔습니다....
만.
중간에 길을 잘못들어서 분명히 호수가 나와야 되는데,
호수가 보이지 않는 안쪽 길을 달리고 있었네요.
그 상태로 체감상 한 20분 정도 내리막이 이어지니 슬슬 손이 아파오기 시작했습니다.
이 내리막은 별로 안 먼데도 왜 20분 씩이나 내려온거지, 이해가 잘 되지 않더군요.
아무튼 호수쪽 방면 길을 찾아서 다시 달리기 시작했고,
일단 아시 호수를 찾긴 찾았는데
생각보다 낙타등 코스에다 도로 포상 상태가 안좋은 곳을 달리게 되었습니다.
이래저래 힘이 빠지더군요.
하코네 위에 있는 아시 호수는 보통 남단에 번화가와 상가 단지가 있고,
북동쪽으로 돌아가면 하코네 신사가 나옵니다.
우리는 오와쿠다니에서 왔기 때문에 북동쪽으로 내려온거죠.
형이 예약한 호텔은 우리가 내려온 방면에서 조금 더 북쪽으로 가면 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지금 호텔로 가버리면 일단 자전거를 보관했다가 다시 빼기가 곤란해지기 때문에,
우선 아시 호수 남단으로 가서 사진 좀 찍고 간단하게 편의점에서 영양 보충을 하기로 했습니다.
근 1년 만에 달려보는 아시 호수 숲길.
풍경이 주는 느낌은 좋은데 생각보다 도로 상태가 좋지 않아요.
하코네 신사 앞의 빼곡한 침엽수림.
하코네와 아시 호수의 명물.
물 위에 있는 하코네 신사 문.
도로에서 계단을 타고 내려가야 하는데,
저는 위에서 자전거를 지키고,
형이 혼자 사진을 찍으로 다녀왔네요.
그리고 1년만에 다시 온 하코네 아시 호수 남단-
2년 전 처음 하코네 왔을때 산 위에
이 정도 규모의 호수가 있다는 걸 처음봐서 굉장히 놀랐던 기억이...
산 아래엔 엄청 더웠지만,
이곳에 올라오니 날씨가 흐리더군요.
최근에 비가 많이 왔던지,
호수 물도 예전보다 좀 많은 것 같고.
무슨 소방 훈련 중이었던 아시 호수.
아마 호수 내 여객선 조난 상황에 대처하는 훈련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진 상 오른쪽에 보이는 라파 입은 남자 보이시죠?
우리가 아시 호수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넌지시 다가와 말을 걸던 일본 라이더였습니다.
대화를 나눠보니
스페셜라이즈드의 벤지를 타던 친구였는데,
나이는 스물 한 살. 대학생이라고 하더군요.
본인도 도쿄에서 자전거를 타고 와 하코네 업힐을 두 번 했다고 합니다.
이게 아마 하룻밤 자고 하는게 아니라,
아마 새벽에 출발해서 하코네 도착,
업힐을 2회 했다- 는 걸 봐선 상당히 잘타는 친구인듯?!
몸이 딱 업힐 잘 하게끔 생기긴 했더군요.
우리가 비앙키 타는 걸 보고는,
자기도 고향-쿠마모토 지방이라고 들었는데-에 비앙키가 두 대 있다고.
지금은 도쿄에서 대학 다니고 있고 벤지를 가지고 있는데,
고향에는 비앙키가 두 대 나 더 있다라-
이 친구 상당히 잘 사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느낌?!
자기는 이제 다운일 해서 기차타고 도쿄로 돌아간다고 하기에,
우린 내일 돌아간다고 하고,
서로의 안전을 빌며 작별을 했습니다.
호리호리한 체형에 짙은 눈썹이 기억에 남네요.
예의바른 친구였습니다:-)
대충 사진을 찍고,
아시 호수를 보며 편의점에서 산 삼각김밥과 음료로 영양 보충을 했습니다.
둘이 한국말로 서로 못생겼다고 실컷 낄낄거리고 있었는데,
나중에 떠날 때 보니 옆에 중년 부부와 중학생 정도로 되어보이는 딸이 있는 가족도 한국말을 하더군요.
창피해서 도망왔습니다.
다시 하코네 신사를 지나 호텔로.
형은 호텔에서 자는 걸 상당히 좋아하는,
어딘가 이상하게 호텔에 대한 환상이 있는 사람이라,
이런데는 돈을 안아끼더군요.
물론 좀 싸게 나오는 걸 예약하는 모양이긴 하지만...
하코네 아시노코에 있는 프린스 호텔입니다.
들어보니 유명한 호텔 그룹인 모양인데,
일본에서는 하코네 여기랑 홋카이도 어딘가? 가 유명하다고 하더군요.
형은 여기 무슨 멤버쉽인지 뭔지- 아무튼 그런 모양이더군요.
겨울에 스키타러 다닐때 하코네 여기 말고 다른 프린스 호텔을 이용한 적 있다며.
20대 땐 호텔이라는 곳을... 보자.
아, 캄보디아에 호텔 가봤네.
한국에선 한 번도 호텔엔 가본 적이 없어요.
물론 아직도 한국에선 호텔이라는 곳에 자본 적이 없군요.
비지니스 호텔이라도 가볼껄.
30대 초반에는 일본에 좋은 호텔을 이렇게나마 돌아다니는 것 같아서,
신기하기도 하고 기분이 좀 이상하기도 합니다.
여전히 전 이런 비싼 곳보다는 싼 곳을 선호하겠죠.
어김없이 찾아온 빨래 타임.
빨래를 하고 온천을 갔다가,
산책을 좀 했습니다.
그리고 놀랐죠.
이런 풍경에.
이 호텔은 아시 호수의 중간 부분을 거의 독점하고 있더군요.
이 호텔이 닿는 호수 부분에 보면 호수 밑에 펜스 같은 것도 쳐져 있습니다.
하코네는 아마 국가 소유일건데,
호텔에서 이 풍경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한다.
아마 나라에다, 아니면 지자체에다 일정 부분 세금을 더 내고 임대하는 형식이라고 해야 할까요?
우리나라도 그런 게 있다고 들었는데.
아무튼, 정말 좀 놀랐던 풍경입니다.
아까 호수 남쪽은 상가도 밀집되어 있고 사람도 많이 오는 곳이라
호수가 굉장히 시끌벅적한 분위기거든요.
근데 여기는 정말,
물이 찰랑거리는 소리,
바람 소리,
풀이 흔들리는 소리,
벌레 우는 소리,
새소리 밖에 안나요.
레이크 뷰가 보이는 객실들이 모인 곳.
여긴 더 비싸겠죠?
삐죽삐죽 솟아오른 침엽수들.
우리나라랑 일본이랑은 풍경이 비슷한 듯 하지만 다른 재미가 있습니다.
조용한 아시 호수.
해가 지려고 하는 거겠죠.
아침은 아닌 것 같고.
아침 사진인가?!
아무튼,
지금까지 이토록 고요한 호수 풍경을 본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번 여행 아니었으면 세상에 이런 곳이 있을 거라고 상상도 못했겠죠.
이런 풍경을 보고 사는 사람들이 부럽기도 했습니다.
하코네 한정 삿뽀로 맥주.
일본 중세 말엽? 즈음 되려나.
유명한 판화 그림 풍입니다.
아, 그 용어가 기억이 안나네.
아무튼 하코네의 풍경입니다.
산책을 하고,
숙소로 돌아와 쉬고.
그런데 깜박하고 밤에 먹을 걸 안사왔어요.
호텔에 매점 정도는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있긴 있지만 그냥 마른 안주나 과자 같은 게 다라서...
맥주 한 캔 사서 마시고 누워서 쉬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형제는 온천을 꽤나 자주 가는데,
가서 한 5분 물에 있다가 그냥 나오거든요?
뜨거운 물에 오래 못있어서.
다른 호텔에 온천은 사람이 없고 거의 셀프로 하면 되는데,
여기는 온천에 가니 카운터가 있어서 직원이 일일이 수건을 챙겨주더군요.
....
그리고 한 7분 있다가 다시 수건 반납통에 넣고 바로 빠져나가는 형제.
아, 그리고 잊었는데,
이 호텔에 객실을 안내해주셨던 호텔리어분이 사앙다앙히이 미인이셨습니다.
화장기가 별로 없는 수수한 모습이셨는데도,
아름다움이 철철 넘치더군요.
형과 저는 지금까지 본 호텔리어분들 중에 가장 아름다웠다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그날의 여정이 여기 이렇게 있네요.
거리가 고작 34킬로미터 정도 밖에 안되는데,
근 4시간이면, 아마 쉬는 시간 다 합쳐서 한 5시간 걸린 것 같습니다.
시간이 지나서 보면 되게 재밌었다고 추억하지만,
지금 또 올라가면 또 힘들고 괴로웠다고 생각하겠죠.
그래도 재미있었습니다.
다음 날은 일단 이즈 지방으로 가는 길인데,
여기에 대해선 다음 회차에 계속 하도록 할게요.
별로 재미도 없는 글 끝까지 읽어주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ㅎㅎ
다음 회차도 빨리 쓰고 마무리 할게요:-)
이즈 반도에 갔던 게 너무 좋았거든요.
그럼,
이제 슬슬 시즌 오프 기간인 듯 한데,
자출하시는 분들 감기 조심하시고,
안전하고 즐거운 라이딩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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