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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menbung_50063
    작성자 : 잠만보졸리다
    추천 : 13
    조회수 : 1187
    IP : 221.165.***.244
    댓글 : 39개
    등록시간 : 2017/07/20 18:57:50
    http://todayhumor.com/?menbung_50063 모바일
    베오베 이혼사유글이 주작같죠?
    저는 전혀 주작같지 않아요 ㅋㅋ
    여자가 우둔했다고도 생각 안합니다
    우리 아버지란 이름의 개x끼는 더했거든요
    길지만 썰을 풀어볼게요





    1980년대의 인천..
    고등학교 전교회장 출신으로 장학금 받으며 이대 다녔을 정도로 머리가 비상하고 현명한 여대생이 있었습니다.
    그와중 하숙생 남자가 이 여대생을 임신시켜 학교를 그만두고 살림을 차리게 합니다
    여기서부터 이 여인의 불행은 시작 되었달까요..ㅋ
    그래도 이 여인은 자신에게 온 생명에 축복을 느꼈고, 또한 책임지겠다는 남자의 말에
    지하 단칸방도 마다않고 결혼생활을 시작 합니다.

    화장실도 외부에 있는 곰팡내 나는 작디작은 지하 단칸방, 그리고 그안에 갖난쟁이 옆에서
    남자는 항상 웃으며 담배를 피던 사람이었죠
    (덕분인지 그 갖난쟁이는 30세가 넘은 나이로 자라났어도 천식과 각종 폐질환을 달고 삽니다)
    tv나 밥솥같은 최소한의 가전,가구도 없었지만 여인은 굴하지 않고 라디오에 끊임없이 소설과 사연을 적어보내서
    받은 상품들로 세간살이를 늘렸고 아이를 업고 쉼없이 주인집 아주머니와 부업을 해서 국거리라도 사냅니다
    그래도 여인은 행복했어요
    천사같이 자신을 바라보며 웃는 아이, 매일 퇴근후에 아이를 안아주는 남편과
    그 어떤 고난도 이겨낼 수 있을것만 같았어요

    하지만 그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죠..
    아이가 자라 6살이 될 무렵 이남자는 멀쩡히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을 하겠다고 하더니 화투판에 그간 모은돈을 전부 탕진 합니다
    사글세 보증금도 남지 않아 절망한 무렵 여인의 어머니는 이를 불쌍히 여겨
    새 집으로 들어오라고 하게 됩니다
    여인의 어머니가 한평생 홀어머니로 갖은 수모를 겪으며 한푼두푼 모은 집으로 산 3층짜리 새 주택 이었죠
    1,2층은 세를 놔야 했기에 3층에 방 3개중 한개를 부부의 방으로 내어주셨고
    여인의 남편은 장모님께 깊이 사죄하며 다시는 도박같은걸 하지 않겠다고 빌며
    그럼에도 재취직은 어려우니 사업자금을 빌려달라 합니다
    여인의 어머니는 딸을 사랑하는 마음에 이 남자가 미심쩍고 마음에 들지 않았어도
    다시 시작해 보겠다는 말을 믿고 사업자금까지 융통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처음 해본 사업(유통쪽)이 잘 될리가 만무합니다
    사업때문이라며 분수에 맞지도 않는 차도 삿는데 돈이 없네요
    사업은 잘 안되고 남자는 밤마다 술을 먹고 들어오는 것도 모자라
    사람을 때리고 다녀 그나마 몇푼 안되는 벌이를 합의금으로 자꾸 물어줍니다
    이쯤되니 아이도 귀찮습니다
    어쩌다 일찍 들어온날 놀아주란 아내의 말에 이제 막 초등학교 들어간 아이에게
    화투패나 카드패를 꺼내서 고스톱과 포커를 가르칩니다
    집에는 전혀 돈을 가져다 주지 않기에 여인은 마디마디 아픈 손가락을 붙잡고
    아직도 부업을 합니다
    (이무렵 매일 술먹는 아빠, 부업하느라 하루종일 바쁜 엄마 사이에서
    제대로 사랑받지 못하는 여인의 아이는 입학한 초등학교에서도 왕따를 당하고
    방과후에도 친척분 학원을 들렀다 오면 방에서 혼자만 놀았습니다.)

    그렇게 2년도 채 되지 않아 남자는 또 몰래 사채를 끌어와서 화투에 모든 돈을 탕진합니다
    여인은 또 깊이 절망했지만 아빠없는 아이를 만들고 싶지 않아서 눈물을 머금고 또 믿어줍니다
    친척들과 친구들에게 손을 벌려 빚을 갚아주고 새로운 사업자금까지 가져다 줍니다

    이번에야말로 새시작을 한다더니 하는 사업은
    동네 아주머니들을 꼬여내 하우스에 넣고 되도않는 건강식품을 파는 일이었지만
    이거 정말 대박 사업이라며 자신감에 가득찬 남자의 말에 여인은 못내 웃어줍니다
    이때 남자는 지방사람들이 잘 산다며 짐을 싸들고 300킬로쯤 떨어진 먼곳에 혼자 이사를 갑니다
    여인은 일손이 부족하단 남편의 말에 달에 20일쯤은 그곳에 같이 가서 태어나 처음 해보는 일을 합니다
    (당연히 여인의 아이는 그녀의 어머니 손에 길러지게 되지만
    여전히 학교와 집에선 외톨이 신세입니다)

    그렇게 또 몇년이 지났을까..
    대박이라던 그 사업은 또 잘되지 않았고 남자는 이번엔 포커판에
    돈을 전부 탕진한것도 모자라 몰래 여인의 명의까지 끌어다 빚을 집니다
    이제 중학생인 아이는 엄마 이제 이혼하면 안되냐며 매달리지만..
    여인은 또 잘못된 생각을 합니다
    본인이 아버지 없이 자랐던게 너무 큰 상처였을까..
    아이에게 아빠없는 아이라는 소리를 듣게 하고싶지 않습니다
    결국 또 용서를 해줬고..

    남자는 이번엔 주식을 해보겠답니다
    이걸로 대박을 치겠답니다
    한평생 책상앞에 있는걸 못봤는데 컴퓨터를 한대 사오더니
    그 앞에만 하루종일 붙어 있습니다
    주말엔 성당에서 회개하겠다며 난생 처음 여인을 따라 주말에 성당도 갑니다
    여인과 여인의 어머니, 그리고 아이는 주식이란것을 전혀 몰랐기에
    그저 책상앞에서 몰두하는 남자가 이제는 정말 변했구나 믿었습니다
    (아이는 좁은 동네 학군이라 중학교에 가서도 초등학교 동창들의 주도하에
    여전히 왕따를 당하는 중이지만 항상 힘들어하는 엄마에겐 아무말도 꺼내지 못합니다. 
    맞고 돌아오는 길에 몰래 공중화장실에서 피와 흙을 닦아내고 돌아옵니다.
    외할머니는 교복이 뭐이리 빨리빨리 헤지냐며 또 교복을 사야하냐고 잔소리를 합니다.
    이때부터 아이는 죽고싶다는 생각을 매일 하지만 불쌍한 엄마를 위해 참기로 합니다.)

    그렇게 아이가 고3이 되고 수능시험을 칠 무렵..
    결과는 다들 예상하셨다시피 그 주식은 쫄딱 망합니다
    여기저기서 끌어다 박은 돈들에 사채가 너무 많이 겹칩니다
    이번엔 정말 역대급 빚입니다
    여인 어머니의 집에 빨간 딱지들이 붙고 이제는 이 물건들을 못쓴다고 합니다
    여인은 딸의 책상이라도 봐달라며 울고 사정해보지만 안됩니다.

    결국 여인 어머니의 한평생의 염원이 담긴 그 3층집은 다른사람 손에 넘어갔고..
    여인의 어머니는 여인의 동생집에 들어가십니다.
    여인은 마지막으로 어머니께 손을 벌려 월세방 하나를 마련 합니다
    사채꾼들이 올지도 모른다며 여인과 남편은 그제서야 이혼을 합니다.
    (아이는 이제 수능도 치룬 스무살이지만 공부할 여력이 없었기에
    당연하게도 수능을 망치고 먹고 살기 위해 혼자 집을 나섭니다
    수능이 끝나자마자 공장에 취직을 하고 아주 어릴때 살던집처럼 낡은 지하 단칸방을 구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여인은 남편을 믿어봅니다.
    이젠 정말 받아주는 아무회사라도 들어가 일해서 빚을 갚고 다 갚게 되면 다시 모여서 살자는 남편말을..
    여인은 보험설계사로 취직해서 본인명의의 빚들을 갚아 나가지만 이미 늦은나이에 처음 시작한 일은 쉽지 않았고 
    단돈 얼마씩이라도 보태준다고, 달에 한번이라도 찾아온다던 남편은 점점 소식이 없어집니다.




    그리고 또 몇년 후..
    남편..아니 전남편은 마음에 드는 여자가 생겼다고 미안하다며 그여자와 새살림을 차리겠다고 합니다.
    여인은 그날 고이 간직했던 결혼식 액자를 깨부수며 그동안 쌓인 모든것을 토해내듯 서럽게 통곡합니다.
    세상을 원망해도 본인을 원망해도 아무것도 달라질것이 없습니다.
    그렇게 서럽게 웁니다..
    (이때 성인이 된지도 조금 지난 아이는 고등학교때 몇마디 나누어 보지도 못한 친구라는 이름의
    사기꾼에게 몇푼 안되는 모은 돈을 전부 빼앗깁니다
    친근하게 다가오는 그 사람이 태어나 처음 가져보는 친구라고 생각해서 너무 기뻣나 봅니다..)





    엄청나게 비극적인 소설같죠?
    제 어머니와 저의 일입니다
    아버지란 이름의 쓰레기같은 그새끼는 죽었다고 이야기 하고 다닙니다.
    지금은 저도 우울증 등은 치료를 받았고 빚도 거의다 갚았지만
    이런 사실같지 않은 일도 일어납니다
    지금은 엄마를 다 이해하지만 어느정도 원망은 남아 있습니다
    엄마가 조금이라도 빨리 이혼하고 새출발 하셨으면, 그남자를 그렇게 계속 용서하고 믿지 않았으면
    엄마와 저의 삶은 조금이라도 달라졌을것 같습니다..
    빠른 이혼이 답이에요
    아빠없는 자식이 훨씬 낫다고, 엄마가 새결혼을 하셔도 계부에게 사랑하는 아빠라고 부를수도 있으니
    제발 이혼하라고 울며 매달렸던 제 어린시절이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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