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런걸 쓸 정도는 아닌거 같지만서도, 오늘은 아침부터 일하기가 싫은 관계로다... ㅋ
일단 제가 공대 전자과를 나온 관계로 이쪽을 기준으로 얘기하겠습니다.
1. 교수님
a. 성격
학부 수업에서 보이는 교수님과, 지도교수로의 교수님은 다른 사람입니다.
그냥 이름, 얼굴이나 체격 등이 많이 유사해 보이겠지만, 사실은 다른 사람입니다. 속지 마세요.
수업시간에는 잘 웃고, 시험이나 과제 같은 부분에서 천사같이 잘 해주던 인상 좋은 교수님도
지도교수로서는 권위의식, 조울증, 의심병 등을 고루 갖춘 게슈타포 같은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그 사람 좋다 싶은 교수님이 토요일 밤 12시에 연구실에 사람 없다고 짜증내는 사람 일 수도 있고,
반대로 수업에는 딱딱거리고 고의로 괴롭히려는게 아닌가 싶은 사람이 대학원생들에게는 잘해 줄 수도 있구요.
사실 교수님들 대부분이 수업하는거 귀찮아 합니다. ㅋ
연구열심히 하는 교수님들은 특히나 연구하는 시간 뺏긴다고 더 그렇죠.
자기가 아는 범위내의 평가로 판단하지 말고, 대학원생들 사이의 평판을 잘 들어 두세요.
그리고 꼭 그 연구실 박사과정생들이 몇년차인지 잘 알아두세요.
5년차 이상이 많다? 6년차 7, 8... 이러면 안가는게 좋습니다.
그 사람들이 멍청해서 졸업 못하고 붙어 있을 확률보다 교수가 졸업 논문에 싸인 안해줘서 붙잡혀 있을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교수들은 당연히 성격도 더럽고, 돈 문제도 지저분 합니다.
조심하세요.
b. 전망
간단히 말해서 취업할 거면, 저명한 교수, 연구가 좋으면 젊은 교수 밑으로 가세요.
저명한 교수님, 뭐.. 방송에도 나오고 신문지상에도 오르내리는 교수님이면, 대부분 연구는 안합니다.
바쁘니까요. 옆 랩의 나름 저명한 교수님은 연구실에 나름 신경을 많이 써주기는 했지만,
너무 바빠서 연구실에는 보통 밤 10시가 넘어서야 들린다고 하시더라구요.
연구실 박사과정이나 새끼 교수들이 잘 이끌어 줄 수도 있지만, 그냥 방치될 확률도 높습니다.
그래도 교수님이 유명하면, 취업할 때는 나름 알아주기 때문에 도움이 됩니다.
조교수 이하 급의 젊은 교수님들은 의욕도 있고, 정교수도 따야 되기 때문에 미친듯이 시켜댑니다.
당장은 힘들어도 남는 것도 많고, 이것저것 다 할 수 있게 되는 능력자로 거듭날 수도 있어요.
아무래도 좀 젊으니까 대하기도 편하고, 의사소통도 잘되는 편입니다.
그냥 연구비 지원 같은 것만 보고 가면 졸업후 이도저도 아니게 될 수도 있으니까 잘 생각해보세요.
이도저도 아닌 교수님들 밑으로 가는게 제일 위험합니다.
정교수쯤 되면, 연구실적에는 손 놔버리고, 기업과제나 적당히 하는 교수님도 많습니다.
2. 진로
a. 교수가 되는 길
대학원 졸업후 진로는 대충 취업, 교수 2가지겠죠?
취업이야 뭐 취직이고, 만약 교수가 되고 싶다는 꿈이 있다면, 웬만해서는 말리고 싶습니다.
뭐.. 교수직이 널린 것도 아니고, 일단 학교 교수님들 소게 페이지를 잘 둘러 보세요. 서울대 학부 졸업 아닌 사람이 몇명 있나?
다들 공통점이 있습니다.
서울대 학부졸업, 미국 유명 대학원 석박사, 해외 유명 연구소 포닥, leading company 근무, 교수로 이직.
그렇습니다. 이게 이른바 성골 코스 입니다. 최소한 서울대 석박사는 나와야 됩니다.
자신이 가려는게 대학원이 서울대급이상이고, 자신이 천재급에 연구에 미쳐있다는 확신이 없으면 포기하세요.
저는 물론 대학원 와서 보니 하나도 해당 되지 않기 때문에 바로 접었습니다.
아닌 사람도 물론 있으니까, 될 수도 있지만... 적어도 천재급이긴 해야 됩니다.
연구실 선배 중에도 지방 국립대 교수로 간분이 있지만,
그 분도 천재급에 아이디어만 생기면 하루에 논문 한편씩 찍어내는 사람이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보는 교수님들이 다소 전성기가 많이 지나서 별거 아닌걸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 분들도 대학원 시절에는 정말 똑똑하고 며칠 밤은 수시로 넘기면서 연구에 몰두 하던 사람들 이었습니다.
b. 취업
저는 뭐... 밝히기는 좀 그렇고, 그냥 그런 대기업 연구소에 있습니다.
여기 기준으로 설명 드리겠습니다.
석사 나와서 전공 살리려면 운이 좋아야 됩니다.
논문 실적이나, 특허 뭐 이런거는 취직할 때나 필요한거고,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운이 필요합니다.
우연히 그 연구소에서 비슷한 연구를 하고 있고, 우연히 내가 입사한 순간 자리가 비어서 팀장이 사람을 찾고 있어야 됩니다.
일단 학계의 핫 이슈랑 기업의 관심사는 다르기 때문에 내 연구랑 기업에서 원하는게 비슷할 확률은 낮습니다.
그리고 일단 입사한 후에 원하는 쪽에 자리가 나도 옮기는게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물론 원칙적으로는 옮기는게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원하는 자리가 났다고, 하는 일 내팽게치고, 옮겨 달라고 하면 좋은 말 듣기 힘들죠.
박사 나와도 전공에 대해 조금 더 고려해준다 뿐이지 별 차이 없습니다.
쉽지는 않지만, 연말 부서 개편 시기를 노려서 옮긴다 생각하고, 시키는거나 열심히 하세요.
일하기 싫어서 짬짬이 쓰다보니 시간이 너무 갔네요. ㄷㄷㄷ
일도 밀려 있는데 ㅠㅠ
추가=====================
3. 연구분야
이것도 중요한데 빼먹었네요.
학계에서 좋아하는 거랑 기업에서 좋아하는 건 달라요.
석사만하고 기업 연구직을 노리고 있다면 연구실은 잘 선택해야됩니다.
위에도 썻지만 어짜피 들어가면 다른거 합니다.
남들이 이해하기 쉬운거, 남들에게 설명하기 좋은 주제를 하세요.
자기 주제를 부모님께 설명하기 어렵다면, 취업 면접에서도 못 알아 먹습니다.
사실 알아들어도 그런 주제에는 관심도 없어요.
가장 좋은 연구분야는 지금 해외 leading company가 막 시작한 분야입니다.
이걸 안다는게 좀 어렵긴한데, 예를 들어서
구글, MS, 페북 같은데서 특정 분야 기업 쇼핑을 갑자기 한다.? 그 분야가 2-3년 전에 학계에서 핫이슈였다?
이런걸 하세요. 국내 기업의 반응은 그보다 또 2-3년 늦어요. 이걸 잘 맞춰서 졸업하면 취업하기 쉽습니다.
이건 사실 지나고 봐야 아는 거니까... ㅋ
아무튼 제일 중요한건 비전공자에게도 설명해주면 '아~' 이런 반응이 나오는 걸 해야 된다는 겁니다.
교수님이 시킨다고 뭔지도 모를 희한한걸 파고 있다가는 취업하기도 힘들고, 전공 살리기는 더 힘듭니다.
정말 잘 모르겠으면, 연구실 홈페이지를 뒤져보면 졸업생들이 어디로 갔는지 나옵니다.
일단 그 연구실의 졸업생 숫자랑 취업현황 숫자랑 잘 맞춰보고
취업 무난하게들 하는 연구실를 고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