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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49927
    작성자 : 정디
    추천 : 6
    조회수 : 1656
    IP : 119.215.***.113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3/06/10 22:26:51
    http://todayhumor.com/?panic_49927 모바일
    [초단편] 사사사사사
    며칠 전 부터 천장이나 아래에서나 옆에서나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는 마치 무언가가 기어다니는 것처럼 들렸는데 정확히는 사사사사사사-라는 소리다.


    "정말로 못살겠군."


    항상 내가 해오던 말이었다. 참고로 이 집에 이사온지는 채 한 달도 되지 않았었다. 그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 것은 이주 전. 주인 아저씨 말로는 집이 조금 오래되서 안에 있는 구조물 같은 것들이 부식되어 떨어진다는 것이었기에 크게 신경쓰지 말라고 했다.


    "신경을 어떻게 안 쓸 수가 있냐!"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 윽박질렀다. 이 집에 대해 더 소개하자면. 아니, 단점에 대해 소개하자면 시도 때도 없이 수도가 끊기는 것과, 단전, 엄청난 습기, 곰팡이. 그리고 가장 큰 문제인 소음공해다. 뭐, 지방에서 서울로 상경한 가난한 대학생에게는 이 자취방도 감지덕지지만.


    "사사사사사사......"


    또 들린다. 이번에는 오른쪽 모서리에서다. 사사사 소리는 확실하지만 이 소리를 계속 들어본 결과, 꼭 누군가가 일부러 내는 소리같이 느껴졌었다. 이건 확실한 사실이다. 


    지난 주였을 것이다. 그 특유의 사사사사사- 거리는 소리가 너무나도 심해 주인 아저씨께 여쭤봤던 적이 있다.


    "아저씨. 전에 이상한 소리난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구조물 같은 것이 부식되서 나는 소리라고. 그런데 그런 소리치고는 누군가가 속삭이는 소리 같이 들리......"
    "그렇다면 그런줄 알지! 못참겠으면 나가게! 서울에서 어디 월 5만원 방 찾아볼수만 있다면!"


    그러나 아저씨는 내 의문을 자르고 화를 내셨었다.


    사람은 궁금증이 한 번 생기면 그 해답을 찾으려고 별 짓을 다 한다고 하지 않았나. 내가 바로 그 경우였다. 아저씨가 화를 내니 더 수상하게 느껴졌었다.


    "사사사사사......"


    또 들린다. 이번에는 오른쪽 모서리가 아니라 창가 밑 쪽 벽에서다. 도대체 이 소리는 왜 특정한 한 곳에서만이 아니라 이 방 전체에서 나는 것일까. 나는 그 점이 제일 궁금했었다.


    알다시피 나는 이 집에 세를 들어 방 하나를 잡고 생활하는 것이다. 구조에 대해 말하자면 집은 주택이며, 총 층수는 1층. 방은 4개. 내 방은 거실에서 가장 중앙에 있었다. 그리고 나머지 모든 방이 주인 아저씨의 것이었다.


    오늘은 주인 아저씨가 집을 비우신 날. 게다가 나도 오늘은 수업이 없는 날. 그렇다면 저 사사사사- 라는 아주 기괴한 소리의 정체를 알아내기 가장 좋을 때였다.


    "오늘은 꼭 알아내주지."


    나는 그렇게 다짐하고 여전히 소리가 계속 나고 있는 내 방 창가 밑 쪽 벽으로 다가가서 주먹으로 살짝 쾅쾅치기 시작했다.


    그러자,


    "발발발발발!"


    라는 괴기망측한 소리로 바뀌었다.꼭 무언가가 기어다니다가 흩어지는 것 같이 느껴졌다. 게다가 소리가 나는 방향의 벽을 친 것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단지 벽을 친 것만으로도 이렇게 이상한 소리가 나는 것이 내 궁금증을 극에 치닫게 했다.


    그런데, 그 때 쩍쩍거리는 소리가 나며 벽에 금이 가기 시작하더니 벽지가 바닥에 떨어지기 시작했다. 


    "뭐...... 뭐야?"


    그러나 곧 얼마 있어 나는 경악하고 말았다.


    "히이익."


    벽지가 떨어져 나온 틈새사이로 보이는 것은 수많은 벌레 군단들. 개미, 바퀴벌레, 그리마, 지네.


    그것들이 벽 안에서 무리지어 마치 하나의 절지동물처럼 기어가고 있었다.


    "볼볼볼볼볼볼볼볼!"
    "사사사사사사사......"


    그 벌레들이 기어다닐때마다 이 곳 저곳에서 괴이한 음이 나와 이상하리만치 기묘하게 조화되었었다. 그 소리가 마치, 벌레 자신들이 나에게 속삭이는 것 같이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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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6/10 23:11:07  110.15.***.2  내맘이야.  417274
    [2] 2013/06/10 23:34:41  119.69.***.104  기찬이  384690
    [3] 2013/06/11 12:03:10  117.111.***.211  낙네임뭐하지  162235
    [4] 2013/06/11 16:01:52  121.160.***.169  부우우우우  383992
    [5] 2013/06/11 16:02:22  123.200.***.159  허허이런시발  278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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