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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readers_4981
    작성자 : 오유잼떠
    추천 : 2
    조회수 : 220
    IP : 223.62.***.208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2/12/02 19:19:57
    http://todayhumor.com/?readers_4981 모바일
    [오유과거]산문 '블루 크리스마스'
    눈을 맞으며 그녀가 서 있었다.

    결국 와버렸다. 그녀도 크리스마스도...
    머리가 아파온다. 알바비 들어오려면 아직 한참 남았고, 고시원에서 돈빌릴 친구도 이제 마땅치 않다.
    주머니엔 천원짜리 몇장과 담배 한갑, 체크카드엔 5만원 정도 남았을 것이다.
    가슴이 답답하다. 담배와 함께 함숨을 내쉬고 그녀에게 향한다.

    날보자 해맑게 웃으며 반기는 그녀다.
    '아프다며? 몸은 좀 괜찮아?'라고 물으며 걱정스러운 얼굴을 한다.
    아픈건 뻥이다. 크리스마스때 뭐라도 사주고 싶은 맘에 몇일 동안 새벽 인력시장에 나가봤지만 일거리를 찾긴 힘들었다.
    젊지만 남들보다 좀 작고 외소한 체구 때문에 더 구하기 힘들었던것 같다...
    결국 돈없이 데이트에 나오기 창피해서... 아프단 핑게로 크리스마스를 넘겨보려 했다.

    '영화볼래? 나 보고싶은거 있어~'라는 그녀의 말에 놀랐지만, 피고하다는 핑계로 다음에 보자고 한다.
    내 속마음을 눈치첸걸까? 그녀는 이미 예매된 표  두장을 내게 건네며 보러가자고 보첸다.
    다행이란 생각이 드는 내가 병신같지만 그래도 어쩔수 없는척 극장으로 발길을 돌린다.

    영화를 보는 내내 중간중간 말을 걸며 내표정을 살피는 그녀가... 오늘은 너무싫다...
    영화도 머리에 안들온다. 내가 너무 싫고 이자리가 너무 불편하다.

    그렇게 영화는 끝나고 그녀는 밥을 먹자고 한다. 밥이라도 그녀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게해주고 싶었다.
    파스타가게에 갔다. 알바비가 들어올때까지 라면만 먹더라도, 오늘은 크리스마스니까... 그녀에게 파스타를 먹이고 싶었다...
    그래도 저녁을 먹으면서는 분위기가 좋았다... 그녀는 언제나처럼 아이처럼 애교가 넘쳤고, 난 그녀의 볼을 꼬집고 머리를 쓰다듬으로써 그 애교에 답했다.
    속이 불편했는지 식사 끝나고 차를 마시다가 화장실을 갔다왔다.
    차를 다 마시고 5만원 정도 남은 내 체크 카드를 내밀었지만... 카운터 직원은 계산을 이미 하셨다고 한다...
    그녀는 혀를 삐쭉 내밀며 팔장을 꼈고, 그런 그녀가 너무 고맙고... 진짜 앞으로 잘해줘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너무 늦기전에 그녀를 바래다 주러 지하철을 타러간다.
    주위엔 온통 커플들이고 여자들 손엔 꽃다발이나 포장된 선물들이 하나씩 들려져있다.
    나같은 놈만 아니면 그녀손에 저런것 안겨줄 남자들 많을텐데... 지금 이 거리에서도 가장 빛나는 그녀인데...
    내가 죽일놈이고 못난놈이란 생각에... 고개가 숙여진다.

    지하철역에 다와갈때쯤, 그때까지도 아무말없이 고개를 숙이고 걷는 나를 그녀가 신발매장으로 갑작스레 이끈다.
    일년내내 같은 신발만 신던 내가 안쓰러웠는지... 몇개의 신발을 골라와서 어떤게 맘에드냐 물어본다.
    맘에드는게 없다고 얘기하니까 그녀는 진짜로 맘에드는게 없는줄알고 다른걸 또 몇개 골라와서 물어본다...
    내맘은 그게아닌데... 맘에 너무 들고 고마운데... 너에게 해주는거 없이 받기만 하는 내가 너무 짜즈미 나는건데...

    나에게 난 짜증을 그녀에게 풀어버렸다. 그녀는 잠깐 놀라며 눈에 눈물이 고이는 듯 했지만, 이내 밝은 표정으로 바뀌곤
    그럼 자기가 좋아하는 걸로 사겠다며 결국 신발 하나를 사서 내손에 쥐어준다...

    나란 놈에게 너무 짜증이 나고, 착한 그녀도 짜증나고, 갑자기 어려워진 집안형편도 원망스럽고...이세상이 짜증났다.
    그래서 그녀의 집까지 가는 1시간 30분 동안 침묵하며 갔다. 지하철에서 내려 눈길을 걸으며 그녀의 집까지 가는 와중에도 조용했다.
    결국 집앞에서 계속 내눈치만 보던 그녀가 말한다. 약간 울상을 하며...
    '화났어? 미안해~~'
    그런 그녀에게 미안해서 나도 눈물이 날뻔했다. 아니야 이 바보야... 내가 미안하지. 미안해...

    그녀와 작별하며 그녀에게 키스를 하고 꼭 안아준다.
    그녀의 입술... 그녀의 볼... 그녀의 이마... 너무 따듯하고 달콤했다.
    그렇게 그녀를 집에 보내고 돌아오는 내내 울었다. 내가 너무 바보같고, 그녀가 너무 고마워서...

    7년전 크리스마스... 그녀는 누군가의 아내로... 잘지내고 있는지... 너무 고마웠고, 너무 사랑했던... 첫사랑 그녀...



    //////////


    그냥 글제를 보고 갑자기 써내려간 글이라 앞뒤가 안맞더라도 이해해 주세요.
    술한잔 하다가 핸드폰으로 쓰는 글이라 너무 걱정되네요... 모라고 썼는지도 모르겠어서...
    읽어보고 이상하면 지우고 내일 다시 수정해서 올릴게요... 성의만 봐주세요.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2/12/02 19:44:09  221.139.***.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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