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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isa_496088
    작성자 : Constanze.
    추천 : 1/24
    조회수 : 891
    IP : 1.229.***.253
    댓글 : 54개
    등록시간 : 2014/04/02 18:57:35
    http://todayhumor.com/?sisa_496088 모바일
    (장문) 일베를 위한 변명
    lb.jpg






    먼저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글의 요지를 한 줄로 짧게 요약하면, 그건 '저는 재미삼아 일베에 가끔 접속하고 있는데, 일베를 하는 게 왜 나쁜 일인지 설득시켜 주세요.'라는 것입니다

    살다 보면 본의 아니게 여러 가지 면에서 무슨 일이든지 꼭 네 편 내 편 가르길 좋아하는 사람들을 보곤 하는데, 그러나 어떤 사람의 정치 성향이 그 사람의 도덕성에 대한 보증이 되는 건 아닙니다. 건전한 보수주의자는 비건전한 진보주의자보다 윤리 의식이 투철할 수 있고, 또 대부분의 경우는 그러한 편입니다.
    혹시 나와 같은 정당에 투표한 사람이라면 모두에게 따뜻한 동지 의식을 느끼고 오랜 친구처럼 사랑한다는 분이 계시지는 않겠지요. 참고로 저는 크리스쳔인데, 저도 별로 좋은 인간은 아닙니다만, 같은 종교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기독교의 가르침과는 너무나도 상반되는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많이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사소한 잘못에도 거리낌을 느끼지 못하고, 항상 나와 내 가족의 안위가 첫째이고, 지금 나보다 형편이 어려운 가련한 사람들에 대한 동정도 그다지 없고, 준법의 테두리 안에서라면 기회만 된다면 언제든지 자신과 관계 없는 타인을 착취하려는 생각을 품고 있으며 때때로 실천에 옮기기도 하는 사람들이죠. - (그러나 물론 그들은 가족에게 다정한 부모나 자식일 것이고, 언니-오빠이고 동생이며, 환경과 주어진 상황에 따라서는 누구보다도 따뜻해질 수 있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제가 알고 있는 한에서 일베의 문제점을 적어보면 이와 같은 것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1) 호남 같은 한국의 특정 지역 비하
    2) 이성적으로 타당하지 않은 여성에 대한 차별주의적인 관점을 공공연하게 표출함.
    3) 한국에 체류 중인 외국인 노동자들을 무분별하게 비난하고 배척함

    신뢰할 수 있는 공식적인 데이터가 있는 것은 아니나, 제 개인적인 경험에서 볼 때, 일베 내 이용자들의 성향 분포를 비율적으로 보면, [1] 정상적이고 바람직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 대 [2] 소위 일베`충이라고 불리는 극히 편중된 비합리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비율은 1:9 혹은 2:8 정도가 되는 것 같습니다.
    이 이야기에서만도 사람마다 백인백색으로 다양한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일베에 드나드는 모든 사람들이 언제 범죄를 저지를지 모르는 위험 분자이고, 막되먹은 인간 말종은 아니라는 겁니다. 그리 짧지도 길지도 않은 시간 동안 제가 본 사람들 중에는 (그리 많은 숫자는 아니었지만) 왜 일베를 하는지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괜찮은 사람도 있었고, 별 생각 없이 좌파 정당에 투표권을 행사하는 제가 아는 몇몇 사람들보다 더 나은 도덕성을 보여준 이들도 있었습니다.

    마치 조선시대처럼 어떤 사람의 출신 지역을 따지며 호남민들을 모욕하는 행동이나, 남성 우월적인 시각에서 여성들에게 가하는 원색적인 비난, 이런 것들에 저는 조금도 동의하지 않습니다. 일베 전체의 90퍼센트에 속하는 사람들이 그다지 제가 좋아하는 부류의 사람들도 아니고요.
    그러나 어디까지나 커뮤니티로서 가질 수 있는 이점도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제가 느낀 일베저장소의 장점을 몇 가지 꼽는다면 - 유동 인구가 많으므로 동시 접속자가 높고, 유저들의 반응이 적극적이기 때문에 내 생각에 대해서 쉽게 피드백을 받을 수 있고 - 물론, 속 깊은 의견을 찾아보는 것은 그다지 쉽지 않은 일이지만요 - 사이트 운영이 활발하다는 점이겠네요.

    하지만 일베는 몇 가지 사안에 있어서 억울하고 잘못된 오명을 쓰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1) 전직 대통령에 대한 비하라는 문제와 (2) '김치녀'로 불리는, 천민 자본주의적이고 남녀 평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여성들에 대한 지금까지 억제되어 왔던 불만의 표현이 그것입니다.
    그래서 지금부터는 그러한 점들에 대한 제 나름의 생각을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전직 대통령에 대한 비하
    좌파 성향의 정치인을 비난한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깎아내리는 행위가 무조건 잘못되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지도 모릅니다. 장점이나 단점 가운데 한 가지만 가진 사람이 존재하지 않듯이, 절대적으로 업적이나 과실만 있는 대통령은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우리 나라 헌법이 보장하는 민주주의 원칙에 따르면 모든 사람은 다양한 생각을 가질 수 있고 또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자유가 있습니다. 특정 인물을 쥐박이, 닭근혜로 표현하는 것은 사회적 차원에서 바람직하고 적극 장려해야 하며, 노알라나 핵대중, 쩔뚝이는 안 된다는 논리는 타당성이 없습니다.
    어떤 사람이 사회를 향해 표출하는 특정한 비판이 현실의 문제 또는 우리 사회의 당면한 과제와 설득적이고 개연성 있는 논리적 연관 관계를 맺고 있을 때라야 그 의견이 타당성을 갖고 소용될 수 있는 것이겠죠.
    소위 말하는 '고인 드립'은 윤리적으로 보면 옳지 않은 행동이지만 어디까지나 '일베`충'들은 법률적인 과실을 범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검증되지 않은 사실로 여론 몰이를 한다거나, 감정적으로 논리에 맞지 않는 주장을 펴는 이들에게는 분명히 '무지'의 잘못은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그들 주장의 모순점을 지적해서 타파해야 할 일입니다.
    올바른 절차를 거친 합리적인 의견이라는 가정 하에, 모든 사람의 주장이 자유로이 표출되고 의견이 교환되는 과정에서 미래 지향적인 토론과 사회 전체의 진보가 이루어집니다. 시간이 지나 돌이켜보면 좌익 정권이 집권한 사이의 10년에 대한 '일베`충'들의 비판이 다소 도움이 되는 면이 없지 않을지도 모르겠네요.

    (2) '김치녀'의 문제
    아시다시피 한국 사회 내의 일반적인 남녀 관계에 있어서 모든 주체들이 전적으로 공평한 관계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Bro라는 가수의 <그런 남자>라는 노래가 대중적으로 히트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 더치 페이의 요구라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는 - 데이트와 같은 소비 생활에서의 남녀 간의 경제적 지출에 대한 배분이라든가, 불공평한 혼수 부담, 부부의 맞벌이 문제 같은 것은, 과거 한국의 가부장적인 유교 사회에서 공공연하게 이루어지던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또한 아직은 '남성다운 것'과 '여성다운 것'에 대한 고정관념이 존재하는 세간이 - 어떤 것에 대해 특히 남들과 달리 유별나게 구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못마땅한 눈초리의 압박 속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보통 사람들이 차마 눈치가 보여서 말을 꺼내지 못했을 뿐으로, 비단 일베만이 가지고 있는 불만이라기보단 한국의 남성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공통적인 현상입니다.

    일베저장소라는 사이트에 대해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것들을 살펴보면, 알게 모르게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자신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이 간접적인 이유만 가지고도 '일베`충'들에 대해서 막연한 두려움과 혐오감을 갖고 계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누군가가 일베를 한다고 해서 그 사람을 선입견을 가지고 대해야 될 어떤 이유도 발견하지 못하겠습니다.
    가계적으로 호남과 연관이 깊고, 좌익이고, 여권 수호론자인 저는 당연하게도 '일베`충'들에게 있어서 상당히 우선 순위에 가까운 공격의 대상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 사람들에 대해서 격렬한 분노를 느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기보다는 - 오히려 그들에 대해 깊은 연민을 가지고 있습니다.
    원래 충분히 교육을 받지 못한 교양이 부족하고 지각 없는 사람들이 그동안 안정적으로 자신들의 배를 불려준 그들의 부를 수호하고자 하는 기득권 세력의 흑색 선전 같은 선동에 쉽게 휘말리는 것입니다.
    불우한 주변 환경 탓에 적절한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하고 주류 사회로부터 소외되어 결과적으로 잘못된 방향으로 비뚤어질 수밖에 없게 만든 - 그들에게 알맞은 기회를 제공하고 충분한 관용을 베풀지 못한 잔혹한 사회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다양한 형태의 불공평과 (그에 따른) 불행이 양산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는 될 수 있으나, 범세계적인 불경기와 슬픈 사건 사고들 때문에 사회의 분노가 향할 곳을 찾지 못한 과반수 이상의 대중이 어떤 사람의 스마트폰에 특정 커뮤니티의 접속 로그(또는 활동 사실)가 남아있다는 사실만으로 그를 종교 재판에 회부하고 마녀 몰이를 해서 돌팔매질을 가하는 것을 정당화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곤 보지 않습니다.
    '일베에는 건전하지 않은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 많기 때문에 - (연예인과 같은 공적인 유명인사를 포함해서, 공공연하게 드러난) - 모든 일베 이용자는 차별받고 감시당해야 한다.'라는 식의 주장을 펴는 것은 - 마치 개발도상국 국민들은 평균적으로 교육 수준이 낮고 범죄율도 높기 때문에 그들을 [합리적으로] 차별하는 것은 정당하며, 평소에라도 경계해야 한다.'는 것과 같은 논리이며, 하나의 예를 더 들자면 - 숙박 시설에서 절도 사건이 벌어졌을 때 흑인을 가장 먼저 수색 대상에 올리는 것과 같은 행동입니다. 이런 정당하지 않은 타인에 대한 무신경한 폭력들을 무엇보다 타기하고 경계하는 것이 진보주의 사상이 갖는 확고한 실천 강령이 아닙니까?

    제 견해로는, 잠재적으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악한 성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결코 적지 않고 오히려 흔히 할 수 있는 예상보다 많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본성적으로 누구나 조금은 가질 수밖에 없는 그 악한 충동과 유혹에 지배당해서 범죄적 행동을 실행에 옮기는 사람들의 수는 많지 않습니다. - 더군다나, 대한민국 형법은 특정 인물을 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는 충동이나 유혹을 가지고 있는 생각만으로는 벌하지 않습니다.
    사실 우리 선량한 소시민(이라고 생각되는 사람들) 사이에도 상당한 수의 <불온분자>가 존재할지 모릅니다. 아니, 그보다도 - 설령 자신이 쉽게 제어할 수 없는 격렬한 감정의 폭풍에 휩싸였을 때라도, 어떤 경우에도 공연한 공공의 사회에 피해를 주는 범죄적이거나 비도덕적인 행동을 충동적으로 저지르지는 않으리라는 확신할 수 없는 한은 - 제 자신부터가 불온분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좀 주제에서 벗어난 이야기가 될 수 있겠지만 - 어려서부터 모든 사람에게 (사전적으로) 실행되는 윤리 교육에서부터, 스스로에 의해서 벌어진 일에 대한 책임으로서 주어지게 되는 법률적인 처벌에 대한 공포를 불어넣는 등의 - 범죄를 예방하고자 하는 여러 접근법들 가운데, (악한 기질을 가지고 있는) 인간이 어떤 방식으로든지 통제될 수 있다면, 발생되지 않은 소수의 범죄를 막기 위해 미리부터 수많은 악한 싹을 잘라버리자는 파시즘적인 '사회 갱생 계획'은 결벽에 대한 집착이 드러나는 전혀 무의미한 일인 동시에 그 위험성에 극히 주의를 기울여 마땅한 일입니다.
    불과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존재했었던 삼청교육대나, 많은 사회주의 국가들이 '광주리 속의 썩은 사과'에 대해서 취한 - 과거로부터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존엄한 인간의 보편적인 권리에 대한 존중을 손상시킨 매우 거친 접근법처럼 폭력적인 방법을 동원하는 등의 시대 의식의 후퇴를 범해서는 안 되며, 작금의 세대에 걸맞는 평화적인 방법으로서 적절한 사회 운동과 홍보 활동을 통해서 계도하고, 그리고 궁극적으로 선진적인 국민적 의식의 고취를 통하여 범죄와 같은 잘못된 행동의 발발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진정으로 올바른 대응책이며 해결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을 다 읽기에는 헌신적인 시력의 수고가 아까우시거나 - 적어도 물리적인 시간의 여유가 부족하신 분들을 위해서 결론적으로 요약하자면, 민중의 바라 마지 아니하지 않음직한 미풍양속을 타락시키고 국가의 미덕을 좀먹는 일베`충들을 시급히 발본색원해서 그 근원을 철처하게 제거하는 것이 이 사회가 직면한 중대한 과제이고, 세계 평화를 이룩하는 데 있어서는 필연적으로 거치는 수밖에는 다른 도리가 없으며 - 좌시해서는 안 되는 우선적인 과업 - 이라는 생각을 바꾸는 데 조금의 일조라도 할 수 있었다면 더는 바라는 것이 없겠습니다. 자칫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지 - 그들 또한 결국은 우리들 가운데 어떤 이의 친구이고, 누군가의 가족들이기 때문입니다.



    논쟁적인 글이라는 예상은 이미 충분히 하지 않은 바가 아니지만, 이 글을 비판하시기로 마음먹으셨다면, 마지막 문단이라도 읽어주신 뒤에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혹시 있을지 모르는 비추천은 충분히 감수하겠습니다.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4/04/04 12:29:00  124.28.***.37  준준스  494702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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