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다28호 입니다.
오늘도, 지난 번에 이어 '여름낭만'을 선보일까 합니다.
자전거 여행의 첫 날, 후지산 입니다.
간밤에 비가 조금 내린 것 치고는 아침에 맑았습니다.
후지산에 맑은 날이 잘 없다고들 하던데, 다행이네요.
아무래도 업힐에 대한 이야기다 보니, 길고 지루할 수 있겠네요.
근 1400여 미터를 올라가게 될테니까요.
그리고 여길 통해서 이제 후지 스바루라인으로 올라가게 됩니다.
여기까지가 지난 화의 마지막 부분이었죠.
새벽에 오르기 시작하니, 아무래도 시간대가 그런지라 차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통행소를 지나고 난 후, 우리 형제는 화이팅을 외치고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아예 기어를 이너에다 제일 커다란 스프라켓에 걸고 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펼쳐지는 길고 지루한 오르막.
오르막을 오르면서 "생각보다 컨디션이 괜찮네. 차에서 구겨진 채로 잔 것 치고는." 하면서,
문득 뒤를 돌아보니 형이 꽤나 멀찍히 떨어져서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나이도 이제 30대 중반이고, 뭐, 바쁜 회사생활에 체력도 바닥인 듯 하더군요.
그래도 출발부터 저렇게 뒤쳐져서 되겠나, 싶었습니다.
특별한 적응 기간 없이 바로 타는 거라 익숙해질 시간이 필요했겠죠.
너무 많이 떨어졌다 싶으면 다시 아래로 내려가서 형에게 "화이팅! 화이팅!" 하고 다시 올라가고 그랬습니다.
언제나 노는 인간이라서 형보단 조금은 수월하게 업힐을 하게 되었네요.
형은 제가 다시 내려오는 걸 보고 "체력도 좋다! 내려오지말고 올라가!" 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일단 형은 올라오겠지, 해서 먼저 오르기 시작했죠.
문득 이 인간이 올라오고는 있나, 궁금해지더군요.
후지산 1합목.
그냥 텅 빈 주차장이더군요.
아무 것도 없었어요.
화장실도 아니고, 그냥 주차 관리소 정도 밖에.
그래도 시간이 이른 시간이라 아무도 없더군요.
일단 우리 형제는 잠시 쉬었습니다.
저는 물어봤죠.
"그, 쉑쉑 소리는 왜 내는데?"
그러자 형이, "드디어 나만의 업힐법을 찾았다!" 며,
입으로 쉑쉑 소리를 내면 수월하게 올라가진다는 것이었습니다.
....?
"더 힘들지 않을까. 입으로 소리 내려면 그래도 힘이 들잖아."
"니도 한 번 해봐라. 쉑쉑. 훨씬 편하게 올라갈 수 있다."
"무슨 성큰콜로니도 아니고. 쉑쉑. 그래도 그 소리 덕분에 니가 올라오고 있다는 건 알 수 있더라."
뭐, 이래나 저래나 올라갈 수 있으면 되는 거죠.
우린 다시 출발합니다.
중간 중간에 5합목까지 몇 킬로미터 남았다는 표시목이 있었는데요,
그걸 보는 게 더 힘들었어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길고 긴 오르막을 오르는 것 뿐.
그렇게 달리다보니 만난 2합목.
주카이다이, 라고 읽어야 할까요?
화장실이 있군요.
사실 자판기라도 있을까, 싶었는데 자판기는 없었습니다.
아마 작은 매점이 있었을 것 같은데, 이른 시간이라 문을 닫았더라구요.
그리고 여기서 엄청나게 많은 일본인들을 만나게 됩니다.
버스 몇 대씩 대절해서 온 사람들이었는데요.
아마 등산을 하거나 트레킹을 하러 온 모양입니다.
젊은 인솔자들이 있고, 길게 줄을 이어선 그룹이 있었는데요.
젊은 분들도 있고, 나이 지긋하신 분들도 있더군요.
모두 후지산을 오르기 위해서 대기하고 있었는데,
사실은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나봐요.
남자 화장실은 그렇다치고, 여자 화장실에는 줄이 굉장히 길더군요.
2합목 주차장에서 본 주카이림의 풍경.
주카이림.
숲의 바다라는 뜻이라고, 지난 번 여행에서 말씀 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자살 명소로도 아주 유명한 곳이라고 하더군요.
후지산까지 길게 이어진 숲은 트레킹 코스로 유명하지만,
안에서 실종되거나, 아니면 아예 삶을 포기하고 온 이들이 많다고 합니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없는 이야기는 아닐겁니다.
60년대 일본의 어느 소설가가 이곳 주카이림을 배경으로 무슨 자살 하는 이야기를 쓴 게 히트치는 바람에,
이곳이 자살명소가 되었다는 말이 있더군요.
넘모넘모 무섭네요.
사실 이번 여행에 저희 형제가 서로를 인터뷰도 하는 동영상도 찍었는데요.
아마도 둘이 너무 참담한 외모와 뱃살을 가지고 있기에 공개는 못할 듯 합니다.
아무튼, 사진 찍으면서 고프로 동영상으로 인터뷰를 하고 있는데,
트레킹 온 일본 아저씨가 관심을 보이면서 말을 거는 바람에,
도쿄에서 여기까지 자전거를 타려고 왔다, 부터 시작해서 뭐, 얼마나 가야하고, 어떻게 가야하고 등 잠깐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네요.
그 아저씨는 라이더 같이 보이진 않던데, 아무튼 관심이 있으신 듯 했습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다시 자전거에 올라서 출발합니다.
우리가 출발할 때 트레킹하시는 분들 행렬도 같이 출발했는데요.
많은 일본 사람들이 저희를 보며 "힘내세요!" 라고 외치니까, 또 감회가 새롭더군요.
저는 제 철인28호와 같은 몸매를 남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고는 아주 빠르게 올라갔습니다.
지금이야 그 분들 기억에 우리가 있을 지 모르겠지만,
먼 타국땅에서 온 철인28호와 같은 몸매의 작은 남자가 자전거를 타고 후지산을 오르는 걸 회상할 수 있다면 그것도 재밌겠네요.
그리고 다들 이렇게 한 번씩 응원받아보신 경험들이 있으실텐데,
이렇게 되면 멈출 수 없이 오버페이스를 하게 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만약 조금 올라가다가 힘들어서 쉬는데, 저 사람들을 또 마주치면 민망하지 않겠습니까?ㅎㅎ
그래서 저희도 죽어라고 올라갔네요.
여전히 형은 뒤에서 쉑쉑! 거리며 올라왔습니다.
그렇게 얼마나 올라왔을까?
3합목이라는 표지판이 보이기에 기뻐했더니만, 3합목은 아무 것도 없이 그냥 표지판만 있었습니다.
슬슬 이온음료도 다 떨어져가고, 보급을 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우린 길에서 멈춘 채로 잠시 휴식을 취했습니다.
"대체 4합목 까지 얼마나 가야될까?"
"글쎄. 지도 한 번 찾아볼게."
저는 구글 이미지에서 후지산 도로 지도를 찾았습니다.
보니까, 3합목에서 4합목까지 어엄처엉 길더군요.
괜히 봤다는 생각이...
차라리 모르고 달렸으면 좋았을걸.
그래도 총 거리가 한 20여 킬로미터 정도 밖에 안되고, 우리도 이미 몇 킬로미터를 왔으니까, 그리 멀지 않을 거다!
라고 형을 설득해보았지만,
"지도에서 저만큼 길다면 거리도 그 만큼 길다." 라고 하더군요,
3합목 이후부터는 경사도가 조금씩 가팔라지는 바람에 일부러 도로를 길게 이어서 올라가게 해둔 것 같았어요.
우리 형제는 다시 출발합니다.
길고 긴 도로를 따라서.
가파른 길도 있고, 아닌 길도 있었어요.
이따금씩 버스들이 지나치고,
또 구급차 한 대가 급히 정상을 향해 올라가더군요.
아마 누군가가 쓰러졌거나, 사고를 당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구급차를 보니까 정신이 들어서,
뭐, 천천히 올라가자- 하며 페이스를 조절했습니다.
2,020미터의 고도를 자랑하는,
어, 여기가 4합목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당시에는 4합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오오, 여기가 정말 절경이었죠.
일단 넓은 주차장과 화장실이 있고,
또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는 전망대도 있었습니다.
이런 표지판이 있더군요.
드디어 제대로 공개되는 저의 휠셋과 형의 자전거.
이번에 형도 비앙키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울트레 xr1인가, 그럴겁니다.
휠셋은 기존에 대 업힐용으로 사놓았던 마빅 알시스가 아닐까 싶네요.
원래 타던 씨포 바이퍼에는 이 휠셋이 간지가 안난다며 팔아버릴 생각이었다던데,
이번에 자전거 한 대 더 사면서 아마 팔진 않을 듯 합니다.
이제 우린 비안찌 형제가 되었군요.
비안찌 형제!
따란-
이 도로를 타고 올라왔습니다.
삐죽삐죽하게 솟은 나무들과 저 멀리 보이는 도시의 풍경.
정말 감탄이 나올 만큼, 아름다웠습니다.
실제로 와보면 그리 높은가? 싶지만,
산 아래의 풍경을 보니까 높기는 정말 높구나, 싶더군요
여기서 정말 오랫동안 풍경을 감상했습니다.
너무 좋았어요.
세상에, 이게 정말 실화냐? 싶을 만큼.
게다가 화장실도 있고, 보급할 수 있는 자판기도 있더군요.
저는 음료 매니아입니다.
자전거 타는 것에 비해 음료를 아주 많이 마시기에,
제 철인28호 같은 몸매를 유지할 수 있는 거죠(...).
코코아아-
당이 떨어져서 섭취했습니다.
에너지 드링크 류겠죠?
에너지 짐!
파와-모어 파와!
(POWER, MORE POWER!)
이것도 뭐,
제가 파워 드링크를 두 개 다 마신 건 아니고,
형과 다른 걸 사서 그냥 찍어봤어요.
데카시타 V!
저는 일본의 자판기 문화를 좋아합니다.
신기한 게 많아서 선택의 폭이 넓거든요.
사실 한국에서도 평소에 새로나온 음료는 죄다 마셔봅니다.
그리고 알게 되죠.
구관이 명관이라고.
자, 이제 5합목.
자전거와 차로 갈 수 있는 후지산 정상까지 얼마 안남았습니다.
열심히 달려보죠.
여기서 5합목 까지는 정말 몇 백미터 정도 밖에 안될겁니다.
기억으론 500미터 정도일 듯 하네요.
몇 킬로 까지는 안되니까.
5합목으로 오르는 길에는 아직까지 공사를 하는 구간이 좀 있어서 슬슬 피해갔습니다.
우리의 쉑쉑이 형은 갑자기 잘 올라가더군요.
부스터라도 단 것처럼.
저는 여기서 조금 주춤했습니다.
갑자기 힘이 빠진다고 해야 하나.
정상이 코앞인데, 결국 역전을 당하고 맙니다.
저만치 멀어지는 형을 보면서 "나도 쉑쉑 해볼까?" 했지만 글쎄요.
과연 효과가 있는 거긴 할까...
그리고, 드디어 도착한,
후지산 5합목.
깜짝 놀랍니다.
여기는 중국분들이 무척이나 많았습니다.
대략 정신이 멍해지더군요.
아니, 여기 사람이 왜 이렇게 많지?!
시간은 9시를 막 넘겼을 겁니다.
여기 있으신 분들은 정말 일부고,
5합목 입구부터 바글바글합니다.
이분들을 태우고 온 버스들도 굉장히 많고.
인상깊었던 건 이상한 지팡이를 든 서양인 한 명이 이 인파들 사이에서 "나는 누구? 여긴 어디?" 하는 표정으로 앉아있었습니다.
5합목의 풍경은 의외로 실망스러웠달까?
차라리 4합목이 훨씬 좋습니다.
이 포인트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서 얼마나 오랫동안 기다렸는지...
어우.
5합목에 있던 우체통입니다.
제가 어, 딱 오늘인 8월 15일까지 스토리펀딩을 진행습니다.
리워드 중에 일본에서 엽서 보내드리기, 가 있었습니다.
원래 계획은 후지산이나 하코네 둘 중 한 곳에서 한국으로 보내드리는 거였는데,
사람이 넘모넘모 많아서 결국 후지산은 포기하고 하코네 우체국에서 보내드렸네요.
중국분들이 무척 많았습니다.
인식의 차이인지, 보통 이렇게 사진을 찍으려고 하면 프레임 밖으로 다니잖아요?
그런데 그 분들은 그냥 무시하고 지나치시더군요.
아무튼, 뭐. 네.
형이 잠깐 안에 들어가서 이상한 빵 두 개를 사왔습니다.
냠냠 먹었네요.
아마 그때 찍은 내부사진인 듯 합니다.
저는 밖에서 자전거를 지키느라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5합목에서 올려다 본 후지산 정상입니다.
구름이 닿아있어서 잘 보이지 않더군요.
등산을 하시는 분들은 여기서 걸어올라가시면 됩니다.
후지산이 최고 고도가 3,700여미터 정도로 알고 있는데요.
여기가 적어도 한 2,300미터 정도 될테니,
한 1,500미터를 더 가시게 되는 거군요.
어우. 저는 오른쪽 무릎 연골이 좀 찢어져 있는 상태라 못갑니다ㅠㅠ
정상에서 정신없이 있다가 급히 도망치듯 하산을 했습니다.
너무 정신이 없어서요.
여기서부턴 다이렉트로 후지산을 내려오게 됩니다.
내려올 땐 형이 앞장서고, 저는 뒤를 따라갔는데요.
확실히 시간이 오전이라 차량 통행량도 점점 많아지더군요.
다운힐은 최대한 조심스럽게 하자는 주의였습니다.
그래도 속도가 잠깐만 방심해도 50킬로미터 정도 되니까, 브레이크 잡느라 손이 너무 아프더군요.
내려올 때까지는 한 40분 걸렸을까요?
아주 길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여길 어떻게 올라왔지?"
내려올 때 즈음에는 이제 막 후지산을 오르는 라이더분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엠티비나 로드로 열심히 오르시는 그분들은,
건너편에서 내려오는 우리에게 인사를 했고,
우리도 간단한 인사를 하고 지나쳤습니다.
제가 자전거 타는 문화 중에 가장 좋아하는 겁니다.
서로 인사하기.
한국에서도 조금 교외로 나가다가 라이더분들을 만나면 서로 인사하잖아요?
그게 너무 좋습니다ㅎㅎ
잘 모르는 사람이고 다신 만날 것 같진 않지만,
나는 당신의 여정이 얼마나 힘들고 또 위대한지 알고 있다.
그러니 힘내시라!
자전거라는 걸 통해서 어떤 식으로든 동질감을 느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올라갈 때완 다르게 도로도 다 말라 있고,
햇볕도 쨍쨍했던 스바루 라인 입구.
그렇게 주차장까지 내려온 우리는,
자전거를 저렇게 버려두고 옷을 갈아입었습니다.
씻을 곳도 마땅찮은데다가,
이제는 차를 타고 호텔로 가야 하기 때문이죠.
시간은 아직 오전 10시 40분? 한 11시 즈음이었습니다.
이렇게 차에다 자전거 두 개를 넣고서,
옷을 갈아입고.
차를 몰고 출발했습니다.
가면서 형과 이야기를 했는데,
호텔 체크인 시간이 오후 3시고, 우리가 차를 반납하는 시간은 오후 1시.
일단 호텔에다 자전거와 짐을 맡기고 렌트카를 반납한다.
이 렌트카는 다시 도쿄로 가져갈 필요 없이, 이 일대에 있는 토요타 렌트카 업체에다 그냥 주면 된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우리는 일단 호텔로 향합니다.
호텔은, 올 3월에도 갔었던,
카와구치코 호텔입니다.
근 4달만에 다시 찾은 카와구치코 호텔.
아주 친근한 분위기에,
직원분들도 우릴 다 알아보고 반갑게 맞이해주시더군요.
여전히 레트로한 분위기.
우린 일단 직원분들께 자전거와 짐을 맡기고,
근처에 렌트카를 반납하고 오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렇게 하라고 하시더군요.
우린 주차장에서 자전거를 다시 조립하고,
자전거와 짐을 호텔 구석에 놓아둔 채,
렌트카를 반납하러 출발합니다.
호텔에서 그리 멀지 않아서 걸어서 한 20분이면 오고갈 수 있는 거리더군요.
피카츄는 없는 곳이 없군요.
렌트카를 반납하니까, 그간 사용한 기름 요금을 냈을 겁니다.
처음에 풀로 채워주고, 후에 정산하는 시스템인듯?
2만원 정도 추가요금을 지불했습니다.
렌트카에게 안녕을 고하고, 터덜터덜 호텔로 걸어왔습니다.
웰컴 레이크 카와구치코.
걸어오는 길에 도시락을 판다는 슈퍼에 들어갔었는데,
도시락이 다 팔리고 없어서 그냥 나왔고,
카레 전문점이 있어서 들어가보려다가,
그것도 별로라 그냥 나왔습니다.
확실히 아침에 먹은 거라곤 어제 사놓은 빵 하나에 음료를 많이 마시긴 해서,
배가 고픈 듯 안고픈, 물배로 찰랑거리던 느낌이었습니다.
돌아가는 길에 편의점에 들르기로 하고서 이 일대를 탐방했네요.
카와구치코 호수 인근의 마을 풍경.
떠돌다가 발견한 작은 신사.
이게 저기 표지판에 기억하기론 1700년대인가에 지어졌던 절, 일까. 신사일까.
그래도 고즈넉한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내부에는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만, 밖에서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좋았네요.
그리고 이 일대에 있는 편의점에 들러서,
먹을 것들을 막 사기 시작했습니다.
저녁엔 나오지 않겠다! 란 굳은 다짐으로,
지금 먹을 것과 저녁에 먹을 것을 잔뜩 샀습니다.
+
그리고 여러분.
저는 압니다.
여러분들께서 제 여행기를 보는 진짜 목적을.
자전거? 풍경? 후지산?
이런 거 다 필요 없는 거 압니다.
그래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코너 속의 코너!
작년 7월, 지난 3월의 여행기에서 약 19가 붙은 회의 조회수가 압도적이더군요.
역시 코너 속의 코너가 인기가 많아요.
그리고.
이번엔 그걸 안 형이 좀 더 적극적으로 코너 속의 코너를 찾아다니더군요!
저보다 더 활발하게 찾았습니다.
이 사진도 모두 형이 찍은 겁니다!
네... 뭐, 별 것 없죠?ㅎㅎ
저는 노골적이지 않은 걸 좋아합니다ㅎㅎ
그렇게 호텔로 돌아와서, 3시 까지 로비에 앉아서 기다렸습니다.
카와구치코 호텔에서 말이죠.
이 호텔은 워낙에 낡았기 때문에, 사실 이제는 일본인들보다 다른 나라 사람들이 많이 온다고들 합니다.
일본인들은 인근의 좋은 호텔이나 여관에서 잠을 청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군요.
제가 있을때도, 일단 중국 분들, 필리핀 계로 추정되는 분들, 그리고 덴마크에서 온 가족들이 있었습니다.
혼자 오신, 젊은 중국 여성분(간단한 일본어는 하셨지만 아마도 중국분으로 추정)은
어째서인지 로비에 서 있던 제가 이 호텔 점원인 줄 알고 체크인 문의를 하셨지만,
저도 손님입니다. 죄송하게도.
하고 말았어요.
안생깁니다. 여러분.
오유하면 외국에서도 안생겨요.
체크인 시간이 다 되어갈 무렵 제가 짐을 들고서 자전거 헬멧을 쓰고 있었는데요.
어느 아주 키가 크신 금발의 서양 여성분이 우리의 몰골을 보더니,
체크인 하려고 줄 서 있는 형에게 뭐라고 묻더군요.
호텔 구석에 있던 비앙키가 우리들꺼냐고 묻기에 그렇다고 했더니,
자전거를 타고 여기에 오는 게 부럽다고 말했다더군요.
형은 자신은 일본에 살고, 동생은 한국에서 왔다, 고 하니,
자신들은 덴마크에서 왔다고 하더군요.
사실 여성분이 젊다고 생각했는데,
함께 온 일행을 보니 슬하에 건장한 아들들이 네 명(...)이나.
행동이나 말하는 건 10대 같았지만,
다들 적어도 키는 180이 넘을 것 같았습니다.
남편분은 점잖은 외국남자답게 책을 계속 읽고 계시더군요.
그렇게 호텔 체크인을 하고 난 후 숙소에 자전거를 두고 우린 온천을 하러 갔습니다.
허벅지가 뻐근하더군요.
온천에 잠시 몸을 담그고, 호텔을 좀 돌아다니다가 숙소로 와서 옷을 빨고, 사진 등을 정리하니 저녁이 되더군요.
우린 사온 도시락과 라면을 먹고,
맥주를 마시고,
TV에서 스모 하는 걸 보다가.
일찍 잠이 들었습니다.
내일은 하코네로 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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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은 여기까지.
사진이 참 많네요.
부디 재미있게 읽으셨기를 바랍니다ㅎㅎ
그럼 다음 여행기로 찾아뵐게요!
그때까지 우리 자게 분들,
안전하고 즐거운 라이딩 하시길.
요즘 비가 와서, 특히나 주의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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