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목대로 남친이 소심한 답정너 화법을 많이 쓰는데
너무 답답해 돌아가시겠어서 조언이 필요해 글 씁니다.
남자친구는 외국인이구요
대화는 완벽하진 않고 소통엔 어려움 없는 영어를 하고 있습니다.
남친은 제법 소심하면서 무뚝뚝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타인의 생각이나 기분을 많이 의식하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걔가 추천하는 영화를 보고있을 때, 서로 낄낄대며 잘 보고 있는데도 계속 '영화 괜찮아? 지루하진 않지?' 계속 물어봐요 정말.
문제는 답정너같은 행동인데... 여기에 피해의식이 겹치면서 상대방 말은 아예 안듣고 계속 자기 소리만 해댈 때가 있어요.
예를 들어 뭐 산책을 갈까 or 노래 들을까 저한테 물어봐요. 저는 보통 사람들 의견에 맞춰주는 쪽이라 뭐가 좋냐고 되묻습니다. 그럼 제가 좋아하는걸 하겠대요. 그래서 제가 노래듣자~ 라고 하면
'노래듣자고? 날씨 이렇게 좋은데 산책 안해? 진짜 노래 듣고싶은거야?' 이런식...ㅋㅋㅋ
제가 그럴꺼면 왜 물어봤냐고 되물으면 '화났어? 그래 노래듣자 그럼...'하면서 깨갱거려요. 저렇게 답을 정해놓은 태도가 싫어서 짜증을 조금 내도 화냈냐며 심각하게 캐묻습니다. 좀 지쳤어요.
최근에 남친 혼자 엄청 취했을 때 잠자리를 가졌어요. 본인이 하고싶다는 식으로 말해서 관계를 시작했는데 너무 취해서인지 애무도 안하고 너무 수동적으로 행동하더라구요. 오랜만이었는데 좀 섭섭했습니다.
제가 한참 움직이다가 너가 위로 와줄래? 했더니 갑자기 오줌이 마렵다고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알겠다고 갔다오라 했더니 자기가 엄청 취했다며 딴 소리를 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속으로 '아...하기 싫구나' 싶어서 알겠다고 볼 일 보러 가라. 그리고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 너가 너무 취한 것 같다고 했더니 또 '화났어? 왜 화났어? 만족 못했어? 왜 그래?'
제가 괜찮다고 계속 말해도 전혀 들리지 않는 듯이 계속 화났어? 알겠어 다시 해줄게 다시 해.... 계속 그 소리를 반복하더라구요. 너무 짜증나고 애가 취한 것 같아서 제가 오늘 데이트는 여기까지하고 나는 옷 입고 집에 가겠다고 부드럽게 말했더니, 이번에 발발 뛰면서 대체 왜 그러냐고 나는 아무 소리도 안했는데 왜 또 화가나서 그러냐고. 내가 못 했냐고 자존심 상했다는 듯이 계속 징징거리는데....
나중엔 서로 소리 높여서 싸우는데 전혀 제 말이 들리지 않는 것처럼 자기 생각만 말해서 너무 빡이 쳤습니다 나중엔 이불로 지 얼굴을 가리면서 네 말 그냥 안 듣겠다 변명하지마라... 배신당하고 상처받은 사람처럼. 진짜 너무 황당했어요 너무 억울하고. 나와서 혼자 울었습니다 진짜 ㅁㅊ놈같고 너무 미웠어요.
사귀면서 진짜 많이 싸웠는데.... 돌아서면 보고싶고 서로 싸울지언정 다시 잘해보려 애는 쓰는데 정말 미치겠습니다. 그 애에게 어떻게 말을 해야 알아듣게 말이 될까요? 자존감은 낮지만 고집쎄고 자존심강한 그 애에게 상처를 덜 주는 방향으로 말해보고싶은데, 걔한테는 제 질문이나 의도에 맞게 대답을 하고 설명하는게 너무 어려운 일인가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