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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dungeon_481521
    작성자 : 흰개
    추천 : 12
    조회수 : 2471
    IP : 58.233.***.60
    댓글 : 14개
    등록시간 : 2015/03/10 22:33:35
    http://todayhumor.com/?dungeon_481521 모바일
    던갤문학) 노예 (스압주의.bgm)


    노예.JPG



    절망의탑 82층 '말셀로'의 이야기입니다.







    저택 안에는 고풍스러운 음악과, 여러가지 음식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귀족들의 무도회가 열리고 있었다.  그리고, 무도회를 주최한 아버지의 뒤를 따라  작은 소년이 걸어가고 있었다.


    소년의 이름은 말셀로, 그렇게 큰 가문은 아니지만.. 부족하지도 않은 가문의 차남이다.


    -말셀로, 등을 제대로 펴고 걷거라. 이곳에는 지금 수많은 대 귀족들이 와있다.. 우리 신분보다 훨씬 높은... 수그려진 모습을 보여선 안된다.


    -네, 아버지..


    그리고, 소년의 아버지는 말셀로 앞에서의 단단한 표정을 바로 지우고, 앞에서 음식을 들여다보고 있던  귀족에게 웃으며 인사를 했다.


    -안녕하십니까..공작님,  음식이 입에 맞으실지..


    -뭐, 이정도면 꽤  없는 살림에 노력은 한거같군.


    -송구스럽습니다...아.. 이 영애분은..따님이신가요?


    공작이라 불린 남자의 다리에는, 작은 소녀가  사람들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감추려는듯 수줍어하며 숨어있었다.


    -그렇소,  라헬. 인사드려라.


    머뭇거리며..소녀는 치마를 살짝 들어올리고 무릎을 굽혀 예를 취한 후, 곧바로 다시 공작의 다리 뒤에 숨었다.


    -이런 이런..


    -하하하..영애분꼐서 수줍음을 많이 타시는군요..


    -귀여운 여자아이네요..아버지,


    말셀로가 생각없이 말을 내뱉은 순간.. 정적이 흘렀다.


    공작가의 딸인 만큼.. 이 여자아이는 자신보다 훨씬 신분이 높은 존재이다. 근데 그런  영애에게 "귀여운 여자아이다?"


    -고..공작님...


    -........


    공작은 표정을 얼굴 밖으로 내보이진 않았지만.. 정적으로써  소년의 아버지에게 위협을 가하고 있었다.


    -이..이녀석...말셀로!!!!!


    말셀로의 아버지가 말셀로에게 소리치려 했을때.. 작은 웃음소리가 들렸다.  공작의 다리쪽에서 들리는 소리였다.


    소녀는, 얼굴을 붉히고. 작은 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소녀는 더이상 아버지의 다리에 숨어있지 않았다.


    소녀가 구원하듯 웃어주었기 때문에.. 큰 소란 없이 넘어가긴 했지만.. 무도회가 끝나자 마자, 말셀로는 아버지에게 뺨을 얻어맞고,

    자신의 방에 쫒겨나듯  처넣어졌다.


    다음 날..  화려한 금장에.. 중앙에  고귀해보이는 인장이 박힌 마차가,  말셀로의 집에 멈춰 섰다.


    방 안에 갇혀있던 말셀로가 그 마차를 보았고.. 말셀로의 아버지도 그 마차를 보았다, 그리고 사시나무처럼 떨었다. 그 인장은 공작가의 것이였다.

    어제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 그냥 돌아갔지만 오늘 자신에게 일갈을 하려 온것인가..!!


    말셀로의 아버지는 서둘러 옷을 갖춰입고  대문으로 뛰어나갔다.


    경직되서.. 공작이 마차에서 내리자 마자, 외투를 받아줄 준비를 끝마치고  대기하고 있었다, 그러나. 마차의 문이 열리고 내린건.

    시종과..어제 공작의 다리 뒤에 숨어있었던 작은 소녀뿐이였다.


    -아가씨꼐서, 어제 무도회는 정말 즐거우셨다고 하셨습니다.


    어안이 벙벙해져서.. 말셀로의 아버지는 소녀에게 머리를 숙이고 감사하다는 뜻을 전했다.


    -그리고, 가장 재미있었던건  무도회에서 보았던 남자아이라고 하시더군요, 귀 가문의 차남을 말하는듯 합니다만.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정말 드릴말씀이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아가씨!!


    -아뇨, 뭔가 오해를 하시는거같군요. 아가씨꼐서는 그 남자아이에게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해달라 하십니다만..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아가씨. 제가 당장 가서 불러오겠습니다.


    말셀로의 아버지는 뛰어가..말셀로의 방문을 열었다. 그리고 말셀로를 끌어당기며 미친듯이 주절거렸다.


    -잘 들어라, 말셀로. 지금 만나게 될 분은 네가 무엇을 생각하던 그것보다 고귀하신 분이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 모두 주의해라.

     아니면 목숨은 없다, 네 목숨만이 아니라 우리 가문 구성원의 목숨 전부가!!!!


    아버지의 위협에 경직된 말셀로는 소녀의 앞에 섰다.  소녀는 다시 한번 얼굴을 살짝 붉혔다.

    소녀는 말셀로의 손을 잡고, 이끌고 어디론가 가기 시작했다.


    말셀로는..솔직히 지금 자신의 손을 잡고 이끄는 소녀가 무서웠다. 귀여운 여자아이인줄만 알았는데...

    어린 말셀로로써는  처음으로, "신분" 이라는것에서 나오는 공포를 느끼고있었다.


    -아..아가씨..어제의..무례에 대해서는..

    -무례? 어떤걸 말씀하는것이죠?


    말셀로와 둘만 남자, 여자아이는 더이상 움츠러드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니까..제가..어제..아가씨꼐..생각없이 말씀드린..


    -...그게 생각없이 말한거였습니까? 진심은 없었나요?


    소녀는 천천히 뒤돌아 말셀로를 응시했다. 말셀로는 신체가 움츠러드는게 느껴졌다.


    -아니요,,아닙니다! 진심으로 아가씨가 아름다웠다고 느꼇습니다. 하지만 제가 감히 그런말을 할수 있는 신분이..


    소녀는 다시한번 웃었다.


    -허락합니다, 그런 말을 하셔도 됩니다.

    -네..네.. 그..그리고..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어제 웃어주셔서..제가 곤란한 상황일때..


    -당신이 재미있는 말을 해줬기 떄문이죠.. 그리고..우린 아직 서로 이름도 모르네요, 라헬입니다.


    여자아이는 천천히 치맛자락을 살짝 들어올리고, 무릎을 살짝 굽혔다.


    -마..말셀로입니다!


    말셀로는 허리를 90도로 굽혀  여자아이에게 인사를 했다.




    그 후.. 둘은 친구가 되었다, 친구가 될수 있는 신분이 아니였지만. 라헬이 원했기 때문에.


    공작가의 마차는 하루에도 5번씩, 말셀로의 집에 찾아왔고,

    라헬은 말셀로의 집에서 몰래 하룻밤 묵을거라고 억지를 부리기도 하였다.  그 사실이 들통나면 가문이 박살날것을 예감한

    말셀로의 아버지가 무릎꿇고 거절하여 무산되긴 했지만..


    그렇게, 시간은 계속 흘러갔다, 친구로 지내던 말셀로와 라헬은.. 성장하면서, 서로에 대한 감정이 강해짐을 느꼇다, 라헬쪽은 특히 더.


    그리고, 말셀로가 20살.  라헬이 18살이 되던 해....

    가문의 "차남" 이였기 때문에, 비교적 자유로운 인생을 선택할수 있었던 말셀로는..


    -라헬....하고싶은 말이..


    -뭔데?

    -음..뭐랄까..나는..어렸을때부터 생각한게 있어..병자들과 빈곤한 자들을 돌보는 이가 되고싶다고..

    -..그래서?


    -...대성당에 가서..크루세이더의 길을 걸을까 해..

    -......그래서?


    -내가 대성당에 가면... 얼마간 떨어져 있어야 할거같아..

    -.....그래..?


    사실..지금까지, 라헬은 자신에 대해..뭔가..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이렇게 조심스럽게 말을 꺼낸것이였지만,

    라헬은 크게 반발을 하지 않았다.


    몇일 뒤.. 말셀로는 마차에 올라 타 대성당으로 떠났다, 말셀로의 떠나는 길을 라헬은 지켜보고 있지 않았다.

    -라헬.....


    대성당에 도착해, 수련복으로 갈아입고, 세례를 받은 말셀로의 모습은 일변해 있었다.


    .......그렇게, "계시"의 수련을 행한지 4개월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라헬은..뭘하고있을까..


    4달이면 슬슬 수련생들이 고향을 그리워할 시기다. 말셀로는..멍 하니 대성당의 복도를 걸어가며.. 고향의 풍경과..라헬의 얼굴을 떠올렸다.

    그러다가, 어깨에 뭔가가 부딪혀 날아가는 감촉을 느꼇다. 정신을 차린 말셀로의 앞에는 한 수녀가 쓰러져있었다.


    -죄송합니다, 수녀님! 괜찮으십니까!?

    -네...네..괜찮습니다..후후..


    말셀로는.. 수녀가 떨어트린 책더미들을 재빨리 한곳에  정리하고, 수녀를 일으켜 세우려 했다.. 그러는 와중에..수녀와 눈이 마주쳤다.


    -..........라헬?


    수녀복을 입은 라헬은, 조용히 미소짓고.. 말셀로를 뒤로하고 천천히 복도를 걸어가 사라졌다.


    그날 밤, 말셀로는 복잡한 감정으로 침대에 누웠다..  라헬이 어째서 대성당에 온것이지..수녀의 길을 걸으려 하는건가? 아니..아니다..그럴리가..

    복잡한 감정을 누르기 위해 눈을 감으려 했으나.. 강한 통증이 느껴지고, 말셀로의 눈은 번쩍 뜨였다.


    -으...윽..

    -그래..이쁜이, 오늘은 뭘 하고 왔길래 그렇게 말이 없나?


    같은 방을 사용하는 수련생들이였다. 아무리.. "신의 길"을 걸으려 하는자들이지만, 이런 추한 군기 문화는 존재한다.

    말셀로가 처음 들어왔을때부터 지금까지 말셀로에 대한 괴롭힘은 계속되고있었다.


    더 끔찍한 사실은.. 이 방을 사용하는 6명중  4명이 말셀로를 괴롭힌다는 점, 나머지 한명은 그저 눈치만 보는..괴롭히지도,돕지도 않는 그런 존재였다.


    4명에게.. 폭행 사실을 들키지 않도록  수련복으로 가려지는 부위를 집중적으로 폭행당한 말셀로는..침대에 쓰러졌다.


    말셀로를 한껏 폭행하고.. 하나씩 하나씩 침대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들의 우두머리. 이 방의 방장쯤 되는 존재가 침대 위로 올라가

    자신의 몸을 던지듯 침대에 누웠을때..


    -끄..으..윽..?!


    무거운 신체가..침대를 누르자..침대속에 숨겨져있던..날카로운 형체가.. 우두머리의 등을 꿰뚫고 폐를 찢어놓았다.


    다음날, 신전 기사단들이..이 사건에 대해 조사했으나, 어떠한 증거품도 발견하지 못했다.

    사람이 죽어가는 모습과 더러운 피가 쏟아져나오며 발버둥치는 모습을 본 말셀로는,미친듯이 화장실에서  구토를 하고있었다.

    오늘만 벌써 4번째의 구토였다.


    구토를 하며.. 복잡한 감정 때문인지, 아님 그저 몸의 충격에 의해서인지 눈물을 흘리고있는 말셀로의 등을..누군가 다가와, 끌어안았다.


    -돌아갈래..? 집으로?

    -쿨럭..쿨럭.....라헬..


    말셀로는..오랜만에, 그리운 얼굴을 보자..어째서 이 여성이 수녀복을 입고 대성당에 와있는지에 대한 의문은 잊어버리고, 라헬에게 매달렸다.

    라헬은 말없이 말셀로를 끌어안았다..그녀의 얼굴에는..연민의 감정이라기 보단 환희의 감정이 나타나있었다.


    -돌아가자..집으로.


    말셀로는 고개를 들어 라헬을 쳐다보았다.


    -아니..안돼..그건..난 아직 수행이..


    말셀로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라헬은 말셀로를 안고있었던 팔을 풀어버렸다.


    -그래..?


    그리고, 화장실에 말셀로를 남겨두고 뒤돌아 사라져버렸다.


    -라헬....!


    도저히, 오늘은 계시에 대한 수행을 진행할수 없다고 생각한 말셀로는.. 신부에게 허락을 받고, 일찍 숙소에 돌아가려 했다.

    그리고..말셀로가..숙소의 계단을 오르고 있을때..뭔가 역한 향기가 느껴졌다.


    찌극.


    정신이 없어 주변을 살피지 못하고있었던 말셀로의 발에서는.. 불쾌한 점성을 띄는 물체가 늘어졌다 떨어져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발 아래에서 계속해서 들리는 불쾌한 소리에 말셀로는 정신을 차리고..주변을 둘러보았다. 한 남자가 창문을 닦고있었다.

    아니.."창문을 닦고있는것" 처럼 보였다. 그러나 닦아도 닦아도 뭔가 붉은 잉크같은게 흘러나와 창문을 더럽히고있었다.


    박살난 창문을 뚫고..머리가 튀어나가 있었다.  남성의 목은..마치.. 포크로 스테이크를 썰어놓은듯이 엉망으로 갈기갈기 찢겨져 있었다.

    누군가가..남성을 밀어 유리창에 집어던진 다음.

    남성이 정신을 잃은 틈을 타.. 머리를 붙잡고.. 유리창의 파편에 수차례 내리 꽂아 목을 찢어버린것이다.


    말셀로는..지금까지 겪은 일과... 지금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의해..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


    말셀로는 자신의 침대에 눕혀져 있었다. 이내, 작게 들려오는 말소리를 듣고 눈을 떳다.

    자신과 같은 방을 쓰는 수련생들이 모여앉아 두려움에 떨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 수는.. 하나..둘..셋.. 어제보다..이 방의 구성원은..두명 줄어있었다.


    그 다음날에는.. 한 수련생이 또 죽어있었다. 이번엔 눈에 샐러드 오일 병이 박혀있는채로 쓰러져있었다.

    파괴되어 무너진  눈이 불쾌하게 짖이겨져 병목에 끼여있었고.. 흘러내려 딱딱하게 굳은 피와 함꼐 샐러드오일이 굳어 허여멀건하게 떠있었다.


    또 다음 날에는...대성당에 고기 냄새가 풍겼다.


    "수련생"들의 식단에는, 고기는 엄격하게 금지된다. 사제가 된 후에는 약간의 고기와 와인을 곁들여도 되지만..

    흔한 일이였다, 어떤 불충한 놈이 아직도 욕망을 참지 못하고 근처 숲에서 토끼라도 잡은것인가.. 신부는 혀를 차며, 냄새가 느껴지는곳으로 향했다.

    냄새는..식당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얼마나 멍청한 놈이길래 숨어서 구울 생각도 하지 않고 대놓고 식당을 사용한단 말인가?


    -이놈!!!!!!!!!


    그러나, 식당에는 아무도 없었다.  빵을 굽는 화덕에서  연기가 올라오고 있었다.

    -불충한 놈.. 이렇게 되면  삼일간은 빵에 고기냄새가 날거 아니냐!


    투덜거리며.. 화덕의 문을 열고.. 고기를 폐기해버리기 위해  화덕용 집게를 넣어 고기를 끄집어내려 했다.


    그러나..뭔가 무겁다, 무슨 고기를 넣었길래 이렇게...

    계속 잡아당기는, 신부의 힘에 못이겨..고기는 찢겨져나와  땅에 떨어졌다.


    검붉게 그을린..고기의 표면, 근데 참으로 기이하게 생긴 고기였다. 약간 솟아있고.. 두개의 구멍이 뚤려있는...


    신부는...천천히..허리를 굽혀, 화덕 안을 들여다보았다.


    고깃덩이가 있었다.  얼굴이 찢겨져 나가..  누렇게 타들어가기 시작한 뼈가 들여다보이는 고기,

    사람이 살아 움직일때 사람이지 이렇게 화덕에 들어가있으니 고기와 다를게 없었다.


    하루가 멀다하고 살인이 일어났지만, 신전기사단은 뭘 할수가 없었다. 목격자가 한명도 없을뿐만 아니라..범인은 흉기를 미리 준비하지도 않고

    주변에 있는 물건을 닥치는대로 흉기로 사용했다. 꼬리를 잡을 구석이 하나도 없으니 미칠노릇이였다.


    ...........



    말셀로는 자신의 방에서 떨고있었다...이제 이 방에는, 사람이 두명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말셀로와, 말셀로를 괴롭히는데 동조하지 않은 한명.


    두 사람 다 같은 생각을 하고있었다, 누군가가 이 방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모두 죽이려 하는듯 하다, 다음은 우리 둘중 한명이다.


    -말셀로....자..자냐?

    -...아니..


    -이..이봐..이..있잖아..나..나는..널..한번도..폭행한적이 없어..그..그렇잖아..나..나는..마음속으로 그런건 역겨운 일이라 생각하고있었어!
     도..도움주지 못한건..미안하지만..무..무서웠다고!


    -갑자기..그건 왜?

    -그..그러니까..나..나는..너한테..잘못한게 없어..그러니까..


    -.....설마 이 살인들을 내가 했다고 생각하는건가!?

    -하..하지만..! 너밖에 없어! 너밖에 없다고! 죽은녀석들은 전부 널 폭행했던 놈들이잖아!


    말셀로는 당황하여 벌떡 일어났다..


    -으..으으아아!! 살인자!!!!!!!!!!


    말셀로가 일어나자.. 같은 방을 쓰던 청년은 기겁하여 문을 열어 도망쳤다.


    -이..이봐! 돌아와! 지금 밖에 나가면...!!


    이제 말셀로는 적막한 방에 혼자 남았다.

    드디어, 자신이 어떤 상황에 빠졌는지 알았다. 말셀로는 공포에 의해 바로 주저앉아버릴거같았다.

    말셀로는, 이제 주인이 없는 5개의 침대를 밀어.. 문을 완전히 막아버렸다.


    이제..이곳과 외부를 연결하는곳은 창문 하나밖에 없다, 이곳은 5층이다.. 말셀로는 창문도 굳게 닫아버렸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주변을 경계하다가..피로감에 의해..천천히 눈이 감겼다.


    ............


    잠결에..천천히..자신의 볼을 쓰다듬는 무언가가 느껴졋다.

    말셀로는..잠결에 눈을 떳다. 어떤 형체가..자신을 손으로 쓸고있었다.


    -으..으아아아아아아!!!!!!!!


    말셀로는 비명을 질렀지만, 앞에 있는자에게 입을 막혀 제지당했다.


    -쉬..말셀로, 나야..

    -웁...읍...


    격렬하게 터져나오는 호흡으로.. 말셀로는 핏발이 선 눈을 굴려 빠르게 주변을 살펴보았다, 침대는 여전히. 굳건히 문을 막고있었다. 

    창문...! 창문이 열려있었다. 창을 막고있던 유리는 박살나있었다. 그리고..자신의 옆에 누워있는자를 쳐다보았다.


    -라..라헬?!

    -좋네..드디어 단 둘이 있게되서..


    말셀로의 가슴에 머리를 올려놓은 라헬은 여유롭게 말을 건넷다.


    -여길..어떻게 들어온..저 창문은..네가 한거야!?

    -사랑하는 이가 언제든 찾아올수 있게 문을 열어놓았으면 좋았을텐데.


    -잠깐..라헬! 지금 대성당에 어떤일이 일어나고있는줄 알잖아..! 넌 여기에 있으면...

    -쿡쿡쿡...

    라헬은 말없이.. 말셀로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삼키듯이 웃음을 터트렸다.


    그제서야, 말셀로는 라헬과 몸이 너무 가까이 밀착되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말셀로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라헬..일단..네가 왜 여기에 와있는지는..묻지 않겠어..어쨋든..네 방으로...돌아가자...내가 같이 가줄게..

    -아니..여기까지 오는데만 해도 무서웠는데..다시 나가고싶지 않아..해가 뜨면 돌아갈게..


    -그..그럼..남은 침대를.. 하나 다시 놓아줄테니..거기서..

    -구역질나는 돼지들이  몸을 눕히고, 돼지같은 숨을 쉬어놓았던 침대에 몸을 눕히라고!!!?


    -미..미안.


    갑자기 소리치는 라헬 앞에서, 말셀로는 주눅들었다. 옛날부터, 가끔 이렇게 라헬이 불같이 화를 내면 말셀로는 항상 이랬다.


    -그..그럼..내가..다른 침대에 갈테니까..


    라헬의 혀를 차는 소리에, 말셀로는 다시 한번 몸을 움츠렸다.


    다음날, 아침.


    -라헬..가기 전에..어째서 이 대성당에..

    -후후후...


    말없이, 문을 열고 나가려는 라헬 앞에.. 한명의 신부가 있었다. 어제 이 방을 사용하던 수도생 한명이  또 진창에 처박힌 처참한 시체로

    발견되었기 때문에 이곳을 찾아온것이다, 신부는..조용히, 라헬을 쳐다보았다.


    -어째서, 수녀가 남자 수련생도의 방에 있는지. 설명을 부탁드려도 될련지요.


    말셀로는 당황했다, 어쩌지!?

    그러나, 라헬은 재빨리 얼굴 표정을 바꾸고. 신부에게 대답했다.


    -밤늦게 성서의 정리를 하다.. 최근 불미스런 사건이 있다 하여 장서고와 떨어져 있는 수녀원으로 돌아가는 길이 매우 두려워..

    그때 이 수련생분과 만났습니다.  수련생 숙소는 여기와 가까우니 날이 밝을때까지만 잠시 있으셔도 된다는 친절한 말씀에..


    라헬은 조용히 말셀로를 쳐다보았다.


    -그..그렇습니다.. 이..이런 때에..수녀분이..밤늦게 홀로 돌아다니는건..

    -...아시다시피, 이 방을 이용하는 사람 5명이 죽었습니다... 불미스러운 일을 피해 불미스러운 장소로 안내한다라..흠..

    -........


    -거기다..성서의 정리라 하셨는데..저는, 어제 성서의 정리를 담당하던 수녀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은발에, 커다란 안경을 끼신...

     그런데 당신은  적발에, 안경을 끼고있지 않군요.


    라헬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또한...전 당신의 얼굴을 여기서 처음보았습니다.

    -그..그건..! 저 수녀님은..대성당에 온지..얼마 되지 않으셔..

    -그렇다면, 더욱 더 제가 알아야합니다. 이 대성당에 발을 들여놓는자들을 관리하는건 저니까요, 잠시 저를 따라오실수 있겠습니까?


    -...그렇게 하지요.


    신부는 뒤돌아, 말셀로의 방을 떠낫다. 라헬은..천천히 신부의 뒤를 따르려 하다..문지방에서 잠시 멈춰 서, 말셀로를 돌아보았다.

    그리고..살짝 미소지으며. 집게손가락을 펴 자신의 입술 위에 올려놓았다.


    라헬과 신부가 사라지자.. 말셀로는, 침대에 엎드렸다. 이 곳에 온 뒤로부터 혼란스러운 일만 일어나는것 같다..

    복잡스러운 머리때문에, 말셀로는 자신도 모르게 눈을 감아버렸다.


    잠시..선잠을 자던중.. 기사들의 발소리때문에 잠을 깻다.


    -빌어먹을..이번엔 또 뭔데!?

    -수련생 살해에 이어 신부 살해인가..?


    말셀로는 이제 미쳐버릴 노릇이였다. 또 살인인가!? 신전 기사단들은 수련생 숙소 내부의 모든 수련생들을 불러 모아 조사하고있었다.


    -이번엔 또 누가 죽은겁니까!?

    -대체 당신들 하는게 뭐야!!!?

    -전부 조용히! 살해당한 자는..젠장, 그 신부 이름이 뭐였더라. 덩치 좋고 머리 벗겨진 신부 있잖아! 네놈들 명부 작성하던!


    말셀로는..다리가 떨리는게 느껴졌다, 라헬을 데려간 신부다!


    -기사단장님!!!!!!

    -...뭔가?

    -시체는..한구 뿐입니까? 주변에 여성의 시체가 있진 않았습니까??

    -..아니, 한구다...왜 그런걸 물어보지?


    기사단장은 눈을 가늘게 뜨고 말셀로를 쳐다보았다.

    말셀로의 머릿속에서는..집게손가락을 입술에 댄..라헬의 얼굴이 떠올랐다...비밀..?


    .......



    말셀로는, 고해성사실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말하실 죄가 있으신지요.


    차단막에 가려진 옆칸에서, 신부의 조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네..사실..죄..죄를 말하려 온건 아닙니다..이..이곳은..절대적으로..비밀이 보장되는곳이니..

    -..말씀해 보십시오.


    -요..요즘..일어나는..수련생도와..신부 연속 살인 건에 대해서...하..하지만, 추측일 뿐입니다!

    -형제여, 두려워하지 말고 말씀해 보십시오.

    -그..그녀를, 공정하게 조사해주신다고 약속해 주십시오. 절대로..그녀는 이런일을 할 사람이 아닙니다..하..하지만..상황이..


    말셀로는, 신부에게 라헬에 대한 모든것을 털어놓았다.


    그리고...


    -당신, 수녀 명부에 이름도 올라와있지 않더군.


    기사단은 라헬을 포위하고있었다.


    -거기다..거의 모든 수녀가, 당신이 딱히 대성당의 관리 등의 활동에 참여한적은 없다고 말하고 있는데..이곳에서 뭘 했었지?

    -........

    -묵비권인가? 하지만 이쪽은 꽤나 쟁쟁한 증인도 있다. 당신이 한밤중에 빠져나와서 쥐마냥 돌아다녔다는걸 알려준 증인 말이지.


    기사들이 비켜나고..말셀로가 천천히 걸어나왔다, 라헬의 표정에 처음으로 변동이 있었다.


    -라헬..나..나는.. 하지만..라헬이 이런일을 할리가 없잖아..! 수..수사를 받고..전부 설명하자..같이 있어줄게..

     이..이 일만 끝나면..같이..고향으로..돌아가자.


    -그래..이녀석이 말하기로는.. 살해당한 신부를 뒤따라갔었다 하던데.. 그 후에 신부는 살해당했고..


    라헬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 대신..말셀로를 쳐다보고 미소를 지었다.

    그 후,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기사를 격렬하게 밀쳐내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잡아!! 사살해도 좋다!

    -잠시만요!!!! 그녀를 공정하게 다루겠다고 약속하시지 않으셨습니까!!


    기사들은 이미, 보우건을 들어.. 라헬이 도망치는곳을 향해 쏘고있었다. 화살은 아슬아슬하게 라헬을 비켜나가 땅에 꽂혀갔다.

    라헬은, 미친듯이 뛰어갔다. 그리고..대성당의 지하 금고로 향했다. 출입 금지 구역이기 때문에..병사들도 그 구조를 모를거라는 생각에,
    라헬은 이 대성당의 모든 구조를 알고있었다.


    지하 금고는... 대성당이 엑소시즘을 행한 뒤 챙겨온 여러가지 저주받거나, 귀신들린 물건들이 모여있는 장소였다.


    -저 여자가..지하 금고로 들어간거 같습니다..


    병사들은 주눅들었다. 저곳에는..분명..있다..뭔가가.. 지하 금고의 열린 문에서.. 한기와 함꼐, 무언가의 비명소리가 들리는듯 했다.


    -멍청한 놈들아! 빨리 들어가!!!!


    고함치는 기사단장이였지만..기사단장 역시 들어가려 하지 않았다.

    그리고, 기사들을 밀치고.. 말셀로가 뛰어갔다, 말셀로는 주저하지 않고 지하 금고로 뛰어들어갔다.


    -라헬!! 어디야!!! 라헬!!!!!!!


    수많은.. 뒤틀린 근육으로 만든듯한  둔기와..  인간의 눈알로 만든 염주,  피에 물들어있는  도..

    그 도에 묻은 피는 50년도 더 된거였지만 굳으려 하질 않았다.


    -라헬....!!!!!!


    그리고, 어둠속에서 뭔가가 흐트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말셀로는 재빨리 그곳을 쳐다보았다.. 라헬이 있었다.

    라헬은...거대한,  뒤틀리고..신을 욕보이는 글이 적혀있는 석재십자가 뒤에 숨어있었다.
    마치..말셀로와 라헬이 처음 만났을때, 아버지의 다리 뒤에 숨어있었던 그때처럼.


    -라헬..괜찮아..나는..우리 돌아가자..집으로..미안..내가 진작 네 말을 들었어도..


    라헬은..천천히, 십자가 뒤에서 빠져나와..말셀로에게 걸어갔다.. 그리고,


    바람을 찢고, 보우건이 날아오는 소리가 들렸다. 라헬의 가슴에는 화살이 박혔다.


    -라헬..!!!


    라헬은..뒷걸음치다가. 십자가에 부딪혔다. 십자가에 피칠갑을 하며..천천히..무릎을 꿇고 쓰러졌다.


    -라헬...!!! 라헬!!!!!!!!!!!!!!
     뭐하는거야...아직 이 여자가 했다는 확신도 없었잖아...조사도 하지 않았잖아!! 뭐하는거야!!!!!!!!!!!!!!!!!!


    죽어가는 라헬을 껴안고.. 말셀로는 오열했다. 십자가에는..천천히, 라헬의 피가 방울져 흘러내려가고 있었다.


    .............


    그날 밤..이제 말셀로의 정신은 한계에 도달했다.



    -라헬..내가..나는..그 자식들을..믿었는데..미안..나때문에...빌어먹을...라헬..!! 나..나는..이렇게 될줄..


    -쿡쿡..

    -!? 라헬!?


    말셀로는 일어나 주변을 미친듯이 돌아보았다. 아무도..없었다.

    그러나..말셀로의 머릿속에서는..분명히, 라헬의 목소리가 들리고있었다. 말셀로는 무언가에 홀려 이끌리는듯..발을 옮겼다.


    밖에는 천둥과 비가 몰아치고 있었다, 그러나..말셀로는 개의치 않고..맨발로, 폭풍을 뚫고. 머릿속의 라헬의 목소리에 이끌려.. 발을 옮겨갔다.

    그리고.. 말셀로는, 대성당의 대강당 문을 열었다.


    대강당의 불은..모두 꺼져있었다, 원래 대강당의 초는 꺼지지 않게 관리되는데.. 모든게 희미하게만 보였다, 말셀로의 눈앞에는..희미한 형체만을 보이는 성모상이 보였다.


    -라헬..어디야..라헬...!

    -말셀로...

    -라헬..!


    천둥이 몰아쳤다,  굉음과 함꼐.. 잠시, 대강당 안이 밝아졌다. 두 팔을 벌린  성모상 아래에..어떤 형체가 있었다.


    -라헬..!!! 살아있었어..!


    말셀로는 성모상으로  미친듯이 뛰어갔다, 발에 무언가가 계속 걸리는듯 했지만..신경쓰지 않았다.

    성모상 앞에 도착해..성모상 앞에 있었던 형체를 강하게 끌어안았다...하지만,부드러운 살결과 따듯한 향기는 느껴지지 않았다. 차가운 감촉과..이 향기는..


    그때.. 폭풍우가 잠잠해지고.. 구름을 찢고, 달빛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달빛은..대성당의 여섯 현자들의 모습을 담은 스태인드 글라스를 아름답게 빛나게 했다. 그리고..그 아름다운 스태인드 글라스를 뚫은 달빛이 대강당을 비추자...


    말셀로는..달빛에 의해..그 모습을 드러낸 형체를 보았다.. 라헬이 아닌.. 십자가.. 거대한..철제 십자가..

    신을 욕보이는 글귀가 적혀있는..이건..지하실에 있었던..


    하지만..뭔가 다르다! 지하실에 있었던건..석제 십자가였지만.. 이것은 철로 만들어져 있는듯 했다..그리고..

    시퍼런 날이 달려있었다. 마치 거대한 도끼처럼.


    -말셀로....

    -라..라헬?


    그리고..라헬이라 생각했던 십자가에서 느껴졌던 향기..이건..피냄새.. 말셀로는..주변을 둘러보았다.

    수많은 토막난 시체들이 대강당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수련생, 기사단, 신부, 수녀... 온전한 사체는 하나도 없었다. 전부 뒤집어지거나

    "으깨져" 있었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


    몇개월 후.. 한 거적대기를 둘러쓴 남자가.. 거대한 십자가를 메고 비틀거리며 걸어가고 있었다.

    그 옛날..테라의 한 "성서"에 나오는..자신이 못박힐 십자가를 메고가는 성인처럼.


    남자는 정신이 나간듯 했다. 남자의 머릿속에서는 끊임없이 한 여자가 말을 걸고있었다.


    -말셀로..나는..당신에 대한 사랑의 감정은 기억나요..하지만..나에 관한건 기억나지 않네요..당신이..나를 어떤 이름으로 불렀었죠..? 나는..뭐였죠?

    -.......

    -말셀로...

    -.............


    계속해서 말셀로가 대답을 거부하자.. 근처에 뛰어가던 어린아이가, 목을 붙잡고 고통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으..아..아아..!

    어린아이의 핏줄은 보라색으로 일그러져.. 얼굴을 쥐어 짜듯 모이고 있었다.


    -말셀로........

    -아..아아아..!!!! 그..그만하시오..알겠소..나에겐 당신밖에 없소..당신 말을 따르겠소..

     
    말셀로는..천천히.. "라헬" 이라는 이름을..내뱉으려 했지만, 자신의 유년시절에.. 손에 산딸기를 한주먹 담아서 입안에 넣고

    생긋 웃었던 소녀가 떠올랐다. 너는..라헬이 아니야...! 마귀일 뿐이지..! 


    -....토루아..당신의 이름은..토루아요..


    토루아라 함은.. 십자가에 쓰여있었던 신을 욕보이는 글귀였다.


    -그래요..내 이름을 불러주세요.


    -알겠소..사랑하오..토루아..내 모든게 당신의 것이오..


    그 후에도..계속해서, 근처의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몰면서 토루아가 말셀로를 협박하였기 때문에..말셀로는 정처없이, 사막 등의 사람이 없는곳으로 향했다.

    물론..이런 신체로, 사막을 횡단하면 당연히 인간은 죽게된다..하지만..말셀로는 쓰러지긴 하되 절대로 "죽음에 이르지"않았다. 토루아가 그렇게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머릿속에 울리는..토루아의 속삭임을 상대해주며..하루하루..미쳐가기 시작했다.


    -사랑하오..토루아..사랑해.....날 용서하시오..


    그리고.. 정처없이 떠돌던 말셀로는.. 그림 시커의 수장, "아젤리아 로트"와 만났다.. 아젤리아는 토루아의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끼고.. 말셀로에게 말을 걸었다..  말셀로는 아젤리아 앞에 무릎을 꿇었다. 자신과 이 십자가를 막아달라고..자신과 함꼐 유폐해 달라고.

    그렇게, 말셀로는.. 최초로.. 자신의 의지로, 절망의 탑에 "유폐"된 첫번째 사람이 되었다.



    절망의 탑 안에서는..시간이 매우 느리게 흘러간다..

    아무리 토루아라고 한들 절망의 탑에서 빠져나갈순 없고..빠져나가려 하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토루아의  입장에서는 이곳은 말셀로와 영원한 시간을 함꼐할수 있는 꿈의 공간이였다.

    이곳엔 토루아가 협박에 사용할수 있는 사람들이 없기에..말셀로는 말없이 쓰러져 있었다.



    그렇게...말셀로가 유폐된지도 수십년의 시간이 흘렀다..이제 세상밖에.. 말셀로라는 인간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모두 죽었을것이다.

    절망의 탑의 시간은 느리게 흘러가기 때문에 말셀로의 신체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지만..정신은 그렇지 않았다.

    끊임없이 자신의 머릿속에서 속삭이는 토루아의 목소리 때문에..이미.. 말셀로의 정신은 붕괴되어 있었다. 말셀로의 눈에는 촛점이 없었다.


    -토루아..왜 저를 택하셨나요.. 저도 자유의 몸이 되고싶습니다......



    어느날, 계단을 올라오는 소리와 함꼐.. 한 은색의 권총을 든 사내가 말셀로가 유폐되어있는 감옥에 올라왔다.

    사내는.. 말셀로를 향해 권총을 겨누었으나. 말셀로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고, 이 방에서 뿜어져나오는 살기는 쓰러진 이가 아닌 십자가에서 나오고 있다는것을 깨달았다. 이내..혼자서 움직이는 십자가를 향해 격렬하게 권총을 사격했다.


    말셀로는.. 그모습을 쓰러져 지켜보고 있었다.. 안돼..도망쳐..도망치시오.. 절대로 저 악마를 이겨낼수 없소.. 내려가시오..이곳에 있으면 안되오..


    그러나, 둘은 꽤 격렬하게 맞붙고 있었다. 사내는 토루아의 부정한 공격을 모두 피해가며, 신성력이 담긴 은으로 만든 총알로 토루아를 정확히 사격하고 있었다.


    토루아의 몸체에도 점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러나..슬슬, 사내의 다리에는 토루아의 저주가 내려지고있었다. 사내의 다리에 있는 핏줄은 검게 물들어 사내의 근육을 졸라 행동을 방해하려 했다..

    그 모습을 본.. 말셀로는, 결심을 했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 후들거리는 다리를.. 이를 악물고 세웠다.

    그리고,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입을 열어..갈라지는 목소리로 소리쳤다.


    -가까이 오시오...!!!!! 저주를 풀어주겠소!!!!!!





    .......


    사내와, 말셀로의 협공에 의해.. 토루아는..점점 그 형체가 무너지기 시작하며, 땅에 떨어졌다.

    토루아는 미친듯이 그 형체를 떨며..탁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그리고.. 말셀로의 머릿속에 목소리가 들려왔다.


    -말셀로...

    -더 이상 라헬을 사칭하지 마라, 이 추악한 마귀야!!! 네가 태어난 부정한 어둠속으로 물러가라!


    -라..헬..내..이름..말셀로....

    -닥쳐! 닥쳐! 닥쳐! 그 부정한 입으로 그녀의 이름을 말하지 마!


    이내, 토루아는 먼지가 되어 완전히 그 형체가 무너졌다.


    -감사합니다, 당신 덕분에 저주가 풀렸습니다.


    총을 든 남성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재가 된 토루아의 파편 사이에는..붉게 빛나는 보석이 있었다. 말셀로는.. 절망의 탑의 밖으로 그것을 던져버리기 위해 집어들었다.

    ...........말셀로의 손가락이 보석에 닿은 순간.. 말셀로의 머리에..수많은 기억과, 감정이 흘러들어왔다.




    수많은 낯선 사람들이 모인 연회장, 두려움의 감정을 가지고, 자신의 머리를 양복바지에 숨기고 있었다, 이내..자신의 아버지에게

    다가온 한 남성은 쩔쩔 매며 아버지와 대화하기 시작했다,


    그 남자의 뒤에 있던 소년은.. 자신을 주시했다. 그리고 말했다. "귀여운 여자아이네요" 얼굴이 붉어지는게 느껴졌다. 그리고..그 소년과 친구가 되었다.



    몇년 후, 청년이 된 소년은.. 자신의 꿈을 이야기했다, 사람을 도우며 치료하는 삶을 살고싶다고. 평소처럼......

    울며 억지를 부려 자신의 뜻을 따르게 하고싶었지만..청년의 얼굴을 보자 그럴수 없었다.


    청년이 떠나고.. 4개월.. 더이상 감정을 억누를수 없었다. 돈을 가지고 집을 몰래 빠져나와..수녀복을 구입해, 대성당 안으로 아무도 모르게 들어갔다. 수녀의 행동을 가장하며..

    대성당의 구성원들을 모두 감쪽같이 속이며.. 청년에게 다가갔다. 드디어..청년을 다시 만난것이다. 뛸듯이 기뻣다, 이제 다시는 떨어지지 않을것이다.



    그리고.. 청년과 같은 방에서 밤을 지새웠던 날이 지나고.. 한 신부가 들어왔다. 신부는 자신이 수녀가 아닌 외부인인것을 알고있었다. 이제 쫒겨나는건가.. 말없이..신부의 뒤를 따라가고 있을때.. 갑자기 신부가 뒤돌아섰다.


    -그래..어디까지 알고 왔는가? 어디의 수사관인가? 제국? 아님 교황청? 그래..내가 죽였다! 하지만 어쩔수 없었다고..난 이미 위장자야!!!  그러지 않으면 날 괴물로 만든다고 했다고!.... 난 이 성당의 모든 인간들을 죽여야 한다고!!!!!!!


    이해할수 없는 신부의 말...공포의 감정이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신부는 손을 뻗어  내 목을 졸랐다. 숨을 쉬기가 괴롭다.. 작은 손을 뻗어 신부의 머리를 할퀴었지만 소용 없었다.. 누가 좀.. 말셀로..!


    신부의 목에 걸려있는..십자가가 보였다.. 십자가에 손을 가져가.. 십자가를  취한뒤, 신부의  얼굴을 찔럿다.  십자가는 신부의 눈을 완전히 뭉개 파열시켰다. 신부는 몸을 크게 떨었다, 목을 조른 손의 힘이 약해지는것이 느껴졌다..내가..사람을 죽였다.


    다음날..기사들이, 나를 애워쌋다, 내가 신부를 죽인것을 알아챈것이다.. 하지만..하지만...나는..어쩔수 없이..


    -라헬..나..나는.. 하지만..라헬이 이런일을 할리가 없잖아..! 수..수사를 받고..전부 설명하자..같이 있어줄게..이..이 일만 끝나면..같이..고향으로..돌아가자.


    말셀로는 끝까지 나를 믿어주고 있었다.. 미안..말셀로..하지만 내가..

    근처에 있는 기사를 밀치고, 달아났다. 화살이 날아오는 소리가 들렸다. 다리가 떨려 죽을것같았다.


    이 성당에 들어오기 위해, 성당의 구조를 외울때 보았던 지하실에 숨어들어왔다. 커다란 십자가 뒤에 몸을 숨겼다. 공포의 감정은 점점 커져갔다.


    -라헬!! 어디야!!! 라헬!!!!!!!


    말셀로의 목소리.. 슬쩍 머리를 내밀어 밖을 내다본다. 말셀로는 정신없이 나를 찾고있었다..


    -라헬..괜찮아..나는..우리 돌아가자..집으로..미안..내가 진작 네 말을 들었어도..


    네 잘못이 아닌데..모든건 내 탓인데.. 천천히..말셀로를 향해 손을 뻗엇다. 그리고.. 격통이 느껴졋다. 화살이 가슴에 박혀있었다.

    말셀로가 미친듯이 뭐라 소리쳤지만..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저..무언가에..빠져드는듯한 느낌.. 어두운 무언가에.....





    -...................!!!!!!!!


    말셀로는 무릎을 꿇었다. 손 안의 붉은 보석은 이제  가루가 되어 허공으로 날아갔다.

    총을 든 남성이 다가와 왜 그러는지 이유를 물었다.. 그러나, 말셀로는 이미 제 정신이 아니였다.


    -저주가..걸린건..내가..아니였어..라헬이였어... 그리고..내가..저주를 걸었어..라헬에게..!!!


    요..요즘..일어나는..수련생도와..신부 연속 살인 건에 대해서...하..하지만, 추측일 뿐입니다!


    그..그녀를, 공정하게 수사해주신다고 약속해 주십시오. 절대로..그녀는 이런일을 할 사람이 아닙니다..하..하지만..상황이.. 상황이..상황이...상황이..상황이..상황이..상황이..


    그래..맘속으로는..라헬을 의심하고있었다.. 그리고..그 멍청함의 대가로, 라헬은 목숨을 잃는걸로 모자라..

    몇십년동안 마귀에게 집어삼켜진 채로 고통받았다.

    이제, 모든 사실을 알았다. 말셀로는 , 죽음의 순간까지 자신을 믿어줬던 여성을  몇십년동안 "살인자" 라고 내면에서 모독해왔던것이다.

    자신의 마음속 의혹을 덜기 위해서, 저 마귀를  라헬과 동일시 해가며! 라헬이 살인을 행했기 때문에 저 마귀와 동조한거라고!


    그리고, 그녀는 이제 사라졌지만, 추잡한 자신은 그렇게 바라던 자유의 몸이 되었다...절망의 탑에서 나갈때가 된것이다..


    얼굴을 감싸쥐며..오열하던 말셀로는...천천히 일어섰다. 그리고..절망의 탑의 테라스로 걸어나갔다. 말셀로가 유폐되어있던 층은 82층.


    -라헬..날 용서하지 마시오.. 나는 죄없는 영혼을 마귀에게 팔아먹은 죄로 지옥에 떨어지게 되겠지..천국에서 날 비웃어주시오..증오해주시오..


    총을 든 사내가 말리기도 전에.. 말셀로는 절망의 탑의 밖으로 투신했다.






    작은 덤불 숲 앞에서, 콧노래를 부르며..소녀가 산딸기를 따고있었다.


    소녀에게..천천히, 소년이 다가왔다. 소년은..눈물을 흘리며.. 소녀의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소녀는.. 가만히, 소년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나뭇잎을 모아 만든 접시 위에, 두 손에 모았던 산딸기를 조심스럽게 올려놓은 뒤..


    치맛자락을 살짝 들어올리고, 무릎을 굽혔다. 손에 묻은 산딸기의 과즙이 치마를 붉게 물들였지만 신경쓰지 않는듯 했다.


    그리고 소년을 향해 활짝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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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DC인사이드 던전앤파이터 갤러리 대가엘풍 님 게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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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GM 출처 - http://bgmstore.net/view/6gMml


    흰개의 꼬릿말입니다
    모모의 매력을 모르는 당신이 불쌍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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