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그냥 심심할때 여유가 있어 글을 써본건데 많은 분들이 읽어주시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네요 ㅠㅠ
이게 시리즈라기 보단 그냥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쓰는거라 시간상 앞뒤가 안맞을수도 있고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인지라 지루 하실수도 있을거 같아요..
그리고 제가 쓴 글을 읽으면서 생각난건데 줄이 잘 안맞는건 제가 메모장에 글을 먼저쓰고 붙여넣기 해서
그렇습니다(회사에서 조금 한가할때 쓰는거라 눈치도 봐야되고.. 메모장크기를 키울수가 없음 - 월급루팡)
오늘의 이야기는 결혼 허락을 받은 후(?) 대망의 상견례 및 결혼식까지의 이야기를 써보려고 합니다
저번 이야기 처럼 긴박감은 없을 수가 있기때문에 늘어지는 분위기 일수도 있겠네요ㅠㅠ
일본에서 거사를 치르고 한국으로 복귀! 이제 전격적으로 결혼일, 위치, 초대 인원 등의 논의를 와이프, 제 부모님과 상
의를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때까지만 해도 딱히 상견례에 대한 생각은 없었어요.. 그냥 이제 결혼 하면 되겠네~ 하
고 있었습니다. 처가가 한국이면 만나는게 어렵지 않지만 일본이라서 상견례는 당연히 어렵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어머님은
"그쪽 부모님을 한번 뵙고 싶은데... 아무리 그래도 결혼전에 한번 봐야 되는거 아니니?"
'흠칫'
저는 쌍둥이형이 상견례를 할때 그날이 얼마나 피곤했는지를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한국과 일본의 결혼에 대한 생각은 판이하게 다를 수도 있다고 생각하여, 상견례때 서로 간에 무례하다거나, 비상식적이라고 생각 될 수 있는 부분도 분명히 있을거라 생각했지요
"아니..뭐 굳이 상견례를 하시려고요.."
"어머 얘봐? asaSFaojg;lajgalsf~~~~~~~"
5분간 상견례의 중요성에 대한 강의를 들으며 이건 피할수 없다고 생각 했습니다 아버지도 상당부분 어머니의 의견에 동의 하셨기 떄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지요..저는 와이프에게 상견례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어디서?"
'!'
아..당연히 한국이라고 생각 했던 제자신에게 반성하여 어디서 하면 좋을 지에 대해 와이프와의 장시간의 논의 끝에 한국에서 하는 걸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하지만
"우리 부모님은 여권이 없으신.."
'!!'
65년동안 한번도 해외여행을 하실일이 없으셨던 장인어른과 장모님은 여권을 만들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하셨던듯 합니다
하지만 제 와이프에게는 해외여행을 좋아하는 오빠가 있었고, 어차피 상견례때 같이 와야 하기 때문에 모든 수속과 서류는 처남이 준비 하
는 것으로 이야기 했죠. 그렇게 장인어른과 장모님의 첫 해외여행+상견례(오빠는 아직 결혼x)가 이루어졌습니다
상견례 장소는 한식이 유명한(아버지는 장인어른이 한국 음식의 풍미를 느껴보시길 원했습니다) 인천의 어딘가로 결정
비행기 도착 시간에 맞춰 픽업을.. 갔어야 하는데 아니 도착 예정 시간 보다 30분더 빨리 도착 할수가 있는지..(전 이부분이 아직도 미스테
리 입니다, 절대로 제가 처음에 도착시간을 잘못 본것이 아님..와이프도 같이 봤음) 그때 기상상황도 안좋다고 해서 더 늦어질줄 알고 조금
여유롭게 가는 도중 인터넷으로 다시 한번 확인하다가 놀래서 미친듯이 밟았더랬지요
단기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벼락같이 게이트로 달렸..으나 이미 게이트 밖으로 나오셔서 주위를 두리번 거리고 계시는 두분을 발견
"아이고 정말 죄송합니다!!"
"저야말로 잘 부탁 드리겠습니다" 이후 장인어른과의 첫 대화가 저거라니.. 송구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처음 보는 처남에게도(저보다 4살 많음, 일본갔을때는 급한 일로 집에 없었음) 이 무슨 추태를..
"아..허허"
제가 저번글의 제목을 일본 장인어른의 아..허허 로 지은것은 결혼 이야기 과정에서 담담하게 상황을 받아들이는 장인어른의 모습을 표현하고자 한것이 아닙니다.. 그때는 몰랐지만 "아..허허(쑥스)" 는 장인어른의 트레이드 마크였습니다 이부분에 대해서는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 쓸수도 있겠네요 ㅎㅎ
처남은 자신의 소중한 여동생을 데려가는 저에게 분노의 펀치를 날리...는건 아니고 시종일관 편한 웃음으로 대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것은 조금 뒤에 있을 상견례! 비행기 시간이 애매하여 공항 픽업 후 바로 상견례를 가지게 되는 조금은 피곤한 스케줄이었죠
일본에 인사를 드리러 갔을때는 긴장으로 몸이 후들거렸다면, 상견례로 향하는 동안에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장인어른 장모님이 무었을 이야기 하실지도 전혀 모르겠지만 제 부모님이 당최 어떨지가 예상이 되지 않았습니다
한국의 상견례에서는 예물이 어쩌고 집이 어쩌고(저희 형의 상견례, 물론 저 이야기 뿐만이 아니라 여러 이야기가 오고갔지만) 가 오고 갔
었는데 일본에서는 딱히 예물을 어떻게 하거나, 혼수가 어떻고에 대해서는 이야기 하지 않는다고 들었거든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부모님께 미리 언지를 하긴 했지만 불안함은 가시지를 않았습니다
그리고 상견례 장소에 도착.. 서로간의 간단한 인사를 마치고 착석, 쌍둥이 형(장인어른 장모님->저희부모님)과 저의 통역(저희 부모님->장인어른, 장모님) 으로 드디어 상견례가 막이 올랐습니다
음식은 걱정과는 달리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장인어른이 육회를 보고 흠칫 하긴 하셨지만..-일본에서 날것에 규제가 강해져 육회는 먹을 수 없는걸로 알고 있네요)
딸을 잘 키우셨네, 아들이 훌륭하네 등등의 의미없는 말들이 오고가고..어머님이 다른 화제의 말을 꺼내십니다
"결혼식은 일본에서도 해야 하나요?"
아직 그부분은 논의 중이 었습니다. 일본에서 제대로된 결혼식을 하자니 돈이 너무 많이 드는 것도 있고 해서 어머니께서는 안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저희에게 피력중이셨거든요(어차피 돈은 저희가 낼 생각입니다만 어머니?!)
"아..했으면 좋겠기는 한데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사돈의 의견은 어떠신지요?"
'흠칫'
자기의견을 강하게 드러내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는-일본 vs 결혼에서 만큼은 기가 꺾이면 안된다-한국
어머니는 의지의 한국인이셨습니다
"일본에서 하는것은 돈도 많이 들고, 한국에서 갈사람도 별로 없으니 식은 필요없을것 같고 간단하게 하는것이 좋을것 같은데요?"
'으악!!!!!'
물론 제가 예민하게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일본에서 하는 결혼에 대해서는 일본 부모님과 저희가 논의 할 생각이라고 말씀 드렸기 때문에 이렇게 치고 나오실거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등에서 식은땀이 흐르는게 느껴질 정도 였지요 하지만 그때
"일본에서 하는것은 돈도 많이 들고, 한국에서 갈사람도 별로 없으니 식을 하는것보다는 간단하게 하는것이 좋을것 같은데요?"->어머니 왈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일본에서의 문화가 있을테니까 거기에 따르겠습니다 -> 형의 통역"
저의 당황한 표정을 읽은 것인지 형이 아주 매끄럽게 이 부분을 넘기기 위해 분투!
"네 알겠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상의를 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장인어른 왈
"저희도 사돈이 말씀하신 부분에 대해서는 생각 하고 있는데, 어떤방향이 좋을지 생각해보고 말씀드리겠습니다"->저의 통역
나름 잘주고 잘받아친 사기..라고 하면 사기극이 었죠 결론적으로는 일본에서는 피로연만 하는 것으로 되었지만..
(근데..이 피로연.. 육체적으로는 더욱..to be continued)
아무튼 결혼식 관련 해서만 조금 긴장했고 혼수, 예물 관련 해서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물론 일본 부모님들도 살집이 어떻게 되고는 전혀 이야기 하지 않으셨죠. 후의 이야기지만 일본 피로연 관련 비용, 의복 대여비용은 일체 장인 장모님께서 처리 하셨습니다..(비싼걸루다가)
아무튼 결혼 관련 이야기는 큰 잡음없이 마무리 되었고, 결혼식에 일본에서 다시 한번 오시겠다는 말을 끝으로 상견례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저는 이전에 예약한 호텔로 장인 장모님을 모셔다 드렸죠(처남은 집에서 같이 자고, 부모님은 시골로 돌아가심)
호텔 방에 도착했을때..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호텔인데!!! 왜!! 모텔처럼 화장실, 샤워부스가 다 보이는 유리로 설치가 되어 있는 거죠?(모텔이 왜 그렇게 되어있는지 아는것에 대해서는 그냥 그러려니..)
뭐..혹시나 잃어버리셨을지 모르는 두분의 애정이 다시 불타오르게끔 하는 계기가 될수도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예약한 저로써는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어쨌든 이렇게 단촐한(?) 상견례가 끝났습니다
쓰다보니 이야기가 길어지네요 ㅠㅠ 결혼식 이야기는 다음에 해야될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