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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movie_47061
    작성자 : 천왕동석미니
    추천 : 22
    조회수 : 2571
    IP : 182.231.***.27
    댓글 : 14개
    등록시간 : 2015/08/02 15:28:42
    http://todayhumor.com/?movie_47061 모바일
    30분만에 보류게로 갔었던 글 재업 <어벤져스 2가 망작인 이유>
    옵션
    • 창작글
    어벤져스2는 망작입니다. 영화가 본격적으로 공개된 후 점점 어벤져스 1편에서 얻은 많은 성과들을 상당부분 깎아먹을 것으로 보입니다. 역대 최고의 히어로물이라는 별명까지 손에 넣은 어벤져스 1은 까다로운 평론가들조차 후한 평가를 줍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던 각 히어로 고유의 캐릭터성을 완벽하게 서로 살려주었고, 기승전결의 완벽한 스토리 구성이 있었고, 현실감 있는 전투와 매력적인 악당이 있었습니다. 물론 여러가지 더 상술할 요인들이 있겠지만 크게 보자면 이렇다고 생각합니다.

    이 성공 요인 중 어벤져스 2에 해당하는 것이 있던가요? 저는 없다고 봅니다. 전작의 성공에 대한 부담감과 어벤져스 2를 어떻게든 상업적으로 더 이용하려는 거대 자본의 욕심이 이 영화를 망쳤습니다. 제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몇 가지 요소를 살펴 볼게요.

    1. 잦은 로케이션과 어색하기 그지 없는 한국인 배우의 연기
    상업적인 욕심이 직접적으로 투영된 대목입니다. 어벤져스는 전지구적으로 활동하는 영웅이라는 설정을 부각시키기 위해 한국 등을 오가며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실은 화제성과 동시에 돈을 어떻게 하면 더 많이 뽑아 먹을까 하는 욕심에 로케이션을 이동하며 촬영한 게 맞다고 보입니다.
    한국인 배우의 부족한 역량은 이 의도를 보다 더 명백하게 보여줍니다. 그녀의 연기는 화면 너머로까지 어색한 기류가 느껴질 정도입니다. 거의 물과 기름 수준이더군요. 그래도 이 영화는 한국인 여성이 필요했습니다. 왜? 어벤져스1 직접 영화관 수익 세계 4위에 각종 부대 수익을 그야말로 엄청나게 안겨 줬거든요. 해외를 오가는 로케이션이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던 경우는 <본 시리즈> 말고는 실제로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반지의 제왕>만 해도 뉴질랜드와 호주 등지에서만 찍었죠. 이 영화들이 가졌던 로케이션의 명확한 영화적 목적의식이 이 영화에 있었을까요? 반대로 별 목적 의식 돈이나 더 벌고자 대규모 중국 로케이션을 추진했던 <아이언맨2>와 <트랜스포머4>가 역작이던가요? 아니면 서울시가 주장하듯 중국에 관광 수익이 창출되던가요? 어벤져스가 한국을 찾은 이유는 돈, 돈, 돈입니다. 이 돈에 대한 욕심은 영화적 완성도를 떨어뜨리고 어색함을 더했네요.

    2. 현실성을 잃고 죽어버린 캐릭터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어벤져스는 우당탕탕 그들의 활약상을 내보입니다. 원래 늘 그랬던 것처럼요. 그래서인지 1편에서 가졌던 '와 저 쪽에서 히어로가 여기로 왔네! 너무 멋지다!'와 같은 감동이 죽어버렸습니다. 실상 1편에서 토르는 조커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어요. 원래는 그들 세계를 위해 헌신해야 하는 영웅이지만 동생 때문에 잠깐 내려와 함께 하고 다시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2편에서는? 거의 이제는 지구의 경찰관 수준이네요. 캐릭터가 가진 스토리적 가치가 곤두박질치는 순간입니다. 그리고 이는 다른 모든 영웅들에 해당됩니다. 더 나아가 캐릭터의 붕괴로까지 치닫는데, 헐크와 아이언맨은 둘 다 매드 사이언티스트의 전형을 보여주고 캡틴 아메리카는 리더쉽의 부재 하에 팀원들에 조롱이나 받습니다. 만화와 비슷한 캐릭터로 나아가 보기 좋다는 분도 계시겠지만 어벤져스는 완벽한 영웅의 표본을 보여야 합니다. 그런데 울트론을 만들어서 지구에 악몽을 몰고와 놓고 또 똑같은 실수를 저지를 여지가 있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게다가 또 헐크는 두 세 마디 말에 홀려 같은 어벤져스 팀과 싸울 정도로 아이언맨과의 돈독함을 보인다?
    전혀 반성의 여지 없는 어벤져스 팀은 거의 사이코패스처럼 느껴졌습니다. 영화 <다크나이트>에서 배트맨은 자신의 등장으로 악의 세력이 강해지는 것에 대한 배트맨의 무한에 가까운 고뇌가 뼛속까지 느껴집니다. 그런데 어벤져스는 지구가 파괴될 상황에서도 죄책감보다는 '더 큰 놈이 올 것 같아 난 할 일 했어. 근데 너희들한텐 비밀. 왜냐하면 이해를 못 하니까. 지구를 파괴하고 사람들이 죽어나갈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해보자.' 식으로 일을 저지릅니다. 이거 정신병자 아닌가요? 무엇보다 어벤져스1편에서 보여 주었던 캐릭터들간의 완벽한 균형성이 깨져 버렸어요. 호크아이는 어벤져스 팀의 발목을 잡는 천덕꾸러기로 전락했습니다. 그래서인지 헐크 아이언맨과는 달리 영화가 진행될수록 비중이 공기화 되고 있어요. 이를 메꾸기 위해 갑자기 호크아이의 아내가 튀어 나오는데, 아니 왜 히어로 영화에서 <아마겟돈>의 패밀리 감동을 전해 주려 하나요. 기다리는 아내를 위해 죽으면 안 되는 호크아이에게 감정을 몰입해야 하는 일은 이제 다른 영화에서도 너무 많이 반복해서 고통스러울 지경입니다. 그리고 헐크는 먼저 블랙 위도우에게 떠나자고 해놓고 왜 나중엔 지가 먼저 배신하는지. 이런 감정적인 연결 고리가 너무 많이 부재합니다. 알아서 이해하고 알아서 떠받들라는 건가요? - 물론 한국 현 상황으로 봤을 땐 '한국을 사랑하는 영화기 때문에 알아서 우리끼리 해석하고 쉴드쳐주자는 분위기'가 강하지만.
    (전지전능한 능력으로 밸붕을 가속화한 더 비전과 오히려 더 영웅처럼 보였던 두 남매 얘기는 분량 상 더 하지 않겠습니다.)

    3. 매력 없고 약해 빠진 악당
    '2시간짜리 예고편' 저는 이 말이 어벤져스2에 대한 완벽한 정의라고 생각합니다. 영화가 예고편과 다른 이유는 뭘까요? 영화는 확실한 기승전결을 통해 관객에게 위기감과 감정의 몰입을 이끌어냅니다. 하지만 이 영화, 이 지점에 있어 완벽하게 실패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위기감의 부재는 울트론이 너무나 약하고 매력 없었기 때문에 증폭됩니다.
    로키는 매력이 넘치는 악당이었어요. 그가 그리는 고뇌, 번민, 출생에 대한 열등감 등을 통해 관객은 그와 알게 모르게 동화됩니다. 그래서 그가 죽지 않고 사로잡히는 것에 대해 은밀한 기쁨을 느낄 정도가 되죠. 그런데 울트론은 박살 나는 것에 대한 통쾌함도 주지 못 하고 그에게 어떤 감정적인 동화도 느끼지 못 합니다. 그는 사슬에서 풀려나 자유가 된 영혼을 부르짖지만, 그는 그냥 사슬에 묶인 악당이었어요. 어떤 특별함도 강인함도 없었습니다. 부서지고 부서지고 또 부서집니다. 지구의 일를 운석으로 만들어 떨어뜨리겠다는 목적 의식은 좋지만 그럴 거면 부하들을 좀 잘 선별하지 그랬나요. 허수아비처럼 부서지는 모습들에 강렬한 액션과 주인공이 당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보다는, 그냥 화려한 춤사위를 구경한다는 느낌밖에 안 듭니다. 어차피 우린 영웅이 이길 사실을 알잖아요? 그러면 그 가운데서 끊임없이 위기 상황을 조성해야 하는데 없어요. 부수고 부수고 또 부수다 마지막 한 개체는 아직 정식 어벤저스도 아닌 인물에게 소멸당하죠. 이 역할은 당연히 캡틴 아메리카에게 돌아갔어야 합니다.
    히어로 영화의 주인공은 악당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악당이 중심을 잡아주지 못하니 영화 자체가 맥을 못 추고 무너져 내렸어요. 관객들이 주인공에 동화돼 가장 큰 위기감을 느꼈을 때는 세뇌된 헐크가 아이언맨과 싸울 때였을 겁니다. 결국 악당의 역량은 이 정도밖에는 안 되는 거에요.

    4. 재미 없는 농담 따먹기의 연속
    어벤져스1에서 각 캐릭터들이 내뱉는 농담은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성격을 증폭시키고 관객들로 하여금 너무 절망적인 상황에 매몰되지 않도록 합니다. 이는 영화가 적절한 리듬 속에서 나아가도록 하는데 큰 기여를 했습니다. 하지만 어벤져스2에서 농담은 앞서 서술한 바와 같이 캡틴 아메리카의 위엄과 리더쉽을 깨먹고 극적 긴장감의 조성을 방해하며 나중에는 '지구가 날아가게 생겼는데 이 인간들 싸이코 아냐?'로까지 확대됩니다. 물론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숱한 농담들이 먼저 있지만, 얘네는 지구가 아니라 우주잖아요. 다른 행성이 날아가는 상황에서 농담 따먹는 거랑 지구가 날아가는 상황에서 농담 따먹는 거랑은 느낌이 다르게 전달됩니다. 그야말로 감정적 동화를 가로막는 촉매가 되는거죠. 그래서인지 퀵실버의 죽음도 전혀 비장하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어? 농담하고 쉼 없이 허수아비들 때려 부수다가 운 없게 죽었네?' 하는 느낌 밖에 안 들더군요. 순간 저는 느꼈습니다. 저는 영화를 보러 영화관에 온 것이 아니라 '어벤저스의 진행 상황을 확인하고 싶어서 영화관에 온 것'임을요. 대부분 그렇지 않나요? 영화관 감동이 덜 하더라도 평점이 높고 그래 뭐 이정도면 됐어 하는 것은 바로 이런 탓입니다.

    어제의 2시간을 돌이켜 보니 문제점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더 상술할 얘기들이 많지만, 약속 때문에 나가야 해서 더 적지 못 했네요. 그래도 생각을 정리해 더 이어갈 생각입니다. 제 글이 '아 뭔지 모르겠는데 좀 별로네'하는 느낌을 '아 맞어 그건 좀 별로야'하는 느낌으로 바꾸는데 일조했으면 좋겠네요.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어벤져스2는 망작입니다. 물론 흥행이야 하겠지만 금방 뇌리에서 사라질 테니 제작사는 후속작에 대해 철저하게 고민해야 하겠네요.
     
     
     
     
     
     
     
     
     
     
     
    그 때는 닥반 먹고 빛의 속도로 보류게로 갔었지만, 지금에 와서는 좀 더 이성적인 접근이 가능하리라 생각해서 다시 올립니다.
    물론 제 말이 무조건 맞고 어벤져스 2가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잘못됐다 말하려는 게 아니에요.
    다만, 제가 생각할 때는 정말 구성이며 미쟝센이며 그냥 돈 갖다 때려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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