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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미술학원 강사를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요즘들어 원생이 늘어났는데 감당이 안돼서 정신적으로 피곤해 죽겠네요...
제목 그대로 애들을 두고 미워할수 없으니 부모님들이 원망스럽습니다...
요새 애들은 "애들이 뭘안다고.. " 이말을 써먹질 못하겠더군요. 애들도 알거 다알고 얼마나 영악한지..
저도 어릴때 담임에게 차별을 당해본적 있고 좋은 선생님 나쁜선생님 골고루 겪어봐서 되도록이면 누구에게나 편견없이 평등하게 대해야지..
하고 일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입시학원 강사일을 오래 했는데 그땐 평등이란 말 자체가 확립이 안돼더라구요. 아무리 객관적으로 다 까놓고 봐도 대학갈 애들이 눈에 보이는데 신경을 안쓸래야 안쓸수가 없죠.. 수업 태도자체에서 차이가 나는데.... 그래서 아동미술로 넘어왔을때 어린애들이니
아무것도 모르는 애들이니 어릴때부터 우리 학원에 온 애들 내가 잘 대해주고 똑같이 해주면 바르게 자라겠지- 란 생각으로 부푼 가슴을 안고
이직을 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내 작은 소망 세굿바....
머리 큰 애들은 그래도 혼내면 알아먹기라도 하고 지스스로 잘못된걸 알기라도 하지 얘들은 정말 작은 소악마 그 자체더군요.
그러면서 저도 정말 하기 싫지만 착하고 손 덜가고 예의 바른애들 사탕 하나 더 주고싶어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다 미워할수 없는게 그런 말안듣는 애들은 또 그 부모님들을 보면 답이 나오더라구요... 왜 예전에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 프로명 별명이 우리부모님이 달라지셨어요-
이거라면서요... 이말 그대롭니다.. 제가 부모의 평소 태도가 정말 애들 인성에 큰 영향을 끼치는걸 느낀점이...
애들 데릴러 오는 학부모님들과 잠깐이라도 대화해보면 깜짝깜짝 놀랍니다. 애들이 그 부모님들의 축소버전 이라고 할만큼 판박이에요. 그게 말투나 생김새에 대한 얘기가 아니라 그 분위기와 몸짓 행동거지에서 드러납니다.
항상 학원에서 뭐든지 돈으로 환산하는 7살 짜리애가 있어요. 뭐든지 반짝거리는거 비싸보이는거 좋아하고 자기가 작품을 만들고 나면
항상 가격을 매깁니다. 몇천 몇만 단위가 아니라 꼭"200만원" 이상의 가격으로... 왜그런가 궁금했는데
언제 애랑 간식 먹으며 대화해보니 ... 집에서 부모님들이 맨날 돈돈거리면서 소리지르면서 싸운답니다........ 순간 얼이 빠졌죠.
얘는 매일밤 엄마아빠가 돈돈거리는걸 듣고 이 어린나이에 물질만능주의가 은연중에 깊게 각인이 된겁니다... 근데 또 엄마앞에선 안그래요.
또 강사들에 대한 집착이 아주아주 심한애가 있어요. 맨날 집에 가기 싫다 하고 우리랑 살았음 좋겠다고 하고... 걱정이 될수밖에 없죠.
6살배기 여자애가 집을 싫어한다는건 아주 문제가 있는건데... 근데 또 막연히 싫어하는게 아니라 엄마를 세상에서 너무너무 좋아합니다.
얘 말을 가만히 들어보면 아빠는 맨날 술에 취해서 집에 들와서 담배만 피고 그런 아빠한테 맨날 엄마가 타박하고 속상해하는 모습밖에 안보입니다.
아빠가 맨날 그러니 엄마는 애한테 집착을 하기 시작해서 우리애 누구보다 잘키워야 한다는 집념이 생겨
무슨 6살짜리 애가 프린세스 메이커하듯이 세상에 듣도보도 못한 학원을 종류별로 다 다니더군요; 6살애가 체스학원도 다녀요;;
학원비만 한달에 2-3백이 나간답니다..... 그렇게 물질적으론 지원은 해주는 반면, 늦된 동생이 생겨서 엄마의 신경은 하루종일 동생에게 가있고요.
그러니 애가 혼란이 올수밖에요.... 그런데 공부학원같이 강사1:학생의 수가 많은 곳과 달리 미술학원에선 강사들이 옆에 가까이 붙어서
말도 들어주고 교감을 해주니 애 입장에선 여기가 숨통트는 곳인겁니다... 애처로와요 볼때마다. 학원와서 자기얘기 할때면
그렇게 행복해할수가 없어요. 말들어보면 정말 자기 엄마한테 해야할 얘기를 전부 저희에게 하거든요..
하다못해 어디 아프다- 이것도 저희한테 말합니다. 엄마는 병원에 안데려가준다고.. 동생때매 바빠서.......... 집에 데려다 줄때 엄마가 마중을 안나오거든요. 근데 어쩌다 엄마가 하루 마중나와서 놀라서 애한테 저기 oo엄마가 마중나왔다! 하니까 애가 단칼에 자기엄만 그럴리 없다고 하더군요...
이런애가 한둘이 아닙니다. 애들이 각자 하나씩 뭔가 응어리를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6-7살애들이 하루에 학원 4개는 기본입니다.
이동네가 교육열이 높거나 잘사는곳도 아닌데 말들어보면 다들 해지고 저녁에 집에 들어가더군요.
그런 애들을 저희가 같이 대화해주면서 위로해주고 호응을 해주니까 애들이 이야기 보따리를 다 풀어놓는데 글로 다 적을수도 없어요.
학부모 상담할때 저희가 애들이 말이 많고 이러저러한 얘기를 하더라- 하면 다들 깜짝 놀래요. 집에선 절대 안그런다고.
집에선 말한마디도 못하는 애가 저희학원 수다여왕인 식입니다......
이런애들의 특징이 묘하게 가학성도 있다는건데, 엄마가 너무 오냐오냐 해서 세상에서 제일 귀한 왕자님 공주님식으로 키운애들은
그 어린나이게 자기가 너무 잘나고 이쁜걸 알고있어요. 심지어 귀엽게 생겼죠. 안하무인으로 굴어도 오냐오냐 하니까 타인에 대한 가학성이 심해요.
위에 썼던 강사에게 집착이 심하다는 그 항상 주눅이 들어있는 아이가 이런애들의 표적입니다.
배어나오는 분위기 자체가 우울하고 힘이 없으니 자신만만한 애들에겐 자기보다 아래로 보이는게 당연하거든요.
아무것도 모르는 애들이 무섭다고... 이런 분위기 보면 진짜 한숨나옵니다.. 그렇다고 주눅들은 애를 기살려 주겠다고 또 잘해주면
상대편 애들만 더 돋구는셈이요.. 중간에서 완급조절하기가 아주 피곤해 죽겠어요..
얼마전에도 정말 어이없는 일이 있었는데... 좀 산만해서 진도가 더딘 초등학생이 있었는데 동갑짜리 친구가 같은 시간대에 들어와서
둘이 절친이 되었습니다. 새로들어온 애는 소질이 돋보이던애라 처음 미술을 함에도 불구하고 그나이대 답지않게 꼼꼼하더라구요.
원래 애들은 친구따라 간다고. 기존에 있던 애는 옆에서 친구가 꼼꼼하게 하니까 자기도 따라하려고 노력하더니 실력이 늘었어요.
보면서 정말 훈훈하고 좋았죠.. 그래서 저도 신나서 학부모님께 말씀을 드렸죠.... 학부모님도 그날은 자기도 놀라고 애를 기특해 했어요.
문제는 다음날부터......... 애가 학원에 오자마자 자기 친구 그림부터 보여달라고 땡깡을 부립니다.. 그러더니 왜 얘는 이거하냐 왜 진도 빠르냐
못했다고 욕을 하지 않나. 그전날까지 그렇게 친했던 둘 사이인데 걔옆에 앉기 싫다- 걔 없는날 오고싶다. 안왔음 좋겠다.
애가 180도 바뀌었어요......................... 저는 놀랬죠. 애가 왜이러나. 정말 글로 다 쓰지 못할정도로 지나치게 새로온 친구를 경계하고
싫어하고 라이벌의식을 태우더군요. 그친구가 왜그러냐고 걔 옆에 다가간순간 팔꿈치로 퍽하고 애를 밀치는 순간 머릿속에 애엄마가 생각 나더군요 ㅡㅡ ...좋게좋게 바람직한 결과다- 라고 말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집에가서 애를 얼마나 들들 볶아댔으면 다음날부터 애가 이러나....
이뒤로 다시는 아무리 서로 친한애들이더라도 학부모님들께 말 안합니다ㅡㅡ 겉으론 호호 웃어도 속으로 얼마나 샘을 낼지...
거의 90% 이상의 확률로 부모들이 남에게 샘을 내면 그 자식인 아이도 성격이 비뚤어지더라구요.....
부모님들이 제발 비교질좀 그만하고 애들 들들볶는거 그만하고 부담안주고 좀더 애정어리게 대해주고 애 인성에 대해 신경 써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미술학원와서 성격교정 될거라고 믿는 학부모님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그런건 전문 미술심리치료를 받아야 하는 문제인데
애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걸 숨기고 우리애 멀쩡하다고 우기면서 등록을 시킵니다.
저희는 등록 받을때는 모르죠. 그냥 애가 나이에 비해 좀 어리다- 라고만 표현하니까...... 하지만... 폭탄이 퐝퐈오아아퐝퐝퐝
애들 잘못이 아니니 다 보듬어줘야 하는건 아는데 다른애들 수업 방해하고 분위기를 다운시키면 그건 문제가 되는거죠..
근데 이걸 부모님들께 말씀드리면 다들 잡아뗍니다.. 우리애 집에서는 안그런다. 그냥 좀 늦을 뿐이지 정상이다ㅡㅡ
전문가가 아닌 제가봐도 특수학교에 가야할 지경인 애들도 이렇게 인정을 못하고 등록을 시킵니다...............................................
근데 예전과 다르다고 느낀게 요즘애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아이들의 수가 늘었어요. 확실하게.
과거와는 다르게 아동미술학원에 심리적 효과까지 기대를 하고 등록을 시킵니다.. 가뜩이나 정상적인 애들도 하나씩 속에 응어리 지고 있어서
힘든판에 이런애들까지 겹치니......................... 애들 가르키기 시작한뒤로 끊은 담배가 요즘 절실해 죽겠습니다....
하지만 또 너무너무 착하고 예의바른애들은 집에 찾아가서 묻고 싶을 정도입니다. 대체 교육을 어찌 시켰길래 애가 저리 바르냐고ㅠㅠ...
정말... 차이가 많이나요................... 그런애들은 학부모님과 대화를 해봐도 교양이 뭍어나오던가 아니면 온화하고 상냥합니다.
애들을 재지 않고 애정으로 대해주는게 눈에 보여요 정말... 애들도 사랑받고 자란 태가 물씬 풍겨나오고.
위에 제가 나열한 샘이 많은 애들은 양보의식도 절대 없고 먹을거 하나 나눠먹는 적이 없고 작은 거짓말을 습관적으로 하며
울면 다된다는게 뿌리 깊이 박혀있습니다. 아무리 좋게 타일러도 안고쳐집니다. 이 어린나이에 벌써...
근데 이런 사랑받고 자란애들은 안친한 애들이라도 나누고 지내는게 습관화 되있고, 심지어 강사들인 저희도 챙겨줍니다. 감동이...
하다못해 풀뚜껑 색연필 쓰고 제때 본래 자리에 가져다 두고(다른애들은 절대 이런일 안함. 다 챙겨줘야 하고 스스로 정리조차 안함.. 시켜도 잘 안함... 보면 엄마가 전부 다해줌... ㅡㅡ) 정리할줄 알고 남의 아픔에 공감도 하면서 위로와 조언까지 합니다.
이 모든게 같은 6-7살이에요 ㅡㅡ..... 하지만 이런 천사같은 애들의 비율이 앞에 말한 애들과의 차이가 9:1이란게 함정...
정말... 드물어요...정말...... 보석같은 존재이며 부모님들이 존경스러운 경우죠...
오늘도 너무너무 쓰면 길어질 내용의 피곤한 사건들이 여럿 있어서 답답함에 고민게에 글써봅니다...............
요새 애들 점점 조숙해지고 비행청소년도 많은데 어린애들도 이렇게 키우기 힘드니... 결혼생각은 점점 멀어집니다...
애를 똑바로 바르게 키울 자신이 없네요.........................ㅠㅠ....
우리애도 내새끼라고 싸고돌고 키우다 밖에 나가서 학원 강사들이 이런 생각 하는거 알게되면 혀깨물고 죽고싶을거 같아요...ㅠㅠ
매일 학부모님들 뵐때마다 대놓고 미주알 고주알 고해 바치고 싶지만... 요새 엄마들은 조금 마음에 안든다 싶으면 바로 학원 끊어버리니
이마저도 못하고.. 매일 굽신굽신....... 악순환의 연속같네요. 그아이들은 부모들이 깨닫기 전까진 점점 심해질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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